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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2호 2026-04-20

에너지 新전쟁 한국의 선택은

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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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불붙인 ‘전력 전쟁’, 한국의 좌표는?[에너지 전쟁, 중동 쇼크 그 이후]⑤

산업 일반

인공지능(AI) 패권의 무게중심이 반도체에서 전력으로 옮겨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4년 약 415테라와트시(TWh)였던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2030년 945TWh로 두 배 이상 늘어난다. 일본 한 해 전력 소비에 맞먹는 규모다. 데이터센터 전력 가운데 AI 몫은 현재 5~15%에서 2030년 35~50%로 뛴다. 전통 데이터센터가 10~25메가와트(MW)였다면 하이퍼스케일 AI 팜은 단일 사이트당 100MW를 넘는다. 기업의 AI 경쟁력은 파라미터 수가 아니라 전력을 얼마나 안정적이고 값싸게 확보하느냐에서 갈린다. 모델 성능을 끌어올리는 한 단위의 추가 학습이 수십 MW의 추가 계약 전력을 요구한다.각국은 입법에서 먼저 움직였다. 미국 하원은 2025년 12월 AI 인프라 인허가 간소화 법안(SPEED Act)을 통과시켰다. 상원에서는 톰 코튼 의원의 ‘DATA Act 2026’이 AI 데이터센터에 연방 전력 규제를 우회한 오프그리드 자체 조달 경로를 제시한다. 반대편에서는 호울리·블루멘털 의원의 ‘GRID Act’가 데이터센터 비용이 가정 전기요금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차단한다. 더빈 의원의 ‘Data Center Water and Energy Transparency Act’(2026-03-25 발의)는 에너지·용수 소비 공시를 의무화한다. 유럽연합(EU)는 한층 엄격하다. AI법으로 범용 AI 모델의 에너지 소비 문서화를 의무화했고 개정 에너지효율지침(EED)과 위임규정 2024/1364로 데이터센터 공통 등급제와 연례 보고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2026년 2분기에는 데이터센터 최소 성능 기준 패키지 채택이 예고돼 있다. 입법 방향은 나뉜다. 미국은 속도와 예외를, EU는 공시와 표준을 앞세운다. 그 중간 어디에도 한국 기업은 진출 조건을 맞춰야 한다.한국의 이중 입법, 그 허술한 연결한국은 두 갈래의 제도 움직임이 겹친다. 하나는 지난 4월 6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국무회의에 보고한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이다. ▲2030년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발전비중 20% 이상 ▲2040년 석탄발전 60기 단계적 폐지 ▲수소환원제철 상용화 ▲분산·양방향 전력망 ▲지역별·시간대별 요금제 ▲HVDC 융통선로 구축이 골자다. 다른 하나는 22대 국회에 계류돼 있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관련 법률안 6건이 4월 14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일괄 ‘대안반영폐기’돼 통합 대안으로 수렴한 흐름이다. 공급(에너지)과 수요(데이터센터) 양쪽에서 입법이 맞물리는 드문 국면이다. 다만 두 제도를 잇는 연결부가 허술하면 어느 쪽도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 재생 대전환이 공급을 늘려도 수요 측 AI 팜이 수도권에 쏠리면 송배전과 요금 체계가 먼저 무너진다. 통합 대안의 세부 조문이 분산 입지와 어떻게 접속하느냐가 남은 쟁점이다.정부가 보강할 정책은 크게 다섯 갈래다. 먼저 재생·원전·SMR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 공급이 필요하다. 재생 100GW 목표는 유지하되, 24시간 고부하가 특징인 AI 팜에는 무탄소 기저전원(CFE) 요건을 충족하는 SMR과 대형 원전이 병행돼야 한다. 다음은 송배전 병목 해소다. 국가 기간전력망 특별법과 서해안 HVDC 융통선로를 조기 가동하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공급 모델을 표준화해 AI 팜 단지에 적용해야 한다. 전력·용수·부지를 묶은 통합 입지제도 미뤄서는 안 된다. 미국이 연방 토지를 풀고 EU가 등급제로 묶는 이유는 같다. 전력·냉각수·통신이 한 묶음일 때 단지 단위 투자가 성립한다. 요금 설계도 더 정교해져야 한다. 지역별·시간대별 요금제는 방향이 옳다. 대규모 수요자에게는 장기고정 전력구매계약(PPA) 우선순위를 부여해 자본비용을 낮춰야 한다. 마지막은 국제 정합성이다. EU 데이터센터 등급제와 AI법 공시 의무, 미국 더빈 법안에 맞춰 한국도 에너지·용수 보고 체계를 선제적으로 표준화해야 수출과 글로벌 로케이션 경쟁에서 불이익을 피한다. 지표와 측정 방법을 EU 위임규정 수준으로 먼저 맞춰두는 것이 사후 대응보다 싸게 먹힌다.기업이 다시 짜야 할 전략기업의 전략은 한층 날카로워져야 한다. 전력은 이제 재무 리스크다. 장기 PPA와 RE100 조달을 비용이 아닌 헤지 수단으로 내재화하고, 원전 인접지와 재생 풍부 지역으로 입지 포트폴리오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 전력 내재화도 선택지에 들어온다. 자체 SMR 파트너십, 연료전지·가스 하이브리드, 대용량 ESS를 결합한 마이크로그리드는 오프그리드 법제화 흐름과 맞물려 가치가 커진다. 입지 다변화도 과제다. 수도권 전력 여유가 고갈되는 가운데 북유럽·중동·동남아의 저렴하고 청정한 전력 허브와 국내 거점을 이중화해 지정학·전력 리스크를 동시에 분산해야 한다. AI 자체의 에너지 효율도 경쟁력이다. 모델 경량화, 액침 냉각, 폐열 재활용, 전력사용효율(PUE) 1.2 이하 설계는 진입 조건이 되어간다. 공시 대응은 마지막 과제다. EU 등급제와 미국 공시 법안, 국내 ESG 공시가 수렴하는 만큼, 에너지·용수 데이터 관리 체계를 갖춘 기업이 2~3년 뒤 자본조달과 글로벌 고객 계약에서 앞선다. 공시 대응은 IR 문구가 아니라 설비 투자 의사결정의 출발점이다. 보고 체계가 없는 기업은 EU 계약 입찰 테이블에 앉지 못한다.‘AI 전력 전쟁’은 반도체 전쟁의 후속편이 아니다. 글로벌 가치사슬(GVC)의 새로운 병목을 둘러싼 각축이다. 전력을 자국 내에 안정적으로 묶어둔 나라가 AI 기업의 투자처를 결정하고, 그 결정이 데이터·모델·응용 서비스까지 연쇄적으로 끌어당긴다. 재생 대전환과 AI 특별법이라는 두 제도를 ‘전력 중심 산업정책’으로 엮어낼 때, 한국은 후발주자의 불리함을 선발주자 프리미엄으로 되돌릴 기회를 얻는다. 공급·입지·요금·공시, 네 축을 같은 설계도 위에 올려야 한다. 이 시점을 놓치면, 제조업 공동화를 넘어 ‘AI 공동화’가 다음 과제로 남는다.

