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단독] ‘숨은 증세’ 논란에 설탕세 도입 물 건너 가나…“국민 공감대 형성 우선”
- “발의 시점 정할 수 없어…사회적 저항 고려”
‘소득 역진성’ 우려…청소년·청년층 부담 집중
[이코노미스트 강예슬 기자] 이르면 이번 주 중 국회에 발의될 예정이었던 이른바 ‘설탕세’ 법안 도입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설탕부담금 도입이 사실상 ‘숨은 증세’라는 지적이 나오자 국민 반발을 우려한 여당이 한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대표 발의할 예정이었던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오는 10월 열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 기관에 저당 정책 관련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르면 연내 법안 도입을 재추진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소아·청소년 비만을 예방하고 만성질환을 억제하기 위해 첨가당뿐 아니라 대체당 음료에도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을 이르면 이번 주 발의하기 위해 준비 중이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이코노미스트]에 “현재로서는 발의 시점을 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설탕세법이 증세를 위한 법안으로 해석되면서 법안 발의 시 사회적 저항이 클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그는 “서둘러 법안 도입을 추진하기보다는 설탕세의 필요성에 관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먼저라고 판단해 법안 발의를 연기하기로 했다”면서 “비가격 정책을 우선해야 한다는 업계의 지적에 따라 국감 기간 관련 질의를 통해 비가격 정책을 개정안에 포함하는 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한국식품산업협회와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업계 관계자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한 뒤 이르면 연내 법안을 발의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이 발의할 예정이었던 개정안에는 감미음료 제조·가공업자와 수입판매업자를 대상으로 당류 함량에 따라 부담금을 차등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첨가당 함량이 100mL당 5g 이상 8g 미만이면 L당 250원, 8g 이상이면 L당 500원을 물린다. 인공감미료 등 대체당이 들어간 음료에도 유해성과 당류 대체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L당 최대 50원의 부담금을 매길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기존 국회에 발의된 설탕부담금 관련 법안이 첨가당 중심의 규제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김윤 의원안은 정책 범위를 대체당까지 넓힌 점이 특징이다.
대체당을 부담금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두고 증세 논란이 일었다. 설탕의 대안으로 대체당을 사용하는 상황에서 대체당을 과세 대상으로 삼는 것은 부담금의 목적이 국민 건강 증진이 아니라 사실상 숨은 증세로 읽힐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노정란 명지대 교수는 지난 7일 한국조세정책학회와 한국납세자연합회가 공동 개최한 세미나에서 설탕부담금 같은 가격 규제의 가장 큰 문제로 ‘소득 역진성’을 지목했다.
노 교수에 따르면 330㎖당 99원을 부과하는 법안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소득 1분위의 부담률이 5분위의 8.4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과 청년층에 부담이 집중된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는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 이수진·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설탕세 관련 법안 3건이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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