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CONOMIST

ECONOMIST MAGAZINE

1856호 매거진 커버 이미지

1856호 2026-10-12

K브랜드, 다시 중국으로

정기
구독
최대주주 측 지분 20% 밑도는 오스테오닉…배당은 ‘장기 검토’

산업 일반

오스테오닉의 최대주주인 이동원 대표가 올해 상반기 보유 지분을 늘렸지만,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여전히 20%를 밑돈다. 정족수 부족으로 주주총회 안건이 부결된 사례도 있어 다른 주주들의 의결권 참여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회사는 제품 개발과 생산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며 사업 확대에 나서는 가운데, 배당은 장기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이다.이동원 대표 지분율 15.18%→15.50%오스테오닉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이 대표의 보유 주식은 320만1892주다. 지난해 말 313만5997주보다 6만5895주 늘었다. 지분율은 15.18%에서 15.50%로 0.32%포인트(p) 높아졌다.최석태 이사와 최현준 이사의 보유 주식은 각각 54만주와 21만주로 변동이 없었다. 두 사람의 지분율은 각각 2.61%, 1.02%다. 보고서에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 있는 주식 합산 지분율이 19.76%로 기재돼 있다. 지난해 말 19.39%보다 높아졌지만 여전히 20%를 밑돈다. 특히 이 대표가 최근 지분을 늘렸어도 과거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 대표는 2023년 9월 말 373만5997주, 18.08%를 보유했다. 올해 6월 말 보유 주식은 당시보다 53만4105주 적다.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말 국내 상장기업의 최대주주 평균 지분율은 29.21%, 특수관계인 평균 지분율은 10.46%로 합계는 39.67%였다. 오스테오닉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합산 지분율이 국내 상장사 평균보다 낮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요인 등으로 주총에서 필요한 의결 정족수를 확보하지 못한 사례도 있다. 올해 3월 27일 정기주총에서는 정관 일부 변경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이, 지난해 3월 정기주총에서는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안건이 정족수 부족으로 부결됐다. 최대주주 측 지분만으로 안건을 처리하기 어려워 다른 주주들의 참여와 찬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제품 개발 자금 조달…배당 계획은 미정자기주식 활용도 살펴볼 대목이다. 오스테오닉은 2024년 8월 자기주식 85만9682주를 교환 대상으로 약 49억7400만원의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돈을 빌리면서 채권자가 원하면 정해진 조건에 따라 채권을 회사 보유 주식으로 바꿀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발행 공시에 따르면 목적은 스포츠메디슨과 척추 제품군 확대에 필요한 운영자금 확보였다. 회사는 추가 제품 개발과 생산, 인허가, 품질 관리에 필요한 인건비와 재료비 등에 조달 자금을 사용할 계획을 제시했다.지난해 2월에는 15억원에 대한 교환권이 행사돼 자기주식 25만9246주가 채권자에게 넘어갔다. 새로운 주식을 발행하지 않아 전체 발행주식 수는 변하지 않았다. 올해 6월 말 남은 교환 대상 자기주식은 60만436주로 전체의 2.91%다. 자기주식 교환 자체로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회사가 보유할 때는 의결권이 없던 주식에 의결권이 생긴다. 남은 주식도 교환되면 전체 의결권에서 최대주주 측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들 수 있다.배당은 장기 검토 단계로 여겨진다. 오스테오닉은 현재 배당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배당할 수 있는 이익 범위에서 ▲재무 안정성 ▲성장 투자 ▲주주가치와 경영환경 등을 고려해 적정 수준의 배당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익이 커지고 있는 만큼 배당 검토가 구체적인 주주환원 계획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2026.10.12 10:30

3분 소요
“덜 일하고 월급은 그대로?”…주 4.5일제에 빠진 질문

산업 일반

'저녁이 있는 삶'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등장한 정치 슬로건이다. 손학규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가 내건 ‘저녁이 있는 삶'은 당시 장시간 근로에 지친 직장인들의 마음을 파고든 덕에 대중의 큰 호응을 얻었다. 손 후보는 경선에서 탈락했지만 이 슬로건은 살아남아 '일과 삶의 균형 찾기'라는 시대적 요구를 상징하는 표어가 됐다. 산업혁명 이후 서구의 노동운동 역사는 근로시간 단축의 역사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주 6일 근무에서 주 5일 근무로, 다시 주 52시간 상한제로, 일하는 시간은 꾸준히 줄었다. 과거 주 5일제 도입에 앞장섰던 은행권이 또 한 번 근로시간 단축을 향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금융노사는 지난 6일 임금·단체협약을 최종 타결하고 내년 4월부터 은행 영업 시작시간을 오전 9시에서 9시30분으로 늦추기로 했다. 주 1시간 범위에서 출근 시각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제도도 신설했다. 금융노조가 요구해온 주 4.5일제 도입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문제는 생산성이다.은행이 영업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배경에는 금융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있다. 모바일뱅킹과 인터넷뱅킹이 보편화하면서 고객이 은행 창구를 직접 찾아야 할 필요가 과거보다 줄었다. 인공지능(AI)은 고객 상담과 여신 심사, 내부 업무처리까지 바꾸고 있다. AI가 사람의 노동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면서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고객 불편 없이 업무량과 근로시간을 함께 줄일 수 있는지가 앞으로의 과제다.생산성 향상을 전제조건으로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방향이다. 이를 부정하거나 거부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생산성은 그대로인데 '적게 일하고 더 받겠다'는 식의 접근으로는 사회적 합의에 도달하기 어렵다. 줄어든 노동시간만큼 생산이 감소한다면 그 부담은 결국 기업과 소비자, 나아가 경제 전체가 나눠져야 하기 때문이다.최근 한국은행 총재를 지낸 이창용 서울대 특임교수가 한은 연구팀과 함께 발표한 ‘근로시간 제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따르면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소득 하위 20% 근로자의 초과근로시간은 15.5%, 초과급여는 15.9% 줄었다. 총급여도 1.3% 줄었다. 근로시간 규제가 저소득 근로자에게는 소득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생산성 향상 없는 근로시간 단축이 낳은 결과물이다. 해법은 일이 몰릴 때 집중적으로 일하고, 업무가 없을 때는 충분히 쉬는 '근로시간 유연화'다. 주 40시간, 연장근로 12시간이라는 획일적인 주 단위 규제에서 벗어나 근로시간 총량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업무량과 근로시간을 일치시키면 불필요한 대기시간과 비효율적인 업무 관행을 줄일 수 있다. 근로시간 단축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길이다.다만 유연화가 기업의 일방적인 근무시간 결정권 확대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전제는 노사 합의와 근로자의 선택권 보장이다.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에 더해 개별 근로자의 동의와 거부권을 보장하고, 이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기업에는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배분할 권한을 주고, 근로자에게는 자신의 시간을 통제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 그것이 근로시간 유연화가 성공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14년 전 ‘저녁이 있는 삶’은 장시간 노동에 지친 한국 사회가 품었던 절실한 소망이었다. 이제는 그 소망을 실현하는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 적게 일하면서 더 많이 생산하고, 그 성과를 더 많이 나눌 수 있는 방법과 제도를 고민할 때다.

