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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실적·최대 주주환원에도 엇갈린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핵심은 수익 가시성·주주환원 명확성

증권 일반

지난 28일과 29일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역대 최고 실적과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했지만 주가 흐름은 엇갈리게 나타났다. 수익의 지속 가시성과 주주환원에 대한 명확성의 차이가 주가 방향을 갈랐다는 해석이 나온다.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29일, 주가는 전날보다 4.13% 하락했다. 전날 9.01% 올랐지만 하루 만에 그 절반가량을 반납 했다. 반면 전날 10.89% 올랐던 SK하이닉스는 이날 2.62%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3분기 실적만 보면 삼성전자의 우위로 평가됐지만 주식시장에서의 평가는 SK하이닉스가 앞질렀던 셈이다.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95조2532억원, 영업이익 107조4405억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테크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만 106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인공지능(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 판매가 본격화하고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급증한 결과다.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매출이 104조61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27.9% 늘었고 영업이익은 83조33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2.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률은 79.7%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투자자들이 주목한 것은 두 회사의 메모리 반도체 장기계약 실적이었다. 장기공급계약(LTA)은 회사가 향후 수익을 얼마나 확정 지을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메모리 품귀 현상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반도체 확보를 위해 경쟁하면서 미래 수요까지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장기적인 메모리 공급을 원하는 고객들이 추가로 늘어나고 있어 현재 기준으로 또 다른 주요 10개 고객과 다년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내년 (HBM) 공급 물량은 목표 수준 가격으로 협상이 완료돼 이미 솔드아웃(판매완료)된 상태”라고 했다.SK하이닉스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29년까지 향후 3년간 D램과 HBM 물량은 사실상 솔드아웃(완판)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4E 영역에서도 독점적 지위를 확고히 하며 3년 뒤의 실적까지 눈으로 확인시켜 줬다”며 “삼성전자는 ‘수요처와 구체적 협의 중’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 상대적으로 실적 가시성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주주환원 정책에서도 차이가 났다. 삼성전자는 연간 90조~110조원, SK하이닉스는 연간 100조원 수준의 환원을 약속했지만 속도와 확실성에서 SK하이닉스가 앞섰다는 평가가 나온다.SK하이닉스는 28일 실적 발표와 동시에 60조원 규모의 추가 주주환원 카드를 꺼내 들었다. 3분기 현금배당 14조원(주당 2만원)을 확정하고 자사주 20조원을 추가 매입해 이 중 10조원을 즉시 소각하기로 했다.반면 삼성전자는 3분기 현금배당으로 30조원(주당 4601원)을 약속하면서도 시장의 최대 관심사였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방안에 대해서는 결정을 유보했다. 올해 남은 주주환원 잔여 재원(55조~75조원)의 대부분을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투입하겠다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실행 시기와 비율, 보통주·우선주 배분 방식 등 세부안을 “내년 1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하겠다”고 미뤘다.국내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자사주(보통주)를 소각하면 삼성생명은 자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물량을 시장에 던져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경우 자사주 매입에 따른 수급 개선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일각에서는 이재용 회장 오너 일가의 증여세 이슈와 관련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타나고 있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은 지난 10월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삼성전자 주식 1115만8000주를 증여한다고 공시했다. 증여 예정일은 11월 12일인데 상장주식의 증여가액은 증여일 전후 각각 2개월(총 4개월)간의 최종 시가 평균액으로 산정된다. 그 기간이 9월 12일부터 내년 1월 12일까지가 된다. 이 기간 동안 삼성전자의 주가가 낮게 유지될수록 이 회장이 부담해야 할 증여세액은 크게 줄어든다.삼성전자 측은 콘퍼런스콜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차기 주주환원 정책을 다각도로 신중히 검토하는 과정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2026.10.30 15:00

3분 소요
[CEO A to Z] CJ 이재현의 무모했던 도전, 이제는 'K웨이브' 결실 챙겨야

CEO

‘K웨이브’가 세계인의 일상을 파고 들고 있다. 그 중심에는 K컬처 선구자인 CJ가 자리하고 있다. 이제 K팝을 듣고, K드라마·영화를 보고, K라면·만두를 먹고, K뷰티를 구입하는 일상이 자리잡았다. 글로벌 대세로 떠오른 ‘K라이프스타일’은 ‘문화는 미래’라는 신념으로 씨앗을 뿌린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30년 결실이기도 하다. ‘K웨이브 비전’ 30년의 결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글로벌 시장 개척은 세계 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K웨이브와 연결되고 있다. 비비고와 햇반 브랜드에 이어 최근에는 K뷰티의 최대 플랫폼으로 볼 수 있는 CJ올리브영의 미국 진출로 주목받고 있다. CJ는 국내 최초의 멀티플렉스 극장(CJ CGV) 오픈, 국내 유일 종합콘텐츠 기업(CJ ENM) 출범, 세계 최대 K컬처 페스티벌(KCON) 개최, 대한민국 영화 역사 최초 프랑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기생충·CJ ENM 배급) 등 한국 문화 산업의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세계인이 매년 2~3편의 한국 영화를 보고, 매달 1~2번씩 한국 음식을 먹고, 매주 1~2편의 한국 드라마를 보고, 매일 1~2곡의 한국 음악을 들으며 일상에서 한국 문화를 즐기게 하는 것’. 이재현 회장이 지난 1995년부터 품어온 꿈이다. 30년 전에는 무모한 도전처럼 보였던 꿈이 결실을 맺으면서 가속화되고 있다. CJ는 1995년 드림웍스에 투자하며 문화 사업의 첫 씨앗을 심었다. 이어 지난 2012년 K컬처를 한자리에 모아 소개하며 즐기는 무대인 KCON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K팝에서 시작된 K컬처에 대한 관심을 음식과 콘텐츠, 뷰티로 잇는 축제로 성장했다. 지난 8월 이 회장은 자신이 꿈에 그리던 ‘KCON LA 2026’의 현장을 찾았다. KCON은 축제의 경험에서 그치지 않고, K푸드·K뷰티·K뷰티로 연결되면서 일상으로 스며든 현장이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KCON이 열렸고, 길 건너 LA 컨벤션센터에서는 전 세계에서 모인 젠지들이 K뷰티와 K푸드를 만끽했다. 그야말로 K팝과 K콘텐츠, K푸드 그리고 K뷰티까지 한자리에서 모두 경험할 수 있는 'K라이프스타일'의 종합 축제였다. 이 회장은 30년 전 구상했던 K웨이브와 K라이프스타일의 확산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꿈만 같았던 비전을 한자리에 실현한 공간이었다. 그는 올리브영 페스타에서 친환경 타포린백을 메고 스킨스캔을 체험하게 위해 줄을 길게 늘어선 미국 소비자들과 마주했다. 또 최근 출시한 비비고 김치 누들을 직접 시식하며 “킥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CJ ENM의 엠넷플러스 부스를 찾은 그는 “미국 K팝 팬들은 무조건 엠넷플러스를 사용하게 만들어야한다”고 독려했다. 그는 이미경 CJ 부회장,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과 함께 KCON 콘서트장을 찾아 K팝을 즐기며 30년의 결실을 흐뭇하게 바라본 것으로 알려졌다. 