2026.04.20 11:00

4분 소요
중동 리스크에 흔들린 에너지 공급망...식품·주류업계,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 [에너지 전쟁, 중동 쇼크 그 이후]④

유통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지속되면서 국내 식품 및 주류업계가 에너지 자립과 안보를 위한 재생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여겨졌던 재생에너지 도입이 이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에너지 관리 전략으로 급부상하는 모습이다.불안한 중동 정세...불어나는 에너지 비용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28일 이란에 군사 공격을 단행하면서 중동 정세가 불안정해졌다. 이 과정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 조치가 이뤄지며 전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가 현실화됐다.중동 쇼크로 한국의 에너지 안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절반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원유 수입량은 10억2800만배럴이다. 이 가운데 중동산 원유 비중은 70%에 달했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80%를 웃돌던 과거 대비 개선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높은 편이다.중동 정세가 불안정해지면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급증한다. 에너지 비용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종결 시점이 길어질수록 국제유가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4월 말 봉쇄 종결 시 예상되는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배럴당 160달러(약 23만5700원)다. 이는 기업의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과거 사례도 존재한다. 한국은 ▲1973년 10월 1차 석유파동 ▲1979년 1월 2차 석유파동 ▲1990년 8월 걸프전 등으로 에너지 위기를 경험한 바 있다. 특히 전쟁 및 이란 금수 조치(교류 중단)가 원인이 된 2차 석유파동 당시에는 국제유가 상승률이 148%까지 뛰었다. 이후 유가가 원상 복귀되기까지 85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다.중동 정세 불안 시 한국 기업들의 유연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더 클리메이트 그룹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실질 전환율은 약 12% 수준이다. 이는 글로벌 평균치(40~50%)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에너지 비용에 민감한 물류업계에서는 인프라 부족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 물류센터에 재생에너지 설비를 구축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전동화 차량도 소형차 중심이기 때문에 물류업계 적용이 쉽지 않다. 그동안 정부 정책과 인프라 모두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전환 속도 빨라진다물론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RE100(재생에너지 100%)의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의 연장선으로 최근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처럼 정부가 재생에너지 관련 정책적 움직임을 본격적으로 가져가면 국내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전환 계획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수단은 태양광이다. 국내 기업들은 최근 자체 생산시설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적극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농심은 올해 포승물류센터 부지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미 인천복합물류센터와 아산공장에 관련 설비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농심 관계자는 “고효율 설비에 대한 투자를 통해 에너지 효율성을 제고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로 에너지 전환을 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오리온은 오는 2027년 완공 예정인 진천통합센터 등에 적용할 중장기 재생에너지 활용 목표를 연내 재정립할 계획이다. 회사는 현재 청주 및 익산공장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구축해 활용 중이다.오비맥주도 재생에너지 전환에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다. 지난해 이천·청주·광주 3개 공장에 태양광 발전 설비 구축을 완료해 재생에너지로 맥주를 제조하는 국내 최초의 주류기업이 됐다. 회사의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전력 대비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광주공장 13.5% ▲이천공장 4.1% ▲청주공장 3% 수준이다.오비맥주 관계자는 “나머지 전력의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해 현재 직접 전력구매계약(PPA) 진행을 검토 중”이라며 “추가적으로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일 수 있는 전략도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전환은 에너지 효율을 기존보다 더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가 기업의 전력 효율화를 유도할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며 “다만 그것은 절대 자동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님을 모두가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재생에너지 전환은 기업 입장에서 변동성 관리 비용과 추가 투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무조건적인 재생에너지 확대를 지양해야 한다. 기업이 보다 효율적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가격 체계와 인센티브, 전력 시장 제도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6.04.20 10:00

3분 소요
“모두가 80점인 시대” 정재승 교수가 말하는 AI 시대 인재 전략

CEO

seojy@edaily.co.kr인공지능(AI)이 인간의 지적 노동을 대신하고 있다. AI를 통해 모두가 평균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기업이 뽑아야 할 인재 전략도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가 정재승 카이스트 뇌인지과학과 교수를 만나 기업의 최고경영책임자(CEO)가 AI 시대에 어떤 인재를 뽑고 양성해야 하는지 들었다. 모두가 80점인 시대“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미래는 모든 과정은 AI가 처리하고, 인간은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만 지는 상황입니다.”AI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대중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상황을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언젠가 스스로 학습·추론·판단을 할 수 있는 범용 인공지능(AGI)이 ‘행위자’가 돼 인간을 굴복시킬 수 있다는 공포감. 몇 가지 지시 사항만 제시하면 때로는 인간보다 나은 결과를 도출해 내는 AI를 보면서 이런 불안을 느끼지 않을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뇌기반 인공지능 전문가인 정 교수는 이런 막연한 두려움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비교적 적다고 보고 있다. AI가 인간을 지배하는 수준의 행위자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사람이 느끼는 감정과 욕구·의식의 작동 메커니즘이 규명돼야 한다. 정복욕이나 지배욕이 발현하는 이유를 알아야 AI에도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과학기술은 아직 그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정 교수가 가장 두려워하는 미래는 따로 있었다. 대부분의 일은 AI가 하고, 인간은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실수에 ‘법적인 책임자’ 역할만 맡는 상황이다. “AI가 80점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내면서, 기업은 75점짜리 노동력을 더는 필요하지 않게 될 겁니다. ‘너 정도는 AI도 할 수 있어’라며 정리하는 것이죠.”물론 사람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업은 AI와 확연히 다른 100점에 가까운 결과를 도출하는 극소수만 뽑고 남긴다. 이들은 인공지능이 도출한 결과에 오류가 발생한 경우 이에 대한 책임만 질 뿐이다. “챗GPT나 제미나이 같은 다양한 AI 도구가 대부분의 일을 해낼 수 있는 시대는, 어떤 면에서는 인간에게 가장 모욕적인 시대가 될 수도 있습니다.”인재에게 필요한 것은AI라는 값싸고 효율적인 노동력을 갖춘 기업은 인공지능을 압도하거나 완전히 다른 능력을 갖춘 인간만 선별한다. “결국 인간은 AI보다 '더 나은'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게 될 겁니다. 개성 있고 인간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 중요해지겠죠.”문제는 인간이 AI보다 나은 부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창의력이 AI와 구분될 수 있는 고유한 능력이라고 하지만 “사실 인간도 그다지 창의적인 존재는 아니다”는 것이 정 교수의 생각이다. 대부분 반복적인 일상을 살며 안정감을 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그는 인간이 AI와 차별화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부분을 ‘개인만의 남다른 경험’에서 찾았다. 인생을 살아가며 획득한 ‘경험과 지혜’는 인공지능이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영역이라는 설명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자신만의 지식을 끌어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그것을 스토리텔링화하고, 행동과 결과까지 연결해 보여줄 수 있어야 AI와 차별화가 가능할 겁니다.”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한국은 경험할 시간에 공부를 종용하는 나라다. 주어진 조건마다 경험치의 차이도 크다.“비바람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직접 맞아보는 경험도 필요합니다. 그 경험을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니까요. AI가 대부분의 작업을 대신하는 환경에서는 인간의 상상력과 문제 정의 능력이 핵심이 될 겁니다. 과거에는 코딩을 잘하는 사람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무엇을 만들 것인지 정의하는 사람이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정 교수는 AI 시대가 무르익을수록 깊이 있는 인문사회과학적 소양이 요구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확히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인간의 보편적인 욕망과 시대정신을 이해하는 감각이 필요합니다. 앞으로는 인문사회과학의 중요성이 더 커질 가능성이 큽니다.”성공하는 리더AI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인공지능이 발전하면서 대중이 접근가능한 지식과 기술의 격차가 좁아졌다. 개인의 창업 벽도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차별적인 인재들은 독립적인 커리어로 이동하고 있다. “이제는 회사라는 조직이 개인을 온전히 보호해주는 시대가 아닙니다. 결국 자신의 능력으로 경제적 자립을 만들어야 하는 시대가 오는 것이죠. 거의 모든 섹션에서 개성적이고 통제가 어려운 개인의 다변화가 이뤄질 겁니다.”언제든 떠날 수 있는 선택지를 갖게 된 구성원들은 더 이상 조직에 묶이지 않는다. 기업 입장에서 뛰어난 핵심 인력을 보상이나 안정성만으로 붙잡기 어려워진다. 기업의 CEO는 ‘조직이 왜 존재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에 대한 설득력을 갖춰야 비로소 이들을 남길 수 있다. CEO가 AI와 차별화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인재를 얻고 기업도 성공시킬 수 있게 된다는 뜻이 된다.정 교수는 CEO의 역할을 회사의 비전으로 정의했다. “조직의 리더는 어디로 갈지 방향을 정하는 사람입니다. CEO가 중요하게 내세우는 목표와 우리 사회의 목표가 일치할 때 빼어난 구성원들은 더욱 최선을 다합니다. 우리는 이런 비전을 가진 리더가 필요합니다."안타깝게도 세상에는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리더가 많다. 정 교수가 짧게 답했다.“CEO가 설득력이 없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유능한 인재에게는 두 가지 길이 있을 겁니다. 리더를 설득하거나 혹은 나가서 창업하거나.”