2026.10.12 10:01

3분 소요
짐머 타고 미국 진출한 오스테오닉…글로벌 진출로 ‘성장 축’ 만든다

산업 일반

꾸준한 실적과 성장 잠재력을 갖추고도 시장에서 제값을 인정받지 못하는 기업들이 있다. ‘밸류업 레이더’는 탄탄한 사업 기반에도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을 발굴한다. 재무구조와 신사업 경쟁력, 주주환원 정책 등을 분석해 저평가의 원인과 재평가 가능성을 짚어본다. 숫자와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시장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기업의 숨은 가치를 조명한다. <편집자주> 정형외과용 임플란트 기업 오스테오닉이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짐머 바이오멧’(Zimmer Biomet)의 유통망을 통해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관절 재건에 쓰이는 스포츠메디슨 제품이 주력 사업으로 성장하면서 해외 매출도 확대되고 있다. 미국 의료진의 시험 사용이 정규 주문으로 이어지고 공급 품목까지 늘어난다면 기업가치 재평가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스포츠메디슨, 매출의 38.6%로 성장오스테오닉은 뼈를 고정하거나 손상된 관절을 재건하는 데 사용하는 의료기기를 생산한다. 두개·구강악안면(CMF), 외상·상하지(Trauma·Extremities), 관절보존(Sports Medicine), 척추(Spine) 등으로 제품군을 구성하고 있다. 금속과 바이오 소재 제품을 함께 개발·생산해 수술 부위와 목적에 맞춰 공급하는 것이 사업의 특징이다.오스테오닉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매출액은 총 260억839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2%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42억4407만원에서 47억5090만원으로 확대됐다.특히 스포츠메디슨 매출은 100억6100만원으로 전체 품목별 매출의 38.58%를 차지했다. 2024년에 기록한 스포츠메디슨 연간 매출 100억6900만원에 근접한 규모로,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172억7900만원을 기록하며 매출 비중이 38%를 돌파하기도 했다.스포츠메디슨은 어깨와 무릎 등의 관절 재건 과정에서 인대나 힘줄을 뼈에 고정하는 임플란트와 봉합사 제품을 포함한다. 상상인증권은 글로벌 스포츠메디슨 시장 규모를 최대 7조원, 국내 시장 규모를 약 1000억원 내외로 추정했다.오스테오닉의 스포츠메디슨 수출액은 ▲2024년 25억400만원 ▲2025년 79억3000만원 ▲2026년 상반기 50억200만원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지난해 연간 수출액의 약 63%에 도달했다. 올 상반기 내수 매출도 50억5900만원으로, 국내외 매출 규모가 비슷했다.전체 사업에서도 해외 매출이 확대됐다. 지역별 매출을 보면 북·남미 합산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34억7546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59억9744만원으로 약 72.6% 증가했다. 유럽 매출도 14억6560만원에서 29억6537만원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 전체 상반기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8.7%에 달했다.미국 진출의 핵심 파트너는 짐머 바이오멧이다. 리서치알음에 따르면 오스테오닉은 2020년 5월 짐머와 스포츠메디슨 글로벌 제조자개발생산(ODM) 계약을 체결했다. 오스테오닉이 제품을 개발·생산하면 짐머가 자체 브랜드와 유통망을 활용해 판매하는 방식이다.이후 유럽 등에 제품을 공급하다 2024년 12월 스포츠메디슨 제품 10종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를 획득했고, 지난해 5월부터 미국향 출하를 시작했다.오스테오닉은 반기보고서를 통해 “짐머와 비브라운을 포함한 국내외 대리점에 초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뒤 제품을 지속적으로 납품하고 있다”며 “계약된 대리점들이 연 단위로 필요한 수량을 주문하면 예측 수요량에 근거해 미리 생산한 제품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판매 구조를 고려하면 글로벌 파트너 확보와 별개로 실제 주문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추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공급 품목 확대…이익 확대로 이어질까오스테오닉은 공급 제품을 늘려 성장 기반을 넓히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슈처패서는 지난 7월 식약처 승인을 받았다. SK증권은 연말 FDA 승인 이후 짐머 유통망을 통한 수출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슈처패서는 봉합사를 힘줄 사이로 통과시키는 수술도구다. 보고서는 콜라겐 패치 신제품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기존 사업도 매출을 뒷받침한다. 상반기 외상 부문 매출은 80억5000만원, 금속·바이오 소재를 합한 CMF 매출은 61억1700만원이다. 리서치알음은 외상 부문의 일본 유통사 및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과의 공급 협의, CMF의 미국 자체 브랜드 진출 검토 등을 추가 성장 요인으로 제시했다.외형 확대를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하는 것은 오스테오닉의 과제로 꼽힌다. 올해 2분기만 보면 매출은 약 13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약 24억원으로 11.3% 감소했기 때문이다. 공장환경 개선 비용과 인센티브 등 일회성 판매관리비 증가가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다만 수출 증가에 따른 향후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 기대감은 높다. 리서치알음은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545억원·110억원, 내년에는 710억원·156억원으로 전망했다. 상상인증권의 올해 전망치는 576억원·115억원, SK증권은 575억원·121억원이다.리서치알음은 내년 예상 주당순이익 627원에 주가수익비율(PER) 13배를 적용해 적정주가 8150원을 제시했다. 김도윤 리서치알음 연구원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진입이 본격화되고 유통망 확장과 품목 다변화로 성장축이 넓어지고 있다”며 “현재 시가총액은 역대 최저 수준이지만 역대 최대 규모의 실적이 전망되는 데다 성장 모멘텀이 산적해 있다”고 분석했다.-----------------------------------재무제표 현황표는 엑셀파일로 드리겠습니다.

2026.10.12 10:00

4분 소요
상하이서 찾는 K브랜드의 가능성…‘아시아 브랜드 센서리 2026’

