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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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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9호 2026-11-02

불안 먹고 크는 영양제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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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크는 약 먹으면 진짜 키 클까

산업 일반

쉰 살이 넘어가면서 매일 챙겨 먹는 약이 부쩍 많아졌다.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제를 비롯해 간에 좋다는 밀크시슬, 종합비타민제까지. 의사 처방으로 먹는 약도 있지만, 자의반 타의반 먹는 영양제들이다. 비만에 술꾼인 아들, 사위 건강이 걱정이신 어머님과 장모님이 보내주신 건강기능식품에 명절이나 생일 때 지인들이 선물한 영양제가 주방 한쪽 수납장에 쌓여 있다. 포장만 뜯고 소비기한이 지나 쓰레기통으로 향하는 경우도 있다. 죄송하고 미안한 일이다.건강기능식품은 우리 일상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간에는 밀크시슬, 눈에는 루테인, 관절에는 글루코사민, 혈행에는 오메가3가 좋다고 한다. 나이가 들수록 챙겨 먹어야 할 것이 하나둘 늘어난다. 아이들을 겨냥한 제품들도 넘쳐난다. 면역력에는 홍삼, 장 건강에는 유산균, 뼈 성장에는 칼슘과 비타민D를 권한다. 기억력·집중력을 끌어올려준다는 제품은 비싼 값에도 불티나게 팔린다. 성별과 연령은 물론 생활습관과 건강 상태에 따라 필요한 영양제를 골라준다는 맞춤형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심지어 키가 크는 데 도움이 된다는 영양제까지 있다. 자녀의 키가 조금이라도 더 컸으면 하는 부모의 마음을 겨냥한 제품이다. 정상적으로 성장하는 아이의 키를 영양제로 더 크게 만드는 게 가능할까. 일부 원료가 어린이 키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능성을 인정받았다고 해서 누구나 영양제만 먹으면 몇 센티미터씩 더 큰다는 뜻은 아니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3월 어린이 키 성장을 내세운 식품·의약품의 온라인 부당광고와 불법판매 166건을 적발했다. 자녀의 키에 대한 부모의 걱정이 상술의 표적이 된 것이다.다른 영양제들도 마찬가지다. 건강기능식품은 질병을 치료하는 의약품이 아니다. 특정 성분이 신체 기능 유지·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과 그 제품을 먹으면 건강이 좋아지거나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그러나 소비자의 기대는 종종 그 경계를 넘어선다.영양제가 쓸모없다는 게 아니다. 특정 영양소가 부족하거나 의학적으로 보충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다. 문제는 내 몸에 필요한지 확인하기보다 남들이 좋다고 하니 먹고, 나이가 들었으니 챙겨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풍토다.이번 주 이코노미스트는 커버스토리 '불안 먹고 크는 영양제 시장'을 통해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들여다봤다. 약국을 넘어 온라인 쇼핑몰과 화장품 매장까지 영양제 판매 경쟁이 벌어지고, 유튜브와 소셜미디어에서는 저마다 특정 성분의 효능을 강조한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질수록 시장은 넓어지고 상품은 다양해진다. 하지만 시장의 성장과 소비자의 건강 증진이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건강기능식품 시장을 키운 것은 건강에 대한 관심만은 아니다. 건강을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 부모에게 무언가 해주고 싶다는 마음, 나이 들어가는 가족에 대한 걱정이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 명절마다 주고받는 홍삼과 비타민은 어느새 건강을 기원하는 인사처럼 됐다.우리는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면서 무엇에 돈을 지불하는 것일까. 검증된 효능일까, 건강해질 것이라는 기대일까. 어쩌면 가족과 지인을 위해 할 일을 했다는 안도감인지도 모른다.

2026.11.02 18:45

2분 소요
“건강하려고 먹었는데 오히려 독?”…의사가 권한 '영양제 다이어트'

