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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바다포차 축제에 사흘간 수천명 몰려

여행

청정 바다와 어우러진 울릉도의 여름밤이 관광객들을 설레게 했다. 울릉군 저동항 일원에서 열린 '울루랄라 바다포차 시즌2'가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성황리에 열렸다.이번 행사기간 동안 울릉도 바다의 신선한 재료로 즉석에서 조리된 해산물 요리가 큰 호응을 얻으며 연일 장사진을 이뤘다. 야외 테이블에 둘러앉은 이들은 낯선 이들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마을잔치처럼 술잔을 나눴다.주민들이 직접 준비한 체험 프로그램과 음식 부스는 울릉도만의 고유한 문화와 정서를 공유하는 장이 됐다. 한 관광객은 "도시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정과 여유를 느꼈다"며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사람과 문화가 함께하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한편, 울루랄라 바다포차는 K-관광섬 육성사업의 대표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 사업은 전국 5개 섬을 선정, 4년에 걸쳐 약 1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청정 자연과 K-컬처를 결합한 특화 관광지로 발전시키는 중장기 프로젝트다.군 관계자는 "울루랄라 바다포차를 지역 대표축제로 정착시키기 위해 프로그램 다양화와 주민 참여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울릉도의 청정 자원과 로컬 문화를 지속 발굴하고 콘텐츠화해, 섬 관광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라고 밝혔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7.22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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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본 구미 모습' 구미, 인문축제로 녹여내다

전시

경북 구미에서 어린이와 함께하는 인문학 축제가 열렸다. 구미시는 지난 19일 복합스포츠센터에서 '2025 인문도시 구미 어린이 인문축제'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고 밝혔다.이번 축제는 지역 어린이와 청소년, 가족 등 300여 명이 함께했다. 축제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자율적으로 참여해 인문학적 감수성과 지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기획됐다.행사장에서는 동화책 만들기, 마술 체험, 전통놀이, 페이스페인팅, 비즈팔찌 제작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돼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중·고등학생들이 직접 준비한 밴드와 댄스 공연, 마술쇼는 2시간 동안 이어지며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주목을 끈 프로그램은 의구총(義救塚)을 주제로 한 동화책 제작 체험이었다. 참여 어린이들은 의구총에 얽힌 이야기를 바탕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한 권의 책으로 완성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지역 인문교육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제3회 금오산 백일장 시상식도 열렸다. 행사장 한편에는 수상작 전시회도 마련돼 참가자들은 학생들의 우수한 문예 감각을 감상하며 지역 문화의 깊이를 함께 나눴다.김현주 평생학습원장은 "이번 축제는 아이들이 직접 구미의 역사와 문화를 경험하며 인문학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체득한 소중한 자리"라며 "앞으로도 인문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7.2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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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피서는 영천으로" 도심 속 물놀이장 6곳 본격 운영

여행

영천시가 여름철 무더위를 날려줄 어린이 물놀이장 6곳을 본격 개장했다. 잘 갖춰진 시설에 저렴하거나 무료 이용료 덕분에 지역 주민은 물론 인근 지역에서도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이번에 개장한 시설은 문내외2공원, 망정3공원, 임고강변공원, 영천댐공원, 화랑키즈워터밤, 운주산자연휴양림 등이다. 도심형부터 캠핑 연계, 이색 체험형, 자연 휴양형까지 테마별로 마련됐다. 도심 속 접근성이 뛰어난 문내외2공원과 망정3공원 물놀이장은 각각 조합놀이대, 워터드롭, 유아풀, 워터슬라이더 등 놀이시설과 그늘막,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갖췄다. 두 곳 모두 운영시간은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운영 기간은 8월 22일까지이며, 이용요금은 무료다.강가와 숲이 어우러진 캠핑 연계형 공간도 인기다. 임고강변공원은 두 개의 풀장을 갖췄고, 영천댐공원은 물대포와 회전그네 등 놀이기구가 풍부하다. 두 곳 모두 노지캠핑 명소로 알려져 있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며, 8월 22일까지 무료 운영된다.금호읍 화랑설화마을에서 운영하는 화랑키즈워터밤은 물총놀이, 키즈DJ공연, 버블존, 조립식 수영장, 페달보트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 이벤트 중심의 물놀이장이다. 오는 26일 개장해 8월 24일까지 매주 주말에 운영된다. 별도 예약 없이 선착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용요금은 무료다.임고면 운주산자연휴양림 내 어린이 물놀이장은 최대 수심 60cm, 총면적 200㎡ 규모로 조성돼 있다. 울창한 침엽수림 속에서 물놀이와 산림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힐링형 물놀이 공간이다. 그늘막 파라솔, 샤워장, 탈의실 등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운영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주 월요일과 우천 시에는 휴장한다. 운영 기간은 8월 28일까지이며, 이용요금은 1인당 1,000원이다. 최기문 시장은 "무더운 여름철, 아이들과 부모님 모두 안심하고 즐길 수 있도록 쾌적하고 안전한 물놀이장 조성에 힘쓰고 있다"며, "올 여름방학은 영천시 어린이 물놀이장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7.21 19:05