범삼성가의 장손이기도 한 이 회장은 이병철 선대회장의 철학을 여전히 잘 지켜나가고 있다. 그는 “역사적으로 경제 강국의 전제 조건은 문화 강국이다. 우리나라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결국 문화 상품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신념을 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재현식 소통'과 현장 미팅 경영 이 회장은 지난 5월에 이어 8월에도 미국을 방문했고, 직원들을 독려하며 '이재현식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회장님이 아니라 ‘이재현님’으로 소통하러 온 것이니 딱딱하게 부르지 말아달라.”이 회장이 직원들과의 소통에서 추구하는 대화 방식이다. 국내외 현장을 누빌 때도 이런 소통 방식이 유지되고 있다. ‘이재현님’으로 소통하는 공식적인 현장 경영도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소규모 현장 미팅인 ‘무닝 유닛’(Moving Unit)을 통해 젊은 임직원들과 직접적인 소통을 확대하고 있다. 무빙 유닛은 ‘조직을 변화시키고 CJ를 움직이는 작은 단위’라는 의미를 지닌다.무빙 유닛은 각 계열사에서 ‘작은 성공’을 이뤄낸 임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가 되고 있다. CJ제일제당·CJ대한통운·CJ ENM 커머스 부문·티빙·CJ프레시웨이·CJ 4D플렉스 등 계열사의 실무 인력 20~30명을 만나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각 계열사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낸 핵심 조직을 중심으로 미팅이 이뤄져 전사 단위의 ‘현장 경영’과는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CJ 관계자는 “소규모로 진행되기 때문에 형식적인 보고보다 실질적인 성과와 구체적인 사례 중심으로 대화가 오가면서 자연스럽고 가벼운 분위기로 진행된다.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라 동기부여가 돼 직원들의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현장 미팅 경영’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작은 성공이 큰 변화의 물결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회장은 “건강하고 아름답고 스타일리시한 라이프스타일을 만드는 것이 차세대 성장 동력”이라며 “큰 성과는 늘 현장의 작은 조직에서 시작된다. 지금 도전하지 않으면 기회가 없다는 절실함으로 작은 성공을 하나씩 쌓아가며 큰 변화를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CJ는 지난 30년간 수많은 도전과 변화들로 인해 지금의 ‘K웨이브’를 완성했다. 이제 일상을 파고든 K웨이브를 발판으로 결실을 수확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올리브영은 CJ그룹에서 가장 고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계열사다. 지난 5월 미국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는데 이 회장도 현장 방문을 통해 힘을 실어줬다. CJ제일제당이 식품, CJ대한통운이 물류의 선봉장이라면 올리브영은 CJ의 뷰티 영토 확장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처럼 이 회장은 국내의 경기 위축으로 내수 실적이 저조한 가운데 글로벌 무대에서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마침 글로벌 시장은 K컬처의 확장으로 기회의 장이 열렸다. K라이프스타일에 강점을 갖고 있는 CJ로서는 더없이 좋은 성장의 토대가 마련되고 있다. 최근 불편한 몸을 이끌고 더욱 활발한 해외 현장 경영을 펼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전방위로 확산하는 K웨이브를 놓치지 말고 현지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야 한다. 현지화와 글로벌 인프라 구축을 가속화해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리딩 컴퍼니로 도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6.10.28 17:51

4분 소요
“내년엔 제 목소리 못 들을 것”이라더니…더 바빠진 최태원

산업 일반

“내년 이후에는 제 목소리를 많이 듣지 못할 겁니다.”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7월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한 말이다. 내년 3월 대한상의 회장 임기가 끝나는 최 회장은 당시 “제가 집중해야 하는 일의 비중이 더 커지고 있다”고 했다. 2021년부터 6년간 맡아온 ‘재계 대표’ 역할에서 물러나 SK그룹 경영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차기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가능성에도 “관심 없다”고 선을 그었다.하지만 이후 최 회장의 일정은 오히려 더 빽빽해지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 최 회장에게 요구하는 역할 자체가 커지고 있어서다. 국회와 경제계를 잇는 협의체부터 한일 경제협력, AI·반도체 현장까지 활동 반경도 넓어졌다.재계 ‘맏형 역할’로 분주대표적인 게 지난 9월 출범한 국회 경제대도약위원회다. 최 회장은 조정식 국회의장과 함께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국회와 경제계가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입법·제도 개선으로 연결하기 위해 만든 상시 협력체다. 삼성·SK·현대차·LG·한화·롯데·포스코 등 주요 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한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위원회의 ‘얼굴마담’에 그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1960년생인 최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가장 연장자인 데다 총수 경력도 가장 길다. 1998년 회장 취임 이후 하이닉스 인수 등 굵직한 결정을 거치며 SK를 현재 재계 2위 그룹으로 키웠다.한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은 4대 그룹 총수 중 맏형이고 오랜 기간 그룹을 직접 경영하면서 재계 현안을 다뤄온 경험도 가장 많다”며 “대한상의 회장으로 6년 가까이 정부와 국회에 경제계 목소리를 전달해온 만큼 국회와 기업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길 만한 인물이 많지 않다는 분위기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해외에서는 일본과의 경제협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일본을 잇달아 방문하며 한국과 일본을 합쳐 약 6조달러 규모의 경제권을 만들자는 ‘한일 경제연대’ 구상을 제시했다. 오는 11월에는 도쿄대에서 열리는 ‘도쿄포럼 2026’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안팎에서 ‘AI’ 강조SK 안에서 최 회장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핵심 키워드는 AI와 반도체다. 지난달에는 울산 국가산업단지에 건설 중인 SK AI 데이터센터 현장을 직접 찾았다. SK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약 7조원을 투입해 짓는 AI 전용 데이터센터로 2027년 하반기 가동이 목표다. 현재 100MW 규모에서 향후 GW급으로 확장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최 회장은 당시 AI 데이터센터와 SK이노베이션 울산CLX를 함께 둘러보며 AI 인프라와 제조 현장의 AX를 연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SK는 울산을 시작으로 국내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최근에는 AI 메시지를 기업 밖으로도 넓히고 있다. EBS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에 한국 기업인 최초로 출연해 “다시 20대로 돌아간다면 무조건 창업을 하겠다”며 AI 시대에는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그룹 내부에서는 오는 11월 중 AX 전환 사례로 주목받는 한 게임회사 관계자를 이천 SK연수원으로 초청해 SK 사장단을 대상으로 강연하는 자리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밖에서는 청년들에게 AI를 활용한 문제 해결을 주문하고, 안에서는 최고경영자들에게 사업 자체를 AI로 바꿀 것을 요구하는 셈이다.최 회장은 이미 대한상의 회장 임기가 끝난 뒤에는 자신의 목소리를 줄이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지금 재계에서 그에게 주어지는 역할은 오히려 많아지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AI와 반도체처럼 기업 한 곳의 투자만으로 풀기 어려운 국가적 과제가 커지면서 최 회장의 대외 역할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026.10.24 11:00

3분 소요
[CEO A to Z] 정용진이 새로 그리는 '新세계'는 과연?

