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갈 곳 잃은 중국차, 한국 향하나…中-EU 車수출 축소 '쿼터제' 합의
11일(현지시간)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최근 베이징에서 회담을 갖고,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부합하는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형태의 수출 제한을 포함한 16개 항목의 합의안을 도출했다. 합의안에 따라 중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은 설정된 쿼터 내 물량만 수입되고, 초과 물량에는 고율 관세가 부과된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향후 4년간 중국산 하이브리드차의 EU 수입량이 예상치 대비 수백만 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으며, 연간 감축 물량은 약 40만~7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EU는 2024년 중국산 순수전기차(BEV)에 최고 35.3~45.3%의 상계관세를 매겼으나 하이브리드 차량은 기본 관세(10%)만 부과했다. 이에 중국 업체들은 내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으로 수출을 대거 전환했고, 유럽 내 PHEV 시장 점유율은 2024년 2%에서 올해 상반기 25%까지 치솟았다. 이에 자동차 산업 생태계와 1,300만 개 일자리 위협을 느낀 프랑스와 독일 등의 반발이 커지자 EU가 선제적 억제 조치에 나선 것이다.
이번 합의로 유럽 완성차 업계는 무역전쟁을 피했다며 안도하고 있지만, 통상 전문가들은 "하루 10억 유로에 달하는 무역적자 원인에 대해 중국의 실질적 양보가 없었던 단기적 시간 벌기이자 중국의 전술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중국 측 발표에 '쿼터제'가 명시되지 않은 점과 희토류 공급망 통제력 등은 향후 추가 갈등의 뇌관으로 남아 있다.
한편 국내 자동차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미국(최대 127.5% 관세 및 커넥티드카 판매 금지)과 일본(차등 보조금 및 세액공제) 등이 대중국 무역 장벽을 높인 상태에서 유럽 수출길마저 막힌 중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이 한국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은 중국산 자동차에 기본 관세 8%만 물리는 등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미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공장 생산 물량을 한국으로 대거 돌려 판매 2위를 기록한 전례가 있는 데다, BYD 등이 유럽보다 수천만 원 저렴한 가격에 PHEV SUV를 국내에 출시하는 등 가격 공세가 본격화되고 있어 현대차·기아의 주력 수익원인 하이브리드 시장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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