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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9호 매거진 커버 이미지

1839호 2026-06-08

K 피카츄 왜 안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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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대기번호 60번…종각 직장인들 줄 세운 이곳

유통

“이번 주 금요일 점심에 20명 예약 가능한가요?”지난 6월 1일 정오 무렵 서울 종로구 영풍빌딩 지하 2층 ‘테이크’(TAKE) 매장 앞. 점심시간이 시작되자 직장인들이 몰려들었고, 입구에서는 단체 예약 가능 여부를 묻는 문의가 이어졌다. 매장 직원은 “이번 주 점심 예약은 이미 마감됐다”며 현장 대기만 가능하다고 안내했다.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근무하는 40대 직장인 정모씨도 이날 동료와 함께 매장을 찾았다. 그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점심 회식을 하는데 테이크가 새로 문을 열었다고 해서 팀원들과 방문하려고 한다”며 “예약이 꽉 찼다고 해서 당일 오전 일찍 와 대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정씨는 “회식 장소로 뷔페를 자주 이용한다”며 “한 번에 여러 메뉴를 즐길 수 있고 가격도 합리적이어서 직원들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글로벌 미식으로 직장인 사로잡아 지난 5월 1일 문을 연 테이크는 아워홈이 처음 선보인 뷔페 브랜드다. 1호점인 종각점은 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과 직접 연결된 영풍빌딩 지하에 자리 잡았다.아워홈 관계자는 테이크 1호점 입지로 종각역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광화문·인사동·청계천 등과 가까워 평일에는 직장인, 주말에는 관광객 수요를 모두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고객들이 대기 시간 동안 일본 생활용품점 무인양품이나 영풍문고를 둘러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전용면적 823㎡(약 250평) 규모의 매장은 ‘글로벌 푸드 마켓’을 콘셉트로 꾸며졌다. 세계 각국의 음식과 문화를 한 공간에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최대 130여종의 메뉴를 제공한다. 가격은 성인 기준 평일 점심 2만3900원, 평일 저녁 2만9900원, 주말·공휴일 3만2900원이다.테이크는 개점 직후부터 인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인기를 끌고 있다. 평일 점심시간에는 현장 대기 번호가 60번을 넘어설 정도다. 식당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에서도 평일 점심 기준 6월 18일까지 예약이 모두 마감된 상태다.이날 30분 넘게 입장을 기다리던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평소에는 회사 구내식당을 이용하지만 오늘은 팀원들과 맛있는 식사를 하고 싶어 ‘종각역 맛집’을 검색하다가 테이크를 알게 됐다”며 “점심 회식은 보통 보쌈이나 두루치기 같은 무난한 한식 위주였는데, 이곳은 한식은 물론 여러 나라 음식을 한 번에 즐길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테이크는 일반 뷔페처럼 음식 종류별로 공간을 나누는 대신 국가별 대표 메뉴와 공간을 결합한 ‘글로벌 미식 스테이션’을 운영한다. 한국·일본·중국·스페인·이탈리아·미국 등 각국의 대표 메뉴를 선보이며, 지역별 특색과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신메뉴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바비큐 특화 코너인 ‘테이크 그릴’과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콘텐츠형 공간 ‘팝업테이블’도 차별화 요소다. 팝업테이블에서는 유명 외식 브랜드는 물론 인기 캐릭터 등 화제성 있는 브랜드와 협업한 메뉴를 선보인다.테이크의 첫 협업 파트너는 삼양식품의 ‘불닭’(Buldak)이다. 오는 8월까지 ▲불닭 미역 빨간 어묵 ▲콘마요 불닭 크림 포테이토 그라탕 ▲불닭마요 유부초밥 등 협업 메뉴를 운영한다. 아워홈은 향후 인기 셰프와의 협업도 검토하고 있다. 애슐리·빕스도 점심 회식 수요 증가세테이크에서 약 3분 거리에 자리한 이랜드이츠의 뷔페 브랜드 애슐리퀸즈도 연일 문전성시를 이룬다. 애슐리퀸즈의 가격은 성인 기준 ▲평일 점심 1만9900원 ▲저녁 2만5900원 ▲주말·공휴일 2만7900원이다. 테이크보다 약 4000~5000원 저렴하다.이랜드이츠에 따르면 올해 5월 애슐리퀸즈 종각역점 매출은 전달 대비 20%가량 성장했다. 1년 전보다는 6% 정도 늘었다.오피스 상권을 중심으로 점심 모임과 단체 식사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5월 평일 점심 시간대 애슐리퀸즈 종각역점의 6인 이상 단체성 예약은 전체 예약의 약 30%를 차지했다. 10인 이상 예약 비중도 6인 이상 예약의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이랜드이츠 관계자는 “기존 샐러드바 운영과 예약 편의성, 매장별 좌석 운영 등을 통해 점심 시간대 단체 수요를 안정적으로 소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이랜드이츠는 점심 회식 수요를 저녁 시간대 회식과 모임 수요로도 확장하기 위해 ▲마곡점 ▲NC이스트폴 구의점 ▲강남역점 등 직장인 상권을 중심으로 ‘와인룸’을 운영 중이다. 와인룸은 샐러드바에 4000원을 추가하면 ▲레드 ▲화이트 ▲스파클링 등 와인 6종과 페어링 메뉴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이랜드이츠에 따르면 올해 초 애슐리퀸즈 마곡점에 와인룸을 도입한 후 전체 매출은 1년 전보다 31%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저녁 매출은 약 50% 뛰었다.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도 최근 합리적인 가격의 외식·모임 장소를 원하는 수요가 커지며 방문객이 증가하는 추세다.CJ푸드빌 관계자는 “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는 회식 문화가 점차 줄어들면서 평일 점심 시간대 단체 예약률이 늘고 있다”며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반도체 등이 인접한 빕스 동탄롯데백화점의 경우 화~목요일 직장인 단체 예약 증가세가 특히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빕스는 직장인 고객 특성에 맞춘 특화 매장도 확대하고 있다. ‘빕스 합정역점’에는 인근 직장인 단체 수요에 맞춰 최대 40인 규모의 프라이빗 단독 룸을 신설했다. ‘빕스 마곡원그로브점’도 6인부터 26인까지 수용 가능한 단독 룸을 보유 중이다.업계 관계자는 “젊은 층을 비롯한 40~50대 직장인의 회식·모임 장소로 뷔페가 인기를 끄는 모습”이라면서 “연령대와 취향이 다양한 구성원이 각자 원하는 메뉴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고, 맥주·와인 등 주류도 함께 제공해 선호도가 높다”고 언급했다.