CEO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광폭 횡보와 광폭 확장이 부각되는 2026년이 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과감한 베팅이 돋보이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글로벌 콘텐츠 투자 등 신(新)세계에 대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13년 만에 등기이사로 복귀하는 등 신사업 전면에 나서면서 미래의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모습이다. 과감한 베팅으로 새로운 분야 도전장 올해 정용진 회장의 행보는 그야말로 신세계다. 그룹과 동떨어진 생소한 분야의 투자와 베팅이 주목을 끌고 있다.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건립과 워너브라더스의 지분 투자는 업계의 허를 찌른 베팅에 가깝다. 2026년 신년사에서 정 회장은 “신세계가 새로운 것을 시도했을 때, 박수보다는 안될 것이라는 우려를 받을 때가 더 많았다. 그때마다 부정적 시선을 넘고 성과를 만들어낸 신세계의 역사를 이어가자”는 메시지를 낸 바 있다. 신년사에 담긴 의지대로 정 회장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서 새로운 뜻을 펼치고 있다. 유통시장에서 선진 경영과 직영 체제를 도입해 새로운 문화를 열겠다는 포부로 출발한 신세계의 초심이 다시 회자되는 한해로 흘러가고 있다. 우선 신세계그룹은 미국 AI 스타트업인 리플렉션 AI 등과 손잡고 250MW 규모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총투자 규모가 10조원대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유통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최대 수준의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하겠다는 선언은 새로운 확장을 의미한다. 향후 정부, 지자체와 기업들이 주요 고객이 될 전망이다. 또 유통 및 물류 시스템 전반에 AI를 접목해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인프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또 그는 신세계프라퍼티를 중심으로 미국 글로벌·미디어 콘텐츠 기업인 워너브라더스 인수를 위해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투자를 단행했다. 단순히 유통 영역에 머무는 투자가 아니라서 눈길을 모은다. 신세계그룹은 워너브라더스가 보유한 글로벌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해 복합개발 사업, 호텔, 오프라인 공간 및 고객 체험 요소와 결합하는 차별화된 미래 사업 모델 구축을 전략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미션임파셔블 등 파라마운트 콘텐츠와 해리포터를 비롯한 워너브라더스 IP를 활용해 리테일과 문화를 결합한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다. 유통과 엔터테인먼트 사업 모두 고객 접점이 많아, 두 업종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화성 스타베이시티'에 계획 중인 테마파크 역시 파라마운트에 워너브라더스 콘텐츠가 더해져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지난해 말 미국을 방문해 데이비드 엘리슨 스카이댄스 공동 CEO 등을 만나 파라마운트 IP를 활용한 상품 개발을 논의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이종 업종 간 결합으로 성공 사례를 만들어낸 적이 있다. SK 야구단(현 SSG) 인수가 대표적이다. 야구와 유통의 결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며 소비자와 야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이 야구단 인수 이후 색다른 시도를 하면서 경쟁사인 롯데그룹에도 영향을 미쳤다. 유통과 야구를 결합해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등 브랜드 이미지와 소비자 연결성 측면에서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13년 만의 등기이사 복귀정 회장이 대표이사와 등기이사로 나서면서 신사업을 진두지휘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그룹 미래 성장의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부터 세심하게 챙기며 책임경영을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지난해 AG글로벌홀딩스(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인터내셔널 합작법인) 이사회 의장을 맡았고, 올해 이마트와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3곳의 중요 사업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게 되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등기이사에 복귀한 건 신세계그룹 부회장이던 2013년 3월 신세계와 이마트 등기이사직 사임 이후 13년 만이다. ‘스타벅스 사태’로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등기이사로 복귀한 것도 있지만 적극적으로 그룹의 현안들을 챙기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등기이사 복귀와 관련해 정 회장은 "회사 경영에 대해 명확한 책임을 지라는 시장의 요구를 엄중하게 받아들인다. 앞으로 대표이사로서 이사회와 주주의 평가를 받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의 네트워크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미래 성장의 밑그림을 주도적으로 그려나가고 있다. 한국과 미국을 수시로 오가며 트럼프 주니어와 교류하고 있는 정 회장은 국내 재계 총수 중 '트럼프패밀리'와 가장 친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정 회장은 한미 교류의 장에도 빈번히 얼굴을 내비치는 등 글로벌 리더들과도 친분을 쌓아나가고 있다. 미국 국무부 주도의 국가적 인재육성 프로그램인 ‘파운드리 스쿨’에 참석해 한미 협력을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 정 회장은 주요 신사업 프로젝트 행사에 직접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리플렉션AI와의 AI 데이터센터 건립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서명자로 나섰고, 지난 7월 오코그룹과의 조인트벤처(JV) 설립 협약식에도 직접 참석하며 주목을 끌었다. 