유통

중국 시장을 다시 두드리는 K-브랜드의 고민이 달라지고 있다. 중국 진출 자체보다 현지에서 사업을 함께할 플랫폼과 유통망, 파트너를 찾는 일이 중요해졌다. 소비자 취향과 콘텐츠 소비 방식, 유통 구조와 플랫폼 생태계가 빠르게 변하면서 과거의 중국 사업 경험만으로 현재 시장을 판단하기도 어려워졌다.이데일리M은 국내 기업 경영진이 중국의 비즈니스 환경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현지 기업과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도록 오는 10월 29~30일 중국 상하이에서 ‘아시아 브랜드 센서리(Asia Brand Sensory) 2026’를 개최한다.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경영진 등을 대상으로 중국 시장의 변화와 현지 사업 전략을 다루는 행사다. “많이 보다 맞는 사람”…中 사업 파트너 찾는다아시아 브랜드 센서리는 플랫폼 입점이나 현지 바이어와의 만남에 머물렀던 기존 중국 진출 방식에서 범위를 넓혔다. 국내 기업과 중국의 플랫폼·유통·커머스 기업·투자기관·정부·관계 기관 등을 한자리에서 연결해 실제 협업 가능성을 확인하도록 구성했다.서로 다른 분야의 관계자를 모은 것은 중국에서 사업을 만드는 과정이 하나의 채널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플랫폼·유통업체와는 현지 판매와 사업 운영 방식을, 투자기관과는 사업 확장과 투자 가능성을 논의할 수 있다. 정부·관계 기관을 통해서는 현지 사업 환경과 지역별 진입 조건을 살펴보는 방식이다.행사 관계자는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많이 만나는 것’보다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며 “한국 기업의 브랜드와 사업 모델에 맞는 중국 현지 파트너를 찾고, 행사 현장에서 첫 번째 접점을 만든 뒤 협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행사의 차별점”이라고 말했다.첫날인 29일에는 중국 시장의 변화부터 개별 기업의 사업 전략까지 단계적으로 다룬다. 오전에는 중국 소비의 향후 변화와 글로벌 브랜드의 기회를 짚는 기조연설과 ‘넥스트 차이나’(NEXT CHINA) 패널 토론이 예정돼 있다. 중국 시장의 향후 10년을 전망하고 기업이 준비해야 할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오후에는 브랜드와 사업 전략으로 범위를 좁힌다. ‘하우 투 윈 차이나’(HOW TO WIN CHINA)세션에서는 중국에서 팔리는 브랜드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현지 소비자의 브랜드 선택 기준을 다룬다. 중국 패션·스니커즈 거래 플랫폼 더우(Dewu·Poizon) 관계자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상하이를 사업 거점으로 살펴보는 별도 세션도 마련한다. ‘와이 상하이’(WHY SHANGHAI)에서는 황푸구와 쉬후이구 관계자가 참여해 지역의 비즈니스 환경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어지는 ‘하우 투 빌드 차이나 비즈니스’(HOW TO BUILD CHINA BUSINESS)에서는 현지 진출 이후 사업을 키우는 방법과 투자자가 보는 글로벌 브랜드의 성장 조건을 다룬다. 미스토 홀딩스·만토바 상하이와 BA Capital 관계자 등이 연사로 나선다.컨퍼런스 이후에는 한중 기업 경영진이 직접 만나는 네트워킹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발표를 듣는 데서 끝내지 않고 참가 기업이 현지 기업·기관 관계자와 접촉해 협업 가능성을 논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회의장 밖 중국까지 본다…행사 이후 후속 연결둘째 날인 30일에는 중국 기업과 상권을 직접 방문하는 비즈니스 이머전 투어(Business Immersion Tour)를 진행한다. 오전에는 중국 패션 플랫폼 더우와 이랜드 E 이노베이션 밸리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라이브커머스와 플랫폼 운영 전략·인공지능(AI) 기술·브랜드 입점 과정 등이 주요 확인 대상이다.오후에는 안푸루와 우캉루·신톈디·둥후루·화이하이중루 등 상하이 주요 상권을 찾는다. 현지 브랜드와 프리미엄 소비 트렌드, 공간 브랜딩, 오프라인 경험 등을 살펴보는 일정이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확인한 중국 시장과 실제 오프라인 상권을 하루 동안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행사명인 ‘센서리’(Sensory)에도 현장을 중시하는 기획 의도가 담겼다. 중국 시장을 숫자와 자료만으로 파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소비문화와 비즈니스 환경을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다는 의미다.행사가 끝난 뒤에는 참가 기업과 중국 현지 기업·기관 간 후속 미팅을 연결할 계획이다. 행사에 앞서 참가 기업의 관심 분야와 협업 가능성을 바탕으로 만날 상대를 매칭하고, 현장에서 만들어진 접점이 이후 논의로 이어지도록 지원한다. 유통과 플랫폼 입점·현지 사업 제휴·투자·공동사업 등이 후속 협력 대상으로 제시된다.행사 관계자는 “중국 재진출을 고민하는 K-브랜드 경영진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중국에서 무엇을 팔 것인가’보다 ‘중국에서 누구와 어떤 방식으로 사업할 것인가’를 다시 점검하는 것”이라며 “아시아브랜드센서리가 한국 기업이 중국 시장을 다시 바라보고 현지 파트너와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가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6.10.12 10:00