2026.06.08 09:00

4분 소요
이성민 교수 “캐릭터 진화 통해 성인 IP로 확장해야” [K피카츄는 왜 없나]⑥

산업 일반

한국이 IP(지식재산권) 마케팅에 열광하고 있다. 각양각색의 IP 팝업스토어가 쉴 새 없이 전개되고 있고, 이를 다양한 세대가 소비하고 있다. IP 전문가로 알려진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를 통해 ‘대중문화’로 진화한 한국의 IP 생태계 시장을 진단하며 앞으로의 과제를 짚어봤다. 대중문화로 진화한 국내 IP 생태계 이 교수는 최근 콘텐츠산업의 판이 바뀌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IP가 콘텐츠 비즈니스 논의의 중심으로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액체 미디어(Liquid Media)의 시대’가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변화의 핵심은 대중의 ‘주목’이 머무는 곳, 즉 비즈니스 무게중심의 이동에 있다. 우리가 경험했던 단단하고 안정적인 미디어의 시대가 저물고 모든 경계가 허물어지며 끊임없이 형태를 바꾸는 ‘액체 미디어의 시대’가 열렸다”고 분석했다. 과거 우리가 경험했던 극장과 TV, 책 등의 분절된 미디어 환경이 지극히 고체적(Solid)이었다면 디지털 기술로 미디어의 경계가 허물어진 시대에서는 특정 채널이나 플랫폼이 아닌 ‘IP’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원래는 저작권과 상표권을 IP의 기본 묶음으로 봤는데 이제 브랜드로 좀 더 쉽게 이해되고 있다. 좋은 브랜드는 그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이 관련된 파생 행위들을 다 연결한다”며 “거기에 연결된 파트너들이 다 함께 돈을 벌 수 있는 생태계가 형성되면서 시너지가 나고 시장이 확장되는 형태”라고 IP 시장을 정의했다. 한국의 IP 소비 형태는 과거 소위 ‘덕후’들이 즐겼던 문화가 아닌 ‘대중문화’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아이 같은 취미를 가진 성인을 뜻하는 ‘키덜트’(Kidult)라는 단어도 이미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키덜트는 이례적인 현상일 때 아이 어른이라고 불렸는데 지금은 죄다 키덜트가 아닌 사람이 없다”며 “20대들이 키링을 달고 다니는 것을 어색해하지 않고, 과거 X세대들도 ‘스타워즈 티셔츠’를 입고 다니곤 했다. 이처럼 아이들뿐 아니라 40, 50대들도 IP를 소비하는 허들이 낮아졌고 문화적으로도 자리잡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비주류적 시장이 아니라 우리가 다 같이 즐기는 대중문화처럼 IP 소비가 일어나고 있다. 세대 전체가 소비하는 경향이 커지다 보니 다채롭게 소비하고 확장되는 흐름”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한국의 IP 소비 현상을 독특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본의 오타쿠, 미국의 긱 등은 숨어 있는 애들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지금 덕후가 아닌 사람이 없다”며 “IP를 소비하는 것이 보편적 문화로 최근 몇 년 사이에 바뀐 게 독특한 것 같다. 모두가 IP를 다 같이 쓰는 건 좀 특이한 경우”라고 말했다. 한국의 ‘멀티호밍’(사용자가 여러 서비스를 병행해 이용하는 행위) 현상도 주목했다. 그는 “하나만 죽어라 파는 게 아니고 여러 IP를 순환 소비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하나가 아닌 여러 아이돌을 좋아하는 현상과 같은 경우”라고 비유했다. 중장기 플랜 관점, 팬덤 고도화 전략 요구 이 교수는 국내에서 포켓몬처럼 세대를 아우르면서 글로벌 파워를 지닐 수 있는 ‘슈퍼 IP’로 아이돌 BTS를 꼽았다.그는 “한국의 아이돌 시장은 엄청나게 강하고, K-팝 쪽에서 이 IP 비즈니스 원형들이 많이 만들어져 있다. 그렇게 따지면 슈퍼 IP를 BTS로 볼 수 있다”며 “아이돌의 팬덤 문화와 파생되는 마케팅이나 굿즈든 이런 비즈니스 모델들이 단단하게 구축돼 있다. IP들이 이런 역량과 결부된다면 분명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BTS는 10년 이상 롱런하면서 팬덤이 두텁기 때문에 슈퍼 IP로서 가치가 충분하다. 하지만 휴먼 IP라는 측면에서 리스크가 적지 않다. 앞서 동방신기도 글로벌적으로 IP 가치가 매우 높았지만, 3명의 멤버가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서 팬덤이 줄어든 측면이 없지 않다.이 교수는 ‘아기상어’ ‘티니핑’ ‘나 혼자만 레벨업’ 등의 국내 IP를 주목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 관점으로 IP 역량을 고도화해야만 슈퍼 IP로 발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IP 비즈니스는 세대론을 고민 안 할 수 없다. 뽀로로와 폴리, 타요 등은 20년이 지난 IP들이고 유튜브를 통해서 세계적으로 뻗어갔다”며 “이 캐릭터를 보고 자란 세대가 20대가 됐을 때 ‘뭔가 해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있지만 영유아 캐릭터라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이어 그는 “핑크퐁이 이제 10년이 됐으니 이를 보고 자란 20대들이 아기상어에 여전히 열광하면 슈퍼 IP가 되는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가 한국 IP들을 얼마나 고도화할 수 있느냐에 성패가 달렸다”고 냉정하게 분석했다. 가령 티니핑의 경우 10세 이하 아이들이 타깃이었는데 ‘사랑의 하츄핑’이 등장하면서 15세까지 팬덤의 연령대가 높아졌다. 포켓몬의 경우 ‘포켓몬고’ ‘포코피아’와 같은 게임을 지속 개발하는 등 캐릭터의 진화를 통해 성인 IP로 확장되면서 롱런하고 있다. 이 교수는 콘텐츠 산업이 앞으로 IP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에 한국도 구조적인 변화를 통해 IP 고도화 전략을 짜야한다는 판단이다. 그는 “국내에서 IP에 신경을 많이 쓰는 회사들은 영세하고, IP를 중장기적으로 가져가야 하는 회사들은 관심이 없는 아쉬운 산업 구조였다”며 “한국이 아이돌 비즈니스를 잘 확장한 것처럼 중장기적인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출 수 있도록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2026.06.08 08:30

