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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8호 2026-06-01

주식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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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를 한 끼 식사로”…400개 매장 일군 샐러디의 다음 도전 [이코노 인터뷰]

유통

“창업 초기부터 샐러디를 오래 가는 브랜드로 만들고 싶었어요. 장수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계속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안상원·이건호 샐러디 공동대표는 지난 5월 8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진행한 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다양한 메뉴 출시를 통해 샐러디의 변화를 확립하는 해로 만들고 싶다”며 “샐러디가 단순한 샐러드 전문점을 넘어 ‘건강한 한 끼’를 제안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밝혔다.샐러디의 시작은 단순했다. 한국에도 샐러드를 일상식으로 즐기는 문화가 자리 잡을 것이라는 믿음이었다.이건호 대표는 “창업 당시 미국에는 샐러드 전문 브랜드가 많았지만 한국에는 사실상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언젠가 한국에서도 건강을 위해 샐러드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샐러디를 시작했다”고 말했다.예상은 적중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샐러드 시장도 빠르게 성장했다.이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건강식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커졌다”며 “급성장 이후 성장세가 다소 둔화한 지금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설명했다. 샌드위치·파스타로 넓히는 ‘건강한 한 끼’두 대표가 선택한 해법은 변화였다. 샐러디는 올해 들어 샌드위치와 파스타, 덮밥형 메뉴 등을 대폭 강화했다. 샐러드와 포케 중심의 브랜드에서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건강식 브랜드로 진화하겠다는 전략이다.안 대표는 “건강한 식사를 원하는 소비자가 반드시 샐러드만 먹는 것은 아니다”라며 “샌드위치나 파스타, 랩 등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실제 샐러디는 지난 2월 메뉴 개편을 통해 샌드위치 제품군을 대폭 강화하고 덮밥형 메뉴를 새롭게 선보였다.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샐러디에 따르면 메뉴 개편 이후 3~4월 두 달 동안 판매된 샌드위치는 22만개를 넘어섰다. 하루 평균 4000개 이상 판매된 셈이다. 개편 이전보다 판매량은 약 56% 증가했다. 지난 5월 26일까지 누적 판매량은 약 40만개에 달했다.안 대표는 “메뉴 다변화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며 “샐러드와 포케뿐 아니라 랩과 샌드위치, 파스타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해 소비자 선택지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재스님 메뉴 3주 만에 10만개 판매협업 전략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샐러디는 올해 3월 ‘셰프 컬렉션’을 통해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2’ 출연자이자 미쉐린 1스타 셰프인 김희은 셰프와 협업한 웜파스타 2종을 출시했다.셰프 컬렉션은 셰프와 함께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 브랜드의 미식 경쟁력을 높이는 프로젝트다.5월부터는 대한민국 사찰음식 명장 1호인 선재스님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메뉴는 ‘고추간장 당근 국수’와 ‘고추간장 취나물 비빔밥’이다.출시 직후 반응도 뜨겁다. 샐러디는 지난 5월 14일 출시 이후 약 3주 동안 두 메뉴가 10만개가량 판매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이 대표는 “김희은 셰프는 다양한 요리 분야를 넘나들며 새로운 시도를 하는 분이라 샐러디의 방향성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며 “선재스님 역시 건강과 채식을 중요하게 여기는 샐러디 고객층과 접점이 많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특히 선재스님 협업 메뉴는 개발 과정도 쉽지 않았다. 재래식 간장을 고집하면서 원가와 수급 문제를 해결해야 했기 때문이다.이 대표는 “재래식 간장은 일반 간장보다 가격이 비싸고 안정적인 공급도 쉽지 않았다”며 “수익성보다 소비자 경험을 우선해 최대한 부담 없는 가격으로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매장 400개 돌파…해외 진출도 순항 중 샐러디는 2013년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 작은 매장에서 출발했다. 이후 2015년 가맹 사업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2015년 3개에 불과했던 매장 수는 올해 4월 기준 419개로 늘었다. 약 10년 만에 140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하지만 두 대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안 대표는 “창업 당시 전국에 1000개 매장을 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아직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해외 진출을 통해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해외 사업도 순조롭다. 샐러디는 지난해 미국 콜로라도주 웨스트민스터에 글로벌 1호점을 열었고, 대만 가오슝과 필리핀 마닐라에도 진출했다.이 대표는 “올해 미국과 대만, 필리핀에 추가 매장을 열 계획”이라며 “특히 필리핀 매장은 매출이 한국 평균 매장의 약 3배 수준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국가별 특성에 맞춘 현지화 전략도 추진 중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포화 상태인 샐러드 시장 대신 한국식 식재료를 활용한 ‘비빔볼’을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 대표는 “비빔볼이 안착하면 향후 김밥 같은 한국형 메뉴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샐러디가 롤모델로 삼는 브랜드는 본죽과 써브웨이다. 안 대표는 “본죽이 죽을 환자식에서 일상식으로 끌어올렸듯, 샐러디도 샐러드를 다이어트식이 아닌 일상적인 한 끼 식사로 바꾸고 싶다”며 “안정적인 가맹사업 모델을 구축했다는 점에서도 본죽은 배울 점이 많은 브랜드”라고 말했다.그는 “써브웨이는 건강한 식문화를 기반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한 대표 사례”라며 “샐러디 역시 건강한 식사를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글로벌 F&B 브랜드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2026.06.01 10:00