신세계그룹과 오코그룹은 JV에 5억달러(약 7500억원)의 초기 투자금을 조성해 아시아·북미 등에서 아만·자누의 호텔 및 레지던스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이번 JV 설립을 통해 글로벌 호텔·레지던스 및 부동산 개발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정 회장은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은 한국에서 검증된 신세계프라퍼티의 개발 모델이 글로벌 호스피탈리티 시장에서도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 확신을 반영한 것"이라며 "긴밀한 협력과 상호보완을 통해 전세계 럭셔리 호스피탈리티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 회장이 의장 맡은 AG글로벌홀딩스도 서서히 성과를 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합작법인 조건부 승인 이후 G마켓은 셀러들의 온라인 수출 창구 역할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G마켓 글로벌 판매 셀러들은 알리바바 계열 동남아시아 대표 이커머스 ‘라자다’를 통해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5개국에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판매 시작 이후 1년이 지났고, 올해 상반기 기준 1만1500여명의 셀러들이 3000만개 상품을 연동해 판매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판매 거래액이 전년 하반기 대비 104%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회장 취임 이후 그동안 내실을 다지는데 신경을 쏟았다면 올해는 굵직한 투자들을 비롯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볼 수 있다. 미래 사업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고, 그 첫 발을 내디뎠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6.10.21 17:00

4분 소요
“좋은 일자리가 경쟁력” 이동익 대표가 꼽은 경영의 원리 [CEO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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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기업 해빗팩토리의 이동익 대표는 글로벌 유통기업 코스트코와 트레이더조의 운영 방식을 꾸준히 눈여겨봐왔다.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생산성, 직원에 대한 투자가 함께 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제이넵 톤의 책 ‘좋은 일자리의 힘’은 이동익 대표가 생각해 온 경영 원칙을 다시 확인하게 한 책이다.이 대표는 이 책을 통해 직원에게 더 나은 일자리와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 단순한 비용 증가가 아니라 생산성과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다. 직원 개인의 노력에 의존하기보다 더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업무와 운영 시스템 자체를 설계해야 한다는 관점도 인상 깊게 다가왔다.이 대표는 “오래전부터 기업이 성장하는 방식 자체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기술과 시스템을 통해 동일한 인력이 더 많은 고객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이 같은 구상은 한국에서 보험 중개 서비스 ‘시그널플래너’를 운영하며 더욱 구체화됐다. 보험은 상품 구조가 복잡하고 고객과 금융회사 사이의 정보 비대칭이 큰 산업이다. 해빗팩토리는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이 금융상품을 쉽게 이해하고 비교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반복 업무를 표준화·자동화하는 데 투자해왔다.그 과정에서 이 대표는 해빗팩토리의 경쟁력이 단순히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능력에 있지 않다는 확신을 얻었다. 복잡한 금융서비스를 기술로 단순화하고, 이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역량이 회사의 핵심 경쟁력이라는 판단이다.이 대표는 “결국 중요한 것은 ‘지금 무엇을 판매하고 있는가’보다 ‘우리가 다른 기업보다 무엇을 더 잘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라고 강조했다.2022년 미국 모기지 시장에 진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주택담보대출과 보험은 다른 상품이지만, 복잡한 상품 구조와 정보 비대칭, 사람 중심의 비효율적인 업무 방식이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해빗팩토리는 한국에서 쌓은 기술과 운영 역량을 미국 금융시장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봤다.후발주자인 해빗팩토리가 기존 기업처럼 영업인력을 늘리고 광고비를 확대하는 방식으로는 차별화를 이루기 어렵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이에 단기 매출 확대를 위한 조직 확장보다 장기적으로 더 많은 고객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과 시스템 구축에 집중했다.미국 모기지 서비스인 ‘로닝에이아이’에는 반복적인 서류 확인과 데이터 입력, 업무 진행 상황 관리 등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직원들이 전문적인 판단과 고객 문제 해결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도록 업무 구조를 바꿔나간 것이다. 거래량이 늘어도 운영비는 완만하게 증가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이 대표는 생산성 향상이 결국 고객 가치로 이어져야 한다고 봤다. 모기지 시장에서 고객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 중 하나는 금리다. 업무를 표준화하고 자동화해 운영비를 낮추면 경쟁력 있는 금리와 신속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그는 “개별 거래에서 최대한 높은 이익을 남기는 것이 장기적인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방법은 아니다”며 “건당 운영비를 낮추고 그 성과의 일부를 고객에게 더 좋은 가격으로 돌려준다면 더 많은 고객이 회사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 규모가 커지면서 기업의 전체 이익과 가치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며 “좋은 일자리와 높은 생산성,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수익성은 서로 반대되는 목표가 아니고, 운영 방식 자체를 혁신하면 함께 추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6.10.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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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A to Z] 머스크의 두 얼굴, '현대판 에디슨', '통제불가 권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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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가장 유명한 ‘혁신의 아이콘’이라 하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첫 손가락에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머스크 CEO를 ‘현대판 에디슨’이라고 치켜세운다. 하지만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이끄는 ‘조만장자(trillionaire) 사업가’라고 단정 짓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정치·사회적으로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통제 불능의 권력가이기도 해서이다. 