의료

“뭘 더 먹으면 좋아질까요?” 진료실에서 검사 결과 이상 소견이나 질병 의심 소견을 설명할 때 흔히 마주하는 질문이다. 술, 간식, 야식을 줄이는 것이 가장 확실한 정답인데, 많은 이들이 뭔가를 더 먹어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영양제를 찾는 이유도 피로 회복·노화 방지·인지 개선·체지방 제거·간 건강 등 시판되는 제품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하다.각종 미디어에서도 이런 소비심리를 끊임없이 부추긴다. 유명인들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미지근한 물과 함께 영양제를 한 움큼씩 삼키는 모습은 일상적인 풍경이 됐다. 매 끼 식사보다 영양제를 더 정성스럽게 챙겨 먹는 장면도 낯설지 않다. 홈쇼핑 채널에서 특정 성분의 제품을 판매하면, 인접 채널의 건강 정보 프로그램에서 동시에 해당 영양 성분의 효능을 다루는 전문가 패널들의 토론이 이어지는 식이다.한 움큼 영양제, 질병 예방 효과는 충분할까그렇다면 과연 그들 말처럼 영양제를 챙겨 먹으면 덜 늙고 피로 없이 활력이 넘치고 각종 질병들을 예방할 수 있을까.아쉽게도 대부분은 ‘아직은 의학적 근거 불충분’이다. 그럼에도 어떤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는 절박한 심정으로, 어떤 사람은 '밑져야 본전'이란 가벼운 생각으로 영양제를 구매할 것이다.하지만 오히려 영양제 복용으로 낭패를 볼 수 있다. 몸에 고농도의 영양 성분이 들어가서 대사되고 몸 밖으로 배설되는 과정에서 간이나 신장에 무리가 갈 수도 있다. 만약 평소 간이나 신장이 취약한 환자라면 기능 손상의 위험은 더 커질 수 있다. 또 만성질환으로 복용 중인 치료제와의 상호작용으로 약효가 줄어들거나 부작용이 심해지기도 한다. 결코 쉽게 볼 문제가 아니다.최근 미디어에서 영양제와 함께 자주 언급되는 단어는 면역과 만성 염증이다. 진료실에서도 자신의 면역 상태나 염증 수치를 확인해 달라는 환자들을 자주 만난다. 이에 일부 영양제는 마치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듯이 면역 개선과 각종 질병 예방 효과를 광고한다. 이는 모든 상황에 다 좋다는 것은 어디에도 뚜렷한 효과가 없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질병이 없는 건강한 성인이 특정 영양 성분을 보충해서 특정 질병을 예방하거나 수명을 연장한다는 과학적 근거에 비해, ▲영양 균형 잡힌 식단 ▲규칙적인 운동 ▲금연 ▲적정 체중 유지 ▲절주 등이 질병을 예방한다는 의학적 근거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확실하다.자연에서 나는 식품과 영양제 사이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자연 식품은 다양한 영양 성분과 활성 물질들의 유기적인 조합이지만, 영양제는 특정 영양 성분만을 고농축으로 정제한 물질이다. 특정 영양소가 풍부하다고 알려진 식품이라 하더라도 그 안에는 다른 종류의 영양 성분도 함께 포함돼 있다. 그렇기에 평소 식사를 거르지 않고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잘 챙겨 먹으면, 특정 영양 성분이 강화된 영양제보다 영양학적으로 훨씬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가능해진다.남들이 먹는 성분보다 내게 부족한 영양소부터물론,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필요한 영양 성분 보충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폐경 이후 여성이나 노년기에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한 칼슘, 성장기 여학생의 빈혈 예방을 위한 철분, 채식주의자나 노년층에서 부족해지기 쉬운 비타민 B군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런 상황들도 엄밀히 말해 필요한 것은 영양제라기보다 영양 성분이며, 대개는 식단을 조금 더 신경 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채울 수 있다.음식 섭취만으로 해당 영양 성분을 채우기에 충분하지 않은 상황도 있다. 따라서 영양제를 선택할 때 중요한 것은 내 몸 상태에 따른 개별적 접근이지, 남에게 효과가 있으니 내게도 좋을 것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는 것이다.개별 영양 성분의 단편적인 효과만 기대하고 여러 종류를 복용하는 경우도 많다. 평소 복용 중인 영양제를 가져오라고 하면 열 가지가 넘는 약통을 가져오는 환자들도 있다. 과연 각각의 영양 성분들이 우리 몸에 들어가서 알려진 효과들을 모두 다 낼 수 있을까.동물실험이나 소수의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만으로 그 효과를 일반화할 수는 없다. 사람마다 얼굴이 다르듯 몸속에서 영양소의 대사 역시 다를 수밖에 없기에, 효과뿐 아니라 부작용도 다 다를 수밖에 없다.병원에서 처방받은 약들은 부작용을 걱정하면서, 영양제는 부작용이 없을 거라 믿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영양제 섭취만으로도 설사나 변비, 복부 팽만감 등의 불편감을 경험하기도 하고 과도한 섭취는 이런 부작용을 더 심하게 만들 수 있다.특히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약을 복용 중인 경우, 무심코 먹는 영양제 성분이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철분이 결핍된 빈혈이 아닌데 어지럼증만으로 빈혈이라 넘겨짚고 철분제를 장기 복용하면 간 독성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철분·칼슘·마그네슘 성분을 동시에 복용하면서 서로 각 성분의 흡수를 방해하는 사례도 보게 된다.지금보다 더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유행이거나 유명인을 따르지 말고 내 몸의 객관적 상태를 제대로 점검해야 한다. 실제 내게 결핍된 영양 성분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꼭 필요한 빈 곳만 선별해 채워야 한다. 둘째, 자신의 개인별 건강 상태에 맞게 섭취해야 한다. 특히 만성질환으로 약물 치료 중인 경우에는 의사와 상의를 하고 위험한 성분들을 덜어낸다. 셋째, 같은 성분의 중복을 점검해야 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영양제의 성분을 반드시 살피고 중복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영양제 종류와 개수를 늘려 나가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영양제 섭취를 과감히 줄여 나가는 '영양제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것이 건강을 더하는 지혜로운 방법이다.

