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내외부적으로 '시끌시끌' SK하이닉스의 '수상한 움직임'
- SK하이닉스 해외 생산기지 후보지 계속 등장
부회장단 3명 이동시켜 내부 긴장감 불어넣어
초호황이지만 '위기이자 기회' 최태원의 명확한 메시지
[이코노미스트 김두용 기자] SK하이닉스가 내외부적으로 시끌시끌하다. 부회장단 3명이 합류하며 내부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고, 외부적으로 해외 생산기지 건설 추진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통해 잡은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초호황으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도 반도체 공장 유치 러브콜을 끊임없이 보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솔리다임, 인텔과 관련한 미국 내 메모리 반도체 생산거점 논의와 관련해 “다양한 방안 검토 중이나 아직 확정된 거 없다”고 밝혔다.
최근 SK하이닉스의 손자회사인 솔리다임이 미국 동부에 낸드플래시 생산거점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솔리다임은 중국 다롄에 공장을 두고 있고, 미국에는 양산라인이 없는 상황이다. 미국 현지에는 본사 및 연구개발 센터만 두고 있다.
여기에 SK하이닉스가 인텔이 오하이오주에 건설 중인 생산시설 일부를 활용하거나 합작법인을 구성하는 방안 등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일본 센다이 지역에 반도체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와 관련해 “일본 전역을 살펴보고 있고, 검토하는 과정에 있다”고 밝히면서 검토 사실을 인정했다.
SK하이닉스는 AI(인공지능) 시대 진입으로 반도체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생산 능력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러면서 국가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옵션들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미국과 일본의 생산기지 검토 소식도 알려지게 됐다.
D램과 낸드 등 중장기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D램과 낸드의 생산기지 등을 두루 고려하다 보니 다양한 해외거점들이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입되는 투자이기에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계산기를 두드려보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인수합병 검토 시 다양한 기업들을 후보군에 올린 뒤 실사를 하고 조건을 따져보듯이 현재 SK하이닉스의 상황도 이런 검토 과정과 유사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는 국내의 용인 클러스터나 호남 클러스터처럼 해외에도 적기에 생산 능력을 확대해 반도체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계산이 깔린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도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서진우 중국 총괄 부회장, 유정준 미주 총괄 부회장, 이형희 부회장이 최근 지주사 SK㈜에서 SK하이닉스로 이동하면서다. 사상 처음으로 SK그룹의 부회장단 3명이 SK하이닉스로 이동해 반도체 사업을 집중적으로 챙기게 됐다.
최태원 회장의 명확한 메시지가 인사다. 반도체 산업은 호황이지만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지속되는 등 글로벌 환경은 결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은 자국의 반도체업을 살리기 위해 정책적인 해법을 도모하고 있고,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앞세워 한국을 추격하고 있다.
이에 최태원 회장은 부회장단의 경험과 연륜을 적극 활용해 ‘반도체 리더십’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서진우 부회장은 중국, 유정준 부회장은 미국 사업을 주도해 왔다. 또 이형희 부회장은 대외 협력 전문가라는 강점이 뚜렷하다. 그룹의 대표적 전략·대관통을 전면으로 내세워 리더십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SK하이닉스는 HBM3(5세대)까지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뽐내며 앞서갔지만 HBM4에서는 삼성전자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일부 해외 시장조사업체에서는 내년이면 삼성전자의 HBM 점유율이 SK하이닉스를 추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에도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이어지면서 매출은 줄지 않겠지만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영업이익률은 다소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에 매출 131조8950억원, 영업이익 98조1529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보이고 있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76.3%에 달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내부적으로 조직을 정비하고 내년 이후의 중장기 경영 전략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환경과 사업적 관점에서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로 볼 수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엄중한 글로벌 환경 속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활로를 찾아야 하고, 동시에 생산능력 확대와 기술 격차 등을 도모해야 하는 사업적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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