4분 소요
정부 주문은 늘고 은행 셈법은 제각각…차기 은행연합회장 ‘조정력’ 시험대

은행

차기 은행연합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만만치 않은 숙제를 받아들 전망이다. 가계부채 관리부터 ▲생산적 금융 확대 ▲상생·포용금융 ▲스테이블코인 등 은행권을 둘러싼 정책 현안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어서다.정부와 금융당국의 요구는 거세지는 반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등 회원사들의 셈법은 사안마다 다르다. 차기 회장에게 단순히 은행권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는 ‘대변인’을 넘어 업권 내부의 이해를 먼저 조정하고 당국과 접점을 만들어내는 역할이 요구되는 이유다.금융권에 따르면 조용병 현 은행연합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30일 만료된다. 은행연합회는 통상 이달 말 정기 이사회에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관련 안건을 논의한 뒤 11월 중순께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차기 회장은 임기 초반부터 금융당국과 한국은행, 회원 은행 사이에 놓인 굵직한 현안을 풀어야 한다.가계대출 줄이고 기업금융 늘려라…은행 ‘셈법 복잡’대표적인 과제는 가계부채 관리와 생산적 금융이다. 정부는 은행권 자금이 부동산과 가계대출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구조를 바꾸고 첨단산업과 혁신기업, 중소기업 등 생산적인 분야로 자금이 흘러가도록 금융권에 역할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은행 입장에서는 정책 방향에 보조를 맞추면서도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기업금융은 산업과 기업의 성장성을 평가하는 심사 역량이 필요하고 경기 상황에 따라 신용 위험도 커질 수 있다. 가계대출을 줄인 만큼 기업대출을 단순히 늘리는 방식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이유다.회원사 간 사정도 제각각이다. 기업금융 역량과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큰 대형 시중은행과 지역 중소기업 금융 비중이 높은 지방은행, 비대면 개인금융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인터넷은행은 사업 구조부터 다르다. 같은 생산적 금융 확대라는 목표를 놓고도 대응 방식과 부담이 다를 수밖에 없다. 가계부채 역시 마찬가지다. 9월 28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후 처음으로 조용병 회장과 은행연합회 16개 정사원 기관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가계대출과 물가안정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신 총재는 간담회 이후 은행장들로부터 정책에 참고할 현장 의견을 폭넓게 들었다고 밝혔다. 은행연합회가 통화당국과 은행 현장을 잇는 소통 창구 역할을 보여준 장면이다. 문제는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와 은행들의 영업 여건을 어떻게 조율하느냐다. 대출 증가세를 억제해야 한다는 정책 목표는 분명하지만 은행별 성장 전략과 대출 수요는 다를 수밖에 없다. 공통된 정책 방향 안에서 회원사들의 현실을 반영한 입장을 만들어내는 것도 은행연합회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스테이블코인까지…공동 대응 과제↑디지털자산은 차기 회장이 맞닥뜨릴 새로운 조정 과제다. 당시 간담회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이 주요 현안으로 논의됐다. 한국은행은 은행들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기반으로 한 예금토큰 실거래 테스트인 ‘프로젝트 한강’을 추진해왔으며 2차 테스트도 준비하고 있다. 은행권 역시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지만 세부적인 이해관계는 복잡하다. 향후 ▲발행 주체와 은행 중심 컨소시엄 구성 ▲비은행 사업자의 참여 범위 ▲준비자산 관리 방식 등에 따라 은행별 전략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은행권을 둘러싼 정책 논의의 범위도 과거보다 크게 넓어졌다. 가계대출과 금리 등 전통적인 은행 현안에 더해 최근에는 디지털자산과 ▲지급결제 ▲플랫폼 경쟁 ▲내부통제까지 논의 영역이 확장됐다. 개별 은행이 각자 대응하기보다 업권 차원의 공동 입장을 정리해야 할 사안이 그만큼 많아진 셈이다.금융당국의 주문도 광범위하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9월 23일 조 회장과 8개 은행지주 회장을 만나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하는 한편 지자체 금고 입찰의 과당경쟁과 금융사고 문제까지 거론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7월 은행권 금융사고는 47건, 1708억2000만원으로 집계돼 이미 2023년 연간 수준(33건·696억9000만원)을 넘어섰다.은행연합회에는 정책 취지와 회원사의 현실 사이에서 업권의 의견을 모아 당국에 전달하고, 필요할 경우 제도 개선을 건의하는 역할까지 요구된다.회원사·당국 잇는 ‘가교’ 역할 중요회원사의 다양한 구성 자체도 차기 회장의 조정력을 시험하는 요인이다. 은행연합회 이사회에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SC제일 등 시중은행뿐 아니라 ▲산업·기업·농협은행 등 특수은행 ▲수협은행과 지방은행을 대표하는 부산은행 ▲인터넷은행을 대표하는 케이뱅크까지 참여한다.자산 규모와 영업 기반, 고객층이 서로 다른 은행들이 한 조직에 모여 있는 만큼 모든 현안에서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다. 특히 가계대출 규제와 ▲생산적 금융 ▲지자체 금고 ▲디지털 금융처럼 은행별 사업전략과 직접 맞물린 사안에서는 대정부 협상에 앞서 회원사 내부의 공통분모를 찾는 작업부터 필요하다.차기 회장에게는 은행권의 다양한 이해를 조율하면서 금융당국·한은·국회와 원활하게 소통하고, 서로 다른 입장 사이에서 공통분모를 찾아내는 ‘조정자’로서의 역량이 요구될 전망이다.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연합회장은 여러 은행과 업권의 이해를 조율하는 동시에 금융당국이나 국회 등 외부와 소통하는 역할이 중요하다”며 “차기 회장 역시 이런 조정·소통 능력이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2026.10.12 09:30

4분 소요
윤종규 3년 만에 돌아오나…은행연합회장 ‘재등판’에 쏠린 눈

은행

차기 은행연합회장 인선 시계가 빨라지면서 윤종규 전 KB금융그룹 회장의 복귀 여부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9년간 KB금융을 이끌며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와 조직 안정을 이끈 데다 은행과 비은행을 두루 경험한 ‘금융권 원로’라는 점에서 차기 회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된다.특히 윤 전 회장은 3년 전 은행연합회장 후보로 추천되고도 스스로 고사한 전력이 있다. 금융당국의 세대교체 기조와 최근 금융협회장 자리에 KB 출신 인사들이 잇따라 진출했다는 점은 변수다. 윤종원 전 IBK기업은행장과 박종복 전 SC제일은행장 등도 경쟁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실제 후보 구도는 이달 말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가동된 이후 구체화할 전망이다.금융권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조용병 현 은행연합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30일 만료된다. 은행연합회는 통상 10월 말 정기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회추위 일정 등을 논의한다. 이후 10월 말부터 11월 중순까지 2~3차례 회추위를 열어 후보군을 추리고 최종 후보 1명을 선정한다. 최종 후보는 24개 사원기관장이 참여하는 사원총회 의결을 거쳐 차기 회장으로 확정된다.은행연합회 관계자는 “통상 10월 말 정기 이사회에 회추위 관련 안건이 올라가고 이후 11월 중순까지 두세 차례 회추위를 진행한다”며 “첫 회추위에서 후보군이 형성되면 이를 공개하고 이후 비공개 논의를 통해 최종 후보 한 명으로 의견을 모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3년 전 고사한 윤종규…이번엔 ‘은행권 맏형’으로현재 가장 관심을 받는 인물은 윤 전 회장이다. 그는 2014년 이른바 ‘KB사태’로 그룹이 극심한 내홍을 겪던 시기에 KB금융 회장 겸 국민은행장을 맡아 조직 수습에 나섰다. 이후 세 차례 연임하며 2023년까지 9년간 그룹을 이끌었다.재임 기간 KB손해보험과 증권·생명 등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면서 은행 중심이던 KB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2023년 퇴임 당시에도 후임인 양종희 현 회장에게 별다른 잡음 없이 자리를 넘기며 안정적인 경영승계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윤 전 회장은 직전 은행연합회장 인선에서도 후보로 추천됐다. 당시 9년간의 KB금융 회장 임기를 막 마친 상황에서 또다시 금융권 주요 자리를 맡는 데 부담을 느껴 스스로 후보직을 고사했다.3년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는 시각이 나온다. 가계부채 관리와 ▲생산적 금융 확대 ▲상생·포용금융 ▲스테이블코인 등 정부와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요구하는 현안이 늘어난 만큼 업권의 의견을 모으고 당국과 소통할 수 있는 ‘중량급 인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은행연합회장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은행 ▲특수은행 등 이해관계가 다른 회원사들의 입장을 조율하고 금융당국과 국회 등에 은행권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한다. 금융지주와 은행을 모두 이끌고 보험·증권 등 비은행까지 경험한 윤 전 회장의 이력이 강점으로 꼽히는 이유다.금융권에서는 윤 전 회장이 이미 주요 금융지주 수장을 거친 만큼 특정 회사의 이해보다 업권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본다. 장기간 금융그룹을 이끌며 다양한 계열사와 이해관계를 조정해 온 경험 역시 은행연합회장 역할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세대교체·‘KB 쏠림’ 변수…12명 회추위원 표심 주목다만 변수도 적지 않다.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CEO 선임 과정의 투명성과 세대교체를 강조하고 있어 9년간 금융지주를 이끈 ‘장수 CEO’ 경력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KB 출신 쏠림’ 논란도 있다. 올해 이동철 전 KB금융 부회장이 여신금융협회장에, 김기환 전 KB손해보험 대표가 화재보험협회 이사장에 각각 선임됐다. 윤 전 회장까지 은행연합회장에 오를 경우 주요 금융협회 수장 자리에 KB 출신 인사들이 잇따라 포진한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회추위 표심도 관건이다.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조 회장과 비상임이사 11명 등 총 12명으로 구성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SC제일 등 시중은행장 5명과 ▲산업은행 회장 ▲기업·농협은행장 등 특수은행 3명 ▲수협은행장 ▲부산은행장 ▲케이뱅크 은행장이 참여한다. 이들 12명이 회추위원을 맡아 각각 후보 1명을 추천하거나 추천권을 행사하지 않을 수 있다.현재 거론되는 윤종규·윤종원·박종복 역시 아직은 공식 후보가 아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현재 언론에 거론되는 인물들은 하마평 단계”라며 “회추위가 열리기 전까지는 내부적으로도 누가 추천될지 알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윤 전 회장의 경쟁자로 꼽히는 윤종원 전 기업은행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기획재정부와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거쳐 국책은행 경영까지 경험한 ‘정책통’이다. 박종복 전 SC제일은행장은 2015년부터 2025년까지 약 10년간 은행을 이끈 ‘현장통’으로, 장기간 은행연합회 이사회에 참여한 경험이 강점으로 평가된다.조용병 현 회장의 연임도 정관상 가능하지만 과거 연임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금융권에서는 신임 회장 선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번 인선의 첫 관문은 10월 말 회추위다. 3년 전 스스로 한발 물러섰던 윤종규 전 회장이 이번에는 실제 경쟁에 뛰어들지, 정책통 윤종원·현장통 박종복과 어떤 구도를 형성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최종 ‘은행권 맏형’의 윤곽은 11월 중순께 드러날 전망이다.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은 은행권이 당국과 조율해야 할 현안이 워낙 많아 단순히 상징성보다 실제로 업권의 의견을 모으고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윤 전 회장은 금융지주를 오래 이끈 만큼 무게감은 분명하지만, 세대교체와 특정 금융그룹 출신 쏠림에 대한 시선도 함께 고려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6.10.12 09:00