2026.11.02 13:00

4분 소요
건강 챙기려 하나 둘 먹다보니…박준형 영양제 과다복용에 심장검사도

헬스케어

가수 박준형은 최근 한 방송에서 건강을 위해 챙겨 먹은 영양제로 오히려 몸이 망가졌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코로나19 이후 건강 관리를 위해 비타민D3를 권장량을 훌쩍 넘는 하루 1만5000IU씩 1년간 섭취했다가 심장 관련 검사까지 받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검사 결과 그의 체내 비타민D3 수치는 일반인보다 10배나 높았고, 칼슘 대사에 이상이 생겨 신체 이상으로 이어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내 몸을 위해 매일 챙겨 먹는 영양제지만 복용하는 성분과 알약 수가 늘어날수록 성분을 중복 섭취하거나 약물과 충돌해 부작용이 생길 위험도 커진다.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 조사에 따르면 영양제 복용자의 68.3%는 자신이 먹는 성분의 ‘효능’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영양성분 함량’을 알고 있다는 응답은 26.6%, ‘부작용’과 ‘제품 간 조합 및 궁합’은 각각 13.9%에 그쳤다.효능에 비해 안전한 섭취에 필요한 정보에 대한 인지도는 낮은 셈이다. 영양제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동안 중복 섭취나 약물 상호작용에 대한 주의는 뒤로 밀려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좋은 성분도 중복되면 부작용 우려가장 흔한 문제는 같은 성분을 여러 제품으로 섭취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종합비타민을 먹으면서 비타민D 단일제와 항산화 영양제를 추가 복용하면 지용성 비타민이 체내에 과다 축적되는 식이다.눈 건강을 위해 챙겨 먹는 루테인도 마찬가지다. 망막이 루테인을 받아들일 수 있는 양에는 분명한 한계치가 있는데, 이를 초과해 흡수되지 못한 잉여 루테인은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황반 중심부에 반짝이는 노란 결정 형태로 침착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영양제 성분끼리 체내 흡수 통로가 같아 서로의 흡수를 방해하는 ‘흡수 경쟁’도 문제점으로 꼽힌다.손효문 인천힘찬종합병원 부원장은 “예를 들어 밀크씨슬이 간 보호 효과가 있다 해도 여러 추출물 성분이 동시에 체내로 들어오면 간의 해독 과정에 과부하가 걸리거나 대사 경쟁이 일어나 중간 대사 산물이 체내에 더 오래 머물 수 있다”며 “성분에 따라 체내 흡수를 방해할 수 있는 제품이 있으므로, 복용 간격을 두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특히 만성질환 의약품을 복용 중인 환자가 영양제를 임의로 병용할 때 발생하는 약물 상호작용은 더 치명적이다.대중적으로 소비되는 국민 영양제인 홍삼이나 오메가3도 예외는 아니다. 홍삼은 복용 후 몸이 따뜻해지는 열감이 생길 수 있어 고열 환자나 혈압이 높은 환자는 주의해야 한다. 혈압 상승이나 가슴 두근거림이 생길 수 있다. 혈액 응고를 막는 와파린과 홍삼을 병용하면 와파린의 혈중 농도가 낮아질 수 있고, 항혈소판제와 함께 먹으면 출혈 경향이 악화될 위험이 있다.고혈압약이나 혈액 응고 억제제(와파린·아스피린)를 복용하는 환자가 오메가3를 병용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오메가3 역시 혈액을 묽게 만들어 출혈 위험성을 키우고, 혈액 흐름이 가빠지며 혈압을 올릴 위험이 존재한다.식품안전정보원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은 항생제와 함께 먹으면 약효가 상쇄되고 면역억제제 복용 환자에게는 2차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녹차추출물은 타이레놀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진통제와 같이 먹으면 간 손상 위험을 급격히 높인다.손 부원장은 "특정 기능을 위해 만들어진 건강식품을 관련 질환자나 증상이 있는 분들이 기존 치료 약과 함께 드시면 기능이 과해지거나 반대로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다"며 "영양제를 섭취한 후 부종, 알레르기, 두통, 소화장애 등이 나타나거나 섭취를 중단했을 때 증상이 호전된다면 영양제가 오히려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신호"라고 경고했다. "건기식은 식품일 뿐 치료제 아냐" 정보 부재와 무분별한 복용은 실제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11년간 접수된 건강기능식품(건기식) 관련 위해 사례는 총 1400건이다. 이 중 복통·구토·피부 발진·간 기능 이상 등 안전 관련 피해가 953건(68.1%)으로 가장 많았다. 섭취 경험자 2000명 대상 인식조사에서도 21.3%가 섭취 후 부작용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반면 섭취자의 53.8%는 기본 안전장치인 '식약처 인정마크'조차 확인하지 않고 구매했다.그간 영양제 시장을 둘러싼 논의는 효능 중심 공방에 그쳤으나, 전문가들은 ‘시장의 중심을 안전성’으로 옮겨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선순위는 무분별한 복용을 줄이는 ‘영양제 다이어트’와 올바른 제품 선택 기준 마련이다. 정식 건기식은 식약처의 기능성과 안전성 평가를 통과한 ‘건강기능식품’ 문구 또는 인정마크가 표기돼 있다. 이 마크가 없는 제품은 일반 가공식품으로 분류되므로 구별해야 한다.제품 뒷면의 ‘영양·기능 정보’를 살펴 식약처가 인정한 원료인지, 1일 섭취량과 주의사항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허위·과대광고에 현혹되지 않으려면 사전 심의를 통과한 제품에 부여되는 ‘표시·광고 심의필 마크’를 체크하는 것도 필수다.손 부원장은 “건기식은 어디까지나 식품일 뿐 질병 치료제가 아니므로 권장 섭취량 범위를 벗어난 고용량 섭취는 피해야 한다”며 “개인의 장내 환경에 따라 영양소 흡수율도 제각각인 만큼, 자신이 먹는 영양제 제품을 직접 지참해 병원이나 약국에서 전문가와 상의한 뒤 필요한 성분만 골라 줄여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6.11.02 12:00

4분 소요
900조 시장이라더니…식품 공룡들의 영양가 없는 영양제 전쟁

유통

영양제가 식품 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저속노화와 라이프스타일 관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식품은 대표적인 저성장·저마진 구조의 산업이다. 수익성 다각화를 위해 신사업 발굴에 나선 기업들이 건강기능식품(건기식) 등 영양제를 핵심 대안으로 삼는 이유다. 이에 따라 국내외 기업들은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속속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새로운 성장동력 급부상글로벌 대형 식품 기업들은 일찌감치 건기식으로 눈을 돌렸다. 대표적인 곳이 스위스 종합 식품 기업 네슬레다. 네슬레는 2011년 자회사 ‘네슬레 헬스사이언스를 설립하고 식품과 제약 사업의 결합을 추진했다. 이후 아트리움 이노베이션즈와 보운티풀 등 복수의 건기식 기업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현재 솔가·퓨어 인캡슐레이션·바이탈 프로틴·부스트·뉴트렌 등 프리미엄 건기식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네슬레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은 건기식 시장 안착의 기반이 됐다. 지난해 네슬레 헬스사이언스의 연간 매출은 65억5100만스위스프랑(약 10조원)을 기록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네슬레의 글로벌 건기식 시장 점유율을 3~6위권으로 평가한다.프랑스 다논과 영국 유니레버, 일본 기린홀딩스 및 산토리홀딩스 등 글로벌 식음료 기업들도 건기식 시장 진출을 마쳤다. 이들 기업은 비타민부터 영양·전해질 보충제, 환자식까지 제품군을 넓히는 추세다.글로벌 식품 기업들이 건기식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기존 가공식품 사업의 한계가 자리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초가공식품 위험성을 경고하고 각국 정부가 설탕·나트륨 규제를 강화하고 나서며, 식품업체들은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여기에 위고비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 보급이 늘면서 가공식품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위기감도 작용했다.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치료에서 예방 및 일상적 관리로 확대됨에 따라 건기식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식품 기업 입장에서는 기존 유통망과 브랜드 경쟁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 확장 유인이 크다”고 말했다. 결코 쉽지 않은 경쟁글로벌 건기식 시장이 커지고 있다 해서, 기업의 성공 확률이 비례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시장 성장세가 가파른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참여 기업이 급증해 생존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시장조사기관 모더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건기식 시장은 2025년 5132억달러(678조9600억원)에서 올해 5377억4000만달러(711조4300억원) 규모로의 성장이 예상된다. 오는 2031년에는 6790억5000만달러(898조4300억원)까지 시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기간 예상되는 연평균 성장률은 4.78%다.이런 흐름에 발맞춰 국내 식품 기업들도 건기식 시장에 힘을 쏟고 있다. 농심·동원F&B·대상·에이치와이(hy) 등은 직접 또는 자회사를 둔 형태로 건기식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올해 삼양식품은 대사 전문 건기식 브랜드 ‘스핀들을 론칭했다. 이 브랜드는 세포 에너지 생성과 전신 순환의 중심축인 미토콘드리아에 초점을 맞춰 기존 브랜드들과 차별화를 가져가고 있다. 삼양식품은 스핀들을 앞세워 헬스케어 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하지만 시장의 외형 성장과 개별 기업의 수익성 개선은 별개의 문제다. 시장이 주목을 받을수록 한정된 파이를 두고 겨뤄야 하는 기업들의 생존 환경은 더 가혹해진다. 이를 극복하려면 기업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밖에 없고, 이는 기업의 판매비와 관리비 부담으로 이어져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대표적인 사례가 CJ그룹의 건기식 전문기업 CJ웰케어다. 이 기업은 CJ제일제당의 건강 관련 사업부에서 분리돼 2022년 1월 공식 출범했다. CJ웰케어는 CJ의 건강사업 노하우와 기술력을 발판으로 건기식 시장에서 빠르게 안착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출범 이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연도별 영업손실은 ▲2022년 161억원 ▲2023년 71억원 ▲2024년 63억원 ▲2025년 5억원이다.이 같은 흐름은 해외 시장에서도 포착된다.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자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선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일례로 네슬레 헬스사이언스는 지난달 ▲네이처스 바운티 ▲오스테오 바이플렉스 ▲퓨리탄스 프라이드 등 보급형 비타민·미네랄 보충제 사업부를 미국 사모펀드 옐로우 우드 파트너스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보급형 라인을 정리하고 고부가가치 전문 제품군에 집중하려는 행보다.식품 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까지 나오는 글로벌 기업들과 달리 국내 식품 기업의 대부분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며 “이로 인해 수익성 확대 요인이 절실한데, 최근 몇 년간 건기식이 주목을 받는 모습”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물론 경쟁이 워낙 치열해 남들과 동일한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기술, 마케팅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6.11.02 11:00