4분 소요
AI보다 중요한 건 ‘안경빨’…스마트 글라스의 진짜 승부처 [스마트폰 끝내러 온 AI 안경]②

IT 일반

"스마트 안경은 일단 패션(디자인)이 우선돼야 합니다. 그다음이 기술입니다. 그 순서일 때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10여 년 전 상업적으로 실패한 구글 글라스를 돌아보며 사미르 사맛 구글 안드로이드 생태계 부문 사장이 꺼낸 말이다. 기술을 앞세우고 디자인을 뒤로 미루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는 의미다.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인공지능(AI) 글라스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생성형 AI와 증강현실(AR)을 결합한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를 잇달아 선보이며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현재 시장의 최전선 승부처는 AI 성능이 아니다. 디자인과 착용감이다. 아무리 뛰어난 기능을 탑재하더라도 무겁고 투박하거나 얼굴 위에서 어색해 보인다면 소비자는 지갑을 열지 않는다.기술과 패션의 동거스마트폰은 주머니나 가방 속에 넣어둘 수 있지만 스마트 글라스는 다르다. 사용자의 얼굴 위에 올라가 인상과 스타일을 결정한다. 과거 구글 글라스가 대중화에 실패한 배경에도 지나치게 기술 중심적인 외관이 자리하고 있었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의 전략이 완전히 달라진 이유다. 기술을 드러내기보다 기존 패션 안경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방향으로 선회했다.실제 스마트 글라스 시장은 정보기술(IT) 기업과 글로벌 아이웨어 브랜드의 협업 구도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메타는 일찌감치 글로벌 안경 기업 에실로룩소티카의 레이밴·오클리와 손잡고 스마트 글라스를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포지셔닝했다. 소비자들은 이를 ‘AI 기기’가 아니라 ‘레이밴 선글라스에 유용한 기능이 더해진 제품’으로 받아들인다. 구매를 이끄는 것은 기술보다 브랜드 감성과 디자인이라는 의미다.후발 주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구글은 하반기 출시 예정인 AI 스마트 글라스의 디자인 파트너로 국내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와 미국 워비파커를 선택했다. 기술을 안경테 안으로 최대한 숨겨 일반 패션 안경과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의 심미성을 구현하겠다는 전략이다. 단순히 기능을 담는 것을 넘어 브랜드가 가진 이미지와 스타일 자체를 소비하게 만들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양사의 신제품은 지난 5월 19일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열린 구글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I/O 2026’에서 공개됐다. 업계에서는 기존 스마트 글라스가 지녔던 전자기기 특유의 투박함을 상당 부분 걷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젠틀몬스터 협업 모델은 최신 트렌드의 선글라스나 뿔테 안경과 거의 구분되지 않을 정도의 외관을 갖췄다. 워비파커 모델 역시 일상 착용에 적합한 클래식 디자인을 채택해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했다. 돌출형 센서와 카메라의 존재감을 최소화하고 매끈한 실루엣을 구현해 패션 액세서리로서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무게·발열 잡아라메타와 삼성·구글 연합이 안경 브랜드와 손잡은 이유는 명확하다. 얼굴에 착용하는 기기는 결국 패션의 영역에 속하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거부감 없이 하루 종일 착용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핏(Fit)을 구현하기 위해 전문 아이웨어 업체의 설계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물론 디자인만으로는 부족하다. 스마트 글라스를 일상 기기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혁신도 필수적이다. 과거 AR 글라스가 대중화에 실패한 결정적 원인 가운데 하나는 무게였다.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연산 칩셋 등을 과도하게 탑재하면서 제품 무게가 70~90g 수준까지 늘어났고, 이는 코 받침 압박과 목 피로, 두통 등으로 이어졌다. 반면 최근 주목받는 제품들은 30~40g 수준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하며 일반 안경에 가까운 착용감을 구현하고 있다.업계가 더 주목하는 요소는 단순한 무게보다 ‘무게 중심’과 ‘발열 관리’다. 배터리와 카메라가 전면부에 집중되면 안경이 앞으로 쏠리면서 착용 피로가 급격히 높아진다. 이에 제조사들은 힌지(안경다리가 접히는 부분)와 템플(안경다리) 끝부분으로 무게를 분산하는 인체공학적 설계에 공을 들이고 있다.이를 위해 빅테크 기업들은 초경량화와 저전력 기술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구글 연합과 메타가 공통으로 채택한 퀄컴의 ‘스냅드래곤 AR1’ 칩셋이 대표적이다. 전력 소비를 낮춰 배터리 크기와 무게를 줄이면서도 장시간 착용 시 발생하는 발열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사용자 경험(UX) 역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음성 인식과 터치 인터페이스를 고도화하는 동시에 장갑을 착용하거나 운동 중에도 정확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물리 버튼과 액션 버튼을 적절히 배치하는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쓰고 싶은 안경’ 돼야 산다결국 스마트 글라스 시장의 승부는 ‘얼마나 많은 기술을 담았는가’보다 ‘기술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숨겼는가’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젠틀몬스터와 같은 브랜드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술 기업이 만든 전자기기를 소비자가 갖고 싶어 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바꿔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안경이 멋진데 AI 기능까지 된다”는 인식을 만드는 것이 시장 확대의 출발점이다.스마트 글라스는 기술로 시작해 패션으로 성공하는 제품이 아니다. 오히려 패션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뒤 기술로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시장에 가깝다. AI가 핵심 경쟁력인 것은 맞지만, 소비자가 먼저 선택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안경 자체다.업계 관계자는 “빅테크 기업들이 디자인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소비자가 먼저 안경을 쓰고 싶어 해야 AI 기능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안경은 이른바 ‘안경빨’이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사용자의 인상을 좌우하는 대표적인 패션 아이템인 만큼, 성능 경쟁에 앞서 스타일과 착용 가치를 입증한 기업이 시장 주도권을 가져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6.01 09:00

4분 소요
“악재가 붙지 않는 ‘테플론’ 장세”…코스피 9500도 가능한 이유 [이코노 인터뷰]