2분 소요
“수달이 돌아왔어요” 울진 민물고기생태체험관, 여름 성수기 무휴 운영

여행

여름철 무더위를 피해 아이들과 어디 갈까 고민이라면, 경북 울진에 있는 민물고기생태체험관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다양한 민물고기와 수달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민물고기생태체험관이 8월 20일까지 한달간 상시 운영된다.지난 2006년 개관한 민물고기생태체험관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민물고기 전문 전시시설이다.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 국내외 대형 민물고기 등을 포함한 총 80여 종이 13개 주제로 전시돼 있다. 매년 전체 관람객의 약 4분의 1이 여름 성수기에 몰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성수기를 맞아 체험관은 관람객 편의를 위한 시설 정비에도 공을 들였다. 또한 전시 어종을 일부 교체하고, 관람객 휴게공간 내 사진 촬영 공간을 새롭게 설치했다. 인기가 많았던 수달 관람시설도 8월 초 재개장된다.이외에도 죽변 해안 스카이레일·왕피천 케이블카·이현세만화거리 등과 함께 울진 스탬프투어의 코스로 연계 운영한다. 오는 29일부터 8월 3일까지 열리는 야(夜)울진 행사기간에는 운영시간을 20시까지 연장한다.서영석 민물고기연구센터장은 "올 여름 민물고기생태체험관을 찾는 관람객들이 민물고기 생태계의 특별한 매력을 직접 체험하고, 소중한 추억을 쌓길 바란다"고 말했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7.21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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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해변 따라 펼쳐지는 여름축제 릴레이

여행

본격적인 피서철을 앞두고 포항시가 지역 해수욕장 8곳을 일제히 개장하며 여름 손님맞이에 나섰다. 대규모 축제와 문화 행사가 잇따라 열리며, 해변이 축제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7월 25일에는 송도해수욕장에서 2025 포항해변 전국가요제가 열린다. 본선 진출자 13팀의 무대와 더불어, 역대 수상자와 초청가수들이 함께하는 축하공연이 해변의 밤을 수놓는다.25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포항 벤토나이트 축제는 지역 점토자원인 벤토나이트를 홍보하며, 화장품 제작 체험과 퀴즈쇼 등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또 26일과 27일에는 영일대해수욕장 시계탑 일원에서 제9회 영일대 샌드페스티벌이 개최된다. 'K-힐링 포항, 모래의 합창(화해)'을 주제로 만든 대형 모래조각 전시를 비롯해 드론 라이트쇼, EDM 페스티벌, 샌드아트쇼, 심야 씨(SEA)네마 등이 진행된다.모래조각 전시는 지난 19일부터 시작돼 오는 9월 21일까지 약 두 달간 상설 운영되며, 축제 전후로는 힐링 맨발걷기, 어린이 모래놀이터, 워터건 서바이벌, 선셋 비치 요가 등 체험 프로그램이 이어진다.이어 내달 1~2일 양일간 개최되는 포항 송도 비치 레트로 페스티벌 기간 동안 시민참여 레트로 가요제, 맛앤락퐝스토랑, 플리마켓, 유원지·롤러장 테마의 체험부스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포항시 관계자는 "올여름 포항은 해양, 문화, 힐링이 어우러진 풍성한 여름 축제를 준비했다"며, "특히 시민들의 추억이 담긴 송도해수욕장의 재개장을 기점으로 더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포항의 바다에서 특별한 여름을 즐기시길 바란다"고 전했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7.21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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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의 시대, 스타트업이 투자유치에 성공하는 방법 [순화동필]

