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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335원…수출기업 달러 매도에 2년 만에 최저
- 수출기업 달러 매도·반도체 호조에 원화 강세
외국인 2조원대 순매도에도 하락…원·엔 환율 18년 만에 최저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원·달러 환율이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에 힘입어 약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로 달러 공급 여건이 개선된 가운데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에도 원화 강세가 이어졌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7.7원 내린 1335.1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4년 10월 4일(1333.7원)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1342.5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하락세를 이어갔다. 오후 3시 45분께에는 1332.0원까지 떨어지며 장중 저점 역시 2024년 10월 4일(1331.3원)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최근 환율 하락의 주요 배경으로는 반도체 수출 호조와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이 꼽힌다.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면서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어나 환율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461억1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 6월(497억3000만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상품수지도 수출 1048억달러, 수입 579억9000만달러로 468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전체 수출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경상수지 흑자가 곧바로 환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수출기업이 달러를 해외에 보유하거나 환전을 미루면 국내 외환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은 제한적이다. 최근에는 주요 수출기업이 달러 매도에 나서면서 수출 호조가 원화 강세로 연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매도에도 환율이 하락한 점도 눈에 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14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일반적으로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고 매도대금을 달러로 환전하면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진다. 그러나 이날은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이 이어지는 반면 외국인의 달러 환전 수요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고 있지만 달러 환전 수요가 크게 나오지 않고, 여전히 수출기업 네고 물량이 많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원화를 계속 보유하고 있거나 달러 강세 기대가 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는 소폭 약세를 나타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02.150으로 전 거래일보다 0.06% 하락했다. 반면 엔·달러 환율은 158.305엔으로 0.01% 상승했다.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가 맞물리면서 원·엔 환율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43.66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2.48원 내렸다. 장중에는 840.83원까지 하락해 2008년 1월 2일(833.4원) 이후 약 18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향후 환율 흐름은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좌우될 전망이다.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유입이 이어지면 추가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지만, 외국인의 달러 환전 수요 확대나 글로벌 달러 강세 전환은 환율 하락을 제한할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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