4분 소요
“식후엔 커피 대신 운동”…건강·간편식 시장 키우는 직장인들

유통

#직장인 김동영(35)씨는 일주일에 두세 번은 샌드위치로 점심을 해결한다. 점심시간에 밥을 먹는 대신 요가 학원에 가기 때문이다. 김씨는 “출근 전이나 퇴근 후엔 운동할 짬을 내기 어렵다”며 “점심시간을 활용해 운동하고 샌드위치를 사와 일하면서 먹는다”고 말했다. 직장인의 점심 풍경이 변화하고 있다. 동료와 함께 구내식당이나 회사 근처 음식점을 찾는 대신 혼자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남은 시간에 휴식·운동·독서 등 개인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다. 유통업계는 달라진 점심 문화에 맞춰 건강식·간편식 등을 강화하는 추세다.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 직장인 점심 식사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이 점심시간에 혼자 식사(혼밥)하는 비율은 47.7%를 기록했다. 전년(42.3%) 대비 약 5.4%포인트(p) 늘어난 수준이다. ‘혼밥’이 확산하면서 점심 식사로 간편한 메뉴를 택하는 비율도 2024년 47.0%에서 지난해 54.1%로 증가했다. 점심에 ‘샐러드나 샌드위치 등 가볍게 먹는다’고 답한 비율은 약 50.1%(복수 응답)로 집계됐다. 40.5%가량은 ‘혼자 먹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메뉴를 고른다’고 답했다. 4명 중 1명은 ‘간편식’…제품군 늘리고 협업 시도직장인의 수요 변화를 가장 크게 체감하는 곳은 사내 식당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 식품 기업 현대그린푸드는 작년 단체 급식 사업장에서 제공된 전체 식사류 중 포장용 간편식을 이용한 비중이 2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지난 2월 23일 밝혔다. 4명 중 1명은 구내식당에서 간편식을 선택한 셈이다. 지난 2022년 4%대였던 간편식 이용 비중은 3년 만에 7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혼밥 문화와 더불어 점심시간을 자유롭게 헬스·취미 등에 활용하려는 직장인이 많아지며 간편식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올해는 간편식 식수 비중이 33%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아워홈도 지난해 구내식당 내 간편식 매출이 지난 2022년보다 약 387% 뛰었다. 아워홈 관계자는 “지난 2022년 사내 식당에서 본격적으로 간편식 운영을 시작한 뒤 관련 매출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며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온더고(냉동 도시락) ▲인더박스(샐러드 등 테이크아웃 브랜드) 제품을 중심으로 간편식 매출이 1년 전보다 19%가량 늘었다”고 전했다.CJ프레시웨이의 작년 간편식 매출은 지난 2023년 대비 4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웰스토리도 최근 5년간 간편식 이용 식수가 70%가량 증가했다.급식 업계는 증가하는 간편식 수요에 대응해 제품군을 다양화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 3월 프리미엄 간편식과 음료 서비스를 결합한 테이크아웃 브랜드 ‘큐레이츠’(CUREATS)를 론칭했다.큐레이츠는 간편식에 음료 서비스를 결합해 식사부터 스낵, 커피 등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샌드위치·샐러드 등 간편식을 중심으로 ▲건강 ▲계절성 ▲페어링 ▲데일리 루틴 등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메뉴를 구성한다. 베이커리와 외부 브랜드 협업 상품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카페존에서는 스페셜티 원두커피와 유명 카페 브랜드 협업 메뉴를 운영하고, 블렌딩 티와 시즌 한정 음료 등도 제공한다.현대그린푸드는 간편식 제품군을 향후 3년 내 현재(650종)의 두 배 수준인 1200종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포케·웜볼·차우멘 등 최근 식품 트렌드를 반영한 간편식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샌드위치·샐러드 등을 판매하는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와도 협업할 계획이다. “간편식도 든든하게”…품질 개선·신제품으로 직장인 공략편의점 업계도 직장인의 점심 수요를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GS25의 올해 1~5월 간편식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23.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오후 12시부터 2시 사이 점심 시간대 직장인 상권의 간편식 매출은 일반 주거 상권보다 12.2%가량 높았다.GS25는 올해 3월 김밥을 시작으로 삼각김밥에 이어 연내 ▲도시락 ▲햄버거 ▲샌드위치 등 간편식의 품질을 개선하는 ‘풀체인지 리뉴얼’을 추진 중이다. ‘프레시푸드’ 전문 MD, 호텔 셰프 출신 식품 연구원 등 20여 명의 전문 인력이 참여해 ▲미식 트렌드를 반영한 메뉴 변경 ▲토핑 비중 확대 ▲조미 에센스 적용 등 원재료 전반을 개선하고 있다. 유명 셰프와의 협업 상품이나 ‘봄동비빔밥’ 등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도 지속적으로 내놓는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 2024년 8월 162억원을 투자해 BGF푸드 진천공장 제2공장을 증축했다. 생산능력을 기존보다 약 62% 확대해 늘어나는 간편식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올해 2월에는 메뉴와 원재료를 고급화해 차별화한 간편식 라인 ‘피빅(PBICK) 더 키친’을 선보였다. ‘PBICK 더 키친 프리미엄’ 라인과 건강 라인업인 ‘지중해 키친 시리즈’도 출시했다.BGF리테일에 따르면 CU의 간편식 매출은 ▲2023년 26.1% ▲2024년 32.4% ▲2025년 17.1% 등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지난 2월 ‘PBICK 더 키친’을 내놓은 뒤 간편식 매출이 1년 전보다 17.2% 정도 증가했다”고 언급했다.업계 관계자는 “기존 학생·취업 준비생 등이었던 간편식의 주요 고객층이 직장인으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편의점 업계도 ▲메뉴 다양화 ▲품질 개선 ▲유명 셰프 협업 등을 통해 간편식을 ‘완벽한 한 끼’로 제공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2026.06.08 08:00

4분 소요
'롯데가 하면 다르다'...오감 만족 '포켓몬 세계관' 구현

산업 일반

롯데는 포켓몬 등을 포함해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을 가장 공격적으로 펼치는 그룹이다. 포켓몬 IP ‘통합 마케팅’을 펼치는 한국의 파트너사이기도 하다. 그룹의 콘텐츠센터를 총괄하고 있는 안중인 롯데지주 경영혁신실 상무를 만나 롯데의 차별화된 IP 전략을 들어 봤다. 포켓몬 본사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 6월 1일 롯데월드타워에서 만난 안중인 상무는 가장 먼저 포켓몬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석촌호수 메타몽’으로 지난해 롯데가 포켓몬과 협업을 통해 배포했던 한정판 카드였다. 안 상무는 “이 카드가 바로 올해 ‘성수동 대란’을 유발한 카드다. 한정판으로 제작되는 이 포켓몬 카드가 현재 리셀가 20만원 이상에 팔리고 있다”며 “포켓몬은 기본적으로 게임 IP인데 이들의 매출의 약 50%가 이런 카드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1일 열린 ‘포켓몬 메가페스타 2026’에서 잉어킹 무료 한정판 카드 지급 소식에 4만명 이상의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서울 스탬프랠리 이벤트’가 잠정 중단된 바 있다. 석촌호수 메타몽처럼 한정판 카드의 가치가 급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였다. 포켓몬코리아는 2024년부터 포켓몬 IP ‘통합 마케팅’의 한국 파트너로 롯데그룹을 택했다. 에버랜드 등 경쟁사들이 포켓몬과 통합 마케팅 파트너 자리를 노렸지만, 롯데는 차별화된 ‘포켓몬 세계관’ 구현으로 본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안 상무는 “엔드투엔드(처음부터 끝까지 전 과정을 아우름) 경험 제공이라는 공동 비전이 맞아떨어졌다. IP 회사들은 기본적으로 물건을 팔아 이윤을 남기겠다는 생각 이전에 고객 경험을 먼저 생각한다”며 “롯데의 사업장 공간과 제품들을 모두 하나로 엮어서 ‘원데이 플랜’을 만든다는 아이디어를 포켓몬에서 좋아했다”고 털어놓았다. ‘원데이 플랜’은 롯데만이 구현할 수 있는 IP 협업 방식이다. 롯데는 이 같은 IP 마케팅 실행을 위해 2024년부터 그룹에서 포켓몬과 IP 파트너십을 맺었고, 이를 총괄하는 조직도 새롭게 꾸렸다. 이 조직을 총괄하는 안 상무는 “예전에는 계열사에서 개별적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2024년부터는 새로운 고객 경험 설계를 주도했다”며 “롯데가 식품도 파는데 유통·호텔도 하고 테마파크도 갖고 있다. 그래서 소위 ‘원데이 플랜’으로 고객들이 포켓몬으로 주말 계획을 짤 수 있는 상품 서비스 구현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롯데는 국내에서는 특별하게 호수를 끼고 있는 쇼핑몰이라는 강점이 있어 포켓몬에서 핵심 요소로 봤던 ‘석촌호수 메타몽’ 벌룬을 띄우기가 가능했다. 그는 “포켓몬 세계관을 구현하면 팬들이 와서 대기를 하는데 본인 차례가 오기까지 2시간씩 걸리기도 한다. 대기 시간 동안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거나 쉬면서 먹고 마시고 즐길 수 있도록 크리스피크림 도넛과 엔젤리너스 커피에서도 포켓몬 상품을 출시했다”고 덧붙였다. 또 롯데시네마를 통해 포켓몬 애니메이션을 보고, 세븐일레븐에 들러서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에서 나오는 포켓몬 과자와 음료를 즐길 수 있게 했다. 안 상무는 “이렇게 테마파크 밖의 테마파크를 구현했고, 모든 요소들을 ‘원데이 플랜’으로 작동할 수 있는 형태의 구도를 짜고 타임라인을 맞췄다. 포켓몬 입장에서 IP를 이처럼 하나의 가격으로 통합 협상할 수 있는 조직이 없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자이언츠·새로구미 등 자체 IP 확대 전략 그룹 차원에서의 그룹의 IP 전략은 명확하다. ▲포켓몬과 같은 독점적인 브랜드 IP 확보 ▲로열티 높은 IP 발굴 ▲자체 생산 오너십 IP 확대 등 3가지 방향성이다. 그는 “예전에는 새로 개발하면 경쟁사들이 따라올 때까지 2년의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지금은 카피 제품이 나오는 게 3~6개월로 짧아졌다”며 “카피가 나오면 그때부터 가격 경쟁으로 가게 되고, 범용 제품의 트랩에 빠지게 된다”고 진단했다. 이에 롯데는 브랜드 IP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브랜드 가치를 활용하고 있다. 브랜드는 로열티가 있어서 가격 방어가 가능하다”며 “콘텐츠를 철저히 브랜드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 침범하기 어려운 독점적인 IP는 로열티를 갖고 있는 고객층을 공략할 수 있어 하나의 브랜드처럼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포켓몬과 협업을 공고히 함과 동시에 신규 IP와의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 여기에 자체 소유의 IP들에 대한 육성과 개발도 힘쓰고 있다.프로야구단 자이언츠는 포켓몬을 제외하고 그룹에 최대 IP 매출을 안기고 있다. 자이언츠의 2025년 매출은 약 811억원이다. 입장료와 굿즈 판매 등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유니폼 등 굿즈 판매 규모만 249억원에 달했다. 롯데는 지난해 자이언츠 IP를 통해 165억6000만원이라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안 상무는 “자이언츠는 강력한 충성도를 발생시키는 IP 요건을 다 갖추고 있다. TV에 나와서 접근이 좋고, 연고지라는 소속감으로 감정이입이 가능하다. 그리고 매일 경기를 통한 반복 창작이 가능하다는 점에 세 가지 요건을 다 충족한다”며 “성적에 상관없이 IP로서 사업이 잘 될 수 있게 만드는 게 주요 방향성”이라고 말했다. ‘새로구미’는 새로 소주의 구미호 캐릭터다. 연예인들이 내레이션으로 참여한 새로구미 애니메이션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는 “구미호 연애 유튜브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는데 조회수가 1000만이 넘는다. 주류다 보니 술과 관련해서 만들 수 있는 이야기가 무궁무진하다”며 “구미호에 스토리와 서사를 붙여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는데 시장의 반응이 좋아서 IP를 확장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2개월 전부터 적극적인 오너십 IP 확대를 위해 ‘새로구미 프로젝트’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구미에 대한 웹툰이나 웹소설을 제작하는 것을 시작으로 시장 반응을 살핀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K-팝 IP 활용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아이브의 뮤직비디오에 롯데월드타워에서 촬영을 하기도 했다. 아이브 관련 스토어를 열면 일평균 매출액이 포켓몬보다 높다. K-팝은 글로벌 사업장 등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2026.06.08 08:00