증권 일반

“지금 시장은 악재가 들러붙지 않는 ‘테플론’(Teflon) 장세입니다.”염승환 LS증권 리테일사업부 이사는 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국내 증시를 이렇게 표현했다. ▲중동 전쟁 ▲고유가 ▲환율 상승 ▲ 미국 물가 부담 등 각종 악재에도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배경에는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이 자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 빅테크들의 AI 투자 확대가 이뤄지면서 국내총생산(GDP)이 성장하고 있다”며 “지금 시장은 소비 사이클이 아니라 투자 사이클”이라고 진단했다.염 이사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밸류에이션 부담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주가수익비율(PER)이 30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 주요국과 비교하거나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대만과 비교해도 저평가 수준에 있기 때문에 충분히 매력적인 구간이라는 설명이다.그는 “현재 코스피 PER은 8배 수준인데 한국 증시의 30년 평균 PER은 약 9.8배”라며 “9.8배를 적용하면 코스피 9500 수준으로 계산된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AI 사이클과 정부 정책이 훼손되지 않는다면 목표 지수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며 “지금 단계에서 고점을 단정할 근거는 부족하다”고 강조했다.특히 그는 최근 증시 상승을 단순한 유동성 장세가 아니라 한국 자산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해석했다. 부동산 중심이던 자금 흐름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염 이사는 “2020년 이후 국내 가계의 주식 매수가 급증했고 퇴직연금 자금도 주식형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지금 한국 자산시장에는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고 언급했다.Q.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현재 장세를 어떻게 보고 있나.A. 지금과 비슷한 장세를 과거 1980년대 3저 호황 당시 정도에서 찾을 수는 있겠지만, 지금은 AI가 이끄는 장세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미국에서도 요즘 시장을 ‘테플론 장세’라고 부른다. 프라이팬 코팅처럼 악재가 들러붙지 않는다는 의미다. 3월에는 전쟁 이슈로 시장이 흔들렸지만 지금은 유가 상승과 전쟁 장기화 우려 같은 악재가 있어도 시장이 버티고 있다. AI 투자 사이클이 악재를 눌러버리고 있기 때문이다.Q. AI 투자 사이클이 왜 그렇게 강력한가.A. 지금은 소비가 시장을 이끄는 국면이 아니라 투자 사이클이다. 미국 빅테크들이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엄청난 돈을 쓰고 있다. 아마존의 경우엔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가 주주 서한을 통해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라고 말하며 투자 확대를 이야기했다. 아마존은 올해 300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아마존을 포함해 구글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 4곳이 올해 AI와 관련해 투자하기로 한 금액이 1200조원에 달하고 내년에 더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그만큼 AI 관련 수요가 많은 것이다. 이런 조건들이 바뀌지 않으면 (코스피) 고점을 예단할 필요는 없다. 이런 빅테크 기업의 투자는 유가나 호르무즈 해협 문제와 직접적인 연관이 적다. 또 한국은 반도체와 변압기, 전력 장비 등 AI 투자 수혜를 가장 크게 받는 국가 중 하나다. 특히 중국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염 이사는 코스피가 지금도 비싸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현재 코스피 PER은 8배 수준인데 미국 증시는 20배를 넘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와 4309.63에서 시작해 종가 기준으로 5월 27일 8228.70까지 오르면서 약 5개월 만에 90.93% 상승했다. 전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상승률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더 오를 여력이 크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기업 이익 추정치도 계속 올라가고 있어 증권사들은 코스피 상단을 1만포인트까지 열어두고 있다.다만 염 이사는 목표 지수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3000에서도 고점 논란이 있었고 5000, 6000에서도 마찬가지였다는 설명을 덧붙이며 중요한 것은 왜 시장이 올랐는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시장을 반도체 사이클과 정부 정책이 끌어올린 만큼, 이 부분이 훼손되지 않는다면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결국 핵심은 이 사이클이 유지되느냐에 있는 것이다.Q. 언제쯤 시장 고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보나.A. 보통 금리 인상 사이클이 본격화될 때다. 경기 과열로 금리를 여러 차례 올리기 시작하면 시장이 꺾이는 경우가 많았다. 아직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 다만 내년에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을 봐야 한다. 또 빅테크들이 AI 투자 규모를 줄이기 시작하면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부동산서 증시로…머니무브 본격화Q. 최근 증시 상승을 두고 한국 자본시장이 변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A. 큰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 이런 변화가 코스피에 반영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시장에서는 최근 ‘머니무브’를 이야기하고 있다. 예금에 머물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고 투자자 예탁금도 130조원 수준까지 증가했다. 정부 정책 변화도 크다. 상법 개정 등 주주가치 강화 정책을 실제로 추진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장의 신뢰가 바뀌었다. 일본이 10년 걸린 일을 한국은 짧은 시간 안에 해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소액 주주 가치를 높이는 과정에서 일부 기업들의 반발도 있었지만 정부가 이를 밀어붙이면서 시장의 인식 자체가 ‘주식을 해야겠다’로 바뀌고 있다.Q. 코스피 지수의 급격한 상승이 한국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 A. 정책 변화로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올라가고 실제 주가도 상승했다. 정부에서도 계속 부동산보다 자본시장 중심의 메시지를 내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 가계의 국내 주식 순매수는 1조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이 규모는 68조원으로 늘었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정부 정책을 신뢰하고 주식시장으로 돈을 이동시킨 것이다. 주식 상승은 기업이 돈을 벌었기 때문에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법인세 증가로 이어져 세수 확보에 긍정적일 수 있다. 아울러 국민연금 기금 고갈 시점도 2100년 이후로 늦춰질 전망으로 사회에 상당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염 이사는 투자 성과를 다수 투자자들이 경험하게 됐고,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가 축적되면서 나타난 현상들도 소개했다. 최근 KB증권에서 내놓은 ‘1~2월 출산율 급증의 비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2월 코스피가 크게 오른 시점에 출산율이 0.96명으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출산율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주식 상승 결과는 반대였다는 설명이다. 이 보고서는 “주식시장의 강세는 1년 후 출산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라고 분석했다. AI와 반도체 사이클, 시장의 핵심Q. 개인 투자자의 역할도 과거와 달라졌다고 보나.A. 지난해 11월 이후 외국인이 약 80조원을 순매도했는데도 코스피는 크게 올랐다. 결국 개인 자금이 시장을 끌어올린 것이다. 상장지수펀드(ETF)와 직접 투자 자금이 계속 유입됐다. 물론 쏠림 현상은 경계해야 하지만 과거와는 시장 구조 자체가 달라졌다. 개인 자금이 시장의 중요한 축이 됐기 때문이다. 빚투(빚내서 투자)는 시장이 좋을 때 늘어나는 후행 지표다. 시장이 침체돼 있을 때는 빚내서 투자하라고 해도 하지 않는다. 코스피 시가총액과 예탁금 규모 자체가 과거보다 훨씬 커졌는데, 신용잔고는 예탁금 증가에 비하면 많이 늘었다고 보기 어렵다.염 이사는 마지막으로 코스피에 비해 부진한 코스닥에 대해서도 기회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장을 이끄는 AI 관련 기업들이 대부분 코스피에 몰려 있기 때문에 코스닥이 부진했다는 것이다. 바이오 업종 관련 악재도 코스닥에 영향을 줬다. 다만 정부가 하반기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준비 중인 만큼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코스피가 쉬어갈 때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강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시장에서는 현재 반도체를 빼놓고 강세장을 이야기할 수는 없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시장의 핵심 주도주라고 평가한다. 염 이사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조언으로 “무작정 추격 매수하기보다는 시장 조정이 나올 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또 “강세장은 결국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로 시작해서 끝난다”고 강조했다.