4분 소요
준지는 ‘미스토’, 무신사는 ‘안타’…K브랜드 中 진출 ‘동맹의 시대’

유통

최근 중국으로 향하는 한국 기업은 ‘독자 진출’보다는 현지 사정에 능통한 업체와 함께 시장을 공략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추세다. 막대한 초기 투자와 현지 운영 부담을 줄이고,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 소비자와 유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글로벌 디자이너 브랜드 준지(JUUN.J)는 미스토홀딩스(옛 휠라홀딩스)와 중화권 유통 사업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중국 럭셔리 시장 공략에 나섰다.준지는 지난 2024년 중국 상하이에 해외 첫 단독 매장을 열고 ▲직접 진출 ▲현지 유통업체와 합작법인(JV) 설립 ▲미스토홀딩스와 협업 등의 사업 방식을 다각도로 검토해 왔다. 유럽·미주·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 홀세일(도매)을 통해 편집숍 중심으로 접점을 넓혀온 준지가 전략을 수정한 데는 미스토홀딩스가 중화권에서 거둔 성과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미스토홀딩스는 중국에서 오랜 기간 휠라(FILA)를 전개하며 현지 사업 역량을 키워왔다. 마뗑킴·마르디 메크르디·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등 이른바 ‘3마’ 브랜드의 중국 총판 사업을 맡으며 K-패션 유통 사업을 본격화했다.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미스토홀딩스는 중화권 시장에서 여러 K-패션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탄탄한 현지 유통망과 브랜드 운영 역량을 입증해 왔다”며 “미스토홀딩스의 현지화 전문성과 실행력에 대한 높은 신뢰를 바탕으로 파트너십을 체결하게 됐다”고 협업 배경을 설명했다. 빈폴vs헤지스, 20년 만 엇갈린 성적 중국 시장에 나란히 진출했던 빈폴과 헤지스의 현재 성적표도 현지 파트너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두 브랜드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방식부터 달랐다.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02년 중국 상하이에 법인을 설립하고 2005년 빈폴을 중국에 선보였다. 현지 법인이 상품과 가격, 유통망, 매장 등을 직접 관리하며 주요 도시의 고급 백화점을 중심으로 빈폴맨즈·빈폴레이디스·빈폴스포츠 등의 사업을 펼쳤다.반면 LF는 2007년 중국 3대 신사복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 중 하나인 빠오시냐오 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헤지스의 중국 사업을 시작했다. 한국 본사가 직접 유통망을 구축하기보다 중국 시장과 유통에 익숙한 현지 기업의 네트워크와 운영 노하우를 활용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당시 국내 주요 패션기업들이 현지 법인을 세우고 직접 매장을 확대하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선택이었다.약 20년이 흐른 현재 두 브랜드의 중국 사업 규모에는 상당한 차이가 벌어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빈폴과 라피도 등을 포함한 삼성물산 패션부문 중국 법인의 매출은 2021년 1562억원에서 2025년 2026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헤지스의 중국 매출은 같은 기간 3870억원에서 지난해 약 4900억원으로 증가했다.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현지 파트너와 함께 유통망을 확장한 헤지스가 중국 사업에서 빈폴보다 훨씬 큰 외형을 구축한 셈이다.LF는 이런 성장 배경 가운데 하나로 현지 파트너와의 협업을 꼽는다. 헤지스는 빠오시냐오 그룹의 유통·매장 운영 노하우를 활용하는 동시에 중국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반영해왔다.LF 관계자는 “프리미엄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인 헤지스의 특성상 핵심 상권 내 오프라인 유통망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매장을 개설하고 유통 및 매장 운영의 현지 노하우를 접목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라이선스 업체와의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코오롱·무신사, 中 ‘안타’ 손잡고 대박코오롱인더스트리FnC의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와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중국 최대 스포츠 의류 기업 안타스포츠와 손을 잡았다. 코오롱스포츠는 지난 2017년 중국 안타스포츠와 50대50 지분율로 합작사 코오롱스포츠 차이나를 설립해 중국에 진출했다. 무신사는 작년 8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안타스포츠와 JV ‘무신사 차이나’를 세우고 지분 60%를 확보했다. 두 기업의 중국 진출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코오롱스포츠는 지난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중국에서 상반기 기준 매년 50% 안팎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오롱FnC는 올해 상반기 코오롱스포츠 차이나가 약 6000억원의 매출을 냈다고 추산한다. 작년 상반기 3930억원 대비 약 52.7% 늘어난 수준이다.무신사는 중국 진출 100일 만에 온오프라인 통합 누적 거래액 100억원을 돌파했다. 무신사의 첫 해외 매장인 ‘무신사 스탠다드 상하이 화이하이 백성점’과 ‘무신사 스토어 상하이 안푸루’는 시영업 기간을 포함해 개점 26일 만에 합계 누적 방문객 1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에서 오랜 기간 고전하던 K-뷰티 브랜드도 현지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지난 2023년 샤오홍슈·도우인·티몰 글로벌 등 중국 사업에서 철수한 더파운더즈의 스킨케어 브랜드 아누아는 올해 8월부터 글로벌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의 중국 법인을 통해 중국에 재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7월 말 상하이 삐엔마셴성(编码先生)을 현지 협력사로 선정한 에이피알은 삐엔마셴성과 함께 중국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대할 계획이다.이랜드차이나 대외협력실장을 역임한 김남국 아이피메이트 차이나(IPMate China) 대표는 “중국 사업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현지 파트너”라며 “파트너를 선정할 때는 단순히 자본 규모나 유통망뿐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와 장기적인 비전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6.10.12 09:00

