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주요 대학 수시 경쟁률이 나왔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이른바 '서연고' 자연계열 수시 평균 경쟁률은 15.36대 1을 기록했다. 고려대가 21.45대 1, 연세대가 16.29대 1, 서울대가 8.15대 1이었다. 지난해 2025학년도 평균 16.57대 1과 비교하면 하락세다. 전년도 기준으로 고려대 21.49대 1, 연세대 19.10대 1, 서울대 9.37대 1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3개 대학 자연계열 모두 경쟁률이 줄어든 셈이다.
대기업 계약학과, ‘의대 다음 라인’ 부상의약학계열 지원 열기도 다소 식었다. 전국 의대·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 평균 경쟁률은 25.81대 1로 집계됐다. 의대는 평균 25.28대 1, 치대는 18.10대 1, 한의대 18.62대 1, 약대가 34.83대 1, 수의대 20.38대 1이었다. 지난해 2025학년도 의·치·한·수·약 평균 경쟁률 27.94대 1에 비해 하락했고, 지원자 수도 3만1,571명(21.9%) 줄었다.합격선과 지원자 선호도를 고려할 때, 의약학계열 다음 라인으로 꼽히는 곳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기업 계약학과인 셈이다.현재 계약학과를 운영하는 대기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삼성SDI 등 7곳이다. 이들 기업은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포항공대, 경북대, 한양대, 서강대, 숭실대, 가천대 등 9개 일반대학과 계약학과를 두고 있으며, 카이스트 등 4개 과학기술원에서도 삼성전자와 계약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계약학과별 경쟁률을 보면 기업별 희비가 엇갈린다. 삼성전자와 연계된 5개 대학의 2026학년도 수시 평균 경쟁률은 18.33대 1로, 전년도 21.16대 1에서 낮아졌다. 지원자 수도 4973명에서 4,492명으로 481명(9.7%) 줄었다. 반면 SK하이닉스와 연계된 3개 대학 평균 경쟁률은 30.98대 1로, 전년도 28.15대 1보다 상승했다. 지원자 수도 2,027명에서 2478명으로 451명(22.2%) 늘었다.삼성전자가 운영하는 대학별 계약학과 경쟁률은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가 31.22대 1로 가장 높았고, 성균관대 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가 23.29대 1, 경북대 전자공학부 모바일공학전공이 17.85대 1, 고려대 차세대통신학과 14.10대 1, 포항공대 반도체공학과 12.38대 1,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11.01대 1 순이었다.SK하이닉스와 연계된 계약학과의 경우,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가 무려 48.50대 1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한양대 반도체공학과 36.59대 1,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12.04대 1 순이었다.만만치 않은 기업 연계 계약학과 경쟁률삼성전자 외 다른 기업과 연계된 계약학과도 경쟁률이 만만치 않았다. 현대자동차와 계약한 고려대 스마트모빌리티학부는 13.00대 1, LG디스플레이와 연세대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는 12.22대 1, LG유플러스와 숭실대 정보보호학과는 11.58대 1,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가천대 클라우드공학과는 37.57대 1이었다. 2026학년도에 신설된 삼성SDI-성균관대 배터리학과는 17.94대 1로 첫해부터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기업별 평균 경쟁률을 보면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37.57대 1로 가장 높았으며, 전년도 34.48대 1에서 상승했다. 지원자 수도 65명(9.0%) 증가했다. 이어 SK하이닉스 30.98대 1, 삼성전자 18.33대 1, 삼성SDI 17.94대 1, 현대자동차 13.00대 1, LG디스플레이 12.22대 1, LG유플러스 11.58대 1 순으로 나타났다.과학기술원 내 계약학과도 열기가 이어졌다. 삼성전자와 연계한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반도체공학과는 경쟁률 9.89대 1로 전년도 9.12대 1에서 올랐다. 지원자 수도 39명(17.1%) 증가했다. 광주과학기술원 반도체공학과 역시 6.40대 1로 전년도 5.72대 1보다 상승했고, 지원자 수도 17명(11.9%) 늘었다. 한국과학기술원은 4.20대 1을 기록했으나, 전년도에는 학과별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아 비교는 어려웠다. 울산과학기술원은 지난해와 올해 모두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았다.다만 대기업 계약학과, 특히 반도체학과는 의약학계열과 중복합격이 잦은 전형으로 꼽힌다. 수시 6회 지원 제한 탓에 상당수 학생이 의·치·한·약 합격 후 계약학과를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런 중복합격 이탈 현상에도 불구하고 일반고 학생들의 합격선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일반고 기준 합격선은 대체로 1등급 초·중반대에서 형성된다. 반면 과학고 출신들은 중복 이탈 규모에 따라 합격선 변동 폭이 크다. 일반고가 1등급 초·중반이라면, 과학고는 5등급 내외까지 합격선이 내려갈 수 있다.특히 남학생 최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는 의약학계열을 선호하지 않을 경우, 반도체 계약학과 지원으로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실제로 대기업 계약 반도체학과 합격생의 남학생 비율은 8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향후 계약학과 선호도가 기업의 경영성과와 비전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기업 상황이 직접적으로 학과 매력도에 반영될 수 있으며, 그 변동 폭은 매년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2026학년도 경쟁률에서도 이미 기업들의 경영상황이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