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빅테크 수장들, AI 투자자를 '도박꾼'으로 빗댄 이유는
- 투자자들 AI 매우 극단적인 기대, 카지노에 있는 것과 같아
수익 실현되지 못하면 AI 거품 사라져, 현실적 경고
AI 수요 반도체 성장세는 인정
[이코노미스트 김두용 기자] 글로벌 빅테크의 수장이 AI(인공지능) 붐의 가장 큰 제약은 반도체나 전력이 아닌 자본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이 카지노에 있는 것과 같다’고 비유하며 투자 열기에 대한 쓴소리를 내뱉었다.
브로드컴 혹 탄 CEO는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DBS 아시아퓨처포워드 컨퍼런스에 참석해 "지난 2년간 여러 차례 병목 현상이 발생했지만, 그때마다 극복해왔다"며 "지금의 메모리 부족도 1년 뒤에는 상황이 달라져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웨이퍼 부족은 2028년 또는 2029년에 완화될 수 있고, 신규 발전설비가 가동하면서 전력 공급도 나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도체 부족은 AI 붐의 큰 제약은 아니라는 의미다.
그러면서 그는 "최대 제약 요인은 자본일 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엔비디아가 투자한 호주 AI 데이터센터 업체 퍼머스 그리드는 지난주 50억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수요 부진으로 철회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래 매출에 크게 기댄 AI 인프라 기업들의 가치평가에 투자자들이 점점 회의적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탄 CEO는 AI 투자 열기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많은 투자자가 자신이 무엇에 투자하는지 전혀 모른다. 매우 극단적인 기대를 품었다가 결국 카지노에 있는 것과 거의 같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오픈AI의 연간 환산 매출이 9월 500억달러에 이른 데 대해 그는 "모델 훈련에 많은 돈을 쓰고 있어 여전히 적자다. 솔직히 최첨단 모델로 매출을 크게 늘릴 잠재력이 있다는 것 외에는 현시점에서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기업들의 AI 활용에 대해서도 "어릴 때 부모님이 준 10달러어치 오락실 토큰을 10분 만에 다 쓰고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는 것과 같다"며 "그게 오늘날 기업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립부 탄 인텔 CEO도 자금 조달 우려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립부 탄 CEO는 브로드컴 CEO처럼 말레이시아 화교 출신의 미국 시민권자이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이다.
립부 탄 CEO는 "앞에 놓인 시급한 과제가 있다면 자본과 자본비용의 상승이다. 또 다른 도전은 투자자들이 투자자본수익률(ROI)을 보기를 원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진단은 채권 금리 상승 등 전 세계적인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자금 조달 우려에도 불구하고 두 CEO는 AI 컴퓨팅 인프라에 대한 단기적인 수요는 강력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AI 반도체 수요 자체의 성장세는 인정한 것이다.
브로드컴의 탄 CEO는 "단기적인 AI 컴퓨팅 인프라 수요는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이며 이러한 불균형은 2029년에서 2030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의 탄 CEO 역시 “향후 2∼3년간은 컴퓨팅 파워에 대한 수요와 AI 애플리케이션 도입 확대로 인해 급격한 둔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빅테크의 수장들이 '투자가 실질적인 수익으로 증명되지 못하면, 결국 자본의 벽에 부딪혀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현실적인 경고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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