3분 소요
"수주는 넉넉한데 수익성은?”…삼영엠텍 밸류업 남은 숙제

산업 일반

삼영엠텍이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을 늘렸지만 사업별 수익성은 엇갈렸다. 선박엔진·플랜트 기자재 등을 담당하는 소재사업부는 이익이 증가한 반면, 교량받침 등 구조물 관련 사업을 포함한 이앤씨(E&C)사업부 등 부문은 매출 증가에도 적자가 확대됐다. 연결 기준으로는 순이익을 냈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순유출을 기록했다.삼영엠텍의 영업 부문은 ▲소재사업부 ▲E&C사업부 등 ▲자동차부품 사업부 ▲가전부품 사업부로 나뉜다. 이 중 E&C사업부 외 부문의 상반기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2억3439만원에서 7억2179만원으로 커졌다. 적자 규모가 전년 동기의 약 3.1배로 늘어난 것이다. 특히 4개 부문 중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E&C사업부는 면진받침, 내진받침, 제진댐퍼, 신축이음장치 등의 장치를 담당한다.소재사업부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604억347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8%, 영업이익은 81억2935만원으로 46.7%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0.89%에서 13.46%로 상승했다. 소재사업부의 영업이익은 연결 전체 영업이익의 약 92.5%에 해당한다.소재사업부의 제품은 선박엔진 구조재와 플랜트·풍력 기자재 등이며, E&C사업부 등 부문의 제품은 면진받침, 내진받침, 제진댐퍼, 신축이음장치 등이다.삼영엠텍의 상반기 말 제품별 수주잔고는 ▲구조물 구조재 979억8956만원 ▲선박엔진 구조재 498억3151만원 ▲플랜트 기자재 428억3202만원으로 합계 1906억5308만원이다. 향후 계약별 납품 일정과 공사 진행에 따라 매출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실제 이익은 원가와 비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영업이익 늘었어도 현금흐름은 7억원 순유출현금흐름에서는 이익과 차이가 나타났다.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87억8483만원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7억6393만원 순유출을 보였다. 전년 동기 56억5765만원 순유출보다 유출 규모는 줄었지만 플러스로 전환하지는 못했다.현금흐름표상 순이익은 늘었지만, 이자 지급과 법인세 납부 등을 반영한 최종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상반기 이자 지급액은 35억7310만원으로 전년 동기 5억1249만원보다 늘었다. 특히 법인세 납부액은 1억8755만원에서 21억5526만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이자 수취액은 14억3142만원, 배당금 수취액은 1억848만원이었다.재무상태표에서는 재고도 늘었다. 올해 상반기 말 재고자산은 921억3911만원으로 지난해 말 786억2589만원보다 약 135억원 증가했다.한편 배당 예측가능성도 개선할 여지가 있다. 삼영엠텍은 올해 2월 13일 이사회에서 주당 165원의 배당안을 결정했지만, 배당받을 주주를 정하는 기준일은 이미 지난해 12월 31일로 지나간 상태였다. 투자자가 배당액을 확인한 뒤 투자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절차 개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026.11.02 10:00