2026.06.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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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이 자유로운 세상…AI 안경이 스마트폰 삼킬까 [스마트폰 끝내러 온 AI 안경①]

IT 일반

두 손이 자유로운 세상으로 가는 길목에 ‘안경’(AI 글라스)이 등장했다. 메타와 삼성전자가 잇따라 인공지능(AI) 글라스를 앞세우며 스마트폰 이후 차세대 플랫폼 경쟁에 불을 붙였다. ‘AI 글라스가 스마트폰을 삼킬 것인가’라는 질문은 더 이상 과장이 아니라는 관측이 나온다.대화 기반의 ‘AI 컴패니언’업계는 과거 디스플레이 중심의 ‘보는’ AI 글라스를 음성 인터페이스 기반 ‘듣는 AI 컴패니언’으로 재정의하고 있다.구글은 지난 5월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본사에서 개최한 ‘구글 I/O 2026’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서 카메라·마이크·스피커를 갖춘 안드로이드 확장현실(XR) 글라스에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결합해 사용자의 시야를 공유하고, 대화만으로 도움을 주는 어시스턴트 비전을 제시했다. 샤흐람 이자디 구글 안드로이드 XR 담당 부사장은 올가을 출시 예정인 스마트 오디오 글라스를 소개하면서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것이 아니라 귀에 비밀스럽게 들려주는 방식으로 언제든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안드로이드 진영 핵심 파트너인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구글과 AI 글라스 제작을 위해 협업했다. 김정현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사업부 부사장은 “삼성의 비전은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내일의 삶을 만들어 가는 데 기여하는 것”이라며 “정밀한 엔지니어링으로 형태·기능·인텔리전스를 결합해 고객이 원할 만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구글의 AI 글라스 2종은 스마트폰 보조기기가 아닌 새로운 개인 단말로 차별화했다.이번에 구글이 공개한 AI 글라스를 비롯해 메타가 5월 25일 시장에 내놓은 ‘레이밴 메타’, ‘오클리 메타’의 공통점은 디스플레이를 최소화하거나 아예 제거하는 대신, 마이크·스피커·카메라와 온디바이스·클라우드 AI에 기능에 집중했다. 화면에 그래픽을 띄우기보다 사용자가 보고 있는 메뉴판·간판·사물을 카메라로 인식하고, AI가 이를 분석해 음성으로 번역·설명한다. 이동 경로 안내 역시 눈앞에 화살표를 띄우는 대신 교차로·환승 시점을 음성으로 알려주는 방식으로 구현했다. 외국어 공부 필요없네현재 AI 글라스 시장에서 가장 앞선 기업은 메타다. 2021년 선글라스 브랜드 레이밴과 손잡고 1세대 스마트 글라스를 상용화한 뒤 꾸준히 후속 모델을 내놓고 있다. 카메라·마이크·스피커를 통합한 음성·카메라 중심 AI 글라스와 인렌즈 디스플레이·신경 밴드를 더한 상위 모델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메타의 AI 글라스는 “헤이 메타”라고 부르면 메타 AI가 호출돼 주변 풍경을 카메라로 인식하고 “이 건물은 뭐야?”, “앞에 보이는 카페 후기 어때?” 같은 질문에 음성으로 답한다. 여기에 메시징과 실시간 번역을 붙여 왓츠앱 메시지를 음성 명령으로 보내거나 수신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상대방 음성을 실시간 통역해 들려주는 기능까지 뒷받침한다. 촬영 시에는 밝게 켜지는 LED로 프라이버시 논란을 최소화했다.삼성·구글의 AI 글라스도 스마트폰의 ‘보조 AI 단말’로 출발한다. 제미나이를 탑재한 이 글라스는 사용자가 “집까지 길 안내해 줘”라고 말하면 스마트폰 지도 앱과 연동해 최적 경로를 찾고, 교차로·환승 지점을 음성으로 안내한다. 길거리 간판이나 메뉴판을 바라보며 “한국어로 번역해줘”라고 요청하면 카메라가 문구를 캡처하고, 제미나이가 그 내용을 읽어준다. 외국인과 대화할 때 상대방 음성을 실시간으로 번역해 들려주는 ‘오디오 통역’ 기능도 제공한다. 사진·영상 촬영은 프레임 측면을 두 번 두드리거나 음성 명령으로 실행하고, 결과물은 스마트폰·클라우드에 저장된다.삼성·구글 제품은 올가을 일부 시장 출시가 예고됐지만, 구체적인 가격과 AI 구독 연계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에선 메타의 제품이 69만원부터 시작하는 것을 고려해 가격을 책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출시 전 제품에 대한 가격 정보와 AI 구독 서비스 연계 가능성은 아직 확인 가능한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구글 글라스 실패, 무엇이 달라졌나이번 AI 글라스 열풍은 2013년에 등장했다가 사라진 ‘구글 글라스’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구글 글라스는 1500달러에 육박하는 가격과 투박한 디자인에 사생활 침해 우려까지 겹치며 대중 시장 안착에 실패했다. 당시 미국에서는 착용자를 조롱하는 표현까지 등장했고, 일부 매장은 착용자 출입을 제한하기도 했다.메타·삼성·구글의 AI 글라스는 이런 실패를 교훈 삼은 설계를 적용했다. 일반 선글라스·안경과 크게 다르지 않은 디자인을 채택하고, 촬영 시 LED를 밝게 켜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를 줄이는 방향으로 개발했다. 사용성 측면에서도 거실에서만 쓰던 무거운 가상현실(VR) 헤드셋과 달리, 거리·대중교통·매장 등 이동 중에 항상 쓰고 다니는 ‘경량 일상형’ 기기로 가닥을 잡고 있다.생성형 AI 수요와 맞물리며 AI 글라스 시장은 급격한 외형 성장을 이루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지난해 전 세계 AI 글라스 출하량이 전년 대비 322% 증가한 870만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메타의 점유율이 85.2%로 압도적이다. 올해 AI 글라스 출하량은 1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국내 국책연구기관도 AI 글라스를 ‘디지털 정보와 현실 세계를 직접 연결하는 차세대 컴퓨팅 인터페이스’로 정의했다. 한상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가상융합연구실 책임연구원은 “기존 개인 컴퓨팅이 손과 화면 중심으로 정보를 입력하고 소비했다면, AI 글라스는 사용자가 바라보는 대상과 환경을 AI가 실시간으로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구조로 전환해 사용자의 ‘시선’이 새로운 인터페이스 패러다임으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2026.06.01 08:00

4분 소요
진영 깃발이 된 스타벅스 커피와 쿠팡 새벽배송[EDITOR's LETTER]

