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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conomist magazine

K스타일 일본을 홀리다
“韓 아이돌처럼 되고 싶어요”...일본 몰아친 K-뷰티 열풍

유통

한국 화장품(K-뷰티)이 일본 열도를 뒤흔들고 있다. 한국 대중가요(K-팝)와 콘텐츠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본으로 유입되면서, 이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한국을 경험한 일본 소비자들이 K-뷰티에 열광하고 있다.

2025.04.21

4분 소요
창업가의 ‘찐친’이자 조력자…이준표 SBVA 대표를 만나다[이코노 인터뷰]

CEO

창업가에서 벤처캐피탈(VC) 대표로, 또 다시 창업가의 ‘찐친’이 된 인물이 있다. 바로 SBVA를 이끄는 이준표 대표의 얘기다. 그는 스타트업에게 단순히 돈을 대는 투자자를 넘어 시장을 함께 분석하고, 고민하며 꿈을 현실로 만드는 과정의 조력자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4월 3일 이 대표를 만나 그의 투자철학과 방향성에 대해 들어봤다.창업가에서 투자자로, 다시 창업가의 친구로이 대표는 창업가 출신 VC 대표다. 카이스트 전산학과를 중퇴한 그는 대학 재학 중 2001년 에빅사를 창업해 LG데이콤(현 LG유플러스)에 매각했고, 다시 2007년 엔써즈를 창업해 미국 기업에 매각했다. 이 대표와 SBVA의 인연은 이 때부터 시작됐다. 두 회사 모두 SBVA의 투자를 받았고, 창업가와 투자자 관계로 처음 만난 지 약 20년이 넘었다. 이 대표는 “SBVA와는 어마어마하게 오래된 관계”라면서 “두 번째 창업한 회사였던 엔써즈를 매각한 뒤, (SBVA 측에서) 투자자로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이 왔다”고 말했다. 이후 “원래는 1~2년 정도만 투자자로 일을 같이하고 또 창업할 생각이었지만, 기업인의 성장을 도와주는 것도 너무 재밌었다”고 회상했다.이후 이 대표는 VC에서 투자자로 일한 지 10년이 훌쩍 넘었다. 그는 창업가들에게 단순 재무적 투자자가 아닌 조언자이자 전략 실행 파트너, 그리고 때로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동료로 다가갔다.이 대표는 “벤처 투자는 주식 투자가 아니라서 긴 호흡으로 흘러가기에, 창업가가 에너지를 잃지 않도록 돕는 것이 제가 할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때로는 ‘밥은 먹고 다니세요?’라는 말이 더 힘이 되는 법”이라며 “가끔은 기업 대표를 만나 사업이나 매출 등의 얘기는 하지 않고, 그저 밥을 먹고 헤어질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이 대표는 단순 자금 지원이 아닌, 투자한 기업의 성공 전략도 함께 고민한다. 이를 위해 그의 화려한 인적 네트워크도 활용된다. 오픈AI 창업자인 샘 알트먼과의 개인적인 인연을 우리나라 AI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에 활용한 사연도 흥미롭다. 이 대표는 “샘 알트먼이 과거 와이컴비네이터(Y Combinator)에 있을 때부터 친분을 쌓았다”면서 “이 같은 인연을 토대로 지난해엔 샘이 우리나라의 AI 스타트업 10곳을 오픈AI에 직접 초청해 줬고, 저 또한 중간에서 조력자 역할을 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국내에선 보기 힘든 전략적 협력 사례도 만들어냈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콘텐츠 번역 기업인 아이유노는 기술력에 더해, SBVA의 전폭적인 지원을 토대로 현재는 ‘유니콘’ 기업이 됐다. 