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끝 모를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 달러 약세,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 매수 확대가 맞물리면서 내년 상반기에는 온스당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이 경우 국내 금값은 순금 한 돈 기준으로 100만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런던금시장협회(LBMA)에서 금 현물 가격은 장중 한때 온스당 3646.29달러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된 금 선물 12월물도 전날보다 0.7% 오른 3677.40달러에 마감됐다.국내 역시 상승세가 가파르다. KRX금시장에서 1kg 현물 가격은 165만9100원으로 열흘 새 약 10% 급등했고, 한국금거래소 기준 순금 한 돈 가격은 70만7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불과 1년 전보다 53% 상승한 수치다.상승의 주된 요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다. 최근 고용지표 부진으로 시장은 최소 0.25%p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일부는 0.5%p '빅컷'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달러 약세도 금 수요를 밀어 올리고 있다. 달러지수(DXY)는 97선 중반까지 밀리며 지난해 110선 대비 크게 하락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준 압박,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 매수 확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신흥국을 중심으로 '탈달러화' 흐름이 강화되면서 중앙은행의 연간 금 보유 순증 규모는 2015~2019년 대비 두 배로 확대됐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만 210톤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값의 우상향 추세를 점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상반기 온스당 4000달러, 경우에 따라 5000달러 가능성까지 제기했으며, 이는 국내 금 한 돈 가격이 100만 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 역시 금리 인하, 달러 약세, 지정학 리스크를 근거로 내년 금값 고공행진을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