산업 일반

스타벅스 사태의 출발점은 명백하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데이’라는 카피를 사용한 마케팅은 역사적 상처에 대한 감수성 결여다.‘책상에 탁’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해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떠올리게 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누구도 편들 수 없는 실수이자, 실패다.기업의 잘못은 엄정하게 질책해야 한다. 특히 역사적 상처를 건드린 사안이라면 더욱 그렇다. 지켜야 할 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분명히 그어야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다. 만일 다시 그 선을 넘는다면 고의를 넘어 저의를 의심해야 한다.그러나 기업의 잘못을 지적하고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것과, 그 사안을 정치 이슈로 끌고 가는 것은 다르다.스 타벅스코리아 대표는 해임됐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대중 앞에서 머리를 숙였다. 사과가 충분했는지, 후속 조치가 적절했는지 따질 수 있다. 하지만 정치권의 대응은 어느 순간 사실 확인과 책임 추궁을 넘어 이념 공방으로 변질됐다.더불어민주당은 이 사안을 역사 모욕을 넘어 극우·일베 논란으로 확장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민주당의 지방선거용 인민재판, 입틀막용 색깔론이라고 맞받았다. 양쪽 모두 상대가 이번 사태를 정치적으로 악용한다고 비난하지만, 그 비난 자체가 이번 사안을 더 깊은 정치의 늪으로 끌고 들어갔다. 스타벅스의 부적절한 마케팅은 여야 모두에게 지지층 결집을 위한 불쏘시개가 됐다. 민주당 내부 혼선은 상징적이다. 정 회장 사과 직후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진정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박지혜 대변인도 총수가 직접 사과한 점과 스타벅스 파트너·점주의 어려움을 언급한 점에는 공감할 부분이 있다고 했다.기업의 잘못은 비판하되, 사과 이후에는 재발 방지 논의로 넘어가자는 상식적인 수습 절차다.그러나 정청래 당 대표가 "소나기 피하기식 사과"라고 비난하는 등 강 수석대변인의 발언을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 비판이 쏟아지자 그는 5시간 만에 “미숙한 답변”이었다며 입장을 철회했다. 기업의 사과를 제도 개선 논의로 넘기려는 현실론이, 선거 국면에서 정치 쟁점화하려는 강경론에 밀린 장면이다.민주당은 스타벅스를 극우의 상징처럼 다뤘고, 국민의힘은 스타벅스를 자유의 상징으로 끌어안았다. 정작 필요한 재발 방지 논의는 뒤로 밀렸다.스타벅스 사태에는 쿠팡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새벽배송을 둘러싼 논쟁도 시작은 노동자의 건강권과 플랫폼 기업의 책임론이었다. 새벽배송 시스템이 어떤 노동 강도 위에서 작동하는지, 안전장치는 충분한지, 처우 개선 비용은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를 따져야 할 문제였다.그러나 논의는 어느 순간 ‘쿠팡은 미국 기업’, ‘총수 김범석도 미국인’이라는 국적 논란과 친기업 대 친노동이라는 진영 구도에 잠식됐다. 문제의 출발점은 희미해지고 정치 구호만 남았다.정치 과잉의 시대다. 기업의 잘못도, 소비자의 분노도, 노동권 문제도, 커피 한 잔과 새벽배송까지도 정치의 언어로 재가공돼 유통된다.쿠팡에서 물건을 주문하는 일,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사는 일은 모두 평범한 일상이다. 정치가 끼어들면서 소비는 정치적 입장 표명이 되고, 브랜드는 진영을 나누는 깃발이 됐다.정치의 역할은 기업을 피고석에 세우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기준을 세우는 것이다. 기업의 잘못은 엄정히 물어야 한다. 그러나 시민의 일상까지 이념 검문소에 세워서는 안될 일이다. 쿠팡 새벽배송과 스타벅스 커피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 그것이 우리 사회가 회복해야 할 최소한의 상식이다.

2026.06.01 07:40

3분 소요
코스피 1만 낙관론 뒤 커지는 ‘빚투’ 리스크

증권 일반

“지금 안 들어가면 평생 기회를 놓칠 것 같았어요.”직장인 김모(34세) 씨는 최근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추가로 늘려 반도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했다. 주변 투자자들 사이에서 “코스피 1만 시대가 열린다”는 기대감이 빠르게 확산되자 조급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계속 오르는데 가만히 있으면 뒤처지는 기분이었다”며 “하루에도 수익률이 크게 움직이는 종목들을 보면서 투자 강도를 더 높이게 됐다”고 말했다.국내 증시가 사상 최고치 흐름을 이어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최근 코스피 급등 과정에서 신용거래융자와 마이너스통장, 레버리지 ETF·상장지수증권(ETN) 등 차입 기반 투자 수요가 동시에 증가하면서 시장 내 레버리지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모습이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 중심 랠리와 풍부한 유동성 기대가 맞물리며 단기 수익률 추종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시장에서는 현재 장세를 실적(EPS) 개선 기대와 유동성이 결합된 전형적인 ‘유동성 장세’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지수 상승과 함께 변동성지수(VKOSPI), 공매도 잔고까지 동반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내부 과열 신호도 누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가에서는 투자심리 변화만으로도 차입 자금 이탈과 반대매매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만큼 단기 과열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과열 지표로 꼽히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기준 올해 1월 27조4000억원 수준이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4월 29일 36조682억원으로 급증했다. 이후 코스피가 8000선을 돌파한 5월 15일에는 36조5675억원까지 늘어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5월 2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6조47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유가증권시장 잔고는 26조3644억원, 코스닥시장 잔고는 10조1079억원이었다.변동성 지표 역시 불안 신호를 보내고 있다. 코스피가 한 달 만에 46% 급등하는 과정에서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장중 64.83까지 치솟았다. VKOSPI는 투자심리와 시장 불안 정도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로, 일반적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향후 변동성 확대 우려가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수 상승과 함께 변동성지수까지 동시에 급등하는 현상은 시장 내부에서 과열과 불안 심리가 함께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평가다.증권가에서는 코스피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보고 있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와 글로벌 유동성 확대 흐름이 맞물리면서 시장에서는 ‘코스피 1만 시대’가 예상보다 빠르게 현실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실제 유진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올해 코스피 상단 전망치를 각각 1만400포인트, 1만380포인트로 제시했고, KB증권 역시 목표치를 1만500포인트까지 상향 조정했다. 상승장 속 헤지 베팅 확대…과열·불안 심리 동반 확산다만 지수 상승 속도가 가팔라질수록 동시에 고점 부담과 과열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 증시 상승세 상당 부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업종 투자심리 변화 자체가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일부 증권사는 최근 SK하이닉스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하며 단기 밸류에이션 부담을 지적하기도 했다.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상승 추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지만, 지수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질 경우 변동성 확대 가능성 역시 함께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반도체 업종 쏠림 현상이 심화된 상황에서는 글로벌 AI 투자 흐름이나 미국 기술주 투자심리 변화, 외국인 수급 방향 전환 등이 국내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은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이를 지탱하는 핵심 동력은 결국 실적”이라며 “일정 수준 현금을 확보해 리스크 관리에 대응하되, 반도체 등 실적 중심 주도주 비중까지 과도하게 줄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여기에 최근처럼 하루 변동폭이 커진 시장에서는 투자자 심리가 작은 변수에도 급격히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미국 금리 경로와 물가 지표, AI 투자 사이클 변화, 중동 지정학 리스크 등 대외 변수에 따라 유동성 중심으로 급등했던 종목들부터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단기간 급등한 시장일수록 반대로 조정 속도도 예상보다 가팔라질 수 있다”며 “특히 미수·신용거래를 활용한 투자 비중이 커진 상황에서는 주가 급락 시 반대매매 물량이 한꺼번에 출회되며 변동성을 더욱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2026.06.01 07:29