2026.04.20 09:12

4분 소요
김치·마늘 냄새라던 K스멜의 반전…‘K퍼퓸’ 차세대 성장 축으로 뜬다

산업 일반

seojy@edaily.co.kr‘김치·마늘 냄새의 나라’로 대표됐던 한국이 이제는 ‘K-스멜’(Smell)로 주목받고 있다. K-뷰티가 글로벌 전역에 큰 인기를 끄는 가운데 한때 혐오의 대상이던 ‘한국의 냄새’가 글로벌 시장에서 매력적인 정체성으로 읽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냄새 찾는 외국인4월 14일 서울 홍대입구에 위치한 K-향수 편집숍 ‘퍼퓨라운지’ 플래그십스토어. 약 300여 개 국내 향수 브랜드가 모인 이 공간에 들어서자 갈색 머리카락의 외국인이 눈에 띄었다. 직원 설명을 들으며 여러 향을 맡아보던 이 고객은 K-향수 브랜드 슬라이의 ‘오르차타’를 구매했다. 오르차타는 짙은 화장품 냄새가 아닌 우리네 누룽지 사탕을 연상시키는 고소하고 달콤한 향을 갖고 있다. 그는 “한국적인 분위기가 느껴져서 구매했다. 이 향을 이번 여행의 기억으로 남기고 싶다”고 했다. 퍼퓨라운지는 시향과 체험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K-향수 전문 공간이다. 단순히 제품을 진열하는 방식이 아닌, 향의 원료와 스토리텔링을 함께 전달한다. ‘설악향나무’ ‘서울한강’ ‘담양대나무’처럼 지역성과 자연을 담은 향이 특히 인기다. 퍼퓨라운지 관계자는 “향수를 경험으로 소비하고 소장하려는 외국인 고객이 많은 편”이라며 “한강이나 설악·제주 등 방문했던 지역의 향을 추억하기 위해 한꺼번에 여러 병을 구매하는 고객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젠지세대의 향을 고르는 기준이 달라지면서 퍼퓨라운지 역시 시향과 체험 중심으로 꾸렸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과거만해도 고객들이 플로럴·머스크·시트러스처럼 익숙한 향을 찾았다면 이제는 ‘장면’과 ‘기억’이 소비의 기준이 된다”며 “서울 골목의 공기와 한옥의 나무 냄새처럼 향이 제품을 넘어 하나의 콘텐츠로 소비되는 흐름”이라고 덧붙였다.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4년 한국 화장품 수출은 약 100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향수 비중은 3~4% 수준으로 비중은 작지만 성장 속도는 가장 빠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 기준 향료·향수류 수출은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향수 수출액은 약 3억8640만달러로 40% 가까이 늘었다. 주요 품목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올해 들어 상승세가 더 가파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향수 수출액은 652만달러로 집계 이후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2월에도 624만달러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600만달러를 넘었다. 단순 반짝 증가가 아니라 구조적인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K-스멜 개발하는 ODM사K-퍼퓸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 글로벌 화장품 ODM(연구·개발·생산) 기업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단순히 향을 조합하는 수준을 넘어 한국적 소재와 스토리를 반영한 ‘콘셉트 설계’ 단계부터 개입하는 방식이다. 브랜드가 요구하기 전에 먼저 트렌드를 정의하고 향을 제안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한국콜마는 글로벌 화장품 박람회에서 자체 개발한 8종의 향을 선보였다. ▲서울 포레스트 ▲태백 스프링 ▲제주 브리즈처럼 실제 원료와 환경을 반영해 향을 설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제주 브리즈는 제주 해안의 바람과 식생을 반영해 짠내와 풀향을 동시에 구현하는 방식이다. 현장에서는 러시아와 베트남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며 수출 계약이 진행되고 있다.최근에는 ‘센서리라운지’를 구축해 향 개발 방식도 바꿨다. 고객사와 연구원이 같은 공간에서 향을 시향하고 바로 수정할 수 있는 구조다. 과거에는 샘플을 주고받으며 수 주에 걸쳐 조정했다면 이제는 현장에서 즉각 피드백을 반영한다. 코스맥스는 전통 향 복원에 집중하고 있다. 2016년부터 ‘센트리티지’ 프로젝트를 통해 ▲안동서원 배롱나무꽃향 ▲음성 송연먹향 ▲제주 문방오우 석창포향 등 총 21종의 향을 재현했다. 원물을 훼손하지 않고 향을 포집해 자연 상태의 향을 최대한 그대로 담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최근에는 적용 범위도 넓어졌다. 국가유산진흥원 및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협력해 궁궐 향기를 콘텐츠로 개발하고 있다. ▲창경궁 앵도향수 ▲덕수궁 오얏향수 등이 특정 장소의 계절과 공간을 향으로 풀어낸 사례다. 업계에서는 ODM사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브랜드가 단순 제품을 넘어서 ‘스토리’를 요구하면서 향을 설계하는 단계부터 기술 기업의 개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ODM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향 하나에도 배경과 서사가 있어야 경쟁력이 생긴다”며 “한국적인 소재와 경험을 어떻게 향으로 구현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향수는 방한 외국인의 주요 쇼핑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쇼핑 품목 중 향수와 화장품 비중은 68%를 넘었다. 글로벌 향수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가 잇따라 서울 핫플레이스에 들어서는 배경이다.업계는 K-퍼퓸을 K-뷰티의 다음 성장 축으로 보고 있다. 스킨케어 중심에서 감각과 경험 중심으로 소비가 이동하면서 향의 역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향을 통해 브랜드를 기억하는 시대”라며 “한국적인 소재와 공간, 이야기를 담은 향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2026.04.20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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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는 ‘원전 동맹’, 한국은 ‘한전 고지서’…벌어지는 AI 격차 [에너지 전쟁, 중동 쇼크 그 이후]②