전문가 칼럼

미국 실리콘밸리의 창업가이자 베스트셀러 ‘린 스타트업’의 저자인 에릭 리스(Eric Ries)는 스타트업을 “극도의 불확실성 속에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도록 설계된 조직”이라고 정의했다. 이 말처럼 스타트업은 뚜렷한 수요나 고객이 없는 상태에서 출발하며, 시장 규모조차 확정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불확실성은 창업 후 일정 시점까지 자금이 바닥나는 구간, 이른바 ‘죽음의 계곡(Death Valley)’로 이어진다. 통계에 따르면, 이 고비를 넘겨 3년 이상 생존하는 스타트업은 10%에 불과하다.죽음의 계곡을 버텨내기 위해 외부 투자유치는 필수불가결하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전까지, 초기 스타트업은 투자자금에 의존해 인력과 인프라를 확보하여 운영하며 시장에 진입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작 스타트업들은 투자를 유치하기가 예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 2023년 국내 스타트업 투자금은 전년 대비 약 53% 감소했고, 투자 건수는 36% 줄었다. 2024년에 투자금 규모는 소폭 회복됐지만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비중은 전체의 18.6%에 그치며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2025년 1분기 기준 초기 투자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하며 시장의 보수적 기조는 계속되고 있다.이처럼 혹독한 현실 속에서도 투자유치에 성공하는 스타트업은 존재한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불확실성을 줄이고, 예측가능성과 신뢰를 확보한 팀이었다. 투자자는 리스크를 감수하지만, 아무 근거 없는 희망에 투자하지 않는다.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핵심 요소는 무엇일까? 다음의 질문에 잘 답하느냐에 달려 있다.아이디어가 아닌 실행력 증명해야 투자자는 아이디어보다 실행력에 투자한다. 아무리 뛰어난 아이디어라도 팀이 실제로 제품을 만들고 시장에 출시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실행력은 단순한 추진력 이상의 개념이다. ▲기술 구현 능력 ▲일정 준수 ▲문제 해결 역량 ▲자원 동원 능력 ▲팀워크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스타트업은 “우리가 할 수 있다”는 말보다 “우리는 이미 이것을 해왔다”는 구체적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최소기능제품(MVP)의 개발 여부 ▲초기 사용자 피드백 ▲PoC(개념검증) ▲파일럿 테스트 등의 실적은 실행력을 입증하는 강력한 근거다.실행력은 단기적인 성과 이상의 의미도 갖는다. 투자자들은 종종 “이 팀이라면 뭘 맡겨도 결국 해낼 것 같다”는 생존력을 원한다. 환경이 바뀌고, 전략이 틀어지고,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해도 결국엔 끝까지 물고 늘어져 결과를 만들어낼 것 같은 팀. 어떤 위기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확신은 숫자 이상의 신뢰를 준다.과거의 말과 현재의 결과 사이에 얼마나 일관성이 있는지도 중요한 평가 기준이다. “이 팀은 자신들이 한 말을 실제로 해낸다”는 증거가 쌓일수록, 투자자는 그들이 앞으로도 계속 실행해나갈 것이라는 믿음을 갖는다.물고기 있는 곳에서 낚시해야...시장성 증명해야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시장의 수요가 없다면 사업은 실패한다. 그래서 스타트업은 시장성을 반드시 입증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아이디어의 신선함이나 독창성보다, 누가 왜 이 제품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다.스타트업은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전 이 제품이 출시되었을 때 잘 팔릴 수 있다는 사실을 다양한 방식으로 미리 입증해야 한다. ▲잠재 고객 대상 설문조사 ▲인터뷰 ▲프로토타입 기반 유료 테스트 ▲베타버전의 사용자 반응 및 리텐션 지표 등은 이를 입증하는 유효한 수단이다. 투자자는 이런 자료를 통해, 아직 출시 전이라 하더라도 시장에서 실제 구매가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다.또한 전체 시장 규모(TAM)·유효 시장 규모(SAM)·확보 가능 시장 규모(SOM) 분석을 통해 시장 규모를 수치화하고 경쟁사를 분석해 시장 내 포지셔닝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런 자료는 단지 보고용이 아니라, “이 시장이 존재하며 우리는 그 안에서 이 지점을 노리고 있다”는 전략을 뒷받침하는 근거다.아무리 정교한 낚시 도구를 만들어도, 물속에 물고기가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뛰어난 낚시꾼은 정교한 장비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물고기가 실제로 있는 곳을 찾아다닌다. 마찬가지로 시장성은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머물지 않고 ‘이 제품을 필요로 하는 고객이 어디에 존재하는가’를 끊임없이 탐색하고, 실제 수요가 있는 지점을 발견해내는 능력이다.특히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한 초기 스타트업일수록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이 핵심 자산이 된다. 실제 고객이 존재하고, 그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방식으로 제품이 설계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이 시장성과 관련된 핵심 신뢰 요건이 된다.생존 넘어 ‘폭발적 성장’ 가능 여부 보여줘야 스타트업은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이 큰 사업이다. 그렇기에 투자자들은 높은 리스크를 감수하는 대신 그에 상응하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한다. 이 기대 수익은 단순히 생존이 아니라, 제품 생산과 마케팅이 본격화되었을 때 급격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확신에서 비롯된다. 다시 말해 “투자 이후 급격한 확장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는가”가 투자 유인의 핵심이다.이를 위해 스타트업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구조와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함께 증명해야 한다. 비즈니스 모델이 빠르게 ‘J커브형 성장’을 실현할 수 있는 구조인지 여부는 가장 핵심적인 평가 기준 중 하나다. 고객 수 증가에 따라 수익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고 동시에 비용은 일정 수준 이하로 효율적으로 통제될 수 있어야 한다. 초기 시장을 신속하게 선점할 수 있는 역량 역시 중요하다. 이는 경쟁사 대비 우위를 확보하고, 후속 투자 유치를 위한 중요한 설득 요소가 된다. 즉, 단순한 ‘확장 가능성’의 언급을 넘어 얼마나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지’ ‘얼마나 빠르게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실질적으로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확장 범위의 유연성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국내 시장만으로는 충분한 규모의 성장을 이루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한국은 인구 구조상 내수 시장의 성장에 한계가 뚜렷해 수출 가능성이나 해외 진출을 통한 스케일업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다른 지역, 국가 혹은 유사 산업군에서도 자연스럽게 통할 수 있는지 여부가 투자자의 판단 핵심 기준이다. 하지만 빠른 성장만으로는 부족하다. 진정한 가치는 지속가능한 경쟁우위에서 나온다. ▲기술력 ▲데이터 ▲네트워크 효과 ▲브랜드 ▲고객 라인 구조 ▲규제적 진입장벽 등은 후발주자가 쉽게 따라잡을 수 없는 요소다. 스타트업은 자신이 가진 경쟁력이 단기적인 ‘속도’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우위에 기반하고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신뢰와 예측 가능성이 투자를 만든다지금의 투자 시장은 여러모로 ‘빙하기’에 가깝다. ▲고금리 ▲경기 침체 ▲투자 회수 환경의 악화 ▲특정 분야로의 쏠림 등으로 초기 스타트업은 더욱 어려운 경쟁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이런 환경에서도 투자유치에 성공하는 기업은 있다. 그들은 본질적으로 불확실성 속에서 신뢰를 만들고, 예측 가능성을 제시하며, 확실한 수요와 실행력을 보여주는 팀이다. 투자자는 결국 “이 팀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확신을 원한다. 그 확신은 말이 아니라 행동, 가설이 아니라 실행, 가능성이 아니라 근거로부터 생긴다. 스타트업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숫자를 예쁘게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이 불확실한 환경에서도 이렇게 해내고 있다”는 현실적인 증거를 하나씩 쌓아가는 일이다. 그 증거들이 모여 결국 투자를 만든다.