이 대표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뜨면서 자막과 더빙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생각해 아이유노에 AI를 도입해 더 많은 물량을 더 짧은 시간에 번역하자 제안했다”면서 “이에 더해 미국‧유럽 경쟁사를 인수해 ‘글로벌 1등’이 되어보자고 동기부여를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엔 실현 가능성이 1%라며 갑론을박이 펼쳐졌지만, 결국 꿈은 현실이 됐고 한국인이 창업한 우리나라의 자막 회사가 SBVA의 투자를 받고 불과 3~4년 뒤에 글로벌 1등 기업이 됐다”고 했다. 성공한 스타트업은 ‘떡잎’부터 다를까…“대세는 ‘AI’”이 대표가 이끌고 있는 SBVA의 현재 운용자산은 약 2조5000억원이다. 대표적으로 AI 기업 루닛‧당근‧하이퍼커넥트를 비롯해 국내외 300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투자해 왔다. 최근 5년 동안 약 1조원 규모의 12개 펀드를 통해 ▲AI ▲에너지 ▲헬스케어 ▲핀테크 ▲에듀테크 등 다양한 산업 분야 110개 기업에 약 7920억원을 투자했다. 그렇다면 SBVA는 어떤 창업가에게 투자하는지 이 대표의 투자철학이 궁금해졌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돈을 좇기보다는 문제 해결을 위해 창업한 창업가, 즉 ‘미션 중심 창업가’에게 끌린다고 명쾌하게 대답했다. 대표적으로 SBVA가 투자한 당근마켓, 루닛이 이와 같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루닛의 경우 ‘나는 AI로 암을 정복하겠다’는 목표로 모든 자원을 투입하고, 투자 받고, 또 좋은 인력을 충원해왔다”면서 “이런 목표를 가진 창업가는 공통적으로 오래 가는 기업을 만들더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와 같은 마인드의 창업가들을 초기에 발견하면 훨씬 더 관심이 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최근 SBVA가 특히 주목하는 분야는 AI과 그 생태계다. 단순히 챗GPT와 같은 회사를 찾는 것이 아니라, AI 인프라‧반도체‧배터리‧로보틱스 등 AI가 활용되는 전 영역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 대표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스탠다드에너지’를 꼽았다. 스탠다드에너지는 에너지 저장 장치(ESS)에 최적화된 바나듐 이온 배터리(VIB)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회사다.이 대표는 “이처럼 한국에는 잠재력 있는 하드웨어 기업도 많다”면서 “스탠다드에너지는 잠재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보고 추가적인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마지막으로 그는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하기를 원하는 기업들의 동반자가 되겠다는 목표와 함께, 혹한기를 겪고 있는 스타트업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이 대표는 “큰 꿈을 가진 창업가들이 함께하고 싶은 동반자가 되고 싶다”면서 “아시아에서 성공하고 싶거나,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나아가려는 창업가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파트너가 되고 싶다는 것이 일관된 목표”라고 했다. 이어 “창업가들이 힘든 시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곱씹으며 버티다보면 좋은 시기가 올 것”이라고 조언했다.한편, 이 대표의 투자 철학과 창업가를 위한 조언 등의 혜안은 오는 5월 2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구 전경련회관)에서 열리는 제1회 ‘인사이트포럼’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세션2 ‘글로벌 성공 위한 혁신 전략’에 강연자로 나설 예정이다.