4분 소요
52살 키티·76살 스누피·81살 무민… 장수 캐릭터의 생존 비법은?

산업 일반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숏폼 콘텐츠의 범람으로 오늘날 문화 콘텐츠의 수명은 극단적으로 짧아졌다. ‘유행 주기 3개월’이라는 말이 정설로 통할 만큼 트렌드의 명멸이 극심한 가운데, 수십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전 세계인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캐릭터들이 있다.올해로 탄생 52주년을 맞이한 산리오의 ‘헬로키티’, 76년째 전 세대에 위로를 건네는 피너츠의 ‘스누피’, 8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핀란드의 국민 캐릭터 ‘무민’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이 인간의 평균 수명에 육박하거나 이를 넘어서는 오랜 기간 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비움의 미학’…소비자가 감정을 채워넣는 하얀 도화지콘텐츠 전문가들은 장수 IP(지식재산권)들의 첫 번째 성공 요인으로 ‘단순하고 직관적인 디자인’과 이로 인한 ‘시각적 여백’을 꼽는다. 캐릭터의 외형이 지나치게 구체적이거나 복잡하면 소비자는 이를 제3자의 시선에서 관찰하게 되지만, 단순한 구조의 캐릭터는 감정 이입의 대상이 되기 쉽다는 분석이다.이 법칙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헬로키티다. 헬로키티에게는 입이 없다. 디자이너 야마구치 유코는 이에 대해 “보는 사람이 기쁠 때는 기뻐 보이고, 슬플 때는 슬퍼 보이도록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입을 그리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고정된 표정이 없기에 키티는 전 세계 문화권의 누구와도 정서적 주파수를 맞출 수 있었다.스누피와 무민 역시 마찬가지다. 찰스 슐츠의 투박한 펜 선에서 탄생한 스누피는 복잡한 명암 없이 오직 흰색과 검은색의 대비, 단순한 선 몇개로 희로애락을 표현한다. 토베 얀손이 북유럽 신화의 트롤에서 영감을 얻어 창조한 무민 역시 하얗고 뭉툭한 외형으로 시각적 편안함을 선사한다. 이들의 단순함은 언어와 문화 장벽을 단숨에 뛰어넘는 보편성을 획득하는 강력한 무기가 됐다.단순한 외형이 대중을 유인하는 진입장벽을 낮췄다면, 캐릭터가 지닌 깊이 있는 세계관과 메시지는 이들을 평생의 동반자로 만드는 원동력이다. 글로벌 장수 IP들은 결코 일차원적인 귀여움에 머물지 않고, 삶을 관조하는 철학적 내러티브를 품고 있다.만화 ‘피너츠’의 주인공들은 완벽하지 않다. 찰리 브라운은 매번 야구 경기에서 지고 연날리기에 실패하는 패배자의 대명사이며, 스누피는 지붕 위에 누워 소설을 쓰는 망상가다. 이들이 나누는 대사는 근거 없는 낙관을 말하지 않는다. “인생이라는 책에는 결코 뒤에 정답이 나와 있지 않아”와 같은 대사들은 현대인들의 불안과 실패를 냉소적이면서도 따뜻하게 어루만진다.무민의 세계관인 ‘무민 골짜기’ 역시 ▲겁쟁이 ▲냉소주의자 ▲방랑자 등 저마다 결점을 지닌 캐릭터들이 모여 서로를 조건 없이 환대하고 포용하는 공간이다.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원작자 토베 얀손이 작품 속에 녹여낸 평화주의와 다양성 존중의 가치는 현대의 글로벌 가치관과 완벽히 맞닿으며 시대를 초월하는 생명력을 얻었다. 정체성은 고수하되 트렌드와 타협장수 IP의 또 다른 비결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과 소비 트렌드에 발맞춘 영리한 비즈니스 전개에 있다. 이들은 원작의 핵심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당대 가장 트렌디한 산업 및 플랫폼과 적극적으로 융합해 왔다.특히 브랜드 컬래버레이션을 통한 외연 확장이 돋보인다. 아동용 문구류로 시작한 헬로키티는 발렌시아가, 나이키 등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와 협업하며 ‘힙(Hip)한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숏폼 콘텐츠 등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Z세대의 놀이 문화 속으로 깊숙이 침투했다.스누피는 오메가 등 명품 시계 브랜드부터 감성 라이프스타일 굿즈까지 아우르며 ‘키덜트’ 시장을 선점했고 무민은 친환경 리빙 브랜드 및 미디어아트 전시를 통해 아늑함과 웰빙을 추구하는 3040 소비층을 공략하고 있다. 과거의 추억을 파는 레트로에 그치지 않고, 신세대의 놀이터에 직접 찾아가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내는 ‘뉴트로(Newtro) 전략’을 구사한 결과다.‘반짝 스타’ 넘치는 한국 시장…100년 갈 IP 육성해야헬로키티·스누피·무민 등 글로벌 장수 IP의 생존 방식은 국내 콘텐츠 산업에 무거운 과제를 던진다. 최근 한국 시장에서도 수많은 캐릭터와 IP가 쏟아져 나오고 있으나 대다수가 반짝 유행에 그치거나 일시적인 팝업스토어 열풍 이후 소비기한이 만료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기술이 발전하고 플랫폼이 아무리 변해도 소비자가 캐릭터를 통해 얻고자 하는 본질은 ‘정서적 교감’과 ‘위로’라고 입을 모은다. 자극적인 비주얼과 휘발성 강한 마케팅만으로는 세대를 관통하는 팬덤을 형성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장민지 경남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장수 캐릭터들은 트렌드에 너무 민감하지 않은 보편적인 정서나 대중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아울러 특정 연령대가 아닌 전 세대가 공감하거나 귀여워하거나 무해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캐릭터인 경우가 많다”며 “캐릭터 자체로도 이미 라이선스화 돼 있어서 어디에나 컬래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장수 IP 개발을 위해서는 “간단해도 서사가 있는 캐릭터가 오래 기억에 남기 때문에 캐릭터 고유의 서사를 이미지화하는 작업이 많이 필요하다”며 “하나의 캐릭터에서 파생된 여러 캐릭터를 추가해 나가는 방법도 캐릭터 수집 측면에서 일종의 사업화 성공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6.06.0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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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신드롬의 진화…노스탤지어 소비와 감정 경제의 결합 [K피카츄는 왜 없나]③