자율주행·스타십 성공 혁신가 머스크 CEO의 발자취는 인류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테슬라를 통해 ‘자율주행 시대’를 열었고, 스페이스X를 통해 우주여행을 현실화하고 있다. 스타십으로 스타링크 플랫폼을 확장하고, 더 나아가 ‘우주 AI(인공지능) 슈퍼컴퓨팅 위성’ 구축도 궤도에 오른 상황이다. 이 같은 혁신을 주도한 머스크는 지난 12일 ‘과학 : 새로운 황금시대 정상회의’ 행사에서 미국 국가 과학 훈장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에 대해 “역사상 일론만큼 미국 국익 증진에 기여한 미국인은 거의 없다. 수많은 분야에서 그의 천재성과 결단력은 공상과학을 현실로 만들어냈다”며 ‘국보’로 치켜세웠다. 머스크는 지난 9월 스페이스X 초대형로켓 스타십의 발사 성공으로 우주 정복에 한걸음 더 다가가고 있다. 비행 중 엔진 결함이라는 위기마저 극복하는 서사를 만들어내며 스타십의 첫 지구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스페이스X는 이번 비행에서 차세대 ‘스타링크 V3’ 위성 26기를 궤도에 성공적으로 배치했다. 지난 2023년 첫 시험비행 이후 진행된 이전 13번의 비행은 안정성을 고려해 모두 준궤도 비행으로 진행된 바 있다. 이에 이번 비행은 기술 검증을 넘어 실제 위성망 확충과 수익 창출을 겨냥한 임무라는 점에 주목받았다. V3 위성은 기존 V2 위성보다 10배 이상의 통신 역량을 갖추고 있어, 스타링크를 통한 통신 사업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평가다. 또 스페이스X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 계획 수행을 위한 기술 검증도 무사히 마쳤다. 이에 스페이스X는 달과 화성 등으로의 유인 탐사 임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성장으로 머스크는 세계 1위 부호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머스크의 순자산(테슬라·스페이스X 지분 가치 포함)은 1조460억달러(약 1400조원)에 달한다. 미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이런 머스크의 순자산은 세계 2위 부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3억7110억달러의 3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의 주가 하락으로 한때 자산이 7000억달러 아래로 떨어지자 소셜미디어 엑스(X)에 '전직 조만장자'이라는 자랑 아닌 ‘돈자랑’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사치와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검소한 편이다. 그는 몇 년 전 자신이 소유한 부동산을 모두 정리했다. 그래서 자신의 집이 아니라 주로 친구들의 방이나 실리콘밸리·텍사스의 소규모 거처에서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보유 자산과 관련해 “단지 기업을 운영하고 인류의 화성 이주 등 ‘다음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도구, 더 큰 기술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자본에 가깝다”고 밝힌 바 있다. 통제불가 극우 권력 중개인 올해 머스크와 관련한 다큐멘터리 ‘머스크(Musk)’가 공개돼 관심을 끌었다. 특히 아카데미상 수상 경력이 있는 유명 다큐멘터리 감독 알렉스 기브니가 연출해 화제를 모았다. 이 작품은 제83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비경쟁 부문(논픽션 영화) 초청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조만장자 사업가’의 행보뿐 아니라 머스크가 현대 사회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날카롭게 파헤친 비판적 심층 다큐멘터리로 알려졌다. 특히 머스크의 성공 신화 뒤에 가려진 이면을 다루면서 흥미를 모았다. ‘악당’까지는 아니지만 혁신가와 악당의 경계에 서 있는 복잡한 인물로 묘사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다큐멘터리가 공개되자 머스크는 “기브니는 ‘진실성이 전혀 없는 사람’이고, 개똥이 기브니보다 더 존경받을 만하다. 이 허구적인 영화는 자기중심적인 할리우드 감독이 꾸며낸 악의적인 작품”이라고 비난했다. 그리고 머스크는 제작사 측에 경고 서한을 보내는 등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복합적인 인물에 가깝다. 플랫폼 엑스 인수 이후 정치적 성향이나 개인적인 변덕 등을 통해 종종 갈등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막대한 영향력을 통해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거나 극우적 발언을 옹호하는 일련의 행동들은 거대한 권력가임을 연상케 한다.머스크는 엑스의 소유주로서 우파적인 성향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를 지지하면서 ‘미국 우선주의 및 우파 포퓰리즘 정책’의 최전선에 섰다는 평가도 있다. 더불어 미국뿐 아니라 유럽의 대표적인 극우·반이민 정당과 정치인들을 노골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독일의 대표 극우 정당인 AfD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한편 지원 유세에 가담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엑스 플랫폼을 통해서는 반이민 정서, 소수자 차별적 내용, 각종 정치적 음모론 등을 여과 없이 확산시키거나 동조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 같은 행보를 활용해 127억달러 이상의 국방 계약을 수주하며 권력가의 면모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머스크는 미국이 필요로 하는 무기·기술력을 파악하는 국방부 ‘메리디안 계획’의 공동 위원장으로 위촉되는 등 정치적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다.메리디안 프로젝트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미래 전쟁에 대비해 미군이 반드시 확보해야 할 최첨단 무기, AI, 로봇 및 군사 기술을 식별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임무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와 스타링크 등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민간 부문의 빠른 기술 발전 속도를 군사 체계와 드론, AI 네트워크 등에 신속하게 이식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이면에서는 민간 방산 기업이 국방부의 프로젝트를 설계하는 자리를 맡은 셈이라 방산 로비나 이해상충 우려 등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26.10.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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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기술지주도 돈 번다…이젠 경험을 나눌 차례” [이코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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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고병철 포스텍홀딩스(포항공과대기술지주) 대표가 회사에 합류했을 때 잔고는 한 자릿수(억원)였다. 4년이 지난 올해 잔고는 60억원을 넘었다. 