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가뭄 위기에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핵심 물줄기'도 비상
- 반도체 용수 공급의 핵심 동복댐 저수율 46.52% 연 최저
생활 용수도 걱정인데 층고 높여 공급량 2배 계획에 의문
[이코노미스트 김두용 기자] 호남 지역의 폭염 장기화로 가뭄 위기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용수 확보 계획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올해처럼 ‘짧은 장마’와 ‘가마솥 폭염’이 되풀이된다면 용수 공급시설 구축사업을 보다 세밀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내년 7월 착공을 목표로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용수 공급시설 구축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하루 65만톤 규모의 공업 용수가 필요하다. 하루 30만톤의 공급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동복댐이 핵심이다.
동복댐은 광주 지역의 주 상수원이기도 하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현재도 동복댐은 생활·공공 용수 등으로 하루 27만톤을 공급하고 있다. 지금도 광주 시민과 기업들의 ‘생명줄’인 동복댐은 최근 지속되고 있는 폭염으로 저수율이 급격히 떨어지며 ‘경계’ 단계가 됐다.
5일 기준 동복댐의 저수율은 46.52%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는 강수량 증가로 저수율 90.63%까지 올라간 것과는 대조된다. 평년보다 지극히 낮은 수치이고, 올해 4월 저수율 67%대에서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동복댐은 아직까진 매일 일정한 양을 유출하며 생명줄 역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폭염이 지속된다면 충분한 생활 용수 공급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지난 2022년과 2023년에 광주는 극심한 가뭄을 겪은 바 있다. 당시 주요 식수원이었던 동복댐의 저수율이 최저 18.01%까지 떨어졌다. 이에 동복댐은 2023년 1월부터 6월까지 방류량을 줄이면서 용수 공급량을 조율하는 등 가뭄 위기에 대응했고, 전남·광주 지역에는 물 절약 캠페인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부는 동복댐의 하루 공급량을 지금의 2배로 높여 반도체 클러스터의 ‘큰 물줄기’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동복댐 높이를 15m 높여 물 공급량 자체를 늘리겠다는 계산이다. 현재 유효 저수량이 9200만톤인데 댐 증고 시 2억2000만톤 수준으로 늘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15m 증고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유출률(강수량에 대해 하천의 하구나 댐으로 물이 흘러드는 비율) 계산 등 현실성이 떨어지는 구상이라는 지적이다. 이미 최초 댐 건설 때 유역면적을 고려했기 때문에 5m 정도 높이는 게 최대라는 의견이다.
이와 관련해 기후부는 “동복댐의 유출률 실측값은 인근 댐들의 유출률보다 훨씬 큰 73%이다. 이를 적용할 경우 동복댐으로 들어오는 물은 연간 2억1971만톤(하루 약 60만톤)에 달한다”며 향후 산단 용수로 일 30만톤 공급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용수 확보를 위해 신규 댐을 건설하기보다는 동복댐을 비롯해 주암댐·장흥댐·보성강댐·나주댐 등 지역 내 수자원을 연계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주암댐의 경우도 여수·광양 산단으로 공업 용수를 추가 공급한다는 계획을 이미 세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25년 총 사업비 2128억원의 ‘광양 4단계 공업 용수도 공급사업’이 통과됐고, 2028년 착공해 203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광양·여수 산단도 공업 용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이번 사업을 통해 하루 10만6000톤의 용수를 공급받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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