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서울에 있는 北 ‘개성지점’…우리은행이 10년째 유지한 사연은 [김윤주의 금은동]
- 서울 회현동 본점 1층서 임시영업점 운영
지점장 직무대리 1명, 남북 경협 재개 대비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1층. 한쪽 사무실에 낯선 이름의 간판이 걸려 있다. 북한의 특별시 이름을 단 ‘개성지점’이다. 2016년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현지 지점은 철수했지만, 우리은행은 서울에 임시영업점을 두고 그 이름과 조직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 점포가 사라지는 시대에 우리은행이 개성지점을 지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점장 1명이 지키는 임시영업점
우리은행에 따르면 현재 개성지점에는 윤상현 개성지점장 직무대리 1명이 근무한다. 일반 고객을 상대로 예금과 대출 업무를 하는 영업점과는 성격이 다르다. 유관기관 대응과 대북정책 모니터링을 맡으며, 향후 남북 경제협력이 다시 열릴 경우 관련 금융 지원을 수행하기 위한 준비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개성지점의 역사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개성공단 설립을 위한 실무 협의가 시작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은행은 2004년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위해 현지에 개성공단지점을 열었다.
개성공단은 남측 기업이 생산시설을 가동하고 북측 근로자가 생산에 참여한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이었다. 공단이 가동되려면 기업의 자금 관리와 결제 등 금융 지원도 뒷받침돼야 했다. 개성공단지점은 현지 입주기업을 위한 금융 창구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2016년 북한의 핵실험 등 도발로 개성공단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지점도 현지에서 철수했다. 우리은행은 이후 본점 안에 개성지점 임시영업점을 설치해 운영을 이어왔다. 지점의 물리적 공간은 서울로 옮겨왔지만, 개성공단과 남북 경협을 담당하는 조직 자체는 남겨둔 것이다.
우리은행 개성지점은 실제 영업 공간이 본점 안에 마련돼 있지만, 은행 내부에서는 해외 지점으로 분류된다. 국내에 있는 임시영업점이면서도 개성공단 재개에 대비한 해외 영업망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남북관계 개선 때 금융지원 재개 준비
은행권은 비대면 금융 확산과 비용 효율화로 점포 수를 줄이고 있다. 영업 기능이 축소된 점포라면 통상 폐점 수순을 밟는다. 개성지점이 다른 이유는 수익성만으로 존재를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본점 1층의 작은 임시영업점은 언젠가 다시 열릴 남북 경제협력에 대비한 금융 인프라다.
개성지점은 현재 남북교류협력지원협의회와 주기적으로 소통하며 대북정책과 남북관계 변화를 살피고 있다. 현지 영업은 멈췄지만, 남북관계 변화에 따라 다시 필요한 금융 창구가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개성지점은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본점 내 임시영업점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현재는 유관기관 대응과 대북정책 모니터링 업무를 수행하면서, 향후 남북관계가 개선될 경우 관련 사업에 금융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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