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악재가 붙지 않는 ‘테플론’ 장세”…코스피 9500도 가능한 이유 [이코노 인터뷰]
- [K증시, 머니무브의 시대]⑤
염승환 LS증권 리테일사업부 이사
“AI 사이클 안 꺾이면 고점 예단 의미 없어”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구조적 머니무브 시작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지금 시장은 악재가 들러붙지 않는 ‘테플론’(Teflon) 장세입니다.”
염승환 LS증권 리테일사업부 이사는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국내 증시를 이렇게 표현했다. ▲중동 전쟁 ▲고유가 ▲환율 상승 ▲ 미국 물가 부담 등 각종 악재에도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배경에는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이 자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 빅테크들의 AI 투자 확대가 이뤄지면서 국내총생산(GDP)이 성장하고 있다”며 “지금 시장은 소비 사이클이 아니라 투자 사이클”이라고 진단했다.
염 이사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밸류에이션 부담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주가수익비율(PER)이 30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 주요국과 비교하거나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대만과 비교해도 저평가 수준에 있기 때문에 충분히 매력적인 구간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현재 코스피 PER은 8배 수준인데 한국 증시의 30년 평균 PER은 약 9.8배”라며 “9.8배를 적용하면 코스피 9500 수준으로 계산된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AI 사이클과 정부 정책이 훼손되지 않는다면 목표 지수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며 “지금 단계에서 고점을 단정할 근거는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최근 증시 상승을 단순한 유동성 장세가 아니라 한국 자산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해석했다. 부동산 중심이던 자금 흐름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염 이사는 “2020년 이후 국내 가계의 주식 매수가 급증했고 퇴직연금 자금도 주식형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지금 한국 자산시장에는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고 언급했다.
Q.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현재 장세를 어떻게 보고 있나.
A. 지금과 비슷한 장세를 과거 1980년대 3저 호황 당시 정도에서 찾을 수는 있겠지만, 지금은 AI가 이끄는 장세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미국에서도 요즘 시장을 ‘테플론 장세’라고 부른다. 프라이팬 코팅처럼 악재가 들러붙지 않는다는 의미다. 3월에는 전쟁 이슈로 시장이 흔들렸지만 지금은 유가 상승과 전쟁 장기화 우려 같은 악재가 있어도 시장이 버티고 있다. AI 투자 사이클이 악재를 눌러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Q. AI 투자 사이클이 왜 그렇게 강력한가.
A. 지금은 소비가 시장을 이끄는 국면이 아니라 투자 사이클이다. 미국 빅테크들이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엄청난 돈을 쓰고 있다. 아마존의 경우엔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가 주주 서한을 통해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라고 말하며 투자 확대를 이야기했다. 아마존은 올해 300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아마존을 포함해 구글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 4곳이 올해 AI와 관련해 투자하기로 한 금액이 1200조원에 달하고 내년에 더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그만큼 AI 관련 수요가 많은 것이다. 이런 조건들이 바뀌지 않으면 (코스피) 고점을 예단할 필요는 없다. 이런 빅테크 기업의 투자는 유가나 호르무즈 해협 문제와 직접적인 연관이 적다. 또 한국은 반도체와 변압기, 전력 장비 등 AI 투자 수혜를 가장 크게 받는 국가 중 하나다. 특히 중국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염 이사는 코스피가 지금도 비싸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현재 코스피 PER은 8배 수준인데 미국 증시는 20배를 넘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와 4309.63에서 시작해 종가 기준으로 5월 27일 8228.70까지 오르면서 약 5개월 만에 90.93% 상승했다. 전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상승률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더 오를 여력이 크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기업 이익 추정치도 계속 올라가고 있어 증권사들은 코스피 상단을 1만포인트까지 열어두고 있다.
다만 염 이사는 목표 지수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3000에서도 고점 논란이 있었고 5000, 6000에서도 마찬가지였다는 설명을 덧붙이며 중요한 것은 왜 시장이 올랐는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시장을 반도체 사이클과 정부 정책이 끌어올린 만큼, 이 부분이 훼손되지 않는다면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결국 핵심은 이 사이클이 유지되느냐에 있는 것이다.
