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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용 호조에도 원화는 강했다…환율 1년 11개월 만에 1330원대
- 장중 1334원대까지 하락…2024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
두 달 새 220원 넘게 급락…수출업체 달러 매도 물량 영향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원·달러 환율이 1년 11개월 만에 1330원대로 내려왔다.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며 달러 강세 재료가 부각됐지만, 국내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이 이어지면서 원화 강세 흐름을 되돌리지 못했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오후 3시30분 기준가인 1350.4원보다 2.6원 낮은 1347.8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개장 이후 낙폭을 빠르게 키우면서 1340원 선을 내줬고, 오전 9시59분께에는 1334.7원까지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이 1330원대에 진입한 것은 2024년 10월 4일 1331.3원을 기록한 이후 약 1년 11개월 만이다.
최근 환율 하락 속도도 가파르다. 지난 7월 1일 장중 1559.2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불과 두 달여 만에 220원 이상 떨어졌다. 지난주 1350원과 1340원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뚜렷한 지지선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의 고용 호조에도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지난 4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8월 비농업 고용은 전월보다 16만2000명 늘었다. 시장 전망치인 5만3000명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견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됐고 달러화도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오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9선을 나타냈다. 통상 달러 강세는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반대 흐름이 나타났다.
달러 강세보다 국내 외환시장의 수급 요인이 환율에 더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를 비롯한 수출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달러 공급 우위가 이어지고 있다.
엔화 움직임도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탰다. 엔·달러 환율이 155엔대로 내려온 가운데 일본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가능성에 대한 경계가 커지면서 엔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아시아 통화가 동반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에도 추가적인 강세 압력이 가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환율이 단기간에 주요 가격대를 잇달아 밑돌면서 시장 심리도 하락 쪽으로 기울고 있다. 특히 수입업체의 결제 수요 등 달러 매수 물량이 충분히 유입되지 않을 경우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환율이 단기간에 크게 떨어진 만큼 1330원대에서는 수입업체를 중심으로 달러 매수 수요가 늘어나면서 추가 하락 폭이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 고용 호조로 연준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시 커졌다는 점도 원화의 일방적인 강세를 제한할 변수다.
시장의 다음 관심은 미국 물가로 향하고 있다. 오는 11일 발표될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연준의 향후 금리 경로와 달러 방향성을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강할 경우 금리 인상 기대와 함께 달러가 다시 강세를 나타낼 수 있다. 반대로 물가 둔화가 확인되면 최근의 원화 강세 흐름이 추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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