2분 소요
“약사·챗GPT 믿고 샀는데”…영양제 추천에 숨은 함정

유통

‘약사가 꾸준히 챙겨 먹는 영양제’ ‘약사가 평생 먹을 영양제 순위’. 유튜브에 ‘영양제 추천’을 검색하면 ‘약사 추천’을 내세운 영상이 다수 노출된다. 영상에 등장한 약사는 ▲오메가3 ▲피크노제놀(소나무 껍질 추출물) ▲커큐민 등 영양제 종류와 효능만 소개할 뿐 제품명은 알려주지 않는다. 영상에는 “정확한 상품명이 궁금하다” “그래서 어떤 브랜드 제품을 먹어야 하냐” 등의 댓글이 여럿 달렸다. 영양제 추천 등 건강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는 약사 대부분은 인스타그램 등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을 홍보한다.이처럼 전문가의 정보 전달이 상업적 마케팅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정착한 가운데, 최근에는 생성형 AI(인공지능)까지 동원된 영양제 추천 콘텐츠가 범람하며 경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검색 의존 줄고…SNS·인터넷 광고 비중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온라인과 SNS 등에 영양제 관련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건강 관련 정보를 얻거나 상담을 받으려면 병원이나 약국에 직접 방문해 의사와 약사를 만나야 했다. 이제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전문가가 제작한 콘텐츠를 손쉽게 접하고, 온라인으로 소통하며 상담도 받을 수 있다.이른바 ‘약사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커진 배경이다. 약사 인플루언서의 가장 큰 무기는 ‘전문성’이다. 단순히 상품 홍보에 그치는 일반 인플루언서와 달리 약사 인플루언서는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제품의 성분과 효능 등을 분석하고 맞춤형 상품과 조합을 추천한다. 지난 2024년 KBS 공영미디어연구소가 건기식 구매 경험자 1026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약 67.7%가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디지털 매체에서 건기식 정보를 보고 구매를 결심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약사·의사 등 전문가 추천’이 건기식 구매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한 비율은 40.3%를 기록했다. ▲기능·효능(65.4%) ▲제품 후기(40.4%) 등과 함께 주요 구매 고려 요인 중 하나다.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발간한 ‘2025 건강기능식품 시장 현황 및 소비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최근 1년 내 건기식 구입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7.9%로 집계됐다.건기식을 구매한 응답자 가운데 89.8%는 구입 전 상품과 관련 정보를 탐색했다. 건기식 구매 시 가장 신뢰하는 정보 탐색 경로로는 ‘인터넷 검색 포털·웹사이트’(25.6%)가 꼽혔다. ▲지인·주위 사람의 소개(13.4%) ▲의사나 약사 등 전문가의 조언·권유(11.4%) 등이 뒤를 이었다.포털·웹사이트 검색을 통해 건기식 관련 정보를 얻는다는 답변 비율이 가장 높았지만, 최근 3년 새 포털·웹사이트 검색 이용률은 ▲2023년 52.0% ▲2024년 47.9% ▲2025년 46.4% 등으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SNS 제품 소개와 인터넷 광고 등으로 정보를 탐색하는 비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SNS 제품 소개를 통해 정보를 얻는 응답자 비중은 ▲2023년 16.6% ▲2024년 17.8% ▲2025년 19.9%로 나타났다. 인터넷 광고 비중은 ▲2023년 11.9% ▲2024년 13.6% ▲2025년 16.4%로 집계됐다.약사 유튜브를 즐겨보고, 공동구매에도 참여했다는 30대 직장인 구모씨는 “영양제에 관심이 많은데 포털 사이트 검색 결과는 출처도 불분명하고 대부분 광고라 신뢰하기 힘들다”며 “약사가 직접 건강 고민에 따른 영양제 성분과 상품을 추천해 주면 아무래도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제약업계 관계자는 “수많은 돈을 들여 연예인 모델이 광고하는 것보다 유명 약사 인플루언서의 추천이 더 효과적일 때가 많다”면서 “약사 인플루언서와 협업하면 약사의 전문성에 기대 제품을 홍보할 수 있고, 수익성도 좋아서 최근 약사 인플루언서와 공동구매를 추진하는 제약사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AI 환각·가짜 전문가 경계해야약사 등 전문가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전문성에 대한 신뢰가 제품 구매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도 제기된다. 성분의 기능을 설명하는 콘텐츠가 특정 제품의 공동구매로 연결되면 소비자가 객관적인 건강 정보와 광고를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소비자의 정보 탐색 채널이 생성형 인공지능(AI)과 숏폼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새로운 유형의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챗GPT, 제미나이 등 AI 챗봇에 영양제 정보를 문의하면 온라인상의 상업적 블로그 글이나 편향된 마케팅 자료 등을 학습해 의학적으로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성분을 추천하는 것이다.생성형 AI가 존재하지 않는 연구 논문을 인용하거나 없는 법령 조항, 실재하지 않는 전문가의 발언 등을 만들어 잘못된 약물 복용법이나 과장된 치료 효과 등을 제시할 수도 있다.최근 온라인에서는 AI로 생성된 가짜 의사 등 의료인을 등장시키거나 ‘의료인 추천’ ‘의료인 검증’ 등의 표현을 사용해 제품을 홍보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의료인이 아님에도 전문가인 것처럼 연출해 소비자를 유인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지난 1월 생성형 AI로 만든 의사 등 전문가의 식의약품 추천 광고를 위법 행위로 규정했다. 앞으로 관련 단속도 강화한다.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지난 10월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약처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소비자를 현혹하는 AI 가짜 의사·약사의 추천 광고 행위를 전면 금지하고 화장품 책임판매업자의 광고 관리 책임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026.11.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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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1907억 쌓였는데 PER 6배…자동차·가전까지 품은 삼영엠텍