그 사이 30억원 증자가 있었지만, 나머지는 포트폴리오 지분 매각과 펀드 분배금으로 채웠다. 올해 초에는 지분 100%를 가진 포스텍 산학협력단에 처음으로 배당도 했다. 고 대표는 “두 자릿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대학기술지주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면서 “외부 도움 없이 회사 스스로 미래를 기획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고 대표는 포스텍 산업공학과 1기 학사·석사 출신이다. 포스데이타(현 포스코DX)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 2000년 KTB네트워크 심사역으로 투자업계에 들어왔다. 이후 라이트하우스컴바인인베스트 공동대표, 이수창업투자 부대표를 거쳐 2022년 투자대표로 모교 기술지주에 합류했고, 지금은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한국 벤처캐피탈(VC)의 출발점을 외환위기(IMF)로 본다. 평생직장 개념이 무너진 자리에 인터넷이라는 새 산업이 들어왔고, 닷컴 버블을 거치며 투자업계가 존재감을 알렸다. 투자자와 창업자의 관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없던 시절이라 시행착오도 컸다. 고 대표는 “판례가 쌓이고 교육이 이뤄지면서 창업자와 투자자가 이해관계를 같이 가야 한다는 컨센서스가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진단했다.2012년 6월 설립된 포스텍홀딩스는 2017년부터 창업 초기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기술이전이나 정부 창업 프로그램 운영에 머물던 대학기술지주의 역할을 넓힌 셈이다. 지금까지 투자한 기업은 180여 곳이다. 고 대표 합류 이후에만 91개사에 투자했고, 이중 후속투자가 16건이다. 국내 액셀러레이터 400여 곳 가운데 상위 10% 안에 드는 규모다. 민간 투자사와 대학기술지주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것을 실제로 보여준 것이다. 고 대표가 성과로 꼽은 건 순위가 아니라 데이터다. 기업가치 10억~20억원에서 출발한 투자 기업 가운데 1000억원에 도달한 곳이 나오고 있고, 가장 큰 곳은 2000억원을 넘었다. 기업가치 300억원 이상, 시리즈 A·B 단계로 올라서는 기업도 해마다 늘고 있다. 투자 기업 한 곳은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에 인수됐고, 포스텍홀딩스는 리벨리온 주주가 됐다. 그는 “투자 이후 언제쯤 다음 투자 유치가 이뤄지는지 통계로 볼 수 있게 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대학 기술창업, 딥테크 창업, 지방과 서울을 잇는 창업에 맞는 로드맵과 보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수 연구실 먼저 찾아가는 기술지주고 대표가 대학 창업에서 가장 안타까워하는 대목은 교수 사이의 단절이다. 한 교수가 창업하며 겪은 시행착오를 다른 교수가 그대로 반복한다. 연구에 바쁜 교수들이 창업 경험을 나눌 접점이 많지 않아서다. 그는 “시행착오는 시간과 에너지, 결국 자본을 소비하는 일”이라며 “주주인 우리가 허브 역할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방식은 ‘먼저 찾아가기’다. 창업을 결심한 뒤 만나면 이미 늦다. 포스텍홀딩스는 지난해부터 ‘스타디움 플러스’이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회 2~3명의 교수 연구실을 직접 방문해 창업 준비 과정과 시기를 미리 안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아이템을 정해 창업한 사례가 한두 건 나왔다. 이 이야기를 들은 다른 대학 기술지주 경영진은 “그런 프로그램은 처음 듣는다.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포스텍홀딩스가 이룬 성과를 타 대학 기술지주와 나누려고 하고 있다. 대학 기술지주 랭킹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서울대기술지주와의 관계도 “경쟁이 아니라 협력”이라고 했다. “다른 기술지주가 잘된다고 우리가 잘못되지 않는다. 대학 창업에 대한 인식을 함께 높이는 일이 더 중요하다”라고 설명하는 이유다. 포스텍홀딩스의 운용자산(AUM)은 약 840억원이다. 모태펀드가 40%를 차지하고 기술지주 자체 출자 및 포스코와 지자체 그리고 동문·교직원·포스코 임원 등 개인 투자자가 채운다. 민간 VC와 비교하면 작은 규모지만 고 대표는 몸집을 키울 생각이 없다. 그는 “초기 투자와 프리IPO 투자는 서로 다른 근육을 쓴다”며 “시리즈 C까지 다 하려 하면 역량이 분산된다”고 잘라 말했다. 출자자를 넓히는 데도 선을 그었다. 초기 투자는 장기전이라 대학과 교수에 대한 기대와 애정을 가진 출자자가 맞는다는 이유에서다. 투자업계에서 활동한 26년의 시간 동안 그가 잊지 않는 게 있다. 바로 ‘색깔 있는 투자사는 살아남는다’라는 고집이다. 고 대표에게 포스텍홀딩스의 색깔에 대해 묻자 “창업 초기, 그리고 딥테크에 집중하는 것”이라는 짧은 대답이 돌아왔다. 포스텍 출신과 외부 기업 비율이 반반인 것도 정해 둔 숫자가 아니다. 포스텍이 다루지 않는 분야라면 다른 대학 교수를 찾아가 포스텍에서 쌓은 교원 창업 경험을 적용한다.AI를 보는 시각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인터넷 시대 아마존, 모바일 시대 배달의민족이 나왔듯 기존 기업이 AI 기업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언젠가는 굳이 AI 기업이라고 말할 필요도 없는 산업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자의 눈길을 끄는 ‘엣지’는 시대를 떠나 실질과 실증에서 나온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고 대표는 “남들이 하지 못한, 자신만의 유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계획을 보여주는 창업자가 주목받는다”고 강조했다. 심사역의 직감도 다르지 않다. 그는 이승엽 선수를 예로 들었다. 하루 수천 번 스윙을 해도 4할 타율은 나오지 않았다. “직감은 수많은 고민과 실행으로 쌓인 인사이트다. 책상에서 공부한다고 만들어지는 능력이 아니다”고 조언했다. 4년 반의 기록, 공유로 잇는다포스코와 포스텍, 제조 기반이 모인 포항을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키우겠다는 구상도 여전하다. 그는 “시간은 더 걸릴 수 있지만 조급하지 않게 계속 투자해야 한다”며 “성과를 인정받을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고 대표는 4년 반 동안의 투자·회수·감액, 교원 창업, 교육 프로그램 기록을 수치화해 정리하고 있다. 이 기록을 필요한 곳과 나누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포스코를 만든 자본도, 포스텍도 한국을 위해 만들어졌다”며 “우리 경험을 다른 대학과 나누는 게 학교가 나라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후배들에게 건네는 말도 분명했다. 그는 창업의 허들이 낮아진 만큼 고객·직원·투자자 문제를 작게 미리 겪어보는 ‘모의고사’가 학교 창업 교육이어야 한다고 본다. 주위에 창업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심리적 허들도 낮아진다. “여러분은 선배 세대보다 창업할 확률이 훨씬 높다. 기회가 되면 해라. ‘창업은 절대 안 해’라고 할 필요는 없다”고 당부했다.