IT 일반

인공지능(AI) 3강 실현의 승부처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넘어 산업의 동맥인 ‘전력’으로 이동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가 원전을 앞세워 기저 전력 확보에 사활을 거는 사이, 국내 기업들은 고질적인 인프라 장벽에 가로막혔다. AI 데이터센터(AIDC)를 구축하고도 전기가 없어 가동을 멈춰야 할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전기를 사서 쓰던 소비자가 직접 생산하는 ‘에너지 플레이어’로 진화하는 격변기 속에 우리나라는 여전히 한국전력의 요금 고지서 한 장에 기업의 명줄이 달린 위태로운 상황을 맞았다.AI가 불러온 ‘전력 인플레이션’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1000TWh(테라와트시)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일본의 1년 치 전력 소비량에 맞먹는다. 글로벌 전력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3.6%로 예상된다. 지난 10년 평균 성장률과 비교해 50% 높은 수치다. AI와 데이터센터가 이런 급격한 변화를 이끌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전력 수요 증가분 중 약 50%가 데이터센터 확장에 기인하는 것으로 집계된다.국내 상황은 임계점에 도달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2029년까지 새로 들어설 데이터센터 732곳에서 49GW(기가와트)의 추가 전력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1000MW(메가와트)급 원전 53기 규모에 해당하는 규모다. 실수요만 따지면 15GW로 추산된다. 현재 국내 전력 공급 능력이 110GW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데이터센터의 원활한 가동을 기대하기에는 벅찬 상황이다.올해 격화된 이란과 미국의 전쟁은 전력난을 가속하는 기폭제가 됐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고조로 원유와 LNG 수급에 차질이 생기며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다. 산업연구원은 정유·전력 등 에너지 부문에서 시작해 화학·금속·운송 등 에너지 집약 산업으로 충격이 확산하며 제조업 부문 비용 상승 압력이 심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이번 중동 전쟁으로 전 세계 IT 지출 증가율이 10%에서 9%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 가격 변동성은 데이터 센터·반도체 제조 시설·물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도 설명했다.이러한 외부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들은 일찌감치 ‘에너지 자립’을 택했다. 2024년 MS가 폐쇄됐던 스리마일섬 원전 1호기와 맺은 ‘20년 장기 전력 구매 계약’(PPA)이 대표적인 사례다. 20년 동안 고정된 가격으로 전력을 공급받는 확약서를 손에 쥐며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 리스크를 제거했다. 노심 용융(멜트다운)이 발생해 미국 최악의 원전 사고로 꼽히는데도 원전만큼이나 적합한 에너지원이 없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구글은 소형모듈원전(SMR) 스타트업 카이로스 파워와 7기 도입 계약을 맺고 2035년까지 500MW 규모의 전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처럼 원전 복원 추세가 확산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친환경 에너지에 계속해서 힘을 싣고 있다.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보급 조기 달성과 발전 비중 20% 이상 확대를 목표로 내걸었다. 가스 중심의 열에너지를 재생열로 전환하는 작업에도 팔을 걷어붙였다.대형 원전은 10년, 그나마 구축이 용이한 SMR도 건설에 5년이 드는 만큼 AI 인프라를 조기 안착하려면 원전밖에는 답이 없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이런 분위기라면 우리나라도 월성 1호기를 빠르게 재가동해야 한다. 30년 가동하고 10년을 더 쓰기는 했지만 외국은 60년도 쓴다”며 “당장 전기가 필요하다. 아무리 경제성이 없다고 해도 석탄보다 싸다”고 말했다. 이어 “SMR은 국내 수요보다 수출에 적합하다. 우리는 여전히 대형 원전을 지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전력의 탄력성이 없는 재생에너지는 안 된다는 걸 인식해야 하는데 이념적으로 접근하다 보니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수도권 쏠림·‘님비’에 가로막힌 한국수도권 전력 공급은 이미 포화 상태다. 지방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으로 실어 나를 송전망 건설은 이른바 ‘님비 현상’으로 불리는 지역 갈등에 부딪혔다. 일례로 한전은 호남권에서 생산된 전기를 경기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공급하기 위한 초고압 송전선로 구축 사업을 추진 중인데, 충청권 주민들은 ‘지방의 에너지 식민지화’를 반대하며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국내 데이터센터의 60% 이상은 수도권에 밀집해 있다. 수도권 집중화의 대안으로 네이버는 세종시의 축구장 41개 크기 부지에 ‘각 세종’을 구축했다. SK텔레콤 역시 전력 수급이 용이한 울산에 대규모 AIDC를 짓고 있다. 탈수도권 행보를 보이지만 이들 역시 거대한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한전의 계통망에 의존해야 한다.정치권은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분산법)과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전력망 특별법)을 내세워 해법을 찾고 있다. 분산법의 핵심은 전력 생산지 인근의 전기요금을 낮추고 수요처가 몰린 수도권 요금을 높이는 ‘지역별 차등 요금제’ 도입이다. 데이터센터의 지방 이전을 유도해 전력 수요를 분산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업계는 요금 할인 혜택보다 데이터센터 지방 이전 시 감수해야 할 숙련된 IT 인력 확보의 어려움이나 네트워크 지연 시간 증가 등에 따른 기회비용이 훨씬 크다고 평가한다.전력망 특별법은 송전망 건설 기간을 기존 13년에서 9년 이내로 단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주민 보상을 강화해 님비 현상을 돌파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강제적인 입지 선정은 여전히 인권 침해 논란과 법적 분쟁의 소지가 다분하다.결국 법안들이 현장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국내 AI 생태계가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IDC를 구축 중인 한 기업의 관계자는 “중동 전쟁에 따른 타격이 당장 체감되는 수준은 아니다. 중장기 전력 수급과 관련해 현재 별다른 계획은 없다”며 “완공 전에는 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기대를 품을 뿐”이라고 전했다.