산업 일반

꾸준한 실적과 성장 잠재력을 갖추고도 시장에서 제값을 인정받지 못하는 기업들이 있다. ‘밸류업 레이다’는 탄탄한 사업 기반에도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을 발굴한다. 재무구조와 신사업 경쟁력, 주주환원 정책 등을 분석해 저평가의 원인과 재평가 가능성을 짚어본다. 숫자와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시장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기업의 숨은 가치를 조명한다. <편집자주> 선박엔진·플랜트용 금속 부품 사업을 기반으로 한 삼영엠텍이 자동차·가전 부품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 이익 창출에 나섰다. 기존 소재사업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함께 증가한 가운데 SY동아를 편입하면서 외형이 커진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말 약 1907억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했다. 수주 납품이 진행되고 새로 편입한 사업의 매출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영엠텍의 실적 확대가 주목을 받는다.삼영엠텍의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2623억293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68.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7억8483만원으로 65.6%, 순이익은 56억8249만원으로 16.1% 늘었다.한국거래소의 소속부 분류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삼영엠텍은 우량기업부 정기요건을 충족해 올해 5월 4일 중견기업부에서 우량기업부로 변경됐다. 우량기업부는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재무 건전성과 수익성이 우수한 기업들을 선별해 분류한 최상위 소속부다. 우량기업부에 속하려면 자기자본이 700억원 이상이거나 최근 6개월 평균 시가총액이 1000억원 이상이면서 ▲자본잠식이 없고 ▲최근 3년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3% 이상이거나 평균 순이익이 30억원 이상이며 ▲최근 3년간 평균 매출이 500억원 이상이라는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소재사업 매출·이익 동반 성장…수주잔고도 확보삼영엠텍은 1997년 삼영소재산업으로 설립돼 2001년 현재 사명으로 변경하고 같은 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경남 함안에 본사와 생산시설을 두고 선박엔진 구조재, 플랜트 기자재, 교량받침 등 구조물 구조재를 생산하고 있다.선박엔진 구조재의 대표 제품은 메인베어링서포트(MBS)다. 선박용 대형 내연기관의 엔진블록에 조립돼 크랭크축의 메인베어링을 지지하는 부품이다. 플랜트 분야에서는 광산설비용 팰릿카와 발전설비에 들어가는 밸브·펌프 구성품 등을 생산한다. 주요 수요처는 포스코이앤씨와 두산에너빌리티, HD현대중공업 등이다. 해외 수요처에는 독일의 에스엠에스(SMS), 오스트리아의 프리메탈스(PRIMETALS), 일본의 쿠보타(KUBOTA) 등이 있다.기존 주력인 소재사업은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함께 증가했다. 선박엔진 구조재와 플랜트 기자재 등을 담당하는 소재사업부의 상반기 매출은 604억347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1억2935만원으로 46.7%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0.89%에서 13.46%로 높아져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함께 달성했다. 제품별로 보면 선박엔진 구조재 매출은 상반기 363억8046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 626억3528만원의 58.1%에 해당한다. 플랜트 기자재 매출은 203억6005만원, 구조물 구조재 매출은 119억9770만원이었다.구조물 구조재에서는 수출 확대가 나타났다. 상반기 수출액은 118억770만원으로 지난해 연간 수출액 29억9827만원을 웃돌았다. 교량받침 등은 구조물의 하중을 지지하고 온도 변화나 진동에 따른 움직임을 허용하며, 지진 등 외부 충격으로부터 구조물을 보호하는 데 사용된다.상반기 말 연결 기준 수주잔고는 1906억5308만원이다. 구조물 구조재가 979억8956만원으로 가장 많고, 선박엔진 구조재 498억3151만원, 플랜트 기자재 428억3202만원이 뒤를 이었다.SY동아 편입으로 고객·제품군 확장사업 다각화를 통한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지난해 10월 인수한 SY동아가 있다. 삼영엠텍은 지난해 10월 15일 동아화성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올해 4월에는 동아화성이 사명을 SY동아로 변경하며 그룹 내 정체성을 반영했다.SY동아와 그 자회사들은 자동차·가전용 고무·플라스틱 부품을 생산한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배터리팩모듈 가스켓과 흡기호스 등을, 가전 분야에서는 세탁기의 진동 흡수와 누수 방지 등에 쓰이는 도어 가스켓 등을 공급한다. 기존 금속소재 사업과는 제품과 수요 산업이 다르지만, 삼영엠텍은 SY동아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신규 시장 진출과 수익성 개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SY동아는 자동차와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고무·플라스틱 부품을 생산한다. 현대자동차그룹과는 1975년부터 약 50년, LG전자와는 1997년부터 약 30년 동안 거래를 이어왔다. 세계 7개국에 8개 생산거점을 두고 있다. 배터리팩모듈 가스켓은 미국 GM과 현대·기아차, 중국 장성기차·제일기차 등에 납품하고 있다. 가전용 부품은 LG전자 등에 공급한다. SY동아를 통해 삼영엠텍의 연결 기준 사업 영역은 조선·플랜트·건설 분야에서 자동차와 가전으로 넓어진 것이다. 삼영엠텍이 조선·플랜트 분야의 수주 기반에 자동차·가전 부품의 고객 기반을 더하게 됐다는 평가다.삼영엠텍의 6월 말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6.39배로, 이익 대비 주가의 저평가를 보여준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지표다. 이익 수준이 개선되는 가운데 PER은 지난해 말 13.86배보다 낮아져 이익 대비 주가 부담이 줄어든 모습이다. 삼영엠텍은 주주환원도 이어가고 있다. 2025년 결산 주당 배당금은 165원으로 전년 150원보다 10% 늘렸다. 현금배당성향은 16.63%를 기록했다. 최근 3년간 평균 배당수익률은 2.25%, 최근 5년간은 1.93%다. 11회 연속 결산배당을 실시하면서 주주환원에 대한 신뢰를 높여왔다. 삼영엠텍 측은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성향 25% 이상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와 이익의 주주환원을 균형 있게 고려해 배당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26.11.0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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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中 찍은 박현주, 글로벌 M&A 승부수…미래에셋 다음 전략은?