산업 일반

“피카츄요? 그냥 보고만 있어도 좋아요.”28세 직장인 A씨는 사무실 책상 가득 놓인 포켓몬 캐릭터 상품들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A씨는 2년 전 취업한 뒤부터 사무 공간을 포켓몬 캐릭터로 꾸미는 취미가 생겼다. 컴퓨터 옆에는 노란색 피카츄가 그려진 탁상 거울과 스케줄러, 포스트잇 노트를 가지런히 놓아뒀다. 의자에는 전기다람쥐를 닮은 에몽가 방석과 목 베개, 의자 커버로 사용하는 티셔츠가 걸려 있다. 파우치에는 CJ올리브영이 선보인 피카츄 립틴트와 쿠션팩트, 꼬부기 선스틱이 가득 담겨 있다.차고 넘치는 포켓몬 굿즈 가운데 A씨가 가장 아끼는 물건은 최근 해외 직구로 어렵게 구한 다꼬리 탁상용 선풍기다. 그는 “요즘은 똘망똘망한 눈과 풍성한 꼬리를 가진 다꼬리가 나의 최애”라며 “눈을 뜨면 새로운 포켓몬 협업 상품이 쏟아져 나와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고 말했다.포켓몬 협업 천국포켓몬 무한 컬래버레이션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탄생 30주년을 맞아 식품은 물론 뷰티·패션·호텔·전시·유통까지 산업 전반으로 포켓몬 협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기업들은 신제품 출시부터 팝업스토어, 대형 행사 기획까지 포켓몬 IP(지식재산권)를 가장 먼저 고려할 정도다.CJ올리브영은 지난 5월 한 달간 ▲상품 ▲공간 ▲체험 콘텐츠를 아우르는 IP 컬래버레이션 ‘올리브영X포켓몬’을 진행했다. 입점 브랜드 61개가 참여한 대형 프로젝트로 굿즈와 제품, 체험 요소를 결합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뷰티·웰니스부터 라이프스타일까지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약 230종의 상품을 특별 기획 및 할인가로 선보였고, 포켓몬 패키지와 함께 키링·손거울·파우치 등을 증정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특히 아모레퍼시픽의 프리메라는 ‘피부 급속 충전’을 콘셉트로 한 포켓몬 에디션으로 빅히트를 쳤다. 1+1 구성에 캐릭터 굿즈를 더해 실용성과 재미를 동시에 잡았다. 헤어핀 등 굿즈를 결합해 스킨케어 루틴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한 점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설명이다. 식품업계도 포켓몬 열풍에 올라탔다. SPC삼립의 포켓몬빵은 띠부씰 수집 열풍을 일으켰고, 롯데웰푸드는 꼬깔콘·ABC초코·쮸쮸바 등에 포켓몬 캐릭터를 입힌 한정판 상품을 잇따라 선보였다.통신·전자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SK텔레콤은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ZEM폰 포켓피스’를 출시했다. 아이들에게 친숙한 포켓몬을 활용한 네 번째 시리즈로, 삼성전자의 갤럭시 A17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같은 날 서울 뚝섬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 ’포켓몬 런 2026 인 서울‘의 메인 스폰서였던 SK텔레콤은 삼성전자와 함께 ‘포켓몬 런 트레이닝 센터’ 콘셉트의 체험 부스를 운영했다. 참가자들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워치8을 착용하고 러닝 중 심박수와 페이스, 칼로리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했다.포켓몬은 기업 입장에서 가장 안전한 글로벌 IP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남녀노소 인지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세대 간 공감대까지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포켓몬 협업 상품은 출시 직후 품절되거나 예약 물량이 빠르게 동나는 경우가 많다. 기업들은 신규 고객 유입과 브랜드 화제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팬덤을 사는 기업들포켓몬 열풍의 중심에는 2030 소비자들이 있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TV 애니메이션·게임보이·닌텐도 게임을 통해 포켓몬을 접한 세대다. 2030세대가 경제력을 갖게 되면서 어린 시절 좋아했던 캐릭터에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어린 시절의 즐거운 기억을 소비를 통해 다시 경험하려는 ‘노스탤지어 소비’(Nostalgia Consumption)가 대표적이다. 경기 침체와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심리적으로 익숙한 브랜드와 캐릭터를 찾는 경향도 강해진다.업계 관계자는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포켓몬을 경험한 세대가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소비력이 생겼고, 포켓몬 상품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며 “제품의 성능보다 소비자가 느끼는 즐거움과 애착이 구매를 결정하는 ‘감정 경제’ 현상의 대표 사례”라고 설명했다.광고업계에서는 기업들이 포켓몬을 통해 소비자가 직접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하는 ‘인증샷 소비’를 노린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포켓몬 팝업에서 찍은 사진 한 장, 한정판 굿즈 인증 게시물 하나가 또 다른 방문객을 불러들이는 자발적 마케팅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브랜드들이 단순히 제품을 진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성수동과 서울숲, 잠실 등 젊은 층이 몰리는 지역에 대형 팝업스토어를 잇따라 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캐릭터 IP는 소비자들에게 감정적 연결고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단순 구매를 넘어 방문과 체험, 온라인 공유까지 이어지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캐릭터 IP는 유행이 지나면 팬층도 함께 줄어들지만 포켓몬은 부모 세대의 팬덤이 자녀 세대로 이어지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며 “IP 산업에서 가장 이상적인 장기 성장 모델로 평가받는 이유”라고 말했다.

2026.06.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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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 끝나면 내 자리는?”…IT기업들, 복귀 지원까지 챙긴다

