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김치·마늘 냄새라던 K스멜의 반전…‘K퍼퓸’ 차세대 성장 축으로 뜬다
- 한국적 냄새, 매력적 스토리텔링으로 글로벌서 급부상
코스맥스·한국콜마 한국만의 ‘K퍼퓸’ 개발 전면 나서
[이코노미스트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김치·마늘 냄새의 나라’로 대표됐던 한국이 이제는 ‘K-스멜’(Smell)로 주목받고 있다. K-뷰티가 글로벌 전역에 큰 인기를 끄는 가운데 한때 혐오의 대상이던 ‘한국의 냄새’가 글로벌 시장에서 매력적인 정체성으로 읽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냄새 찾는 외국인
4월 14일 서울 홍대입구에 위치한 K-향수 편집숍 ‘퍼퓨라운지’ 플래그십스토어. 약 300여 개 국내 향수 브랜드가 모인 이 공간에 들어서자 갈색 머리카락의 외국인이 눈에 띄었다. 직원 설명을 들으며 여러 향을 맡아보던 이 고객은 K-향수 브랜드 슬라이의 ‘오르차타’를 구매했다. 오르차타는 짙은 화장품 냄새가 아닌 우리네 누룽지 사탕을 연상시키는 고소하고 달콤한 향을 갖고 있다. 그는 “한국적인 분위기가 느껴져서 구매했다. 이 향을 이번 여행의 기억으로 남기고 싶다”고 했다.
퍼퓨라운지는 시향과 체험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K-향수 전문 공간이다. 단순히 제품을 진열하는 방식이 아닌, 향의 원료와 스토리텔링을 함께 전달한다. ‘설악향나무’ ‘서울한강’ ‘담양대나무’처럼 지역성과 자연을 담은 향이 특히 인기다. 퍼퓨라운지 관계자는 “향수를 경험으로 소비하고 소장하려는 외국인 고객이 많은 편”이라며 “한강이나 설악·제주 등 방문했던 지역의 향을 추억하기 위해 한꺼번에 여러 병을 구매하는 고객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젠지세대의 향을 고르는 기준이 달라지면서 퍼퓨라운지 역시 시향과 체험 중심으로 꾸렸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과거만해도 고객들이 플로럴·머스크·시트러스처럼 익숙한 향을 찾았다면 이제는 ‘장면’과 ‘기억’이 소비의 기준이 된다”며 “서울 골목의 공기와 한옥의 나무 냄새처럼 향이 제품을 넘어 하나의 콘텐츠로 소비되는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4년 한국 화장품 수출은 약 100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향수 비중은 3~4% 수준으로 비중은 작지만 성장 속도는 가장 빠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 기준 향료·향수류 수출은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향수 수출액은 약 3억8640만달러로 40% 가까이 늘었다. 주요 품목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올해 들어 상승세가 더 가파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향수 수출액은 652만달러로 집계 이후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2월에도 624만달러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600만달러를 넘었다. 단순 반짝 증가가 아니라 구조적인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K-스멜 개발하는 ODM사
K-퍼퓸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 글로벌 화장품 ODM(연구·개발·생산) 기업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단순히 향을 조합하는 수준을 넘어 한국적 소재와 스토리를 반영한 ‘콘셉트 설계’ 단계부터 개입하는 방식이다. 브랜드가 요구하기 전에 먼저 트렌드를 정의하고 향을 제안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한국콜마는 글로벌 화장품 박람회에서 자체 개발한 8종의 향을 선보였다. ▲서울 포레스트 ▲태백 스프링 ▲제주 브리즈처럼 실제 원료와 환경을 반영해 향을 설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제주 브리즈는 제주 해안의 바람과 식생을 반영해 짠내와 풀향을 동시에 구현하는 방식이다. 현장에서는 러시아와 베트남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며 수출 계약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센서리라운지’를 구축해 향 개발 방식도 바꿨다. 고객사와 연구원이 같은 공간에서 향을 시향하고 바로 수정할 수 있는 구조다. 과거에는 샘플을 주고받으며 수 주에 걸쳐 조정했다면 이제는 현장에서 즉각 피드백을 반영한다.
코스맥스는 전통 향 복원에 집중하고 있다. 2016년부터 ‘센트리티지’ 프로젝트를 통해 ▲안동서원 배롱나무꽃향 ▲음성 송연먹향 ▲제주 문방오우 석창포향 등 총 21종의 향을 재현했다. 원물을 훼손하지 않고 향을 포집해 자연 상태의 향을 최대한 그대로 담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최근에는 적용 범위도 넓어졌다. 국가유산진흥원 및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협력해 궁궐 향기를 콘텐츠로 개발하고 있다. ▲창경궁 앵도향수 ▲덕수궁 오얏향수 등이 특정 장소의 계절과 공간을 향으로 풀어낸 사례다.
업계에서는 ODM사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브랜드가 단순 제품을 넘어서 ‘스토리’를 요구하면서 향을 설계하는 단계부터 기술 기업의 개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ODM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향 하나에도 배경과 서사가 있어야 경쟁력이 생긴다”며 “한국적인 소재와 경험을 어떻게 향으로 구현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향수는 방한 외국인의 주요 쇼핑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쇼핑 품목 중 향수와 화장품 비중은 68%를 넘었다. 글로벌 향수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가 잇따라 서울 핫플레이스에 들어서는 배경이다.
업계는 K-퍼퓸을 K-뷰티의 다음 성장 축으로 보고 있다. 스킨케어 중심에서 감각과 경험 중심으로 소비가 이동하면서 향의 역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향을 통해 브랜드를 기억하는 시대”라며 “한국적인 소재와 공간, 이야기를 담은 향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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