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중국에서는 폐전자기기에서 금을 추출한다는 이른바 '유심 연금술' 영상이 확산하며 투자 과열 심리와 안전 논란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1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매체 보도에 따르면 광둥성의 한 남성은 SNS에 올린 영상에서 폐휴대전화의 유심(SIM) 카드와 각종 전자 부품을 강산성 용액으로 녹인 뒤 전해 환원 공정을 거쳐 금을 분리하는 과정을 공개했다. 그는 약 190g이 넘는 금을 얻었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시세 기준 수천만원에 달하는 규모다. 영상은 금값 상승과 맞물려 빠르게 확산했고,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는 실제 수익 가능성을 따져보려는 시도까지 이어졌다.하지만 귀금속 재활용 업계 전문가들은 해당 수치가 현실과 거리가 멀다고 평가한다. SIM 카드 한 장에 포함된 금의 양은 1mg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영상 속 주장대로 수백 그램에 가까운 금을 얻으려면 사실상 산업 규모의 폐기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가정 환경에서 의미 있는 양의 금을 추출하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한다.문제는 안전성과 환경 리스크다. 영상에 등장하는 공정에는 강산성 화학물질이 사용되는데, 이는 인체 화상과 유독가스 노출, 토양·수질 오염을 동시에 유발할 수 있다. 중국 현지에서는 모방 실험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일부 지역 당국은 온라인을 통한 위험 공정 확산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논란이 커지자 영상 게시자는 유심 카드 외에도 도금 성분이 많은 다른 전자 폐기물을 함께 사용했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형성된 기대 심리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값 급등 국면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과장된 수익 사례에 쉽게 노출되는 구조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실제로 중국에서는 금 투자 열풍이 실물 시장을 넘어 금융 영역으로 번지고 있다. 최근 광둥성 선전의 한 금 투자 플랫폼이 투자자 자금을 상환하지 못해 대규모 피해를 낸 사건은 과열된 투자 심리의 부작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해당 업체는 금 가격 연동 상품을 내세웠지만, 불법 파생상품 판매 의혹까지 겹치며 당국 수사를 받고 있다. 피해 규모는 수조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중국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금 소비국이다. 민간 보유 금 규모가 세계 상위권에 속하고, 최근에는 장신구를 넘어 투자 목적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금 상장지수펀드(ETF)로 유입된 자금만 수십조 원에 달했다는 점은 금이 사실상 대체 투자자산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이 같은 흐름 속에서 전자제품 속 금에 대한 관심도 재조명되고 있다. 실제로 과거 한정판 휴대전화나 가전제품에 순금 장식이 사용된 사례가 다시 화제가 되며, ‘숨은 금 찾기’에 대한 대중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자제품에 포함된 귀금속은 산업적 재활용 체계를 통해 처리하는 것이 경제성과 안전성 측면에서 모두 합리적이라고 강조한다.결국 '유심 연금술' 논란은 금값 급등이 만들어낸 상징적 장면에 가깝다. 금을 둘러싼 기대와 불안, 그리고 투기 심리가 결합하면서 정보 과장과 안전 리스크, 금융 사기까지 동시에 증폭되는 구조가 드러났다는 점에서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 투자 열풍이 이어질수록 개인 투자자 보호와 관련 규제, 그리고 정확한 정보 제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