IT 일반

“육아휴직을 1년 쓰고 돌아오려니 걱정거리가 한두 개가 아니었어요. 아이는 어떻게 돌볼지, 일은 어떻게 해나갈지 두려웠죠."국내 한 정보기술(IT) 기업의 8년 차 개발자 A씨는 육아휴직 복귀를 앞두고 걱정이 태산이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개발 환경이 순식간에 바뀌는 업계 특성상 육아휴직은 단순한 공백을 넘어 커리어 단절과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하지만 최근 주요 IT 기업들이 이러한 장벽을 허물고 있다. 단순히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차원을 넘어 육아휴직 후 직원들이 커리어 단절 없이 조직에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집중하고 있다.심리적 장벽 허무는 기업들IT 업계 종사자들이 육아휴직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경력 단절에 대한 불안감이다. 특히 개발 분야는 신기술의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르다. 생성형 AI 등장 이후 개발 업무 환경은 물론, 사용 언어와 협업 방식까지 급격히 변하고 있다. 몇 개월만 현업을 떠나 있어도 새로운 프레임워크와 개발 문화가 등장하는 일이 흔하다.A씨는 “제도적으로 육아휴직 사용은 보장돼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내가 없는 동안 프로젝트가 바뀌면 어떡하지’ ‘복귀했을 때 업무를 따라갈 수 있을까’라는 심리적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최근 기업들은 복귀 이후의 적응 과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과거의 육아 복지가 위로금이나 축하금 같은 일회성 현금 지원에 머물렀다면, 지금은 근로자의 커리어를 지속해 주는 시스템으로 진화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네이버의 ‘리보딩’(Re-boarding) 프로그램이다. 네이버는 지난 2024년부터 육아휴직 복직자들이 변화한 조직 환경과 업무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리보딩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공백기 동안 바뀐 사내 시스템과 기술 업데이트를 교육하고, 사내 네트워킹 제도를 통해 비슷한 시기에 복직한 동료들과 경험을 공유하게 함으로써 복귀 초기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카카오와 넥슨 등은 사내 어린이집 운영에 공을 들이고 있다. 출산지원금 같은 일회성 혜택보다 육아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질적인 부담을 줄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특히 맞벌이 비중이 높은 IT 업계에서 어린이집은 단순한 복지를 넘어 업무 지속성을 보장하는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자녀가 가까운 곳에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은 물론, 갑작스러운 상황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어 부모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넥슨의 사내 어린이집 ‘도토리소풍’은 2011년 선릉원 개원을 시작으로 경기 성남 판교(3곳)·제주(1곳)·서울 대치동(1곳) 등 총 5곳이 운영 중이다. 운영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로, 하루 13시간 이상 보육이 가능하다. 카카오는 판교 오피스 내 ‘늘예솔’ ‘아지뜰’ ‘별이든’과 제주 오피스 내 ‘스페이스닷키즈’ 등 총 4개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총 907명의 원아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를 갖췄다.유연한 근무 환경 또한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와 시차출퇴근제, 재택근무 제도는 아이를 키우는 직원들의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 아이가 아프거나 어린이집 일정이 바뀌더라도 업무와 육아를 병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네이버·카카오·크래프톤·넥슨 등 굴지의 IT 기업들이 이러한 유연근무제를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얼마 주느냐’에서 ‘어떻게 일하게 하느냐’로업계에서는 이러한 제도가 단순히 편의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한다고 보고 있다. 육아 부담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줄어들수록 직원들의 업무 집중도가 높아지고, 회사에 대한 신뢰와 애사심이 강화된다는 것이다.업계 관계자는 “안심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직원들의 조직 몰입도가 올라간다”며 “육아 지원 시설이 직원 만족도와 조직 충성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전문가들은 앞으로 기업 육아 복지의 경쟁력이 출산지원금의 규모보다 ‘육아휴직 복귀율’과 ‘경력 유지율’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한다. 출산을 장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출산 이후에도 직원이 커리어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특히 AI와 소프트웨어 산업에서는 숙련된 인력의 경험과 노하우가 곧 기업의 경쟁력이다. 출산과 육아 때문에 우수한 인재가 회사를 떠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도 큰 손실이다. 결국 최근 IT 업계의 육아 복지는 ‘얼마를 지원하느냐’에서 ‘어떻게 일하게 하느냐’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아무리 좋은 육아 복지 제도를 갖추고 있더라도 직원들이 실질적으로 제도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하며, 기업 또한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강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복지 제도 운영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는지 효과를 측정하고, 내부 만족도 조사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6.06.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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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츄가 어느새 30살…‘200조원 제국’ 만든 포켓몬의 비결

산업 일반

“도시가 발전하면서 곤충들이 사라졌습니다. 아이들은 이제 방 안에서 놀죠. 그래서 전 그들에게 (곤충 채집과) 유사한 경험을 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타지리 사토시, 1999년 TIME 인터뷰)지난 1996년 2월 27일 일본의 작은 게임 개발사인 게임프리크가 만들고 닌텐도가 판매한 휴대용 게임기 ‘게임보이’의 소프트웨어 ‘포켓몬스터 레드·그린’이 세상에 첫선을 보였다. 이 게임을 만든 타지리 사토시 대표가 어린 시절 도쿄 교외에서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를 잡고 친구들과 서로 바꾸며 놀았던 경험이 ‘포켓몬스터’(포켓몬)의 출발점이었다.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도시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어릴 때 느꼈던 ‘수집과 공유의 재미’를 주고 싶어 기획한 이 작은 게임은, 그로부터 정확히 30주년을 맞이한 2026년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튼튼하고 거대한 자산 가치를 만들어내는 독보적인 캐릭터 브랜드로 성장했다.글로벌 비즈니스 통계 플랫폼 스태티스타의 조사에 따르면 포켓몬이 태어난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총 누적 매출은 약 1500억달러(약 200조원)로 추정한다. 이는 우리에게 친숙한 월트디즈니컴퍼니의 ‘미키마우스’, ‘스타워즈’, 마블의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의 누적 매출을 모두 제친 전 세계 1위 기록이다.글로벌 라이선싱 전문 매체 라이선스 글로벌의 연례 보고서를 보면 이 포켓몬 권리를 총괄하는 일본 ‘주식회사 포켓몬’의 연간 상품 판매 매출만 해도 매년 우리 돈 14조원(100억달러) 안팎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물가가 오르고 경기가 어려워 지갑이 닫히는 상황에서도 포켓몬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경제 생태계인 이른바 ‘포케노믹스’(Pokénomics)는 흔들림 없이 쑥쑥 자라고 있는 셈이다. 탄생 30주년을 맞은 포켓몬이 어떻게 글로벌 시장을 꽉 잡을 수 있었는지 그 비결을 풀어봤다. 게임 하나로 줄줄이 엮어 파는 ‘무한 수혈 시스템’포켓몬이 200조원짜리 거대한 경제 생태계를 만들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게임이라는 확실한 중심축을 두고 ▲애니메이션 ▲장난감 ▲카드 등을 톱니바퀴처럼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독창적인 비즈니스 구조에 있다. 대다수의 캐릭터가 애니메이션이나 영화가 반짝 흥행한 뒤 인형 몇 개 팔고 사라지는 것과 달리, 포켓몬은 끊임없이 새로운 상품으로 뻗어나가며 소비자를 붙잡아둔다.우선 닌텐도 게임기로 나오는 원작 게임이 중심을 잡고 전 세계 유저들을 끌어모은다. 실제로 포켓몬 게임 시리즈의 전 세계 누적 판매량은 4억8000만장을 넘었다. 새로운 게임이 출시되면 뒤이어 TV 애니메이션과 극장판 영화가 나와 캐릭터들에게 친근한 성격과 스토리를 입히며 대중적인 인기를 끌어올린다.여기에 실물로 만지고 노는 ‘포켓몬 카드 게임’(TCG)과 다양한 인형·굿즈가 오프라인 소비를 유도하고, 스마트폰으로 밖을 걸어 다니며 포켓몬을 잡는 ‘포켓몬 GO’, 잠을 자면서 캐릭터를 키우는 수면 앱 ‘포켓몬 슬립’ 등이 더해져 소비자의 일상 전체를 포켓몬으로 채우게 만든다. 중장년층 아저씨 같은 말투로 큰 인기를 끈 할리우드 영화 ‘명탐정 피카츄’나 카메라를 들고 밀림과 사막을 누비며 포켓몬을 촬영하는 ‘뉴 포켓몬 스냅’ 같은 이색적인 후속작들도 이러한 무한 확장의 좋은 예다.이 생태계가 30년 동안 질리지 않고 생생하게 유지될 수 있는 핵심은 ‘세대’ 단위로 이뤄지는 정기적인 캐릭터 리필에 있다. 포켓몬은 보통 3년 주기로 완전히 새로운 배경과 이야기를 다루는 신작 게임을 내놓는데, 이를 새로운 ‘세대’로 부른다. 세대가 바뀔 때마다 최신형 게임기에 맞춰 수십에서 수백 마리의 새로운 포켓몬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 현재 등록된 포켓몬은 공식 도감 기준 이미 1025개체나 된다.포켓몬 IP(지식재산권)와 협업을 진행한 유통업계의 관계자는 “포켓몬의 주기적인 캐릭터 수혈은 브랜드가 구식이 되거나 지루해지는 것을 막아준다”며 “새로 나온 포켓몬들은 곧바로 카드 게임의 새 카드로, 새로운 인형으로, 애니의 주인공으로 변신해 끊임없이 새로운 매출을 만들어내고, 피카츄나 리자몽처럼 간판 캐릭터들이 브랜드의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듯 보인다”고 말했다.대를 이어 지갑 여는 부모와 아이들포켓몬 비즈니스의 진짜 힘은 게임을 처음 만들 때부터 고수해 온 ▲수집(Collect) ▲육성(Raise) ▲배틀(Battle) ▲교환(Trade)의 네 가지 규칙과 ‘서로 소통하게 만드는 힘’에 있다.첫 출시 당시 포켓몬은 똑같은 게임을 ‘레드’와 ‘그린’이라는 두 버전으로 쪼개서 동시에 발매했다. 두 게임은 거의 같지만 오직 레드 버전에서만 잡을 수 있는 포켓몬과 그린 버전에서만 나오는 포켓몬을 다르게 배치했다. 즉 혼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도감을 100% 채울 수 없게 만들어 친구와 통신선으로 연결해 서로 없는 캐릭터를 바꾸도록 유도했다. 이는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노는 문화를 만든 동시에, 두 버전의 게임을 모두 구입하도록 강력한 마케팅 효과를 냈다.철저하게 계산된 ‘희소성(가치) 조절 전략’은 오늘날 오프라인 유통가와 주식 시장 같은 금융계에서 무시무시한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정 행사나 기간에만 나눠주는 한정판 데이터, 세계 특정 도시의 랜드마크에 가야만 잡는 포켓몬, 전 세계에 몇 장 없는 한정판 종이 카드 등이 대표적이다.“지금 안 사면 평생 가질 수 없다”는 심리를 자극해 가치를 폭등시켰고, 이는 포켓몬 카드가 주식이나 금처럼 재테크 자산으로 대접받는 신(新)풍속의 밑거름이 된 셈이다. 포켓몬 카드를 취급하는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의 관계자는 “포켓몬 30주년 등 빅 이벤트와 맞물려 TCG가 마니아들의 전유물을 넘어 대중적인 수집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돈을 쓸 수 있는 단골 고객의 나이가 딱 맞아떨어졌다. 1990년대 후반 닌텐도 게임기를 붙잡고 밤을 새우며 포켓몬 1세대를 경험했던 어린이들은, 30년이 지난 2026년 우리 경제에서 가장 돈을 잘 쓰는 3040 세대가 됐다. 이들은 어릴 적 돈이 없어 다 가지지 못했던 아쉬움을 어른이 된 후 한정판 상품을 사 모으거나 재테크를 하는 취미(디깅 소비)로 보상받으려 한다. 더 고무적인 현상은 이 소비가 끊기지 않고 다음 세대로 대물림된다는 사실이다. 포켓몬에 좋은 추억을 가진 3040 부모들은 자녀인 알파 세대(2010년 이후 출생자)에게 자신이 좋아했던 피카츄의 세계관을 자연스럽게 물려준다.유통업계 관계자는 “주말마다 대기업 유통 매장이 마련한 초대형 포켓몬 팝업스토어를 찾고, 뙤약볕 아래 오픈런 대기줄에 부모와 아이가 손을 잡고 함께 서서 카드를 고르는 모습은 이제 흔한 풍경이 됐다”고 전했다.