2025.07.20 10:00

5분 소요
검색의 패러다임이 바뀐다…AI가 불러온 디지털 마케팅의 새로운 규칙들 [스페셜리스트 뷰]

전문가 칼럼

필자는 디지털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는 프랑스인이다. 커리어 초반에는 구글 검색 상위 노출이 디지털 마케팅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로 여겼다. 그 중요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검색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디지털 세계로 향하는 우리의 관문이었던 ‘검색’은 이제 인공지능(AI)를 중심으로 근본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한국은 독특한 온라인 검색 환경을 갖고 있지만,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고 해서 이 거센 변화의 흐름에서 비켜갈 수 없다. 오히려 기술 혁신과 신기술 도입에 있어 늘 앞서 온 국가이기에 새로운 검색 시대를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는 무대이기도 하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한국은 전 세계에서 유료 챗GPT 구독자 수 기준으로 두 번째로 큰 시장으로 떠올랐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CLOVA for AD’를 실험했고, 올해는 AI 브리핑 서비스를 선보였다. 카카오는 OpenA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SK텔레콤은 자체 AI 에이전트 ‘에이닷’을 출시했다. 스타트업 뤼튼은 108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라운드 투자 유치에 성공해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키워드 중심에서 문맥 기반 지능으로잠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2000년대 초반의 검색은 키워드 중심의 단순하고 예측 가능한 방식이었다. 구글·야후·네이버 등 주요 검색 엔진들은 키워드를 입력하면 관련 링크를 보여주는 구조로 작동했고, 마케터들도 이에 맞춰 검색어 최적화 전략을 펼쳤습니다.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검색 환경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 인스타그램·유튜브·레딧(Reddit)과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단순히 정보를 찾기보다, 다른 사람들의 경험과 추천을 참고하며 ‘소셜 검색’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그리고 현재 2020년대의 검색은 단순한 진화를 넘어 근본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첫 번째 변화는 챗GPT, 퍼플렉시티(Perplexity) 같은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하며 시작됐다. 이들은 링크 목록이 아닌, 맥락에 맞는 직접적인 답변을 제공하는 ‘생성형 엔진’을 도입하며 기존 검색 엔진의 트래픽을 잠식하고 있다.두 번째 변화는 기존 검색 엔진 내부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구글의 AI Overview, 네이버의 AI 브리핑처럼 AI가 요약한 정보를 상단에 배치하고 있다. 그동안 마케터들이 공들여 확보해온 광고 영역(SEM)과 자연 검색 결과(SEO)의 노출이 줄어들고 있습니다.세 번째 변화는 AI 에이전트의 등장이다. 이들은 이제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사용자를 대신해 이발 예약 같은 일상 업무까지 수행하며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링크가 아닌 답변을 원하는 사용자의 등장 이제 디지털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단순한 ‘클릭’이 아니라 ‘신뢰’다. 사용자들은 더 이상 여러 페이지에 걸친 검색 결과를 인내심 있게 살펴보지 않는다. 대신, 간결하고 직접적인 답변을 기대한다. 이는 단순한 편의성의 문제가 아니라, 생성형 엔진과 AI 에이전트, 그리고 그 기반이 되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발전이 사용자의 기대를 재정의한 결과다. LLM은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해 문맥을 이해하고, 마치 사람처럼 자연스럽고 정확한 답변을 생성할 수 있는 정교한 인공지능 시스템이다. 이러한 모델 덕분에 챗GPT나 Perplexity 같은 플랫폼은 기존의 검색 결과 리스트를 생략하고, 사용자 질문에 대해 대화형으로 바로 응답할 수 있게 됐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신생아가 있는 3인 가족에게 적합한 한국의 전기차는 무엇인가?”라고 질문한다고 가정해보자. 예전에는 다양한 광고·리뷰·제품 페이지를 일일이 클릭해가며 정보를 확인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챗GPT나 Perplexity와 같은 플랫폼이 ▲안전성 ▲편의성 ▲충전 속도 ▲가격 등을 비교한 구조적인 답변을 사용자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이러한 흐름이 가속화되면서 전통적인 웹사이트의 역할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사용자는 더 이상 링크를 클릭하지 않고, AI가 생성한 답변 자체를 신뢰한다. 이런 상황에서 마케터는 반드시 다음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LLM은 정보를 어디서 얻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알고 있어야 한다. 