2026.04.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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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안보 경고등’ 켜졌다…재생에너지 전환, 돌파구 될까 [에너지 전쟁, 중동 쇼크 그 이후]①

경제일반

대한민국 경제 엔진이 ‘에너지 리스크’라는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중동발 위기로 인한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LNG) 가격의 변동성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을 갉아먹고 있다. 에너지는 이제 단순한 비용 문제를 넘어 산업 경쟁력 전반의 발목을 잡는 핵심 변수가 됐다. 이에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 이상으로 확대하는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과연 이번 계획은 한국 경제의 해방구가 될 수 있을까.외풍에 흔들리는 에너지 안보중동 사태 장기화는 한국 에너지 구조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원유의 70%, LNG의 상당량을 중동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은 즉각적인 공급망 차질과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이번 위기가 과거와 다른 점은 단순한 통과 리스크가 아니라 생산 리스크로까지 번졌다는 데 있다. 이란은 정권에 대한 위협을 받을 때마다 호르무즈 봉쇄를 위협해 왔지만 역사적으로 해협이 완전히 폐쇄된 적은 없었고 대부분 위협이나 부분적 교란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에는 ▲선박 운항 ▲보험 ▲물류가 동시에 위축되며 통항 차질이 사실상 마비에 가까운 수준으로 심화됐다. 여기에 더해 카타르 LNG 설비 일부가 공격을 받아 생산 차질까지 현실화됐다. 카타르에너지는 전체 LNG 수출능력의 17%에 해당하는 물량이 3~5년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고 한국을 포함한 일부 장기계약 물량에 대해서는 불가항력 가능성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특히 이번 장기화의 핵심은 단순한 가격 급등이 아니라 산업활동을 떠받치는 중간재와 물류 흐름의 불안정성이 구조화된다는 데 있다. ▲LNG ▲나프타 ▲에틸렌글리콜 같은 품목은 한국의 대중동 수입 비중이 높으면서 동시에 중동의 글로벌 공급 비중도 커, 가격 상승과 물량 제약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나프타는 에틸렌·프로필렌·합성수지로 이어지는 석유화학 밸류체인의 출발점이다. 나프타 조달이 흔들릴 경우 원가 상승을 넘어 ▲플라스틱 ▲포장재 ▲타이어 ▲자동차 부품 ▲전자부품 등으로 충격이 빠르게 확산된다.이런 상황속에서 최근 정부는 화석연료 의존을 줄이고 재생에너지·전기화를 축으로 한 ‘에너지 대전환’ 로드맵을 내놨다. 현재 약 10%에 불과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오는 2030년 20% 이상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4월 6일 국무회의에서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면 전환과 녹색 제조 경쟁력 강화를 골자로 한 ‘국민주권정부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을 보고했다.우선 정부는 2030년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 보급 목표를 조기 달성해 발전 비중을 2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태양광 보급을 위해 햇빛소득마을과 ▲산단 지붕형 ▲영농형 ▲수상형 ▲접경지역 ▲공공기관 ‘재생에너지 100% 사용(RE100)’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할 예정이다. 풍력의 경우 계획입지, 일괄 인허가를 통한 완공까지의 총 사업기간 단축, 풍력발전기 안전점검체계 쇄신 등도 추진한다. 수송 부문에서는 전기·수소차 전환을 가속한다. 2030년 신차의 40%를 전기·수소차로 채운다는 기존 목표를 앞당겨 달성하고 ▲경찰차 ▲LPG 택시 ▲렌터카 ▲법인 차량 등 공공·영업용 차량의 조기 전기차 전환을 추진한다.에너지전환을 통한 지역균형발전도 꾀한다. 국가 전력망을 분산형, 양방향 전력망으로 전면 혁신한다.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양수발전 등 유연성 자원을 대폭 확대하고 지역 내 ▲전력 생산 ▲저장 ▲소비가 최적화되는 분산형 전력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국민주권정부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을 신속히 추진해 우리나라를 중동전쟁 등 대외적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만들어가겠다”며 “이를 통해 에너지 자립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대전환 나선 정부, 실효성은 ‘글쎄’다만 재생에너지 전환의 경우, 구조적 제약으로 인해 단기간 내 전환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은 최근 ‘중동 전쟁은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할 것인가’ 보고서를 통해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로막는 제약 요인과 향후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보고서는 화석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이에 따른 금리 인상이 재생에너지 투자를 위축시킨다고 진단했다. 박유미 연구원은 “전쟁으로 급등한 에너지 가격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이에 따른 금리 인상은 자본 조달 비용에 민감한 재생에너지 투자를 상대적으로 위축시킨다”며 “금리 2% 상승 시 가스 발전 비용은 11% 오르는 데 그치지만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은 20%나 뛴다”고 지적했다.또한 디젤 가격 상승으로 재생에너지 설비 건설 현장의 중장비 운영 비용이 전쟁 이전 대비 35% 증가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화석에너지 위기가 오히려 다른 화석연료 사용을 부추기는 역설적인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렸고 아시아와 유럽의 발전용 석탄 선물 가격은 각각 13.2%, 14.2% 상승했다. 인공지능(AI) 투자 경쟁에 따른 전력 수요 폭증으로 인해 재생에너지 대신 빠르고 안정적인 가스 발전이 주요 대안으로 떠오르는 점도 전환을 늦추는 요인이다.아울러 박 연구원은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 하락과 별개로 기존 전력 시스템에 재생에너지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망·저장·백업 등 시스템 전반의 구축 비용이 여전히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산업연구원은 이러한 구조적 제약을 극복하고 실질적인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기 위해 여러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박 연구원은 “우선 차액결제 계약·장기 고정가격 계약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 투자의 장기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전력망을 포함한 에너지 시스템 인프라 구축에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건물·산업 부문의 에너지 효율 기준 강화 ▲대중교통 투자 확대 ▲전기차·히트펌프 등 전기화 제품 보급 확대 등 에너지 총 수요 절감과 함께 화석연료 사용 억제가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정 지역 및 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광물 조달·비축을 위한 자원 외교와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며 “마지막으로 재생에너지로 대체가 어려운 석유화학 원료 등은 여전히 필수적이므로, 재생에너지 전환 과정에서도 화석연료의 공급 안정성은 지속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2026.04.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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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10배 상승’ 두산그룹 저력 대단하네… ‘삼성·SK·한화’급 관심