2026.06.0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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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하면 1억 준다”…IT기업들이 육아복지에 돈 쏟는 이유

IT 일반

최근 정보통신(IT)·게임 업계를 중심으로 파격적인 출산 및 육아 지원 제도가 잇따라 도입되며 주목받고 있다. 과거 고강도 장시간 근무를 뜻하는 ‘크런치 모드’의 대명사였던 IT 업계가 이제는 앞장서서 ‘아이 키우기 좋은 직장’으로 변하는 모양새다.게임사 크래프톤은 자녀 1인당 최대 1억원의 출산 지원금을 내걸었고, 네이버는 6개월의 난임 휴직과 임신기 단축근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처럼 기업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육아 복지에 쏟아붓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사회공헌이나 이미지 제고 차원이 아닌 철저한 재무적 계산이 깔린 전략으로 보고 있다.‘1억 지원금’의 마법가장 눈길을 끈 곳은 크래프톤이다. 크래프톤은 자녀 1인당 최대 1억원이라는 파격적인 출산 지원금 제도를 지난해부터 도입했다. 출산 직후 6000만원을 일시 지급하고, 이후 8년에 걸쳐 매년 500만원씩 추가 지급하는 방식이다. 효과는 바로 나왔다. 제도 도입 후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사내에서 태어난 아기는 총 4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나 늘었다. 현금성 지원이 직원들의 출산 의지에 실질적인 기폭제 역할을 했음을 증명한 셈이다.포털 네이버 역시 임신과 출산 과정을 세심하게 돌보는 복지 제도를 운영 중이다. 법정 기준을 웃도는 6개월의 난임 휴직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난임 시술비를 최대 200만원까지 지원한다. 또한 임신 전 기간 급여 삭감 없이 하루 근무 시간을 2시간씩 단축했다.다른 주요 기업들도 육아 복지 제도에 앞장서고 있다. 넥슨은 모성보호 프로그램 ‘해피맘’을 통해 임신 관련 필수품을 제공하고, 출산 시기가 비슷한 직원 간의 교류를 지원한다. ▲사내 보건 시설 상시 이용 ▲출산 진료비 지원 ▲주차장 우대 등 생활 밀착형 복지가 특징이다. 카카오는 기본적인 출산 및 유·사산 휴가, 태아 검진 휴가를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 대상으로도 확대했다. 아울러 8세 이하(또는 초등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임직원에게 법정 기준을 넘어서는 최대 2년의 육아휴직을 제공한다. 컴투스 또한 법정 기준(임신 12주 이내 또는 36주 이후)을 넘어 임신 전 기간 근로 시간 단축 제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확대 시행 중이다. 유출 막는 게 이득…복지 아닌 ‘투자’IT 업계가 육아 복지에 사활을 거는 배경에는 산업군 특유의 인력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IT·게임 기업은 타 산업군에 비해 젊은 개발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이직이 매우 잦다.특히 30~40대 개발자들은 기업의 핵심 프로젝트를 이끄는 실무의 중추다. 문제는 이 시기가 결혼 및 출산·육아 시기와 정확히 맞물린다는 점이다. 이들이 육아 부담으로 경력 단절을 겪거나 복지가 더 좋은 타사로 이직할 경우 기업이 감당해야 할 대체 비용의 규모는 상당히 크다. 인재 유출에 따른 기업의 손실 비용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사관리협회(SHRM)와 글로벌 HR 연구기관인 버신(Bersin) 등의 분석에 따르면 숙련된 기술 인력이 이직할 경우 발생하는 대체 비용은 단순 채용·교육비를 넘어 생산성 저하와 조직 노하우 손실을 포함해 해당 직원 연봉의 1.5배에서 2배 수준에 달한다. 특히 미국 진보정책연구소(CAP)에 따르면 고위 전문직의 경우 그 비용이 200%를 넘기도 한다.개발자 한 명을 잃는 것은 단순히 머릿수 하나가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다. 진행 중인 서비스나 프로젝트의 연속성이 끊기는 치명적인 리스크로 이어진다. 만약 신규 인력을 채용하더라도 업무에 적응하고 기존 수준의 생산성을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최근 IT 업계의 육아 복지는 단순히 ‘쉬게 해준다’는 개념을 넘어섰다. ▲돈 걱정 없이 출산하고 ▲사내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며 ▲커리어 공백 없이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제 ▲출산 지원금 ▲유연근무제 ▲재택근무 등은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기본값이 됐다.업계에서는 기업들이 제공하는 2년의 육아휴직이나 억대 지원금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남는 장사’라고 분석한다. ‘직원을 책임지는 회사’라는 강력한 대외 브랜딩이 형성되면 수억을 들인 채용 광고보다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인재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구조가 만들어지면 미래의 채용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즉 퇴사로 인한 손실 비용을 치밀하게 계산한 끝에 차라리 복지에 투자해 인재를 묶어두는 것이 훨씬 가성비 높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물론 이러한 파격 복지가 일부 대기업에만 국한된다는 한계는 있다. 모든 기업이 억대 지원금을 지급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육아휴직 확대, 유연근무제 도입, 난임 지원 등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제도들은 중소·중견기업으로도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업계 관계자는 “당장 지출되는 비용은 커 보이지만, 핵심 인재를 잃고 새 인력을 채용·교육하는 데 드는 비용과 리스크를 고려하면 오히려 비용을 절감하는 셈”이라며 “육아 복지는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2026.06.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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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로로·티니핑·아기상어…한국 캐릭터는 왜 빨리 늙나