정확한 출처는 여전히 불분명하지만, 최근 다양한 연구에 따르면 LLM이 선호하는 정보 출처는 다음과 같다. 위키피디아·쿼라(Quora)·Reddit 등 사용자 기반의 크라우드소싱 플랫폼이다. 그리고 링크드인(LinkedIn)·인스타그램·유튜브 등의 소셜 네트워크가 꼽힌다. 개인 중심의 블로그 채널인 미디엄(Medium)·브런치·네이버 블로그 등도 LLM이 선호하는 정보 출처로 꼽힌다. 마지막으로 뉴욕타임즈 등의 글로벌 언론사가 LLM의 정보 출처다. 이런 변화는 마케터에게 새로운 전략적 질문을 던진다. 마케터는 ▲내 브랜드는 LLM이 신뢰하는 출처에서 충분히 눈에 띄고 있는가 ▲내 브랜드는 정확하고 긍정적으로 묘사되고 있는가 ▲나는 그 표현 방식을 주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가 등의 질문에 답변을 해야 한다. 결국, 새로운 사용자의 기대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변화된 기술 환경을 단순히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 이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실행해야 한다. 브랜드의 가시성이 이제 LLM의 인식에 좌우되는 시대, 마케터는 기존의 검색 최적화 전략을 넘어 AI 상에서의 브랜드 존재감을 능동적으로 관리하는 새로운 역할을 맡아야 한다. AI가 브랜드를 인식하는 방식 이해 필수 그동안 마케터들은 ‘사람’을 중심으로 전략을 설계했다. 이제는 또 하나의 중요한 오디언스(잠재 고객 집단)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바로 AI다. AI가 브랜드를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브랜드의 노출과 신뢰도가 결정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마케터는 세 가지 전략을 중심으로 대응해야 한다. 첫 번째 ‘모델 점유율’(Share of Model)을 측정해야 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서 주목한 모델 점유율은 생성형 AI가 제시하는 답변 내에서 브랜드가 얼마나 자주, 어떤 방식으로 언급되는지를 측정하는 새로운 지표다. 이는 기존의 검색 점유율(Share of Search)이나 음성 점유율(Share of Voice)을 보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생성형 AI는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라는 질문에 내 브랜드를 얼마나 자주 언급하는가 ▲LLM은 내 브랜드의 강점과 약점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이런 인식이 Gemini·챗GPT·메타 라마(Meta Llama) 등 서로 다른 모델 간에도 일관되는가 등의 질문이다. 두 번째는 AI가 신뢰하는 출처를 파악하는 것이다.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를 위한 플랫폼 셈러시(SEMrush)의 최신 조사에 따르면 생성형 AI는 공식 브랜드 웹사이트보다 Quora·Reddit· LinkedIn 등 커뮤니티 기반의 신뢰도 높은 사이트를 더욱 빈번하게 인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LLM이 실제로 참고하는 정보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마케터는 자사 카테고리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는 도메인을 파악하고, LLM이 신뢰하는 매체에서 브랜드가 긍정적으로 언급되도록 PR 전략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예를 들면 ‘지속 가능성’이나 ‘가격 경쟁력’이 브랜드의 핵심 포지셔닝 요소라면, 해당 특성과 관련된 키워드로 자주 언급되는 매체나 플랫폼에서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AI를 활용해 ‘사전 진단’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콘텐츠를 제작할 때도 이제는 ‘AI 대상 테스트’가 필수다. ▲광고 ▲제품 상세 페이지 ▲영상 등 어떤 유형의 콘텐츠이든 실제 캠페인을 시작하기 전에 생성형 AI에게 해당 콘텐츠를 해석하게 하여 브랜드 메시지가 의도한 대로 전달되는지 점검해야 한다. 이러한 AI 기반 사전 진단(Pre-Flight Test)은 단순한 품질 검수를 넘어서는 것이다. 사람과 알고리즘이라는 두 오디언스를 동시에 고려하는 전략적 정렬 수단이 될 수 있다. AI 인사이트 엿보기이러한 전략들이 실제로 어떤 인사이트로 이어지는지 확인해보자. 최근 모델 점유율 리서치 결과에서 도출된 사례를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아래 사례는 글로벌 디지털 마케팅 기업 젤리피쉬(Jellyfish)는 'Share of Model' 분석 기능을 활용해 한국 시장 내 패션 브랜드를 대상으로 리서치를 수행한 결과다. 샤넬(Chanel)의 언급률은 99.7%를 차지해 평균 2위라는 순위를 기록했다. 한국 내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중에서도 AI가 가장 자주 언급하고 높은 위치에 배치하는 브랜드 중 하나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LLM에게 “한국의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는 무엇인가”라고 물었을 때 Chanel은 거의 항상 추천되는 브랜드 중 2위 안에 위치한다는 의미다.반면,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오프화이트(Off-White)의 언급률은 43.8%로 절반 이하에 그친다. 추천 브랜드 상위 20위 안에 포함되는 경우도 드물다. 