3분 소요
탱크데이 논란으로...신세계 계열 분리 속도낼까 [스타벅스 후폭풍, 뜻밖의 피해자]②

유통

신세계그룹의 계열분리 여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논란으로 정용진 회장과 신세계그룹이 뭇매를 맞고 있어서다. 이번 논란이 정용진·정유경 남매의 완전한 이별에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서류상으로만 한식구신세계그룹은 정용진 회장의 이마트 계열과 정유경 회장의 백화점 계열로 구분된다. 신세계그룹이 이마트와 백화점 부문을 나눠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1년이다. 그해 정용진·정유경 남매의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은 이마트와 백화점을 따로 나눠 그룹을 운영하기 시작했다.신세계그룹은 지난 2019년 ㈜신세계와 ㈜이마트가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을 신설하며 계열분리를 위한 사전 준비를 시작했다.신세계그룹이 이마트 부문과 백화점 부문의 계열분리를 공식화한 것은 지난 2024년이다. 당해 3월 정용진 당시 총괄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고, 같은 해 10월 정유경 당시 총괄사장도 회장직에 올랐다. 이를 계기로 신세계그룹의 계열분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됐다. 지난해 이명희 총괄회장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각각 정용진·정유경 회장에게 매도 및 증여 형태로 넘겨 힘을 실어줬다.이명희 총괄회장이 지분 승계까지 끝마쳤지만 아직 신세계그룹의 계열분리가 완료된 것은 아니다. 정용진·정유경 회장은 여전히 신세계그룹이라는 지붕 아래 함께 있다. 이들이 사업적으로 완벽히 결별하기 위해서는 법적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이 문턱을 넘지 못했다.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공정거래법상 친족 분리(계열분리)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상호 보유 지분을 일정 수준 밑으로 정리해야 한다. 상장사 기준으로는 지분 3% 미만, 비상장사는 지분 10% 미만이 요구 조건이다. 여기에 임원 겸임, 채무 보증 관계 등도 해결해야 한다. 이를 이행해야 신세계그룹의 계열분리가 마무리될 수 있다. 결국 문제는 돈정용진·정유경 남매의 완벽한 이별을 위해서는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신세계그룹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SSG닷컴과 신세계의정부역사에 대한 공동 보유 지분 정리다.SSG닷컴은 지난 2018년 이마트 온라인 쇼핑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이듬해(2019년)에는 신세계몰을 흡수 합병했으며, 사명을 이마트몰에서 SSG닷컴으로 변경했다.신세계의정부역사는 지난 2002년 한국철도공사가 신세계그룹과 손잡고 역사 건설 및 운영을 하기 위해 세운 회사다. 이런 배경으로 신세계의정부역사의 지분 구조는 복잡하다. 한국철도공사와 ㈜신세계·광주신세계·신세계건설 등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신세계의정부역사는 신세계그룹의 계열분리에 큰 허들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계열 회사인 신세계건설이 보유한 신세계의정부역사 지분 19.9% 중 10% 이상만 처분하면 되기 때문이다.비용 부담도 크지 않다. ㈜신세계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신세계의정부역사 지분 52.55%의 1분기 말 기준 장부금액은 10억600만원에 불과하다. 신세계건설이 보유한 신세계의정부역사 지분 19.9%의 가치는 약 4억원 수준인 셈이다. ㈜신세계가 계열분리를 위해 확보해야 하는 신세계의정부역사 지분 10%(신세계건설 보유분)의 가치는 1억9000만원이라는 얘기다.신세계그룹 입장에서 머리가 아픈 것은 SSG닷컴이다. 신세계그룹의 계열분리 공식화 당시 SSG닷컴을 정용진·정유경 회장 중 누가 가져갈 것인지 주목받았다. 이런 가운데 신세계백화점이 지난해 이커머스 플랫폼 비욘드신세계를 론칭하면서 노선이 명확해졌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용진 회장의 이마트는 SSG닷컴 지분 45.58%를 보유 중이다. 정유경 회장의 ㈜신세계가 보유한 SSG닷컴 지분은 24.42%다.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 요건을 충족하려면 이마트가 ㈜신세계의 SSG닷컴 보유 지분 14.43% 이상을 가져와야 한다.시장에서는 ㈜신세계의 SSG닷컴 보유 지분 가치를 약 1조원으로 추정한다. 이는 지난 2024년 SSG닷컴이 신규 재무적투자자(FI)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을 근거로 추산한 것이다. 당시 신규 FI는 SSG닷컴 지분 30%를 1조1500억원에 양수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SSG닷컴의 전체 지분 가치는 약 3조8000억원이며, ㈜신세계가 보유한 지분 24.42%는 9000억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업계 관계자는 “SSG닷컴 지분 정리를 위해서는 1조원가량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자금을 G마켓으로 끌어올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며 “신세계그룹은 계열분리를 공식화한 이후에도 급한 것은 없다는 태도였는데, 최근 논란으로 한쪽에서는 계열분리에 대한 요구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2026.06.01 07:00