산업 일반

전 세계가 K-콘텐츠에 열광하지만 캐릭터 지식재산권(IP) 시장에서의 한국은 이제 막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변곡점에 서 있다. ‘포켓몬스터’(포켓몬)를 필두로 일본과 미국 캐릭터들이 시장을 지배한 사이, 국산 캐릭터들은 아이들이 크는 순간 함께 졸업하는 ‘단명’(短命)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대표 IP 홀더들은 아이들이 울음을 그치는 ‘육아 필수 영상’의 인식에서 벗어나 세대를 건너 물려줄 기억의 자산으로 만들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육성 체계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일본 경제매체 도요게이자이에 따르면 포켓몬의 누적 IP 매출은 1500억달러(20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헬로키티’(약 149조원)와 ‘미키 마우스’(약 112조원)와의 격차를 아득히 벌린 수치다. 주식회사 포켓몬의 제28기(2025년 3월 1일~2026년 2월 28일) 매출과 영업이익은 5314억2800만엔, 1439억7200만엔으로 각각 한화 5조원과 1조원을 넘어섰다. 국내 대표 IP 홀더 세 기업(아이코닉스·SAMG엔터테인먼트·더핑크퐁컴퍼니)의 지난해 연간 합산 매출이 약 42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포켓몬이라는 단일 IP의 압도적인 위상을 다시금 실감하게 한다. 이에 국내 IP 기업들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바통을 이어받아 전 세계 캐릭터 시장을 호령하기 위한 움직임에 분주하다. 성장하면 멈추는 소비, ‘세대 대물림’이 돌파구가장 큰 걸림돌은 국내 캐릭터들이 영유아 시장에 쏠려 발생하는 ‘소비 단절’ 구조다. 형님 격의 IP ‘뽀로로’를 탄생시킨 아이코닉스는 이를 두고 오랜 고민을 이어왔다. ‘뽀통령’으로 군림해왔지만, 아이가 성장하면 소비가 멈추는 한계 극복이 과제다. 이에 아이코닉스는 유튜브·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숏폼으로 접점을 넓히며 세대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아이코닉스 관계자는 “어린 시절 뽀로로를 보고 자란 세대가 부모가 돼 자녀에게 다시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대물림에 주목하고 있다”며 “부모에게는 향수와 신뢰를, 자녀에게는 동시대적 재미를 주는 ‘온 가족이 공유하는 IP’로 포지셔닝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전했다.영유아 타깃의 수명 한계는 최신 흥행작들도 고스란히 마주한 현실이다. SAMG엔터테인먼트(티니핑)는 여아 완구 시장을 장악하며 ‘파산핑’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히트쳤다. 2024년에는 영화 ‘사랑의 하츄핑’이 국내 124만명 관객을 동원하며 막강한 팬덤을 입증했다. 그런 SAMG엔터도 저학년 이후의 연령대를 흡수해 포켓몬 같은 타임리스 IP로 도약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AMG엔터 관계자는 “▲캐릭터 상품 ▲라이선싱 ▲뮤지컬 ▲영화 ▲오프라인 공간 사업 ▲팝업 등으로 확장하며 다양한 영역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연령 확장 실험에 대해서는 “출근핑·퇴근핑과 같은 소위 ‘00핑’ 밈을 탄생시키며 MZ세대 사이에서도 사랑받기 시작했다”며 “2025년에는 ‘더 티니핑’ 브랜드를 론칭했고, 성수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이며 글로벌 팬덤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아기상어 댄스’로 유튜브 조회수 1위를 차지하고 누적 조회수는 2100억뷰를 찍은 더핑크퐁컴퍼니(핑크퐁·아기상어)도 단순 바이럴을 넘어 탄탄한 세계관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권빛나 사업전략총괄이사(CSO)는 “데이터 기반의 본 글로벌(Born Global) 전략과 디지털 퍼스트 전략이 흥행의 비결”이라며 “244개국에 25개 언어로 현지화한 콘텐츠를 배급하며 글로벌 팬덤과의 접점을 넓혔고, 음악·댄스 포맷으로 언어 장벽을 낮췄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서사를 보강하기 위해 Z세대 타깃의 숏폼 애니메이션 ‘씰룩’과 웹툰·웹소설 포맷의 ‘문샤크’ 등 차세대 IP를 선보이고 있다. 출신 분야 꼬리표 떼고 ‘독자적 서사’ 구축해야K-팝과 K-게임의 후광을 입고 빠르게 발을 넓힌 IP들은 특정 산업군이나 미디어 포맷의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IPX(옛 라인프렌즈)는 그룹 BTS와 협업한 ‘BT21’로 전 세계 5000만명의 팔로워를 확보했다. 초기 확산에는 성공했지만,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캐릭터 자체의 내러티브를 정교하게 빌드업해야 하는 상황이다. IPX 관계자는 “멤버들이 캐릭터 디자인부터 성격·관계·세계관까지 직접 제작에 참여했다”며 “이후 ‘BT21 유니버스’라는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세계관을 확장하며 고민·도전·우정·사랑 같은 MZ세대가 공감할 보편적 감수성을 스토리에 담아냈다”고 전했다.포켓몬처럼 게임에서 출발한 데브시스터즈의 IP ‘쿠키런’은 글로벌 누적 이용자 3억명을 돌파하고 뉴욕 타임스스퀘어 팝업스토어에서는 열흘간 4만명 방문, 매출 10억원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게임 비즈니스의 한계를 넘어 유기적인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는 “주요 게임과 함께 여러 IP 경험이 유기적으로 선순환하는 사업 구조를 확립해 중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확장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결국 ‘K-피카츄’의 탄생은 단기적인 성과를 넘어 장기적인 비즈니스를 견인할 수 있는 민관 협력 모델과 산업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책이 마련될 때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아이코닉스 관계자는 “하나의 캐릭터 IP가 브랜드가 되고 수익화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비즈니스 기간과 제작 비용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다양한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애니메이션 부문에는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 마케팅·현지화 비용 지원과 해외 시장에서의 불법 유통·모방 대응 즉 IP 권리 보호가 동반돼야 어렵게 키운 IP의 가치가 새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권빛나 CSO 역시 “초기 기술 개발부터 글로벌 상용화까지 이어지는 민관 협력과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K-콘텐츠 산업 전반의 글로벌 스케일업과 비즈니스 다각화도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확언했다.

2026.06.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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