이는 AI가 브랜드를 인식하고 추천하는 방식에 있어 분명한 격차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산드로·띠어리 분석 결과...LLM의 브랜드 인식 이해할 수 있어▲우아함 ▲미니멀리즘 ▲가성비 등의 브랜드 특성에 대해 LLM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분석했다. 프랑스 브랜드 산드로(Sandro)는 우아함과 50%의 긍정적 연관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미니멀리즘과는 단 한 번도 연결되지 않았다. 이와 다르게 미국 브랜드 띠어리(Theory)는 우아함(20%)과 미니멀리즘(21%) 모두와 고르게 연결됐다. 보다 균형 잡힌 브랜드 이미지로 인식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약점’으로 인식되는 항목을 살펴보면 Sandro는 ‘비싸다’(37%)와 ‘내구성이 약하다’(19%)는 이미지가 두드러졌다. 이에 반해 Theory는 ‘비싸다’(36%)와 ‘평범하다’(12%)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면,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사용하는 LLM마다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딥시크(DeepSeek)는 Sandro를 31%의 비율로 ‘내구성이 떨어지는 브랜드’로 평가했지만, Meta Llama는 한 번도 그렇게 평가하지 않았다. Theory의 경우에도 Meta Llama는 30%의 비율로 ‘평범하다’고 인식한 반면, Gemini에서는 같은 평가지표가 단 8%에 불과했다.이처럼 브랜드에 대한 평가와 해석은 AI 모델마다 상당한 편차를 보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마케터가 단순히 하나의 LLM 반응에 의존하면 안되는 것이다. 주요 LLM들의 인식 차이를 면밀히 분석하고, 자사 브랜드가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다각도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차이는 LLM이 주로 참조하는 정보 출처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네이버 블로그·인스타그램·무신사 등은 자주 인용되는 주요 도메인이지만 인용 빈도는 LLM마다 확연히 다르다. 무신사는 ChatGPT·Perplexity·Claude·Meta Llama에서 빈번하게 인용되는 반면, DeepSeek와 Gemini에서는 거의 인용되지 않았다. 이는 마케터가 자사 브랜드가 노출되기를 원하는 LLM이 신뢰하는 매체가 어디인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고 그에 맞는 콘텐츠 배치 및 홍보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인사이트 이후의 전략…실행이 성과를 만든다 아무리 정교하고 흥미로운 인사이트라도,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AI와 기술은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시간을 크게 단축해주지만, 그것을 브랜드 전략과 연결하고 실질적인 성과로 전환하는 일은 여전히 마케터의 몫이다. 예를 들어,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은 한국 시장에서 특정 브랜드가 Meta Llama에 의해 ‘너무 평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 상위 인용 도메인 중 하나인 인스타그램에 어떤 콘텐츠가 노출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브랜드 고유의 스타일과 강점을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도록 메시지를 조정하거나, 적합한 인플루언서 풀을 재구성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궁극적으로 AI 시대에도 브랜드의 방향을 정하고 실행에 옮기는 주체는 사람이다. 기술이 인사이트를 제공해줄 수는 있지만, 경쟁력을 만드는 것은 실행력이다. AI에 각인되어야 경쟁력 만들 수 있어 검색의 중요성은 줄어들지 않았고, 오히려 그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성공의 기준은 달라졌다. 이제 단순히 검색 결과 상단에 오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브랜드가 AI의 인식 속에 자리 잡는 것, 그것이 새로운 경쟁력이다. 사람을 위한 검색 최적화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는 AI가 어떻게 브랜드를 이해하고 기억하는지를 관리해야 할 때다. 이는 단순한 기술 변화가 아닌, 디지털 마케팅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는 신호다.결국 마케터는 두 가지 오디언스를 함께 마주하게 됐다. 하나는 소비자, 다른 하나는 소비자의 결정을 돕는 AI다. 브랜드를 AI에 먼저 각인하지 않으면 경쟁사나 알고리즘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할 것이다. 필자인 에티엔 고테롱은(Etienne Gautheron) 프랑스·네덜란드·한국에서 활동해온 글로벌 디지털 전략가다. 프랑스의 Institut Mines-Télécom과 KAIST에서 복수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기술과 마케팅의 교차점에서 커리어를 쌓아왔다. 네덜란드에서는 미국 SaaS 스타트업 Optimizely의 유럽 시장 확장을 지원했고, 이후 프랑스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Reeport에 합류했다. 이 스타트업은 글로벌 디지털 마케팅 그룹 젤리피쉬(Jellyfish)에 인수됐고, 현재 젤리피쉬의 한국 지사를 총괄하고 있다. 또한 프랑스와 한국의 기술 스타트업 생태계를 잇는 비영리 단체 ‘라 프렌치 테크 서울’(La French Tech Seoul)의 공동 회장으로 2년간 활동한 바 있다.