4분 소요
“대학기술지주도 돈 번다…이젠 경험을 나눌 차례” [이코노 인터뷰]

CEO

2022년 고병철 포스텍홀딩스(포항공과대기술지주) 대표가 회사에 합류했을 때 잔고는 한 자릿수(억원)였다. 4년이 지난 올해 잔고는 60억원을 넘었다. 그 사이 30억원 증자가 있었지만, 나머지는 포트폴리오 지분 매각과 펀드 분배금으로 채웠다. 올해 초에는 지분 100%를 가진 포스텍 산학협력단에 처음으로 배당도 했다. 고 대표는 “두 자릿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대학기술지주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면서 “외부 도움 없이 회사 스스로 미래를 기획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고 대표는 포스텍 산업공학과 1기 학사·석사 출신이다. 포스데이타(현 포스코DX)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 2000년 KTB네트워크 심사역으로 투자업계에 들어왔다. 이후 라이트하우스컴바인인베스트 공동대표, 이수창업투자 부대표를 거쳐 2022년 투자대표로 모교 기술지주에 합류했고, 지금은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한국 벤처캐피탈(VC)의 출발점을 외환위기(IMF)로 본다. 평생직장 개념이 무너진 자리에 인터넷이라는 새 산업이 들어왔고, 닷컴 버블을 거치며 투자업계가 존재감을 알렸다. 투자자와 창업자의 관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없던 시절이라 시행착오도 컸다. 고 대표는 “판례가 쌓이고 교육이 이뤄지면서 창업자와 투자자가 이해관계를 같이 가야 한다는 컨센서스가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진단했다.2012년 6월 설립된 포스텍홀딩스는 2017년부터 창업 초기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기술이전이나 정부 창업 프로그램 운영에 머물던 대학기술지주의 역할을 넓힌 셈이다. 지금까지 투자한 기업은 180여 곳이다. 고 대표 합류 이후에만 91개사에 투자했고, 이중 후속투자가 16건이다. 국내 액셀러레이터 400여 곳 가운데 상위 10% 안에 드는 규모다. 민간 투자사와 대학기술지주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것을 실제로 보여준 것이다. 고 대표가 성과로 꼽은 건 순위가 아니라 데이터다. 기업가치 10억~20억원에서 출발한 투자 기업 가운데 1000억원에 도달한 곳이 나오고 있고, 가장 큰 곳은 2000억원을 넘었다. 기업가치 300억원 이상, 시리즈 A·B 단계로 올라서는 기업도 해마다 늘고 있다. 투자 기업 한 곳은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에 인수됐고, 포스텍홀딩스는 리벨리온 주주가 됐다. 그는 “투자 이후 언제쯤 다음 투자 유치가 이뤄지는지 통계로 볼 수 있게 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대학 기술창업, 딥테크 창업, 지방과 서울을 잇는 창업에 맞는 로드맵과 보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수 연구실 먼저 찾아가는 기술지주고 대표가 대학 창업에서 가장 안타까워하는 대목은 교수 사이의 단절이다. 한 교수가 창업하며 겪은 시행착오를 다른 교수가 그대로 반복한다. 연구에 바쁜 교수들이 창업 경험을 나눌 접점이 많지 않아서다. 그는 “시행착오는 시간과 에너지, 결국 자본을 소비하는 일”이라며 “주주인 우리가 허브 역할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방식은 ‘먼저 찾아가기’다. 창업을 결심한 뒤 만나면 이미 늦다. 포스텍홀딩스는 지난해부터 ‘스타디움 플러스’이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회 2~3명의 교수 연구실을 직접 방문해 창업 준비 과정과 시기를 미리 안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아이템을 정해 창업한 사례가 한두 건 나왔다. 이 이야기를 들은 다른 대학 기술지주 경영진은 “그런 프로그램은 처음 듣는다.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포스텍홀딩스가 이룬 성과를 타 대학 기술지주와 나누려고 하고 있다. 대학 기술지주 랭킹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서울대기술지주와의 관계도 “경쟁이 아니라 협력”이라고 했다. “다른 기술지주가 잘된다고 우리가 잘못되지 않는다. 대학 창업에 대한 인식을 함께 높이는 일이 더 중요하다”라고 설명하는 이유다. 포스텍홀딩스의 운용자산(AUM)은 약 840억원이다. 모태펀드가 40%를 차지하고 기술지주 자체 출자 및 포스코와 지자체 그리고 동문·교직원·포스코 임원 등 개인 투자자가 채운다. 민간 VC와 비교하면 작은 규모지만 고 대표는 몸집을 키울 생각이 없다. 그는 “초기 투자와 프리IPO 투자는 서로 다른 근육을 쓴다”며 “시리즈 C까지 다 하려 하면 역량이 분산된다”고 잘라 말했다. 출자자를 넓히는 데도 선을 그었다. 초기 투자는 장기전이라 대학과 교수에 대한 기대와 애정을 가진 출자자가 맞는다는 이유에서다. 투자업계에서 활동한 26년의 시간 동안 그가 잊지 않는 게 있다. 바로 ‘색깔 있는 투자사는 살아남는다’라는 고집이다. 고 대표에게 포스텍홀딩스의 색깔에 대해 묻자 “창업 초기, 그리고 딥테크에 집중하는 것”이라는 짧은 대답이 돌아왔다. 포스텍 출신과 외부 기업 비율이 반반인 것도 정해 둔 숫자가 아니다. 포스텍이 다루지 않는 분야라면 다른 대학 교수를 찾아가 포스텍에서 쌓은 교원 창업 경험을 적용한다.AI를 보는 시각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인터넷 시대 아마존, 모바일 시대 배달의민족이 나왔듯 기존 기업이 AI 기업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언젠가는 굳이 AI 기업이라고 말할 필요도 없는 산업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자의 눈길을 끄는 ‘엣지’는 시대를 떠나 실질과 실증에서 나온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고 대표는 “남들이 하지 못한, 자신만의 유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계획을 보여주는 창업자가 주목받는다”고 강조했다. 심사역의 직감도 다르지 않다. 그는 이승엽 선수를 예로 들었다. 하루 수천 번 스윙을 해도 4할 타율은 나오지 않았다. “직감은 수많은 고민과 실행으로 쌓인 인사이트다. 책상에서 공부한다고 만들어지는 능력이 아니다”고 조언했다. 4년 반의 기록, 공유로 잇는다포스코와 포스텍, 제조 기반이 모인 포항을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키우겠다는 구상도 여전하다. 그는 “시간은 더 걸릴 수 있지만 조급하지 않게 계속 투자해야 한다”며 “성과를 인정받을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고 대표는 4년 반 동안의 투자·회수·감액, 교원 창업, 교육 프로그램 기록을 수치화해 정리하고 있다. 이 기록을 필요한 곳과 나누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포스코를 만든 자본도, 포스텍도 한국을 위해 만들어졌다”며 “우리 경험을 다른 대학과 나누는 게 학교가 나라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후배들에게 건네는 말도 분명했다. 그는 창업의 허들이 낮아진 만큼 고객·직원·투자자 문제를 작게 미리 겪어보는 ‘모의고사’가 학교 창업 교육이어야 한다고 본다. 주위에 창업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심리적 허들도 낮아진다. “여러분은 선배 세대보다 창업할 확률이 훨씬 높다. 기회가 되면 해라. ‘창업은 절대 안 해’라고 할 필요는 없다”고 당부했다.