산업 일반

두산그룹이 유가증권시장에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2년 동안 ‘주가 10배 폭등’으로 주목을 끌면서 급기야 두산그룹 상장지수펀드(ETF)도 출시됐다. 두산이 보유한 반도체·원전·로봇 포트폴리오에 대한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으면서 삼성·SK·한화그룹 못지않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상승세’ 두산그룹 ETF 첫 출시 두산그룹의 대표주인 ㈜두산은 2년 전만 하더라도 주가가 10만원도 채 되지 않았는데 10배가 폭등하면서 ‘황제주’로 올라섰다. 2024년 3월 6일까지만 해도 9만2400원이었던 두산 주가는 다음날 처음으로 10만원을 넘어섰다. 2024년 12월 30일까지 상승 곡선을 그리더니 그해 25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2025년 들어서는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탔고, 같은 해 11월 3일 처음으로 100만원을 터치했다. 엔비디아 공급과 함께 반도체 수혜주로 묶인 ㈜두산은 올해 4월 14일 무려 130만원의 벽까지 깨며 질주하고 있다. 시장에서 대표 인기주로 꼽히는 삼성·SK·한화그룹처럼 두산그룹 ETF도 4월 들어 첫 등장했다. 우리자산운용은 두산그룹 주요 계열사와 핵심 협력사에 집중 투자하는 ‘WON 두산그룹포커스 ETF’를 상장시켰다. 우리자산운용은 이 ETF를 전통 중공업 중심에서 벗어나 ▲차세대 원자력 발전 ▲첨단 산업용 로봇 ▲시스템 반도체 등으로 사업 구조를 성공적으로 재편한 두산그룹의 성장성에 투자하는 상품이라고 소개했다.9110원에 출발한 두산그룹 ETF는 1만원으로 올라서는 등 4월 14일까지 수익률 약 12%로 ‘중동 전쟁 리스크’ 속에서도 순항하고 있다. 두산그룹 ETF의 포트폴리오 핵심 종목은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두산(26.01%) ▲원자력 및 가스터빈 분야 글로벌 강자인 두산에너빌리티(23.67%) ▲협동 로봇 분야 국내 1위이자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한 두산로보틱스(22.50%)로 구성됐다. 두산그룹 계열사에 전체 비중의 90%를 담고, 나머지 10%는 두산 핵심 파트너사에 투자해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글로벌 원전 경쟁력도 투자자들의 마음을 휘어잡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그룹 상장사 중 시가총액 규모가 가장 크다. ㈜두산의 시총은 22조원 정도다. 두산에너빌리티는 64조원으로 코스피 시총 톱10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년 만에 주가 10배가 뛴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만 시총 증가액이 36조6016억원에 달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상장 이후 주춤했지만 지난해와 올해 로봇 테마주로 묶이면서 반등하고 있다. 실적은 아직 부족하지만 미래 먹거리로 인정받으면서 그룹의 핵심 종목으로 분류되고 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지주사의 반도체 사업이 좋은 실적을 올리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다. 자산운용사들 자체적으로 인기 종목을 엮어 ETF를 구성하는데 두산그룹 계열사들의 역량을 시장에서 좋게 평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도체·원전·로봇 성장성 주목 두산그룹 열풍의 진원지는 반도체 사업이다. ㈜두산의 자체 사업인 전자BG(비즈니스그룹)가 핵심이다. 전자BG는 AI(인공지능) 가속기용 동박적층판(CCL)을 생산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호황으로 성장의 폭이 가파르다. 특히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및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네트워크용·반도체용 하이엔드 제품 매출이 급증했다. ㈜두산 자체사업은 지난해 매출 2조2210억원, 영업이익 503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66.2% 증가하며 사상 처음으로 연간 2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250% 늘어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전자BG 부문만 따져보면 2025년 매출 1조8747억원으로 전년 대비 86.2%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분기당 꾸준히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하는 등 ㈜두산의 자체 사업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CCL의 하이엔드 제품 비중이 최근 3년간 60%대 중반에서 80% 초반까지 상승한 것이 수익 향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반도체 밸류체인 구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2022년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기업인 두산테스나를 4600억원에 인수했다. 두산테스나는 국내 1위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업체다. 이어 두산은 세계 3위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SK실트론 지분 70.6% 인수와 관련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황이다. 5조원대 규모의 인수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두산이 계획대로 SK실트론 인수를 마무리 한다면 반도체 소재→기판소재→후공정 테스트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이 구축된다. 박 회장은 지난 2월 충북 증평 전자BG 사업장을 방문하는 등 높은 관심을 내보였다. 제조 공정을 점검한 그는 “AI 대전환기에 에너지와 소재 사업에 큰 기회의 장이 열렸다. 그간 축적해 온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확대된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자BG는 반도체 사업 호황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27년까지 총 5315억원의 설비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이는 2024년과 2025년 누적 시설투자 1284억원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또 지난달 ‘기술 혁신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현실로’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기도 했다. 김인욱 전자BG사장은 “두산 전자BG는 단순히 좋은 소재를 만들어 이익을 내는 기업이 아니라 미래 기술이 개발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는 기업”이라며 ‘산업 기반 설계자’로의 도약을 예고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 경쟁력도 부각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별도 기준) 매출 7조1170억원, 영업이익 496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2.6%, 26.1%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수주 증가 등 성장세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체코 원전 프로젝트와 북미 가스터빈 및 복합 EPC(설계·조달·시공) 수주 확대에 힘입어 연간 수주액은 14조728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6.04.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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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가들이 찾는 센터…비결은 ‘본업 경쟁력’”[이코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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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역 인근 GT타워 24층. 이곳은 우리은행 ‘Two Chairs Exclusive 시그니처센터’(TCE 시그니처센터)가 위치해 있다. 센터에 들어서자 유리창 너머로 서초대로와 강남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따사로운 햇볕이 통창으로 쏟아지던 날, 김윤희 우리은행 TCE 시그니처 센터장을 만나 센터 운영 방향성과 프라이빗뱅커(PB) 철학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330평 공간에 통창뷰는 덤…‘맨파워’가 핵심이날 김 센터장은 먼저 330평 규모의 센터 곳곳을 소개했다. 10개의 상담실 중 한 곳의 문을 열어보니, 의자 두 개가 마주 놓여 있었다. 고객과 PB가 앉아 자산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다. 우리은행 자산관리(WM) 브랜드 ‘투 체어스’(Two Chairs)의 의미도 여기에서 출발했다. 고객과 금융 파트너가 마주 앉아 함께 재무 의사결정을 한다는 뜻이다.우리은행 TCE 시그니처센터는 순자산 30억원 이상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WM 특화센터다. 김 센터장은 “해당 센터에서는 약 1200명의 고객 자산 1조5000억원을 관리하고 있다”면서 “관리 자산의 80% 이상이 투자 포트폴리오로 구성돼 있고, 단순 예금이 아니라 투자 중심 자산관리라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우리은행 시그니처센터 WM 비즈니스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김 센터장은 의외의 답을 내놓았다. 화려한 공간이나 색다른 서비스 얘기가 먼저 나올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그는 ‘본업 경쟁력’을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금융기관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만 결국 고객이 선택하는 기준은 자산관리에 대한 신뢰”라며 “본업 경쟁력이 모든 서비스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센터 경쟁력의 핵심은 ‘맨파워’다. 센터에는 평균 경력 15년 이상의 PB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매일 시장 상황을 공유하고 고객 포트폴리오 사례를 함께 논의한다. 외부 운용사와 세미나를 진행하고 고객 대상 투자 세미나도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PB 개인의 판단보다 팀의 경험과 토론을 통해 투자 방향을 정한다. 그는 이를 ‘집단 지성’이라고 표현했다.김 센터장은 “고객들도 정보가 많아졌기 때문에 PB 한 사람의 판단이 아니라 팀의 경험과 판단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좋은 PB의 기준에 대해 “전문성을 갖추고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며 고객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자산관리 상담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묻는 질문도 투자 상품이나 수익률이 아니라 재무 목표다. 그는 “이 자산이 노후 자금인지, 자녀 자금인지, 투자 대기 자금인지 자금의 목적을 먼저 정해야 포트폴리오와 목표 수익률이 정해진다”며 “재무 목표가 자산관리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돈을 맡길 때 가장 먼저, 찾을 때 가장 늦게”그가 오랜 기간 PB로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고객도 많다. 그는 20년 넘게 거래한 고객과 4대째 자산관리를 맡기고 있는 고객 이야기를 꺼냈다. 특히 눈이 내리던 날 상담을 마친 가족 고객이 창밖 풍경을 조금 더 보고 가겠다며 센터에 잠시 더 머물던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김 센터장은 “고객이 잠시 더 머물고 싶은 공간이 됐다는 것이 뿌듯했고, 그 가족의 자산과 미래에 우리 PB 팀이 함께할 수 있다는 것도 큰 보람이었다”고 말했다.그간 지켜본 자산가 고객들의 공통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전통적인 자산가 고객들은 높은 수익보다 리스크를 먼저 본다”며 “검증된 자산과 검증된 방식, 검증된 팀을 통해 합리적인 수익을 추구하고 시장 변동에도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최근 자산관리 시장의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오랫동안 미국 자산 중심 포트폴리오가 높은 수익을 기록하면서 미국 자산 비중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국내 증시 상승과 시장 변화로 국내 자산 비중을 늘리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금이나 가상자산 등 새로운 투자 자산에 대한 관심도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인공지능(AI) 시대 PB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는 현실적인 답을 내놓았다. 그는 “포트폴리오 구성이나 리밸런싱 등은 AI가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의사결정을 돕고 고객과 소통하며 방향을 함께 정하는 역할은 PB가 계속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자산관리의 기본 원칙으로 현금흐름과 시드머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자산 가격 상승으로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에 관심이 많지만 변동성을 감당하지 못하면 어렵게 모은 자산이 훼손될 수 있다”며 “본인의 업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순자산을 늘리고 투자 원칙을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마지막으로 김 센터장은 “우리은행 TCE 시그니처센터가 고객들이 인정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WM센터라는 말을 듣는 것이 목표”라며 “고객에게 자금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고, 돈을 찾을 때 가장 늦게 찾고 싶은 센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2026.04.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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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저 안 받기로 일회용품 84억개 줄였어요” [빨라지는 플라스틱 퇴출 시계]③