2025.07.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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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기업 만들고 싶은 기업인을 위한 참고서 [새로 나온 책]

미래의 조직, 조직의 미래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든다는 것은 대다수의 기업가와 창업가들이 바라는 것이다. 흔히 ‘100년 기업’이라고 부르지만 현대 사회에서 기업의 수명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 따르면 스탠더드 앤 푸어 500(S&P 500,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500개의 가장 큰 기업들의 주가 지수) 기업의 수명이 1958년에는 61세였지만 1995년에는 22세로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최근 미국 주식시장을 이끄는 기업들을 ‘MANAMANA’(MS·Apple·Netflix·Amazon·Meta·Adobe·Nvidia·Alphabet)라고 한다. 1975년 설립된 MS, 1976년 설립된 애플을 제외하면 대부분 역사가 길지 않다. 나머지 기업은 모두 20~30년 밖에 안됐다. 넷스케이프·아메리칸온라인·야후·라이코스 등 한때의 강자들도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됐고, 그 뒤를 후발 주자들이 차지했다. 100년 기업을 만드는 데 중요한 것은 시대의 흐름을 이끌거나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조직모델을 설계하는 것이다. 조직모델 설계는 구성원의 업무 방식과 의사결정 방식을 좌우하여 기업 성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경영 활동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MS의 사업과 조직 문화 전반을 혁신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폐쇄적이고 협업이 없는 경쟁 체제였던 사업부제를 과감히 폐지하고, 고객과 플랫폼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이처럼 조직 문화 혁신을 통해 100년 기업을 만들고 싶은 이들에게 좋은 참고서가 나왔다. 삼성글로벌리서치에서 펴낸 ‘미래의 조직, 조직의 미래’다. 조직설계의 기초부터 제대로 공부할 수 있고, 조직설계에 대한 다양한 쟁점을 실제 사례를 통해 쉽게 풀어냈다.이 책은 조직모델 설계를 고민하는 이들이 생각해봐야 할 쟁점을 14가지 질문과 답으로 제시한다. 조직모델 설계를 기초부터 꼼꼼히 배우고 싶은 기업인에게 ‘왜, 지금 미래 조직모델인가?’, ‘전략이 먼저인가, 조직이 먼저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 스타트업 창업가에게는 ‘초기 스타트업의 조직구조, 어디서 어떻게 출발해야 할까?’, ‘빠른 실행이 가능한 조직모델 구축 방법은?’ 등의 질문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게 한다. 신사업 추진에 적합한 조직모델을 찾고 싶은 기업인에게는 ‘사내벤처, 어떻게 육성하고 활용할 것인가?’, ‘개별 기업을 뛰어넘는 합종연횡 조직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등의 질문을 던지며 해답을 찾도록 돕는다.이 책은 조직설계 전문가들이 함께 썼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액센츄어 등을 거쳐 현재 삼성글로벌리서치 리서치 펠로우로 일하는 박정우, UBM과 삼성글로벌리서치 연구원을 거쳐 현재 DI컨설팅 대표로 있는 김명진 등이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미래를 사는 사람 샘 올트먼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를 입체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올트먼 CEO를 깊이 파고든 사람은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키치 헤이기다. 그는 특집 인터뷰를 계기로 올트먼이라는 인물이 궁금해졌고, 그의 가족·친구·교사·공동 창업자 등 주변 인물들과 250번 이상 인터뷰하며 올트먼을 체적으로 분석했다. 키치 헤이기는 샘 올트먼을 ‘속도를 중시하고 위험을 즐기는, 영리한 거리의 해결사’라고 평했다. 이 책은 올트먼이 세인트루이스에서 보낸 조숙한 어린 시절부터 성장하며 겪은 크고 작은 과정들을 세세하게 그려낸다. 도시 관측소저자인 김세훈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25년간 전 세계 도시를 탐구해온 도시설계학자다. 그가 생각하는 진정한 도시의 모습이 이 책에 잘 드러난다. 책에서 말하는 ‘도시 관측소’란 공간의 가치와 맥락을 읽어내고 자신의 의사결정을 내재화하는 능력을 뜻한다. 쉽게 말해, 어떤 장소에 가능성이 있는지, 어디에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실험되고 있는지를 감지하는 능력이다. 김세훈 교수는 도시의 움직임과 공간의 변화를 이해해야 자신의 미래와 관련지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도시의 위기와 가능성, 그리고 미래 전략을 동시에 조망한다. 지금 우리가 준비해야 할 미래“한국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최초의 나라가 될 것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인구학 명예교수인 데이비드 콜먼의 분석이다. 초저출산·초고령화로 대표되는 인구감소 시대는 우리 삶에 여러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책은 한국경제연구원을 주축으로 전문가 13인이 인구감소 시대에도 성장할 수 있는 전략과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은 수요가 줄고 경제 활동이 위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방식의 전환’을 제안한다. 대량 생산이라는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책은 축소의 시대에 생존하는 법을 제시한다.