2026.10.12 08:00

5분 소요
“왕홍만 믿었다간 안 팔려”…달라진 中 쇼핑, K브랜드도 변했다

유통

티몰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열고 ‘왕홍’으로 불리는 인플루언서를 붙여 판매량을 끌어올린다. 한때 국내 소비재 기업들의 대표적인 중국 공략 공식이었다. 이제는 티몰 한 곳에 매장을 열거나 특정 왕홍의 영향력에 기대는 것만으로 중국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어려워졌다.여러 플랫폼을 오가며 제품을 발견하고 비교한 뒤 구매하는 소비 행태 자체는 중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중국 시장에서 주목할 점은 샤오홍슈·더우인·티몰·징둥 등 성격이 다른 거대 플랫폼이 각각 제품의 발견과 정보 탐색, 구매 과정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하면서 K-브랜드의 중국 공략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소비자는 샤오홍슈(후기·콘텐츠 중심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제품을 처음 접하고 더우인(중국판 틱톡·숏폼 플랫폼)에서 영상과 라이브방송을 찾아본다. 이후 티몰(알리바바의 종합 온라인 쇼핑몰)이나 징둥(중국의 대표 종합 온라인 쇼핑몰)으로 이동해 공식 판매처와 후기·가격을 비교한다. 물론 하나의 플랫폼에서 발견부터 구매까지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제품을 처음 접하는 곳과 정보를 확인하는 곳, 실제 결제가 이뤄지는 곳이 달라지는 소비 경로가 확산하고 있다.중국 시장을 다시 두드리는 K-패션·뷰티 기업들도 이에 맞춰 전략을 세분화하고 있다. ‘티몰 입점=중국 진출’이라는 단순한 공식에서 벗어나 샤오홍슈에서는 제품을 알리고, 더우인에서는 영상과 라이브방송으로 관심을 키우고, 티몰·징둥에서는 검색과 구매로 연결하는 식이다. 플랫폼별 소비자의 이용 목적에 맞춰 콘텐츠와 판매 채널의 역할을 나누는 것이다.샤오홍슈서 발견하고 티몰서 비교중국인 왕시아(27세)씨가 K-뷰티 제품을 사는 과정은 하나의 플랫폼에서 끝나지 않는다. 샤오홍슈에서 인플루언서 추천이나 일반 소비자 후기를 보고 관심이 생기면 티몰과 징둥에서 브랜드 공식 플래그십스토어가 있는지 확인한다. 제품 정보와 가격을 비교한 뒤 더우인 라이브방송까지 찾아본다. 쿠폰이나 사은품, 할인 폭이 크면 더우인에서 바로 구매하기도 한다.하우(32세)씨도 비슷하다. 샤오홍슈에서 실제 사용 후기와 전후 사진을 보고 제품을 알게 된 뒤 더우인에서 영상 리뷰와 라이브방송을 추가로 확인한다. 이후 티몰이나 징둥에서 가격과 공식 판매처 여부를 비교해 최종 구매처를 정한다.플랫폼마다 확인하는 정보도 다르다. 샤오홍슈에서는 사용감과 피부 타입별 반응, 제품의 장단점을 살핀다. 더우인에서는 제형과 발색 등 실제 사용 모습과 라이브방송 혜택을 확인한다. 티몰에서는 공식 플래그십스토어 여부와 가격·판매량·구매 후기를, 징둥에서는 정품 여부와 배송 속도를 주로 본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최종 구매처를 고를 때는 가격만 따지지 않는다. 왕씨는 “공식 판매처 여부와 최종 가격뿐 아니라 제조일자와 유통기한·사은품·배송 기간까지 비교한다”고 말했다. 하우씨는 “정품 신뢰도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꼽았다. 가격이 다소 저렴하더라도 판매처가 불분명하면 구매하지 않는다”고 전했다.여러 플랫폼을 오가며 제품을 비교하고 구매하는 소비 행태는 관련 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아이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중국 소비자의 온라인 쇼핑 채널 이용 비중은 종합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54.1%로 가장 높았지만 숏폼 플랫폼도 40.0%, 콘텐츠 공유 플랫폼은 34.4%에 달했다. 종합 이커머스뿐 아니라 숏폼과 콘텐츠 플랫폼도 중국 소비자의 주요 쇼핑 채널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중국 현지 마케팅 관계자는 “브랜드 입장에서는 단순 노출량보다 소비자가 제품을 다시 검색했을 때 얼마나 많은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조회 수 높아도 안 산다…K브랜드, 채널별 전략 세분화K-뷰티 업체들도 달라진 구매 동선에 맞춰 중국 판매 전략을 바꾸고 있다. 중국에서 화장품을 판매하는 국내기업 궁중비책은 현지 법인을 통해 샤오홍슈와 더우인을 직접 운영하는 방식을 택했다. 샤오홍슈에는 실제 사용 후기와 제품 특장점, 성분·안전성 관련 콘텐츠를 노출하고 주요 캠페인 때 티몰로 소비자 유입을 유도한다. 더우인에서는 플랫폼 내 직영몰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티몰과 징둥은 브랜드를 이미 인지한 소비자가 제품을 검색하고 구매하는 판매 거점으로 활용한다.궁중비책 관계자는 “플랫폼별 역할을 구분해 브랜드 인지도부터 구매까지 소비자 접점을 이어가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플랫폼별 역할의 경계가 뚜렷한 것은 아니다. 더우인처럼 콘텐츠 탐색과 구매가 한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경우도 있어 기업들도 소비자의 이동 경로에 맞춰 콘텐츠와 판매 방식을 달리하고 있다.현지 마케팅 업계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노출이 실제 판매량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본다. 샤오홍슈나 더우인에서 제품을 접한 뒤 다른 플랫폼에서 다시 검색해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개별 콘텐츠의 구매 효과를 정확히 추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조회 수와 팔로어 수뿐 아니라 제품 검색량과 스토어 유입, 구매전환율·재구매율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실제 중국 소비자들도 SNS에서 화제가 됐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구매하지 않는다. 하우씨는 광고성 콘텐츠가 반복되거나 공식 판매처가 없어 정품 여부가 불확실하면 구매하지 않는다고 했다. 왕씨 역시 실제 사용 후기가 좋지 않거나 비슷한 가격대의 대체 제품이 있다면 구매를 포기한다고 말했다.현지 마케팅 관계자는 “SNS가 첫 번째 관심과 구매를 만들 수는 있지만 지속적인 구매와 재구매를 만드는 것은 결국 제품 자체의 경쟁력”이라며 “과거에는 티몰 입점 자체가 중국 진출 전략이었다면 지금은 소비자가 어느 플랫폼에서 제품을 발견하고 어디서 검증하고 어디서 결제하는지 전체 경로를 설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2026.10.12 08:00