증권 일반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일본과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영토 확장에 나섰다. 현지 금융회사 인수를 통해 고객과 영업망을 확보하고 미국 등 주요 시장으로 사업을 넓혀 글로벌 투자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자산운용사와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인수로 해외 사업 기반을 다져온 미래에셋이 이제 증권업과 디지털 금융을 결합한 성장 모델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다만 인수 규모가 커질수록 자금 부담도 확대되는 만큼 현지 영업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 27일 경희대학교 특별강연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일본 증권사 인수 관련 이사회 개최 계획을 밝혔다. 중국 본토에서 추진 중인 금융회사 인수도 연내 마무리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국과 싱가포르 등에서도 인수 기회를 모색하며 글로벌 사업 확대를 이어갈 방침이다.일본·중국서 기반 확보…미국 추가 인수도 모색미래에셋이 해외 증권사 인수에 나서는 배경에는 현지 고객 기반을 단기간에 확보하려는 목적이 있다. 해외에 신규 법인을 설립하면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장할 수 있지만 인지도를 높이고 고객을 유치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기존 금융회사를 인수하면 고객과 영업 인력,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일 수 있다.일본은 개인투자자의 금융시장 참여 확대가 기대되는 시장이다. 2024년 신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 개편으로 개인의 투자 여건이 개선됐지만 노무라증권과 다이와증권 등 대형 사업자뿐 아니라 온라인 증권사와도 경쟁해야 한다. 기존 증권사 인수로 영업 기반을 확보하는 방식이 신규 진출에 따른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중국에서도 인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박 회장이 연내 거래 마무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일본에 이어 중국에서도 해외 M&A 성과가 가시화할지 주목된다. 미국에서는 온라인 투자 플랫폼 퍼블릭닷컴 인수를 검토했다가 추가 검토를 중단했지만, 다른 인수 후보를 계속 물색하고 있다. 싱가포르 역시 글로벌 확장 대상에 포함돼 있다.미래에셋은 그동안 해외 M&A를 성장 전략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2011년 캐나다 ETF 운용사 호라이즌스 ETFs를 인수한 데 이어 2018년 미국 글로벌X, 2022년 호주 ETF 시큐리티즈를 확보했다. 2023년에는 영국 ETF 시장조성 전문회사 GHCO 인수를 마무리했다. 2024년에는 약 5839억원을 투입해 인도 증권사 쉐어칸을 인수했다. 당시 고객 310만명과 지점 120여개 등 현지 영업 기반을 확보하며 온라인 중심 사업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할 발판을 마련했다.해외 증권사 인수는 단순히 국가별 사업 거점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미래에셋이 추진하는 차세대 투자 플랫폼 ‘MAPS’(Mirae Asset Portfolio Service)를 글로벌 시장에 확산하기 위한 기반 확보 성격도 강하다.미래에셋은 지난 6월 홍콩에서 MAPS를 선보였다. 주식과 채권 등 전통 금융자산을 넘어 디지털자산과 토큰, 실물연계자산(RWA) 등 다양한 자산을 한 플랫폼에서 거래하고 관리하는 서비스를 지향한다. 국내에서도 기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인 M-STOCK을 MAPS 브랜드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기존 주식·채권에 디지털자산, 토큰, 실물연계자산(RWA), 가상자산까지 한 플랫폼에서 거래할 수 있는 MAPS를 홍콩에서 개발했다”며 “싱가포르와 일본, 중국, 미국 등에서 증권사를 인수해 MAPS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산관리 기능도 추진한다. AI 에이전트가 고객의 포트폴리오를 분석하고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매매 중심의 증권 서비스를 자산관리 영역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전통 금융과 디지털자산, AI를 결합하는 박 회장의 ‘미래에셋 3.0’ 전략이 글로벌 M&A와 맞물려 있는 셈이다. 인수 확대, 수익성 개선에는 물음표다만 인수 확대가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미지수다.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2분기 해외법인 세전이익은 6091억원으로 전 분기 2432억원보다 약 150% 증가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5002억원이 스페이스X 투자자산 평가이익에서 발생했다. 해외사업의 실적 개선을 현지 영업 경쟁력 강화와 동일하게 해석하기 어려운 이유다.일본과 중국에서 추가 인수가 성사되면 인수대금뿐 아니라 인력 유지와 사업 확장에 필요한 비용도 늘어날 수 있다. 현지 고객을 확보하고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등 반복적인 영업수익을 확대하지 못하면 투자금 회수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여러 국가의 사업을 동시에 운영하는 데 따른 경영관리와 위험관리 부담도 커질 수 있다.업계 안팎에서는 미래에셋의 글로벌 M&A가 단순한 외형 확장을 넘어 현지 영업 기반을 얼마나 빠르게 수익으로 연결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로 확보한 고객과 네트워크를 MAPS 플랫폼으로 연결해 반복적인 수수료 수익을 창출하고, 투자자산 평가이익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중장기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다.업계 관계자는 “해외 금융회사 인수는 현지 고객과 영업망을 한꺼번에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수 자체가 수익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인수 이후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얼마나 빠르게 내고 현지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6.11.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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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삼마저 밀어낸  이것…영양제 시장 1위 올랐다