2026.10.12 08:00

5분 소요
[CEO A to Z] 아버지와 달랐던 정기선의 선택, HD현대 미래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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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HD현대그룹 회장은 정계에 몸담은 아버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뱃머리를 오너가 경영체제로 돌리면서 사명 교체를 주도하는 등 그룹의 색깔과 이미지 탈바꿈에 나섰다. 새로운 동력 선적으로 한층 묵직해진 ‘정기선호’는 예사롭지 않은 추진력을 발휘하고 있다. 초고속 회장 승진, 37년 만에 오너가 체제 회귀 HD현대그룹은 정기선 회장이 조타수 역할을 맡으면서 전문경영인 체제 때와 다른 속도로 항해하고 있다는 평가다. 오션·육상·에너지 비전을 연이어 밝힌 그는 제조업을 넘어 인류의 미래를 개척하는 ‘퓨처 빌더’(Future Builder)가 되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내세우며 그룹을 이끌어가고 있다. HD현대는 1988년 정몽준 이사장의 정계 진출 이후 37년간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했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적극적인 권유로 정 이사장은 현대중공업 회장 자리를 박차고 정계에 입문했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당시 학구열이 높고 국제적 감각을 갖춘 6남 정 이사장을 정치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현대중공업은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조선업의 업황 사이클 속에서 무탈한 행보를 보였다. 급진적 변화는 정기선 회장이 2013년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다시 입사해 경영지원실장, 부사장, 사장 등을 거치면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정몽준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회장의 경영 참여는 입사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는 평가다. 이때부터 오너가 경영체제 회귀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고, 현대중공업그룹도 변혁의 시기를 맞게 됐다. 정 회장은 우선 사장 시절인 2022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중공업의 이름을 과감히 버리는 등 그룹명부터 바꾸며 젊은 이미지를 도모했다. 지난 50년을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준 이사장 등이 이끌고 왔다면 HD현대의 ‘향후 50년’은 정기선 회장이 빠르게 움직이며 기틀을 다지고 있다. 2022년 판교 글로벌 R&D센터(GRC) 입주를 전환점으로 그룹의 미래사업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자율운항 시스템을 비롯해 탈탄소 미래형 선박, 친환경 바이오 연료, 스마트 팩토리 등의 사업이 탄력받고 있다. 여기에 SMR(소형모듈원자로)도 성장 엔진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래 사업에 대한 과감한 결단력과 추진력을 위해 HD현대는 2025년 10월 정기 인사에서 오너가 3세의 회장 승진을 단행했다. 1988년 정 이사장 정계 진출 후 37년간 이어진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오너가 체제로의 완전한 회귀를 알린 인사였다. 2023년 부회장 승진 이후 약 2년 만의 초고속 승진으로 ‘정기선호’의 탄생을 알렸다. 정 회장은 3세 경영 승계를 위한 지분 확보도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다. 2022년에만 해도 HD현대 지분이 5.26%였는데 정 이사장의 증여와 지속적인 지분 매입으로 2026년 9월 기준으로 지분이 9.67%까지 증가했다. 23.05%를 보유한 정 이사장에 이은 2대 최대주주로 자리매김한 상황이다. 젊은 리더십을 바탕으로 임직원과 소통 측면에서도 예전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1982년생인 그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임직원들과 적극 소통하며 친밀도를 높이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정기선 회장이 이전 경영진과 달리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적극 소통하며 친근감을 높이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총 국내 5위, ‘기술 플랫폼’ 미래가치 인정 정 회장은 사업 구조 재편과 대형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경영 성과를 입증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주도하며 조선·건설기계·에너지 3대 핵심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조선업의 경우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통합으로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경쟁 우위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조선·중공업 등 전통 제조업 기반 탈피를 위해 친환경 선박, AI(인공지능), 로봇, 수소 밸류체인 등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과감한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오너 경영의 강점인 과감한 결단과 속도감 있는 신사업 추진을 앞세워 ‘기술 플랫폼’ 기업으로의 미래가치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HD현대중공업의 경우 7일 누리호 5차 발사 성공에 기여하기도 했다. 발사 전 점검과 테스트를 비롯해 발사대시스템 운용을 지원했다. HD현대중공업은 누리호 발사대시스템을 총괄 설계·제작·구축했고, 1~4차 발사에서도 운용을 지원한 바 있다.HD현대그룹의 미래가치는 시가총액으로 증명되고 있다. HD현대는 재계 순위 8위지만 그룹 시총에서는 삼성, SK, 현대차, LG그룹에 이어 5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그룹 5번째로 시총 100조원을 돌파한 뒤 올해 4월에는 200조원 시대를 열기도 했다. 현재 주가가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그룹 시총 120조원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야말로 시총 증가 속도가 폭발적이다. 2015년 HD현대의 시총은 14조원3000억원에 머물렀다. 2022년 28조원, 2023년 34조7000억원에 이어 2025년 100조원까지 커졌다. 10년 새 HD현대의 시총은 8배 이상 커진 셈이다. 시총은 현재 가치와 미래 비전을 반영한다. HD현대는 시총 측면에서는 그룹 재계 순위가 앞선 한화, 롯데, 포스코보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정 회장의 오너십과 무관하지 않다.정기선 회장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오션 대전환’, ‘육상 혁신’, ‘에너지 밸류체인 구축’ 등의 비전을 밝히면서 성장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에 대한 수혜 기대감도 더해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투자자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한 그룹으로 다가가고 있다. 과거 딱딱하고 무거운 중공업 이미지가 아닌 첨단 기술의 플랫폼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과거 중공업 시절에는 힘든 일을 하는 곳으로 인식되기도 했는데 지금은 젊은 친구들이 입사하고 싶어하는 그룹으로 이미지가 쇄신됐다”며 “AI와 친환경 등 첨단 기술 플랫폼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져 신입사원 경쟁률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2026.10.0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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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2기 첫 선택은…우리은행장 정진완 연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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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만료를 석 달 앞둔 정진완 우리은행장의 연임 여부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린다. 우리금융지주가 은행장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하면서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연임 후 처음 맞는 핵심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인 만큼, 경영 연속성과 수익성 회복 등이 차기 행장 인선의 주요 기준이 될 전망이다.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달 30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우리은행장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했다. 2025년 1월 1일 시작한 정 행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31일 종료된다.우리금융 자추위는 그동안 기존 경영승계절차 전반을 점검해 왔다. 이번 인선부터는 우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역할을 크게 늘리고, 평가 절차도 보강하기로 했다. 지주 차원의 자추위뿐 아니라 은행 임추위의 검증 기능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은행 임추위에는 후보자의 경영성과를 점검하는 절차가 새로 마련된다. 외부 전문기관도 참여해 내부 자료에만 의존하지 않고 시장의 관점에서 성과를 다각도로 검증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승계절차 주요 단계별 기준과 절차를 사전에 마련해 선임 과정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금융권의 관심은 정 행장의 연임 여부에 쏠린다. 정 행장은 우리은행 중소기업전략부장과 본점영업부 본부장, 중소기업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거친 기업금융 전문가다. 정 행장은 취임 이후 외형 확대보다 자본 효율성을 높이고 우량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데 무게를 뒀다. 우리은행의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올해 상반기 15.3%까지 높아졌다.