4분 소요
효능·가격·경험 다 따진다…中 소비자 지갑 여는 조건 [K브랜드, 다시 중국으로]②

유통

중국 소비자가 K-브랜드를 사는 이유가 달라졌다. 과거에는 ‘한국산’이라는 이미지와 한류가 구매를 이끌었지만 이제는 효능과 성능, 가격, 사용 후기까지 꼼꼼히 따진다. ‘K’가 제품에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는 될 수 있어도 실제 결제를 결정하는 기준은 아니라는 얘기다.중국 소비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비 심리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지갑을 여는 데 더 신중해진 소비자 앞에서 중국 현지 기업들은 제품력과 가격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국내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술과 디자인, 브랜드 경험을 앞세워 현지 제품과 다른 선택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성·애국 소비 늘고…취향 세분화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소비 시장 규모를 나타내는 소매판매 총액은 1년 전보다 3.7% 늘어난 50조1202억위안(약 1경11조5099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증가 폭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전인 2019년의 절반 수준이지만, 시장 규모는 약 22.8% 확대됐다. 지난 2023년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전환 이후 중국의 소비 시장은 3년 연속 증가세다.시장은 성장 중이지만 소비 심리 회복은 더디다. 팬데믹 이전 120을 웃돌던 중국 소비자신뢰지수는 지난 2022년 4월 86.7까지 떨어진 뒤 지난해까지 기준선인 100을 회복하지 못했다. 경기 둔화와 부동산 시장 침체, 고용과 소득에 대한 불안 등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탓이다.작년 12월 중국의 데이터 연구 미디어 DT상업관찰이 실시한 소비 계획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 확대’ 의향을 밝힌 응답자는 전체의 33.9%를 차지했다. ▲2023년 56.3% ▲2024년 40.0%에 이어 3년 연속 내림세다.지난해 7월 시장조사 업체 닐슨은 중국 소비자의 최대 우려 사항이 ‘경기 둔화’(30.4%)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자신과 가정의 행복(29.9%) ▲고용 안정(20.0%) ▲식품 가격 상승(14.0%) ▲건강(13.0%) 등이 뒤를 이었다. 불안정한 경제 상황은 중국 소비자를 더욱 까다롭게 만들었다. 코트라는 지난 7월 발간한 ‘중국 5대 소비재별 최신 시장 동향 및 진출 전략’ 보고서를 통해 중국 소비 시장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 중심으로 전환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단순히 많이 사는 시장에서 더 따져보고 고르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원산지와 브랜드 등을 중요한 구매 기준으로 삼던 중국 소비자는 이제 ▲성분 ▲효능 ▲안전성 ▲사용 후기 ▲가격 등을 신중하게 비교한 뒤 제품을 산다. 지난 2023년부터 중국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한 ‘이성 소비’(理性消费) 열풍이 최근까지 이어진 영향이다. 코트라는 ▲스마트화 ▲간편화 ▲기능성 ▲맞춤형 등이 중국 소비 시장의 새로운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Z세대를 중심으로 취향이 세분화하면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제품과 건강관리·라이프스타일 등과 관련된 프리미엄 소비가 늘어나는 추세다.세대·지역·소득 수준·라이프스타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중국 소비자를 세분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코트라는 봤다. 코트라에 따르면 Z세대가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노년층도 숏폼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비 정보를 빠르게 습득하면서 소비 성향은 더욱 다양화될 전망이다.중국 진출을 노리는 한국 기업의 핵심 과제로는 ‘현지 브랜드의 급성장’에 대한 대응을 꼽았다. 중국 현지 기업이 경쟁력을 빠르게 키우는 가운데 K-브랜드가 더 이상 한국 제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시장을 넓히기 어려워져서다. 중국 문화와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제품이 인기를 끄는 현상인 ‘궈차오’(國潮·애국 소비) 열풍도 한국 기업의 입지를 좁히는 요인 중 하나다. 궈차오 트렌드는 특히 화장품 시장에서 두드러지는 모습이다.코트라에 따르면 중국 뷰티 시장에서 중국산 브랜드의 점유율은 지난 2021년 49.6%에서 작년 57.4%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수입 브랜드 비중은 50.4%에서 42.6%로 낮아졌다. 효능 입증하고 취향 쪼개야K-뷰티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가성비’만 앞세운 전략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자적인 원료와 성분을 개발하고 특허 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브랜드 스토리와 디자인, 고객 경험을 결합해 중국 로컬 브랜드와 차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특히 제품의 효능과 안전성을 객관적인 수치와 시험 결과로 입증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중국에서 확산하는 ‘이성 소비’는 무조건 저렴한 제품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가격에 걸맞은 효과와 품질을 요구하는 소비에 가깝기 때문이다.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해당 제품을 선택해야 할 이유를 분명하게 제시하면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 있다는 의미다.현지화 전략도 한층 정교해져야 한다. 중국 소비자를 하나의 집단으로 보지 않고 지역과 연령, 소득 수준, 생활 방식에 따라 세분화해야 한다. 습도가 높은 남부와 건조하고 추운 북부의 기후 차이를 제품의 소재와 기능에 반영하고, Z세대에는 디자인과 개성을, 중장년층에는 기능성과 신뢰도를 강조하는 방식이다.무신사도 한국에서 검증된 상품을 그대로 중국에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소비자의 기후와 체형, 구매 습관을 상품 기획에 반영하고 있다. 티몰·샤오홍슈·더우인 등 중국 소비자에게 익숙한 플랫폼에서 얻은 반응과 데이터를 제품과 마케팅에 활용하는 방식이다.디지털 마케팅은 단순히 제품을 알리는 수단을 넘어 소비자의 선택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바뀌고 있다. 검색량과 사용 후기, 구매 전환율, 재구매율 등을 분석해 반응이 낮은 제품은 줄이고 수요가 확인된 제품에 집중해야 한다. 한류 스타를 앞세워 일시적인 관심을 끄는 데서 벗어나 제품을 처음 접하는 순간부터 구매 이후 서비스까지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패션 시장은 온라인·콘텐츠 기반 소비가 확대되는 동시에 오프라인에서도 쇼핑몰 중심으로 소비 구조가 재편되는 등 변화가 빠르다”며 “현지 고객 수요를 반영한 상품 기획과 SKU 효율화, 온라인 플랫폼과 쇼핑몰·아웃렛을 아우르는 채널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2026.10.12 07:00

4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