유통

배달 플랫폼은 우리 삶의 필수 인프라가 됐지만 동시에 ‘플라스틱 배출의 주범’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는다. 음식 배달을 담는 용기가 대부분 플라스틱 일회용품이라서다. 우리 사회는 배달 플랫폼에 자정 노력을 요구한다. 국내 배달 시장 1위 사업자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플라스틱 디톡스’라는 사회적 요구에 응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수치로 증명한 ‘배민다운’ 친환경최근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에서 만난 김정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팀장은 와의 인터뷰에서 “배달 산업의 성장은 이해관계자와의 상생과 함께 환경적 책임이 뒷받침될 때만 지속될 수 있다”며 회사가 그린 ‘지속 가능한 배달 생태계’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우아한형제들의 목표는 오는 2032년까지 자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2년 대비 50% 줄이고, 이해관계자와 함께 친환경 배달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다.우아한형제들의 친환경 행보는 지난 2019년 ‘일회용 수저·포크 안 받기’ 기능 도입과 함께 본격화했다. 이는 사소한 행동일 수 있지만 생각보다 큰 효과를 낳았다. 회사에 따르면 해당 기능 도입 이후 지난 2024년 12월까지 감축한 일회용품의 수는 누적 84억개에 달한다. 이를 통해 3년(2022~2024년)간 인증받은 온실가스 감축량은 누적 약 7만톤 규모다. 해당 결과는 우아한형제들이 자체 개발한 방법론으로 측정한 수치다.김 팀장은 “고객과 함께한 친환경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감축량의 대외 공신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22년 친환경 성과를 측정하는 기준인 ‘일회용품 사용 억제 방법론’을 자체 개발했다”며 “일회용 수저·포크 안 받기 기능이 일회용품 생산 및 폐기와 관련한 온실가스 배출을 얼마나 줄이는지 산출하는 기준과 공식을 마련한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 탄소감축인증센터로부터 방법론 타당성에 대한 인증을 받아 공신력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단순히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을 넘어 배달 산업에서 친환경 선택이 자연스럽게 친환경 문화로 자리 잡아 배달업계의 새로운 표준이 된 의미 있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이런 선도적인 노력으로 불필요한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이고, 고객에게는 일상에서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가치 소비’ 경험을 제공했다. 업주파트너에게는 일회용 비품 구매 비용을 절감하는데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다회용기 배달로 플라스틱 디톡스 우아한형제들은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 활성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다회용기를 사용하면 플라스틱 일회용품 사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회사는 지난 2022년 서울시와 협약을 맺고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현재는 경기도와 인천 및 제주까지 그 영역을 넓힌 상태다.김 팀장은 “다회용기 서비스는 지자체와 운영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협업이 필수적인 만큼 충분한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며 “지자체는 업주와 소비자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아한형제들은 기능 개발과 가맹점 노출 확대, 서비스 운영 지원은 물론 홍보·프로모션을 통해 다회용기 이용 활성화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우아한형제들은 올해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 가능 지역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김 팀장은 “서울 기준 다회용기 배달 가능 지역은 지난 2024년 15개구에서 2025년 20개구까지 늘었다”며 “올해는 강북·도봉·노원·구로·금천구를 포함한 서울 전역으로 서비스를 넓히고, 제주·천안시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더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천안시 내 다회용기 스마트 세척 시설도 새롭게 구축된다.김 팀장은 인터뷰 내내 “우아한형제들은 환경에 진심”이라고 했다. 미래세대를 위해 ‘환경을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회사의 환경 비전으로 내세운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회사는 지난 2022년 환경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지속가능경영 전반으로 영역을 넓혀 전략을 수립·이행해 나가고 있다.김 팀장은 “우아한형제들은 체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 및 관리하고 있으며, 이를 이해관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며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또한 지속 가능한 패키징과 플라스틱 감축 이슈는 지속가능경영 전략 과제의 주요 주제로 반영해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우아한형제들이 이런 ESG 활동을 펼치는 궁극적인 이유는 모든 이해관계자가 함께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배달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함이다. 김 팀장은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서는 배달 산업의 밸류체인 등 전반에서 긍정적인 사회·환경적 영향을 극대화하고, 부정적인 부분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기업·정부·소비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우아한형제들은 변화하는 산업 환경과 높아진 사회적 기대 속에서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더 신뢰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사회·환경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이해관계자와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 실현을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26.04.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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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땅에서 문화재 나오면 낭패?...이유 살펴보니 [백세희의 컬처&로(LAW)]

