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돈 먹는 하마’ 배달앱 왜 할까…신한·하나은행 속내는?
- [착한 배달앱은 살아남을까]③
플랫폼 수익보다 데이터·금융 접점 확보에 방점
상생도 경쟁력…소상공인 금융지원 생태계 확장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배달앱은 경쟁이 치열한 대표적인 플랫폼 사업이다. 시장 1위인 배달의민족도 서비스 출시 이후 첫 흑자까지 6년이 걸렸고, 이후에도 흑자와 적자를 반복하는 등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드는 데 시간이 걸렸다. 이런 시장에 은행들이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신한은행은 배달앱 ‘땡겨요’를 직접 운영하고, 하나은행은 공공배달앱 ‘먹깨비’와 손을 잡았다. 방식은 다르지만 두 은행 모두 배달플랫폼 자체의 수익보다 금융과의 시너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신한은 직접, 하나는 제휴…같은 목표, 다른 전략
배달앱은 이용자와 가맹점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구조다. 서비스 경쟁이 치열한 데다 개발·운영·마케팅 비용이 지속적으로 투입돼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기 쉽지 않다. 배달의민족이 2010년 서비스 출시 후 6년 만에 첫 영업이익 흑자를 냈지만 이후에도 흑자와 적자를 오간 것은 이러한 시장 특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은행들도 후발주자로 배달앱 시장에서 의미 있는 점유율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점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은행들이 배달앱 사업을 이어가는 이유는 플랫폼 자체의 수익보다 금융 접점을 넓히는 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플랫폼을 직접 운영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신용평가와 금융상품으로 연결하는 전략을 택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21년 말 ‘땡겨요’를 출시해 직접 운영하며 플랫폼을 키우고 있다. 지난 5년간 이용자와 가맹점을 늘려왔지만, 기존 대형 플랫폼이 장악한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플랫폼 사업 자체만으로는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땡겨요에서 발생하는 중개수수료 등 플랫폼 관련 수익은 은행 비이자 부문에 반영되지만, 아직은 은행의 비이자이익에 큰 일조는 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신한은행은 플랫폼 자체의 수익보다 고객 기반 확대와 금융서비스 확장 효과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지켜보던 하나은행은 신한은행과 다른 방식으로 배달앱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나은행은 올해 4월 공공배달앱 ‘먹깨비’ 운영사와 전략적 업무 제휴를 맺었다. 플랫폼 개발과 운영은 먹깨비가 맡고, 하나은행은 플랫폼 마케팅을 지원하고 가맹점주 대상 금융지원에 나서는 방식이다. 하나은행은 이를 통해 플랫폼 운영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배달업은 은행 고유업과는 전혀 다른 이종산업”이라며 “리스크 관리와 비용 효율성을 고려해 직접 운영 대신 간접 제휴 방식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간접 제휴 방식이기 때문에 직접 발생하는 비이자수익은 없지만, 먹깨비 채널을 통해 개인 고객과 소상공인 고객이 유입되는 구조인 만큼 금융거래 확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보다 데이터…은행의 진짜 계산
두 은행의 공통점도 있다. 은행들이 배달앱을 바라보는 시각은 일반 플랫폼 기업과 다르다는 점이다. 두 은행 모두 배달앱을 독립적인 수익사업이라기보다 소상공인 고객을 확보하고 금융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한 접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배달앱은 주문과 결제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소상공인의 영업활동이 집약되는 플랫폼이다. 주문과 매출, 거래 지속성 등 영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이를 계좌·카드·대출 등 금융서비스와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 은행에는 중요한 자산이다.
신한은행은 땡겨요를 통해 가맹점별 주문과 매출 흐름, 거래 지속성 등 실제 영업활동과 관련된 비금융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이 데이터는 기존 금융정보와 함께 소상공인의 영업력을 평가하는 데 활용된다. 주문과 매출 흐름 등을 반영한 대안신용평가모델은 현재 ‘땡겨요 사업자대출’과 ‘땡겨요 이차보전대출’ 등 소상공인 금융상품에 적용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땡겨요를 통해 얻는 정보는 계좌 입출금 내역이나 기존 신용정보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정보”라며 “플랫폼 데이터를 함께 활용하면 매출의 지속성과 변동성, 영업활동의 안정성 등을 보다 세밀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땡겨요를 직접 운영하지 않을 경우 외부 배달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개별 가맹점의 상세 영업정보를 은행이 동일한 수준으로 지속 확보하기는 어렵다”며 “소상공인의 실제 사업 현황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접점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하나은행은 제휴를 통해 금융 접점을 넓히는 전략을 택했다. 먹깨비의 플랫폼 데이터는 제공받지 않지만, 먹깨비 이용자를 대상으로 대출·보증·카드 등 금융서비스를 연계해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하나은행은 올해 3분기 먹깨비 전용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며, 최근에는 인천신용보증재단과 협약을 맺고 먹깨비 가맹점을 대상으로 보증 한도 확대와 보증료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등 정책금융 연계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정책적·공익적 효과도 더해진다. 낮은 배달앱 중개수수료를 기반으로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지원하는 것은 은행의 포용금융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결국 은행이 배달앱에서 기대하는 것은 플랫폼의 흑자 자체가 아니다. 소상공인과의 접점을 넓혀 금융서비스를 확장하는 한편, 상생금융 이미지를 제고하는 효과도 함께 노리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땡겨요의 성과를 당장의 수수료 수익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상생 측면에서는 가맹점의 중개수수료와 광고비 절감 효과, 지역화폐 이용 확대,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 입점 소상공인 대상 금융지원 실적 등을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플랫폼의 성장이 단순한 거래 규모 확대에 그치지 않고, 소상공인의 매출 확대와 비용 절감, 소비자 혜택 및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지 여부”라고 덧붙였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먹깨비와 제휴는 단기적인 숫자로 협업 성패를 평가하지 않는다”면서 “이를 통해 착한배달 먹깨비가 민간 배달앱을 포함한 배달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이는 곧 요식업 소상공인과도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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