2025.07.20 08:00

3분 소요
‘RE100 꼴찌’ 탈출의 시간 [EDITOR’S LETTER]

전문가 칼럼

여름철 찜통더위의 기준은 ‘폭염 한계선’으로 불리는 40도인데요, 올해는 8월도 되기 전인 7월 초에 경기 파주가 40.1도, 광명이 40.2도를 찍었습니다. 살인적인 불볕더위에 온열질환자는 작년보다 3배(1550명)나 증가했고 추정 사망자도 6명 늘었습니다. 폭염은 바다도 데우면서 양식장의 집단 폐사로 인해 인기 횟감인 우럭과 광어의 가격이 크게 올랐습니다. 한반도 바다가 뜨거워지며 시간당 100㎜가 넘는 국지성 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도 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이상 기후는 전 세계적인 현상인데요, 유럽과 북미는 기록적인 폭염과 극심한 가뭄, 거센 산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이상 기후는 화석연료가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지구를 뜨겁게 달궈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그 해결책으로 태양광과 풍력·수력 등 재생에너지를 제시했습니다. 영국의 다국적 비영리단체인 더 클라이밋은 일찍이 온실가스로부터 지구를 구하자며 2014년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2050년까지는 100% 재생에너지로 대체하자는 ‘RE(Renewable Energy)100’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애플·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취지에 공감해서 적극 참여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삼성전자,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 등 30여 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한국 기업의 RE100 이행률이 지난해까지 24%밖에 안 될 정도로 지지부진하다는 점입니다. SK하이닉스·삼성디스플레이·SK스페셜티가 재생에너지 사용률 100%를 달성했고, 삼성전자 97%, 아모레퍼시픽 97% 등이 100%에 근접하고 있지만 이는 모두 해외 사업장 얘기입니다. 국내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공급량 자체가 턱없이 부족해 RE100을 하고 싶어도 못 하고 있다며 한숨을 쉬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은 2030년 재생에너지 공급 목표가 21.6%로, 영국 85%, 독일 75%, 미국 59%, 일본 38% 등에 뒤처져 OECD 37개국 중 꼴찌입니다. 이를 보면 정부가 RE100 이행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정도인데요, 그도 그럴 것이 윤석열 전 대통령은 “RE100이 뭐죠?” “재생에너지 100%,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등 무관심과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이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세계적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뒤처져 있는데요, 이는 수출국가로서 매우 치명적입니다. 해외에서 재생에너지로 만든 제품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서입니다. 그래서 최근 이재명 정부가 재생에너지 전기로 100% 가동되는 ‘RE100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며 관계부처 합동 TF를 꾸려 상세 계획과 특별법 제정안의 논의를 시작한 것이 참으로 다행입니다. 이 대통령은 RE100 산단에 규제 제로 기업 환경, 매력적인 교육·정주 여건 등 강력한 인센티브 제공도 주문했습니다. 정부의 확실한 의지는 확인된 만큼 이제는 속도를 내야 합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2025.07.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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