유통

홍삼이 주도하던 국내 영양제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오랫동안 판매액 1위를 지켜온 홍삼이 지난해 처음으로 비타민·무기질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영양제를 고르는 소비자들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변화의 중심에는 가격과 성분을 꼼꼼히 따지는 소비자들이 있다. 과거에는 몸에 좋다는 인식이나 브랜드 신뢰도를 바탕으로 제품을 선택했다면, 이제는 자신의 건강 상태에 필요한 성분과 가격을 비교해 구매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러한 소비 경향이 홍삼 중심의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에 변화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흔들리는 국민 영양제홍삼은 수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국민 영양제’다. 고려인삼학회에 따르면 조선왕조실록에 홍삼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정조 21년인 1797년이다. 1908년 홍삼전매법 제정 이후에는 재배부터 제조와 판매까지 모두 정부의 관리·감독하에 이뤄졌다.제형도 다양하게 진화했다. 1912년 홍삼 농축액을 시작으로 캡슐·차·정·환·음료 등이 출시됐다. 2000년대에는 건강기능식품법이 발효되면서 각종 기능성·기호성 제품류가 더해졌다.홍삼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정점에 달한 시점은 2021년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당해 홍삼의 국내 판매액은 1조4000억원을 웃돌았다. 하지만 지난해 홍삼 국내 판매액은 7800억원까지 떨어졌다. 홍삼에서 비타민 중심으로 영양제 소비 흐름의 무게추가 이동한 것이다.모바일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30~60대 남성은 종합·멀티 비타민을, 여성은 전 연령대에서 유산균을 가장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삼은 섭취율 상위 5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이런 흐름은 한때 홍삼 제품의 매출 의존도가 90%를 웃돌았던 KGC(한국인삼공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회사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KGC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7% 감소한 1조300억원에 머물렀다. 회사 매출은 2022년부터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건강을 챙기고 싶은 요즘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제품은 비타민·무기질(필수 영양소)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비타민·무기질 제품은 처음으로 홍삼을 제치고 국내 판매액 1위에 올랐다.식품 생산실적에서도 현재 건기식 소비 흐름을 체감할 수 있다. 식약처의 2025년 식품산업 생산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홍삼 생산액은 전년 대비 14.2% 줄었다. 반대로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비타민·무기질 생산액은 전년 대비 16.3% 늘었다.기업들도 대응에 나섰다. 최근 업계에서는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하고 제품 형태와 용량을 다양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종근당건강은 남성 패션지 등과 협업해 젊은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넓혔다. KGC도 디지털 마케팅과 소포장 제품 출시 등을 통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확대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홍삼의 가장 큰 장점은 오랜 기간 축적된 연구 자료와 소비자 섭취 경험을 바탕으로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것”이라며 “기업들도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제품 형태를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묻고 따지는 소비자들소비자들에게 가장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은 가격이다. 홍삼은 고가의 선물용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하다.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발간한 2025 건기식 소비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홍삼 제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명 중 5명은 ‘제품 가격이 비싸다’고 답했다. 상대적으로 비타민의 가격은 저렴하거나 보통이라는 의견이 많았다.소비자들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홍삼 제품 가격은 5만 9000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KGC 건기식 브랜드 정관장의 온라인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홍삼 농축액 제품의 가격은 최소 4만원에서 최대 100만원선까지 형성돼 있다. 제품 선택 기준이 달라진 것도 홍삼 인기 하락의 요인이다. 과거에는 막연히 몸에 좋다는 이유로 홍삼을 선택했다면, 이제는 자신의 건강 상태와 관심사에 맞춰 비타민·무기질 등 필요한 성분을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단순히 몸에 좋다는 이유만으로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소비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소비자들은 온라인과 SNS 등을 통해 어떤 성분이 어떤 효과를 내는지 쉽게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이제는 자신의 건강 취약점을 파악하고 최적화된 보강법을 찾아 소비한다”며 “과거처럼 포괄적인 접근 방식을 소비자들이 선호하지 않는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2026.11.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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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 44%까지 키운 KB…이재근이 찾는 ‘새 성장동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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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이 은행 중심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기여도를 4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증권과 보험, 카드 등으로 수익 기반을 넓히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이재근 글로벌·자산관리(WM)·중소기업금융(SME)부문장에게는 새로운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이미 확보한 고객 기반과 자본을 활용해 기존 사업의 성장 한계를 넘어설 추가 수익원을 발굴하는 일이다.특히 예금에서 투자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와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는 KB금융의 사업구조 전환을 재촉하는 요인이다.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개별 경쟁력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자산관리와 기업금융, 자본시장 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전략이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5조792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규모다. 비은행 계열사의 그룹 순이익 기여도는 40.1%로 집계됐다.특히 KB증권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67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4.9% 증가했다. 그룹 전체 순이익의 약 18%에 해당하는 규모다. 증권업 호조에 힘입어 그룹 순수수료이익도 4조8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5% 늘었다.은행의 안정적인 이자이익에 자본시장 관련 수익이 더해지면서 이익구조가 다변화된 셈이다. 다만 KB증권의 3분기 단독 순이익은 2712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9.5% 감소했다. 증시 환경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이 달라져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WM·연금 재설계…’머니무브’를 그룹 성장으로 KB금융이 제시한 차기 성장전략도 이 같은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7월 그룹 경영진 워크숍에서 2027~2029년 중장기 전략의 5대 핵심 과제로 ▲WM·연금 사업모델 재설계 ▲중소법인 영업 경쟁력 강화 ▲기업투자금융(CIB)·자본시장 협업 확대 ▲보험·투자운용 역량 강화 ▲인공지능(AI) 전환 가속화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 WM·연금은 은행의 고객 기반을 비은행 사업의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 핵심 분야다. 고객 자금이 ▲예·적금에서 주식과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연금상품 등으로 이동하더라도 KB증권과 KB자산운용, KB라이프생명 등 그룹 계열사를 통해 관리할 수 있다면 고객 이탈을 줄이면서 수수료 수익을 확대할 수 있다.관건은 상품 판매 확대를 넘어 고객의 생애주기에 맞춘 종합 자산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은행의 예금 고객을 투자 고객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증권의 상품 경쟁력과 운용사의 투자 역량, 보험사의 노후보장 기능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결합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이 내정자가 국민은행장을 거쳐 지주에서 WM과 SME 사업을 직접 총괄해왔다는 점도 주목된다. 은행 영업 현장과 지주 차원의 사업전략을 모두 경험한 만큼 기존 고객 기반을 그룹 전체의 성장동력으로 확장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증권에 1.7조 투입…기업금융·자본시장 연결KB금융은 올해 KB증권에 두 차례에 걸쳐 총 1조7000억원을 증자하며 자본시장 사업 확대에 나섰다. 지난 2월 7000억원에 이어 6월 1조원을 추가 투입해 기업금융과 발행어음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종합투자계좌(IMA) 등 신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이번 증자는 성장성이 높은 비은행 사업에 그룹 자본을 적극 배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투자 확대에 따른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도 과제로 남는다.기업금융 역시 단순한 대출 확대에서 벗어나 사업 영역을 넓혀야 한다. 국민은행이 확보한 중소·중견기업 고객을 KB증권의 회사채 발행과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자문 ▲투자금융 등으로 연결하면 기업 성장 단계별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 확대와도 맞닿아 있다. 기업에 공급하는 자금의 규모뿐 아니라 유망 산업과 성장기업을 발굴하고 투자 성과를 창출하는 역량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를 위해서는 은행과 증권의 협업은 물론 투자위험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체계도 뒷받침돼야 한다. 보험·글로벌·AI까지…성장전략 실행력이 관건보험 부문에서는 수익성 관리와 신성장 사업 육성이 동시에 요구된다. KB손해보험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68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감소했다. KB라이프생명 역시 2106억원으로 17.3% 줄었다. 보험 계열사의 실적이 뒷걸음질 친 만큼 보장성보험과 시니어 사업 등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글로벌 사업도 이 내정자가 직접 총괄해온 분야다. 해외 사업의 외형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영업 기반과 자산건전성을 관리하면서 실질적인 이익 기여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사업에서 축적한 자산관리와 기업금융 역량을 해외 시장에 어떻게 적용할지도 과제로 꼽힌다.AI 전환은 이들 사업을 연결하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고객 분석과 ▲맞춤형 상품 추천 ▲기업금융 심사 ▲위험관리 등에서 AI 활용도를 높이면 계열사 간 협업의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다. 이 내정자는 오는 11월 20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양종희 회장 체제에서 구축한 사업 기반을 이어받는 동시에 변화하는 금융 환경에 대응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앞서 이 내정자는 9월 14일 차기 회장 후보 선정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내 금융그룹 1등이라는 것이 더 이상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그룹 간 순위 경쟁을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은행·증권·보험·카드의 고객과 자본을 연결해 지속 가능한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을지가 이재근 체제의 핵심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026.11.0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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