Q. 언제쯤 시장 고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보나.
A. 보통 금리 인상 사이클이 본격화될 때다. 경기 과열로 금리를 여러 차례 올리기 시작하면 시장이 꺾이는 경우가 많았다. 아직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 다만 내년에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을 봐야 한다. 또 빅테크들이 AI 투자 규모를 줄이기 시작하면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부동산서 증시로…머니무브 본격화
Q. 최근 증시 상승을 두고 한국 자본시장이 변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A. 큰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 이런 변화가 코스피에 반영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시장에서는 최근 ‘머니무브’를 이야기하고 있다. 예금에 머물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고 투자자 예탁금도 130조원 수준까지 증가했다. 정부 정책 변화도 크다. 상법 개정 등 주주가치 강화 정책을 실제로 추진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장의 신뢰가 바뀌었다. 일본이 10년 걸린 일을 한국은 짧은 시간 안에 해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소액 주주 가치를 높이는 과정에서 일부 기업들의 반발도 있었지만 정부가 이를 밀어붙이면서 시장의 인식 자체가 ‘주식을 해야겠다’로 바뀌고 있다.
Q. 코스피 지수의 급격한 상승이 한국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
A. 정책 변화로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올라가고 실제 주가도 상승했다. 정부에서도 계속 부동산보다 자본시장 중심의 메시지를 내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 가계의 국내 주식 순매수는 1조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이 규모는 68조원으로 늘었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정부 정책을 신뢰하고 주식시장으로 돈을 이동시킨 것이다. 주식 상승은 기업이 돈을 벌었기 때문에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법인세 증가로 이어져 세수 확보에 긍정적일 수 있다. 아울러 국민연금 기금 고갈 시점도 2100년 이후로 늦춰질 전망으로 사회에 상당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염 이사는 투자 성과를 다수 투자자들이 경험하게 됐고,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가 축적되면서 나타난 현상들도 소개했다. 최근 KB증권에서 내놓은 ‘1~2월 출산율 급증의 비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2월 코스피가 크게 오른 시점에 출산율이 0.96명으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출산율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주식 상승 결과는 반대였다는 설명이다. 이 보고서는 “주식시장의 강세는 1년 후 출산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라고 분석했다.
AI와 반도체 사이클, 시장의 핵심
Q. 개인 투자자의 역할도 과거와 달라졌다고 보나.
A. 지난해 11월 이후 외국인이 약 80조원을 순매도했는데도 코스피는 크게 올랐다. 결국 개인 자금이 시장을 끌어올린 것이다. 상장지수펀드(ETF)와 직접 투자 자금이 계속 유입됐다. 물론 쏠림 현상은 경계해야 하지만 과거와는 시장 구조 자체가 달라졌다. 개인 자금이 시장의 중요한 축이 됐기 때문이다. 빚투(빚내서 투자)는 시장이 좋을 때 늘어나는 후행 지표다. 시장이 침체돼 있을 때는 빚내서 투자하라고 해도 하지 않는다. 코스피 시가총액과 예탁금 규모 자체가 과거보다 훨씬 커졌는데, 신용잔고는 예탁금 증가에 비하면 많이 늘었다고 보기 어렵다.
염 이사는 마지막으로 코스피에 비해 부진한 코스닥에 대해서도 기회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장을 이끄는 AI 관련 기업들이 대부분 코스피에 몰려 있기 때문에 코스닥이 부진했다는 것이다. 바이오 업종 관련 악재도 코스닥에 영향을 줬다. 다만 정부가 하반기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준비 중인 만큼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코스피가 쉬어갈 때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강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시장에서는 현재 반도체를 빼놓고 강세장을 이야기할 수는 없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시장의 핵심 주도주라고 평가한다. 염 이사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조언으로 “무작정 추격 매수하기보다는 시장 조정이 나올 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또 “강세장은 결국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로 시작해서 끝난다”고 강조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생닭 버무린 손으로 키보드를?... 조회수 1715만 터진 뇌절 요리사 [김지혜의 ★튜브]](https://isp.edailystatic.com/data/isp/image/2026/05/25/isp20260525000055.400.0.png)
![[단독] ‘제2의 곽튜브’ 꿈꾸는 이자반 “전 여자친구와 이별로 유튜브 시작… 반지하서 성공 일기 쓸 것” [IS인터뷰]](https://isp.edailystatic.com/data/isp/image/2026/05/11/isp20260511000046.400.0.jpg)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씨앗 뿌려도 수확은 막혀…딜레마 갇힌 AC 업계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이데일리
이데일리
최여진♥김재욱, 논란도 못 갈랐다…결혼 1주년 달달 자축 [IS하이컷]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이란, 美와 협상 중단 선언…“호르무즈 해협 완전 봉쇄” 위협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여행에 미치다' 품은 벡터컴, 동남아 광고사 인수[only 이데일리]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씨어스 '씽크' 삼성서울병원 뚫었다...환자 모니터링 시장 1위 굳히기[only 이데일리]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