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에서도 공급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8월까지 생산적 금융 분야에 투자 1조5000억원, 융자 23조8000억원 등 총 25조3000억원을 공급했다. 올해 목표 대비 116.3% 수준이다.다만 수익성 회복은 과제로 남아 있다. 우리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373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9% 감소했다. 정 행장이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이자이익 의존도를 낮추고 비이자이익을 확대하는 등 수익성 개선 방안을 보여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우리은행은 우리금융의 핵심 계열사로, 그룹 실적과 기업금융·자산관리(WM)·디지털 전략의 성패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게다가 이번 인선은 임종룡 회장이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한 뒤 진행되는 첫 핵심 자회사 CEO 인사인 만큼, 향후 그룹 경영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임 회장 2기 체제에서 경영 연속성에 무게를 둘 경우 정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우리금융이 외부 전문기관까지 참여시켜 경영성과를 검증하기로 한 만큼, 현직 프리미엄만으로 연임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수익성은 물론 내부통제와 자산건전성, 조직 혁신 성과에 대한 평가 결과가 최종 인선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우리금융 자추위 관계자는 “은행장을 비롯한 자회사 대표 선임은 우리금융의 미래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의사결정”이라며 “대폭 개선된 절차를 기반으로 승계절차를 충실히 운영해 경영능력에 기반한 적임자를 대표로 선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6.10.0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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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A to Z] 한화 김승연은 어떻게 '세계 톱10 방산그룹' 꿈꾸게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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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이 이끄는 한화그룹이 세계 10대 방산그룹을 겨냥하며 진격하고 있다. 타오르는 불꽃을 상징하는 주황빛을 그룹의 컬러로 채용한 한화는 방산 분야에서 굵직한 빅딜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추진력을 얻고 있다. 최초 종합방산그룹, ‘국가대표 기업’ 우뚝 한화는 1952년 설립된 한국화학이 모태로 뿌리를 화학, 즉 방산에 두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아버지인 김종회 선대회장은 ‘다이너마이트 김’이라고 불릴 정도로 국내의 화약생산을 주도했고, 화끈한 성격을 바탕으로 한화를 키워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1972년 방위산업체로 지정돼 국내 유일의 종합방산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김승연 회장은 이런 아버지의 성향을 그대로 이어받아 ‘그룹의 근간’인 방산사업을 키우며 ‘국가대표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화는 글로벌 방산기업 순위에서 16위에 오르면서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한화의 방산사업은 롯데를 제치고 재계 5위로 도약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이달 미 국방 및 안보 전문매체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2026 방산기업 톱100’에서 한화는 지난해 총 방산 매출 104억3763만8339달러(약 14조2881억원)를 기록해 전체 순위 16위에 올랐다. 지난해 22위에서 6계단 올랐다. 총 방산매출도 2024년 68억1734만7000달러에서 2025년에 40억달러(5조5000억원) 가까이 뛰었다. 지난해 한화그룹의 전체 매출은 74조7854억원이었다. 이중 방산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20%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오션을 품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025년 전체 매출은 26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세계 1위 방산기업은 록히드 마틴(미국)으로 721억3700만달러(약 98조7483억원) 매출을 올렸다. 김 회장이 ‘한국의 록히드 마틴’을 선언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은 ‘빅딜’ 성공에 있다. 2014년 삼성의 방산·화학 4개사(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삼성토탈·삼성종합화학), 2023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품으면서 성장 속도를 높였다. 2014년 한화는 삼성과의 2조원 빅딜을 통해 인수합병을 마쳤다. 이는 기존 화약·탄약 중심이던 한화의 방산 사업 영역이 항공기 엔진, 자주포, 감시정찰, 군용 지휘통제 및 레이더 영역으로 단숨에 확장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에 당시 매출이 2조6000억원 뛰면서 국내 최대 방산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됐다. 삼성과의 빅딜 덕에 지금의 ‘공룡’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탄생했다. 한화그룹은 잇단 물적 분할로 사업부문별 전문성을 살린 독립법인들을 설립했고, 중복된 사업은 과감히 합쳤다. 이 과정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에서 물적 분할된 방산 무문을 인수하고 100% 자회사인 한화디펜스를 흡수 합병했다. 3개사에 분산됐던 방산사업이 2023년 4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 정리되면서 탄력을 받게 됐다. 2023년에는 해양 방산사업까지 품게 됐다. 2008년 대우조선해양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인수를 마무리하지 못했는데 재수 끝에 14년 만에 인수를 마무리한 것이다. 이에 한화는 육해공 방산 체제를 갖추게 기업으로 우뚝 섰다. 인수대금은 2014년의 2조원과 같았다. 한화는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한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 확보를 위한 경쟁 입찰과 실사, 해지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맺고 기존 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는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내용의 기본합의서에 서명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한화그룹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은 한화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방산사업을 줄곧 강조해 왔다. 삼성·대우조선해양과의 두 차례의 빅딜이 글로벌 10위 방산그룹을 바라볼 수 있게 된 전환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방산 넘어 우주항공 도전 한화는 방산기업에서 멈추지 않고 우주항공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우주항공산업은 김 회장의 오랜 숙원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1980년대 화약을 만들던 시절부터 우주산업을 꿈꿔왔다. 그는 대한민국 국가경쟁력을 높이려면 한화가 직접 인공위성을 만들어 쏘아 올려야 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강조했고, 마침내 누리호 4차 발사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김 회장은 올해 첫 현장 경영으로 제주의 우주센터를 선택했다. 국내 최대 민간 위성 생산 허브인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를 찾아 우주를 향한 포부를 밝힌 것이다. 그는 방명록에 '어려워도 반드시 가야 할 길을 가는 것, 그것이 한화의 사명입니다. 제주우주센터와 함께 대한민국을 지키는 대표 기업으로 우뚝 섭시다'라고 적고 친필 사인을 남기며 우주산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꿈은 누리호 4차 발사 성공으로 현실이 됐다"며 "달 궤도선에 이어 달 착륙선 추진 시스템까지 만들게 돼 한화는 대한민국 민간 우주산업의 명실상부한 선도 주자가 됐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주우주센터는 단순한 사업장이 아니라 한화의 우주를 향한 원대한 꿈의 현재이자 미래다. 우주는 도전을 멈추지 않는 자에게만 길을 내어준다"며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한화는 오는 10월 9일 창립 74주년을 맞게 된다. 이제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수석부회장이 함께 그룹의 미래동력을 챙기고 있다. ‘한국판 스페이스X’가 김 회장이 그리는 한화의 미래다. 이에 우주사업 수직계열화를 통해 시너지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도하는 발사체뿐 아니라 쎄트렉아이 인수 등을 통해 위성 제조와 위성 서비스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또 한국항공우주(KAI)의 지분 확보와 협력 체계 확대로 우주·항공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한화는 KAI 지분을 15.89%까지 높이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달 한화 측의 KAI 지분 취득을 승인했다. 앞으로 정부의 의지에 따라서 한화는 KAI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향후 KAI까지 흡수한다면 한화는 방산·우주 분야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KAI의 최대주주는 지분 26.41%를 보유한 한국수출은행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가 KAI의 인수까지 성공한다면 또 다른 전환점을 맞이하며 세계 10위 방산그룹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KAI의 최대주주는 한국수출은행인데 결국 정부의 의지 여부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9.3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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