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식후엔 커피 대신 운동”…건강·간편식 시장 키우는 직장인들
- [점심이 달라졌다]①
혼밥 직장인 비율 47.7%…샐러드·샌드위치 등 수요↑
급식·편의점 업계, 건강·프리미엄 간편식 강화
[이코노미스트 강예슬 기자] #직장인 김동영(35)씨는 일주일에 두세 번은 샌드위치로 점심을 해결한다. 점심시간에 밥을 먹는 대신 요가 학원에 가기 때문이다. 김씨는 “출근 전이나 퇴근 후엔 운동할 짬을 내기 어렵다”며 “점심시간을 활용해 운동하고 샌드위치를 사와 일하면서 먹는다”고 말했다.
직장인의 점심 풍경이 변화하고 있다. 동료와 함께 구내식당이나 회사 근처 음식점을 찾는 대신 혼자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남은 시간에 휴식·운동·독서 등 개인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다. 유통업계는 달라진 점심 문화에 맞춰 건강식·간편식 등을 강화하는 추세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 직장인 점심 식사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이 점심시간에 혼자 식사(혼밥)하는 비율은 47.7%를 기록했다. 전년(42.3%) 대비 약 5.4%포인트(p) 늘어난 수준이다.
‘혼밥’이 확산하면서 점심 식사로 간편한 메뉴를 택하는 비율도 2024년 47.0%에서 지난해 54.1%로 증가했다. 점심에 ‘샐러드나 샌드위치 등 가볍게 먹는다’고 답한 비율은 약 50.1%(복수 응답)로 집계됐다. 40.5%가량은 ‘혼자 먹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메뉴를 고른다’고 답했다.
4명 중 1명은 ‘간편식’…제품군 늘리고 협업 시도
직장인의 수요 변화를 가장 크게 체감하는 곳은 사내 식당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 식품 기업 현대그린푸드는 작년 단체 급식 사업장에서 제공된 전체 식사류 중 포장용 간편식을 이용한 비중이 2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지난 2월 23일 밝혔다.
4명 중 1명은 구내식당에서 간편식을 선택한 셈이다. 지난 2022년 4%대였던 간편식 이용 비중은 3년 만에 7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혼밥 문화와 더불어 점심시간을 자유롭게 헬스·취미 등에 활용하려는 직장인이 많아지며 간편식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올해는 간편식 식수 비중이 33%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워홈도 지난해 구내식당 내 간편식 매출이 지난 2022년보다 약 387% 뛰었다. 아워홈 관계자는 “지난 2022년 사내 식당에서 본격적으로 간편식 운영을 시작한 뒤 관련 매출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며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온더고(냉동 도시락) ▲인더박스(샐러드 등 테이크아웃 브랜드) 제품을 중심으로 간편식 매출이 1년 전보다 19%가량 늘었다”고 전했다.
CJ프레시웨이의 작년 간편식 매출은 지난 2023년 대비 4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웰스토리도 최근 5년간 간편식 이용 식수가 70%가량 증가했다.
급식 업계는 증가하는 간편식 수요에 대응해 제품군을 다양화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 3월 프리미엄 간편식과 음료 서비스를 결합한 테이크아웃 브랜드 ‘큐레이츠’(CUREATS)를 론칭했다.
큐레이츠는 간편식에 음료 서비스를 결합해 식사부터 스낵, 커피 등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샌드위치·샐러드 등 간편식을 중심으로 ▲건강 ▲계절성 ▲페어링 ▲데일리 루틴 등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메뉴를 구성한다.
베이커리와 외부 브랜드 협업 상품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카페존에서는 스페셜티 원두커피와 유명 카페 브랜드 협업 메뉴를 운영하고, 블렌딩 티와 시즌 한정 음료 등도 제공한다.
현대그린푸드는 간편식 제품군을 향후 3년 내 현재(650종)의 두 배 수준인 1200종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포케·웜볼·차우멘 등 최근 식품 트렌드를 반영한 간편식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샌드위치·샐러드 등을 판매하는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와도 협업할 계획이다.
“간편식도 든든하게”…품질 개선·신제품으로 직장인 공략
편의점 업계도 직장인의 점심 수요를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GS25의 올해 1~5월 간편식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23.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오후 12시부터 2시 사이 점심 시간대 직장인 상권의 간편식 매출은 일반 주거 상권보다 12.2%가량 높았다.
GS25는 올해 3월 김밥을 시작으로 삼각김밥에 이어 연내 ▲도시락 ▲햄버거 ▲샌드위치 등 간편식의 품질을 개선하는 ‘풀체인지 리뉴얼’을 추진 중이다. ‘프레시푸드’ 전문 MD, 호텔 셰프 출신 식품 연구원 등 20여 명의 전문 인력이 참여해 ▲미식 트렌드를 반영한 메뉴 변경 ▲토핑 비중 확대 ▲조미 에센스 적용 등 원재료 전반을 개선하고 있다. 유명 셰프와의 협업 상품이나 ‘봄동비빔밥’ 등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도 지속적으로 내놓는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 2024년 8월 162억원을 투자해 BGF푸드 진천공장 제2공장을 증축했다. 생산능력을 기존보다 약 62% 확대해 늘어나는 간편식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올해 2월에는 메뉴와 원재료를 고급화해 차별화한 간편식 라인 ‘피빅(PBICK) 더 키친’을 선보였다. ‘PBICK 더 키친 프리미엄’ 라인과 건강 라인업인 ‘지중해 키친 시리즈’도 출시했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CU의 간편식 매출은 ▲2023년 26.1% ▲2024년 32.4% ▲2025년 17.1% 등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지난 2월 ‘PBICK 더 키친’을 내놓은 뒤 간편식 매출이 1년 전보다 17.2% 정도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학생·취업 준비생 등이었던 간편식의 주요 고객층이 직장인으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편의점 업계도 ▲메뉴 다양화 ▲품질 개선 ▲유명 셰프 협업 등을 통해 간편식을 ‘완벽한 한 끼’로 제공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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