3분 소요
“아파트보다 삼성전자·하이닉스”…젊은 부자들부터 바뀌는 부의 공식

부동산 일반

“예전엔 서울 강남 아파트가 부의 상징이었다면, 최근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나 인공지능(AI) 상장지수펀드(ETF)를 꾸준히 모으겠다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습니다.”최근 자산관리 업계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과거처럼 대출을 최대한 끌어 아파트 가격 상승에 기대기보다 ▲국내외 주식 ▲ETF ▲연금 등을 활용해 장기적으로 자산을 불리려는 흐름이 자산가와 젊은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시장에서는 이를 단순 투자 트렌드 변화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부의 공식’ 자체가 바뀌기 시작한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수십 년간 이어진 ‘부동산 중심 자산 축적 시대’가 점차 흔들리면서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머니무브’(Money Move)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그동안 한국에서 부의 상징은 단연 부동산이었다. 특히 서울 강남 아파트와 재건축 단지는 단순 주거 공간을 넘어 가장 강력한 자산 증식 수단으로 인식돼 왔다. 실제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국내 가계 자산 가운데 부동산 비중은 주요 선진국 대비 높은 수준이다. 미국 등은 금융자산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한국은 여전히 부동산 중심 자산 구조가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가계부채 확대 ▲자산 양극화 ▲청년층 박탈감 등을 키웠다고 지적한다. 시중 자금이 생산적 투자보다 아파트 가격 상승에 과도하게 몰리면서 기업 투자와 혁신 성장 동력이 약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좋은 기업에 투자해 자산을 불리기보다 결국 부동산 가격 상승이 더 큰 수익을 가져다준다는 인식이 강했다”며 “자본시장이 경제 성장의 중심 역할을 하지 못했던 배경”이라고 말했다.“이젠 부동산만 믿기 어렵다”…달라진 자산가들시장에서는 최근 정책 환경 변화도 자금 흐름 변화의 배경으로 꼽는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시장에서는 ▲대출 규제 강화 가능성 ▲토지거래허가구역 운영 지속 ▲다주택자 규제 재강화 우려 등이 거론되면서 과거처럼 레버리지를 활용한 부동산 투자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최근 서울 핵심 지역에서는 여전히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 분위기는 이전과 다르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양도소득세 중과 부활 ▲보유세 부담 확대 가능성 ▲금리 변수 등이 맞물리며 과거처럼 집값이 계속 오른다는 기대감은 이전보다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프라이빗뱅크(PB) 업계에서는 자산가들의 상담 내용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김세한 하나증권 더(THE) 센터필드 W PB는 “최근 자산가와 젊은 고소득층 사이에서는 향후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 가운데 어느 쪽의 기대수익률이 더 높을지를 두고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다주택자나 상가 형태의 수익형 부동산을 처분하고 금융자산으로 옮기려는 상담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과거에는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투자)로 부동산을 매수하는 흐름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금융자산에 대한 신뢰도가 상당히 높아진 분위기”라며 “ETF 기반 장기투자와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진 한국투자증권 PB센터 팀장은 “최근 거액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국내 ETF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표주를 매수하려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젊은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서울 아파트 PIR(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이 20배를 넘는 반면 국내 반도체주의 PER(주가수익비율)은 5~6배 수준이라는 점을 비교하며 주식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상대적으로 합리적이라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최근 증권사로 유입되는 자금 상당수는 은행권 퇴직연금이나 예금, 부동산 매수 대기자금 또는 부동산 매도자금 등에서 이동한 자금”이라며 “자산시장 내 자금 시프트가 실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집 한 채보다 포트폴리오”…변화하는 투자 공식특히 이런 변화는 젊은 자산가층에서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어느 지역 아파트를 샀느냐”가 자산 증식의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어떤 산업과 기업에 투자하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기술주와 인공지능(AI) 관련 ETF, 국내 반도체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산 포트폴리오 자체를 금융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과 주주환원 강화 기조도 국내 증시 재평가 기대를 키우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조선 ▲방산 ▲전력 인프라 등 한국 대표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한국 증시가 장기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부동산 중심 자산 구조가 단기간에 완전히 바뀌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여전히 서울 핵심 입지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강하고, 부동산이 교육과 거주 안정성, 상속 문제 등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적어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는 변화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영끌해서 집 사기’가 가장 강력한 재테크 공식이었다면 이제는 글로벌 산업 변화와 기업 경쟁력을 보고 투자하려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며 “한국 자산시장도 조금씩 ‘부동산 중심’에서 ‘자본시장 중심’으로 이동하는 초입에 들어선 모습”이라고 말했다.

2026.06.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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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키맨’ 삼성전자, 초격차 너머 ‘초월성장’

IT 일반

삼성전자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타고 메모리 초격차를 넘어 ‘초월성장’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차세대 기업용 SSD(eSSD)·2나노 파운드리·AI 패키징을 아우르는 풀라인업 전략을 앞세워 국내 증시는 물론 글로벌 AI 지형을 흔드는 ‘키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HBM4 솔드 아웃으로 입증한 리더십최근 삼성전자를 두고 시장에서는 ‘어디까지 커질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논란의 출발점은 세계 최대 투자은행(IB)의 보고서였다.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의 2028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3445억달러(약 494조원)로 예측했다. 일본 영업이익 상위 100개 기업과 비교한 그래픽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기도 했는데, 이를 본 일본 누리꾼들은 “AI로 인한 변화가 너무 크다”거나 “미국 기업이었다면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와 어깨를 나란히 했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원화와 엔화의 단위 오류 아니냐는 의심까지 낳았다.국내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와 3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100조원대로 내다본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HBM4(6세대)와 eSSD 시장 점유율 상승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부문의 수익성 개선과 같은 주가 모멘텀이 유효하다”며 반도체 업종 최선호주로 꼽았다.이처럼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가 전 세계적인 AI 열풍으로 전에 없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 AI 석학도 더는 반도체 시장에 기존의 ‘사이클’은 없다고 확언했다. 유회준 카이스트 인공지능반도체대학원장은 와의 통화에서 “예전에는 D램의 가격이 상승하면 생산량을 늘려서 가격이 하락하고 물량을 줄이는 사이클이 반복됐지만, 현재는 이를 모두 능가하는 AI 투자가 나타나며 과거의 사이클이 깨지고 있다. 이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삼성전자는 AI 메모리 리더십을 실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33조9000억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썼다. 메모리 가격 급등과 AI 서버 투자 확대에 힘입어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만 53조7000억원에 달했다.DS 부문의 앞날에는 구름 한 점 없다. HBM을 찍어내는 족족 팔려나가 공급이 수요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 부문 부사장은 지난 4월 30일 실적 발표회에서 “올해 HBM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최선단 공정으로 HBM4 성능을 끌어올린 결과 고객 수요가 집중되고 있어 회사가 준비한 캐파(생산 능력)는 모두 솔드 아웃(주문 완료)된 상황”이라고 전했다.‘AI 풀스택’ 플레이어 도약AI 초기 국면에 삼성전자는 한차례 ‘실책’을 범했다. SK하이닉스가 HBM3(4세대)·HBM3E(5세대)로 선제적으로 고객을 확보하는 사이, 삼성전자는 성능·수율 이슈로 주요 고객사 확보에 애를 먹었다. 이후 경영진은 HBM 대응 지연을 인정하고 기술·품질을 전면 재점검했다. 그렇게 탄생한 HBM3E 12단 첫 샘플이 20개월 만에 엔비디아에 납품을 시작하며 먹구름이 걷혔다.삼성전자는 이 아픔을 양분 삼아 HBM4에서는 SK하이닉스를 위협할 만큼 격차를 좁혔다. 개발 설계 단계부터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기준을 상회하는 성능 목표를 설정하고, 1c D램(10나노급 6세대)과 파운드리 4나노와 같은 최선단 공정을 적용해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달성했다. 업계 표준인 8Gbps를 약 46% 웃도는 11.7Gbps의 동작 성능을 확보했다. 덕분에 HBM4 매출은 올해 3분기부터 전체 HBM 매출의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탄력받은 삼성전자는 핀당 16Gbps 속도와 4.0TB/s의 대역폭을 지원하는 차세대 HBM4E(7세대) 제품의 첫 샘플도 지난 5월 29일 공급했다고 밝혔다.AI 시대에 메모리의 위상은 확 달라졌다. ‘두뇌’에 해당하는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보조 기억장치’로 인식됐던 메모리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연산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메모리가 데이터를 제때 공급하지 못하면 시스템 전체가 병목에 걸리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메모리 구조와 인터페이스, 패키징이 시스템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고, 자연스럽게 메모리 업체의 협상력과 수익성이 과거와는 다른 차원으로 올라섰다. 이런 변화의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단순 메모리 강자를 넘어 ‘AI 풀스택 플레이어’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를 타고 ▲HBM4 ▲고용량 DDR5 ▲eSSD 등 제품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여기에 비메모리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 LSI는 이미지센서·커스텀 SoC(시스템 온 칩) 등 고부가가치 제품과 신성장 동력에 집중하고, 파운드리는 2나노급 선단 공정을 축으로 AI·HPC(고성능 컴퓨팅)·자동차·항공우주 등으로 응용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 삼성전자의 HBM4가 기술 우위에 선 것도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으로 이어지는 삼각 체제가 있기에 가능했다.유 교수는 “메모리와 GPU 사이의 데이터 병목 해소가 핵심인데 이에 대한 해답이 메모리에서 나오기 때문에 AI 가속기의 가격이나 성능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삼성전자가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종합 반도체 회사는 비메모리 부문을 육성해야 하는데, 현재 메모리 업황이 너무 좋아서 전환이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은 메모리를 중심으로 주문형 반도체를 생산하는 모델이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2026.06.0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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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데이 때문에...불똥 튄 광주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후폭풍, 뜻밖의 피해자]①

