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이슈
'누구 말이 맞나' 제넨셀 의혹 일파만파...'주가조작' 엄벌 탄원도
-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계획 승인 청탁 의혹 중심 제넨셀
김승원 장관 후보자와 한동훈 의원 치열한 공방
세종메디칼 개인투자자 '주가조작 사건' 탄원서 제출
강세찬 제넨셀 창업주, '승인 과정 허위자료 제출' 재판 중
[이코노미스트 김두용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의 ‘신약 청탁’ 의혹이 ‘주가조작 사건’으로 비화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바이오 벤처기업인 제넨셀이 그 중심에 있다.
2016년 설립된 제넨셀은 비상장 회사다. 개인 투자자·주가조작과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김승원 후보자의 ‘신약 청탁’이 불거지면서 ‘주가조작 사건’으로 번지고 있다. 제넨셀의 투자사인 세종메디칼이 연루되면서다.
세종메디칼 주주연대는 7일 강세찬 제넨셀 창업자 및 브로커 양모씨와 관련해 서울서부지법과 서울고법에 ‘세종메디칼·제넨셀 피해주주 엄벌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연대 측은 탄원서에 세종메디칼과 세종메디칼 주주, 제넨셀 투자자는 모두 주가조작 사건의 피해자라는 입장을 명시했다.
주주연대 측은 “기존 재판 과정에서 구체적인 피해자와 피해 규모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청탁 과정에서) 누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인허가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이 있었는지, 그 결과 투자자에게 어떤 피해가 발생했는지 객관적인 자료와 증거를 통해 밝혀달라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상장사인 세종메디칼은 제넨셀에 약 113억원가량 투자하며 대주주로 올라섰다. 하지만 제넨셀의 임상이 중단되면서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황이다.
강세찬 창업자는 지난 2024년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서의 허위 자료 제출’ 등의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이와 관련해 2심이 진행되고 있고, 오는 30일 선고 예정이다. 선고를 앞두고 주주연대가 엄벌탄원서를 제출한 셈이다.
서울서부지법 1심 재판부는 ‘코로나19에 감염시킨 햄스터를 대상으로 동물실험을 하지 않았음에도 실험한 것처럼 자료를 꾸몄다’고 판단했다. 부작용을 숨긴 점도 유죄로 인정했다. 이에 정부 출연금 101억원 신청과 관련된 행위 등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당시 코로나19 치료제와 관련해 제약·바이오 회사들이 효능 과장과 주가조작 혐의 등으로 줄줄이 연루된 시기였고, 제넨셀이 그 중심에 섰다. 이 사건은 김승원 의원이 법무부 장관 후보로 내정된 뒤 핵심 정쟁 이슈로 부상하면서 세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신약 청탁’ 의혹을 둘러싸고 김승원 후보자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날 김승원 후보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민원 전달’을 했다는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그는 이 의혹과 관련해 “민원 전달 과정에서는 더욱 신중하게 해야 했다는 점은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식약처에 부정한 청탁을 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당시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여야는 물론 정부에서도 패스트트랙으로 코로나 관련된 치료제나 예방주사 약품을 개발하던 시기였다. 다국적 회사들이 국내 제약사의 치료제 개발을 방해하고 있다는 정보를 들었다”며 “그 방해가 없게 공정하게, 그리고 지연된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해달라는 취지로 식약처장에게 전화했다. 전화 딱 한 번하고 그 내용에 대한 문자를 당일 주고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 후보자는 2021년 양씨의 부탁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신속히 처리해달라고 요청하고, 그 대가로 후원금 500만원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로 2024년 12월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신속 처리 요청 자체를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알선 대가로 후원금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실제 금품 수수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참작해 기소유예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훈 의원은 이날 임상시험계획 승인 청탁 의혹과 관련해 사건의 주요 인물인 브로커 양씨와 해당 제약사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언급한 문자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 오빠들'이 더 나온다. 오빠 독약로비 게이트는 '민주당 오빠들 게이트'였다"며 관련 문자 내용을 게재했다.
공개된 문자들에 따르면 강세찬 창업자는 2021년 10월 8일 양씨에게 "19일 이전에 IND(임상시험계획) 승인 나야 하는데. 의원님 잠깐 시간 되실 때 찾아 뵙자. 식사 아니더라도"라는 메시지를 먼저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의혹들에 김 후보자는 “2023년 한동훈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이 회사들에 대한 주가조작 수사가 이뤄졌다는데 3년 동안 저에 대해서는 한 번도 소환한 적이 없다”고 맞섰다.
식약처는 ‘임상승인 청탁’과 관련해 신속 심사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승인됐고, 승인 기간만으로 특혜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당시 식약처는 코로나19 신물질 임상시험에 대해 15일 이내 심사 목표로 세웠다. 이후 임상시험계획 승인의 경우 평균 5일 정도 걸렸다는 게 식약처의 입장이다.
제넨셀의 경우 당초 임상시험계획 신청부터 승인까지 총 33일이 걸렸다. 식약처가 요구한 보완 기간을 제외하면 심사 소요일은 11일이었다.
하지만 한 의원은 주장은 다르다. 식약처에서 받은 '2020∼2022년 코로나19 치료제 국내 임상시험 승인 현황'을 토대로 신물질 기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계획 승인은 평균 71.6일이 걸렸다. 하지만 제넨셀은 33일 만에 승인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핵심은 임상시험계획 승인 날짜에 있다. 한 의원이 공개한 문자 내용을 살펴보면 ‘10월 19일 이전에 임상시험계획 승인이 나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2021년 10월 19일이 바로 강 창업자가 세종메디칼에 비상장 주식을 매각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제넨셀 주식 66만주를 약 63억원에 매각했다.
개인 주식과 함께 전환사채 50억원을 더해 113억원을 투자한 세종메디칼은 제넨셀 지분 약 14%를 확보하며 대주주로 올라섰다. 제넨셀 지분 매입 이후 ‘코로나 치료제주’ 테마로 묶인 세종메디칼은 승인 기대감에 주가가 그해 10월 20일 6600원까지 치솟았다. 10월 26일 임상시험계획이 승인됐고, 27일 한때 8760원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제넨셀이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치료제 ES16001은 환자 모집이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했고, 중증 환자 모집까지 어려워지면서 2023년 5월 임상이 잠정 중단됐다. 이에 세종메디칼의 제넨셀 지분에 대한 장부상 가치는 0원이 됐고, 이와 같은 영향 등으로 세종메디칼은 향후 주식거래가 정지됐고,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 호소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측은 김 후보자의 식약처장의 청탁 시점인 2021년 10월 12일보다 앞선 그해 8월 27일 4개 조합이 세종메디칼 주식을 대량 매수했고, 약 두 달 만에 183억원의 시세차익을 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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