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코스피 7000선 되찾았다…삼성전자·반도체에 쏠린 투심
- 기관 1.5조 순매수…개인·외국인은 동반 ‘팔자’
美 반도체 훈풍·AI 우려 완화에 삼성전자 강세
주요국 통화정책 이벤트가 일단락되고 국내 수출 호조까지 더해지면서 대외 불확실성도 한층 낮아졌다. 다만 반도체를 비롯한 일부 업종이 지수 상승을 주도한 가운데 업종별 등락은 뚜렷하게 엇갈리며 차별화 장세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3.49포인트(1.65%) 상승한 7007.7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종가가 7000선을 웃돈 것은 지난 10일 이후 처음이다.
수급에서는 기관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기관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492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개인은 2조9790억원을 순매도했고 외국인도 1603억원어치를 팔았다. 개인과 외국인이 동시에 매도 우위를 보였지만 기관 자금이 대형주를 중심으로 유입되면서 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수 상승의 중심에는 삼성전자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만3000원(4.98%) 오른 27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는 0.59% 오른 186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삼성전자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 외에도 삼성물산이 4.70% 올랐고, SK스퀘어와 삼성전기 등이 각각 4.45%, 2.95% 상승했다.
업종별 희비 엇갈려…반도체 중심 차별화 장세
국내 반도체주를 밀어 올린 것은 미국에서 먼저 불어온 반도체 훈풍이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78% 상승했다. 샌디스크가 10.99% 급등했고 시게이트(6.93%), 웨스턴디지털(4.13%), 마이크론(3.92%) 등 메모리와 데이터 저장장치 관련 종목들이 줄줄이 강세를 보였다. SK하이닉스 ADR도 2.46% 상승했다.
최근 반도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던 ‘AI 속도조절론’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 점도 매수세에 힘을 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AI 분야를 담당하는 ‘AI군(AI Force)’을 구성하고 AI 정책을 총괄할 새로운 ‘AI 차르’를 임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AI 산업의 성장을 방해하거나 억누르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AI 산업을 둘러싼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감도 다소 누그러졌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AI Force’ 구상은 최근 불거진 AI 투자 둔화 우려를 낮추는 요인”이라며 “기업 수요와 미국의 정책 방향 모두 여전히 AI 투자 지속에 무게가 실려 있다”고 말했다.
국내 수출 호조와 주요국 통화정책 이벤트가 일단락된 점도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반도체 업종의 주도력 강화에 힘입어 강세 흐름을 보이며 7000선을 회복했다”며 “미 증시 내 메모리 훈풍과 한국 수출 호조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며 반도체 업종이 강세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 등 주요 이벤트를 소화하며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며 “AI 반도체 모멘텀이 부각되며 업종별 차별화 장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증시 전반이 반도체주와 함께 강세를 보인 것은 아니다. 미 국채금리 상승 부담이 이어지면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18% 하락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0.17%, 0.3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시장 전반에 매수세가 퍼지기보다는 반도체를 비롯한 일부 기술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살아난 모습이다.
국내 증시에서도 업종별 희비가 뚜렷하게 갈렸다. 코스피시장에서는 의료·정밀이 5% 넘게 오르며 가장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유통과 전기·전자는 2%대 올랐고 금융과 증권, 보험도 1%대 상승했다. 반면 금속과 운송장비·부품, 비금속, 종이·목재, 오락·문화 등은 1%대 하락하며 약세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9.15포인트(1.11%) 오른 836.27로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이 1428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92억원, 307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계·장비와 의료·정밀기기가 2% 넘게 오르며 상승세를 주도했고 전기·전자와 유통, 제조, 통신, 일반서비스도 1%대 강세를 나타냈다. 화학과 운송장비·부품, 제약, IT서비스는 소폭 상승했다. 반면 비금속과 금융은 약세를 보였고 종이·목재와 건설은 각각 1%대, 2%대 하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AI 경쟁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점이 확인될 경우 AI 발전 속도를 늦추려는 정책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아질 것”이라며 “반도체를 비롯한 AI 인프라 전반의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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