유통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오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때문에 피해를 보는 모양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논란 후폭풍이 백화점까지 덮치면서다. 신세계백화점 내부에서는 자신들과 상관이 없는 이슈로 현장 시위 등이 벌어진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스타벅스 논란에 백화점까지 불똥정유경 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신세계가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논란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5·18 탱크데이 논란 이후 시민단체들이 광주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피켓 시위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시민단체는 5·18 탱크데이 논란 이후 약 한 달 동안 광주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집회하겠다고 관할 경찰서에 신고하기도 했다.‘5·18 탱크데이’는 제4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인 지난 5월 18일 스타벅스코리아가 진행한 프로모션이다. 이 프로모션은 ‘탱크데이’ ‘책상에 탁’ 등의 표현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논란이 됐다. 각종 시민단체뿐 아니라 대통령까지 나서 문제의 표현을 지적했다. 이후 스타벅스에 대한 불매운동 바람이 일었다.스타벅스코리아는 이번 불매운동으로 매출 타격을 받고 있다. 전상진 신세계그룹 경영총괄은 “지금 매출을 따질 상황은 아니지만 매우 많은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매출 하락에 현장 직원들의 근무 일정을 조절하는 지역매니저와 점장은 연장 근무 취소 조치 등에 나선 상태다. 스타벅스 현장 직원들은 보통 2주 스케줄제로 근무한다. 이들의 하루 근무 시간은 5시간이며, 상황에 따라 2시간 연장 근무도 가능하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세계백화점 내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5·18 탱크데이 논란을 일으킨 스타벅스코리아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맡은 이마트 계열 회사이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정용진 회장의 동생인 정유경 회장이 정점에 있는 ㈜신세계 계열 회사다.정용진·정유경 남매는 신세계그룹이라는 지붕 아래 함께 있지만 각자 경영 체제를 구축한 상태다. 이들은 지난 2024년 3월과 10월에 각각 회장직에 오르며 계열분리를 공식화했다. 계열분리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공식적으로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이미 각자 노선을 타고 있는 정유경 회장 입장에서는 현재 상황이 억울할 수 있다.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및 온라인상에서는 스타벅스, 이마트와 함께 신세계백화점도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일부 누리꾼들은 스타벅스보다 백화점 불매운동을 하는 것이 신세계그룹 전체에 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성장세 탄 신세계, 변수로 떠오른 불매운동더 큰 문제는 ‘5·18 탱크데이’ 논란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정용진 회장은 논란이 불거진 지 8일 만에 공개석상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낭독했지만, 이를 둘러싼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정 회장의 사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지만, 일부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사과에 진정성이 부족하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이 같은 흐름은 정유경 회장에게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스타벅스 불매운동이 이마트를 넘어 백화점 등 관계사로 확산할 경우, 최근 이어지고 있는 ㈜신세계의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어서다.㈜신세계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총매출 3조2144억원, 영업이익 197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7%, 영업이익은 49.5% 증가했다. 실적 개선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백화점 사업이 견인했다. 신세계백화점은 1분기 총매출 2조257억원, 영업이익 141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매출은 13%, 영업이익은 30.7% 늘었다.일부 시민단체가 요구하고 있는 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광주신세계백화점 확장)의 철회 주장 역시 정 회장에게 반가운 상황은 아니다. 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은 ‘더 그레이트 광주’(The Great Gwangju) 프로젝트로 불리며, 오는 2033년까지 약 3조원이 투입되는 대형 개발 사업이다. 광천터미널 일대에 백화점과 호텔, 문화시설 등을 아우르는 복합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광주신세계는 후속 인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일부 시민단체의 사업 철회 요구에 대해 “잘못에는 책임을 묻겠지만 투자는 지역 발전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의 추진 주체는 정용진 회장과도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다만 기업과 시민단체 간 갈등이 이어질 경우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 개발 사업에서 기업들이 지역사회와의 소통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업계 관계자는 “탱크데이 논란 이후 정용진 회장이 비교적 신속하게 사태 수습에 나섰다”며 “그룹 내부에 별도의 리스크 관리 전문가가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대응이 체계적이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번 논란이 정치권의 공방 소재로 활용되는 측면도 있어 안타깝다”며 “당분간 스타벅스뿐 아니라 다른 관계사들까지 영향권에 들 수 있는 만큼 그룹 전체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6.06.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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