전문가 칼럼

공사를 하다가 땅에서 도자기 조각 같은 것들이 나와서 공사가 중단되었다는 소식이 종종 들린다. 중단도 당황스러운데 돌멩이 발굴 비용까지 내야 한다고 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땅주인의 글이 올라오고, ‘’이게 말이 되는 이야기냐며 편들어 주는 댓글이 주르륵 달린다.경주처럼 일국의 수도로서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는 말마따나 ‘맨땅에 삽만 대면 문화재가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소규모 공사를 하다가 그릇 조각이라도 나오게 되면 그냥 조용히 덮어버리고 만다는 괴담(?)도 종종 들려 온다.내 땅에서 토목·건축 공사를 하는 도중에 문화유산이 발견되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우리 법은 어떻게 정하고 있을까.‘사업 시행자’가 발굴 비용 부담, 보상·포상금도 없어우선 관련법으로는 ‘매장유산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이하 매장유산법)이 있다. 위 법상 토지 또는 건조물 등의 부지에 매장되어 있거나 수중에 분포되어 있는 문화유산을 ‘매장유산’이라 부른다. 건설공사를 하다가 발견되는 문화유산이 바로 위 법의 적용을 받는 매장유산이다.그냥 조용히 넘어가면 어떨까? 동법 제17조는 신고 의무를 정하고 있다. 공사 중 매장유산이 나오면 시행자는 그 사실을 신고해야만 한다. 신고하지 않고 덮어버리거나 없애버리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공사를 중지하지 않으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매장유산법’ 제11조 제1항 본문은 원칙적으로 매장유산이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지역(유존지역)의 발굴을 금지하고 있다. 동항 단서에 의해 허가 등을 얻은 예외적인 때에만 인정할 뿐이다. 문제의 발굴비용 부담은 동조 제3항이 정하고 있다. 발굴 허가를 받은 해당 공사의 ‘시행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명백히 정해놓았다. 이처럼 법에 의할 때 비용 부담의 주체는 사업의 ‘시행자’이지, 토지의 ‘소유자’가 아니다. 시행자와 소유자가 다를 때는 오직 시행자만이 발굴비용을 부담한다. 그런데 큰 빌딩·아파트·오피스텔을 짓는 경우가 아니라, 작은 필지의 토지에 내가 살 주택을 짓거나 증축, 저층 상가건물을 건축하는 등의 소규모 공사를 생각해보자. 대부분 땅 주인이 건축물을 소유하는 건축주임과 동시에 인·허가 신청과 자금 조달 등 사업의 주체인 시행자가 된다. 요컨대 작은 공사는 소유주가 곧 시행자인 셈이다. 나아가 아파트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는 형식적으로 조합이 시행자이지만 실질적인 비용 부담은 조합원, 즉 소유자들에게 있다. 그래서 SNS에는 땅주인만 손해라는 글이 종종 발견되는 것이다. 시행사 법인이 오피셜 계정을 통해 시행사만 손해라는 푸념을 올릴 것 같지는 않으니 말이다. 건설공사 중 발굴된 문화유산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가의 소유로 귀속되고, 보상금이나 포상금도 지급되지 않는다. 이는 ‘매장유산법’ 제20조와 제21조가 정하고 있다. 제11조 제1항에 따라 발굴될 매장유산은 보상금 지급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 어떤 경우에 보상·포상금이 지급될까? 건설공사 중 발견이 아닌 상황을 상상해 보자. 어부가 바다에서 그물을 걷다가 고려청자를 발견한 때, 바로 그런 경우 어부는 보상 또는 포상을 받을 수 있다. 불만은 결국 헌법재판소로…‘합헌’ 판단발굴비용도 내가 부담하고, 내 땅에서 나왔는데 보상금도 받지 못하니 당사자는 억울할 수 있다. 개인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위헌적인 법이 아닌지에 대한 심판을 구하기에 이른다. 위헌심판형 헌법소원이 제기된 것이다. 구 ‘문화재보호법’이 위헌인지에 대한 심판이었다. 헌법재판소는 7대 2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헌법재판소 2010. 10. 28.자 2008헌바74 결정) 다수의견은 공사 과정에서 매장문화재의 발굴로 인하여 문화재 훼손의 위험을 야기한 사행자에게 원칙적으로 발굴 경비를 부담시키는 것은 개발로 인한 무분별한 발굴로부터 문화재를 보호하는 것이어서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방법도 적절하다고 보았다. 나아가 발굴비용 확대는 계획단계나 자금의 조달 과정에서 위험요인의 하나로서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행자가 발굴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더는 사업시행에 나아가지 아니할 선택을 할 수도 있으며, 예외적으로 국가 등이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완화규정도 있어 과도한 침해로 보기 어렵다는 결정이었다. 이른바 ‘원인자 부담의 원칙’을 확인한 것이다.다만 재판관 2인의 반대의견도 있었다. 국가가 직접 또는 대행자를 시켜 발굴하는 것은 국가의 문화재 보존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것으로서 허용된다고 할 것이나, 그 비용을 건설공사 시행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재산상 부담을 지워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는 이유였다. 공사를 강제로 중단케 하고 국가가 발굴하는 것까지는 문제 없지만, 비용까지 사인에게 부담케 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취지이다.법이 명백히 존재하는 상황이니 개발을 준비하는 개인으로서는 주어진 제도 내에서 최대한의 위험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토지의 정보를 꼼꼼하게 살피고 지원 제도를 알아봐야 할 것이다.토지의 정보와 관련해서는 매장유산 유존지역으로 이미 지정된 곳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매장유산법 시행령’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문화유적분포지도, 진단보고서 등에 유존지역을 표시하고 이를 국가유산청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공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토지 개발을 앞선 이들이라면 먼저 이들 정보를 확인해 볼 일이다. ‘매장유산법’ 제11조 제3항 단서는 건설공사로 인한 발굴에 사용되는 경비는 예산의 범위에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할 수 있다고 정한다. 국비 지원 대상 공사는 단독주택으로서 건축물의 대지면적이 792㎡ 이하인 건설공사나, 개인사업자가 자기 사업에 쓰려고 만드는 건축물의 연면적이 264㎡ 이하이면서 동시에 그 대지면적이 792㎡인 소규모 공사 등이 해당된다. 이와 같은 정보를 통해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길 바란다.백세희 법률사무소 아트앤 대표변호사

2026.04.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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