2025.04.22 08:00

4분 소요
금융사, 스타트업의 든든한 ‘키다리 아저씨’로 변신

은행

국내 금융사들이 스타트업의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금융사들은 핀테크‧인공지능(AI)‧데이터 등 분야의 유망 스타트업 성장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금융사의 사업‧서비스와 연계 가능한 기업을 발굴해 협업하며 미래 먹거리 마련에 나섰다. 키우고 협업하고…금융사 스타트업 자체 육성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주요 금융그룹은 각 사별 자체적으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금융사는 벤처캐피탈(VC) 자회사를 통해 스타트업에 금전적 지원을 하고, 멘토링·공간 제공·교류의 장 마련 등으로 생태계를 지원한다. 게다가 선정된 스타트업은 금융사와 협업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이점이다. 우선 KB금융은 지난 2015년부터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KB스타터스’를 운영 중이다. 현재까지 ‘KB스타터스’를 통해 육성한 스타트업은 301개, 누적 투자금액은 2267억원이다. KB스타터스 선정 기업 가운데 KB금융와 협업 결과물을 낸 대표적인 사례는 채팅 솔루션 기업인 ‘센드버드’다. 센드버드는 2016년 KB스타터스로 선정된 이후, KB금융의 디지털 플랫폼의 채팅 솔루션 ‘리브메이트’, ‘리브똑똑’ 등의 개발에 참여하며 인연을 이어갔다. 신한금융은 ‘퓨처스랩’을 통해 스타트업 지원에 다각도로 나섰다. 퓨처스랩은 2015년 금융권 최초로 출범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이다. 신한금융은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473개 기업을 육성했고, 누적 투자액은 1023억원 이상이다. 하나금융은 스타트업 성장 지원 프로그램인 ‘하나원큐 애자일랩'을 운영 중이다. 애자일랩을 통해 발굴한 스타트업 수는 190개로, 사업연계 136건, 투자연계 1742억원 등의 성과를 냈다. 하나금융이 보유한 다양한 채널·상품, 사업역량, 고객 등과 연계해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우리금융은 스타트업 협력 프로그램 ‘디노랩(DINNOlab)’을 운영 중이다. 우리금융 디노랩은 2016년 출범 이후 현재까지 총 184개의 스타트업을 발굴했고, 스타트업에 1752억원의 직·간접 투자도 진행했다. 디노랩 선정기업과 우리금융 계열사 간 협업 사례도 눈에 띈다. 우리카드는 작년 4월 트래블 테크기업 누아와 제휴해 여행특화서비스 ‘우리WON트래블’을 출시했다.농협은행은 2019년부터 ‘NH오픈비지니스허브’를 통해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성장을 지원한다. 이는 디지털 혁신기업을 발굴해 농협은행 및 범농협 계열사와의 협업과 투자를 지원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이다. 특히 농협은행뿐 아니라 범농협 계열사와 다양한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며 성장할 혁신기업을 모집한다. 이를 통해 2019년 부터 211개 업체를 선발해 성장지원 했고, 범농협 계열사가 협업해 113건을 지원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 또한 스타트업 지원에 진심이다. 기업은행은 ‘IBK창공’을 통해 혁신 창업기업 발굴·육성 강화에 나섰다. IBK창공은 2025년 3월 말 기준, 누적 1015개의 혁신 창업기업을 발굴·육성했다. 투자·투자유치·대출 등 금융지원은 총 2조3035억원, 멘토링·컨설팅 등 비금융지원은 총 1만3871건이다. “K-스타트업을 해외로”…징검다리 역할도금융사들은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도 하고 있다. KB금융은 ‘KB스타터스 싱가포르’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스타트업이 안정적으로 해외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시행 첫 해인 2022년 4개, 2023년 10개, 2024년 12개 스타트업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 받았다. KB금융은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시장 확장을 지원하고, 금융·테크 분야의 혁신 생태계 강화를 위해 올해는 프로그램 선발 규모를 전년보다 확대한다.신한금융 퓨처스랩 또한 인도네시아·베트남·일본 등에서 글로벌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퓨처스랩 11기 참여기업 모집에선 글로벌 분야를 신설하기도 했다. 신한금융의 글로벌 인프라 및 스타트업 육성 역량과 한국핀테크지원센터의 핀테크 생태계 허브 역량을 결합해 ‘K-핀테크 해외진출’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우리금융 또한 지난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 ‘디노랩 베트남센터’를 개설했다. 디노랩 베트남센터는 혁신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국내 스타트업의 동남아 진출을 지원하는 등 글로벌 테스트베드(Test-bed) 역할을 수행한다. 디노랩 베트남센터는 베트남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을 선발할 예정으로, 글로벌 데모데이도 계획 중이다. 기업은행 역시 해외 진출 지원에도 적극 나선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10월 독일 잘란트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유럽연구소 내 한·EU 협력동에 ‘IBK창공 유럽데스크’를 설치했다. 2023년 9월 ‘IBK창공 실리콘밸리데스크’ 개소에 이은 IBK창공의 두 번째 해외 거점이다. 글로벌 IBK 창공에 참여하는 기업은 현지 법인 설립 지원, 현지 맞춤형 기술 사업화, 판로개척 등의 서비스를 지원 받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가 지닌 금융·비금융 자원을 통해 유망 스타트업의 성장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상생의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특히 해당 기업들의 우수한 기술 및 비즈니스를 금융사와 함께 실증하는 등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5.04.22 07:01

4분 소요
“시드 다음이 없다”…끊긴 자금줄에 멈춘 스타트업 성장엔진

경제일반

벤처 생태계의 ‘자금 순환 고리’가 끊어지고 있다. 자금 조달 환경이 전방위로 경색되면서 초기 창업기업은 시작조차 어려워졌고, 성장 단계에 접어든 스타트업은 후속 라운드를 넘기지 못한 채 멈춰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업공개(IPO) 등 회수 수단도 막히면서, 시장 전체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 집행액은 총 11조9457억원으로, 전년(10조9133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투자금의 절반 이상인 6조3663억원(53.3%)이 창업 7년 이상 된 후기 기업에 집중됐다. 창업 3년 이내 초기 기업에 흘러간 자금은 2조2243억원(18.6%)에 그쳤다. 자금이 검증된 기업에만 쏠리면서, 창업 초기에 진입한 기업들이 사실상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자금 흐름이 끊기자 시장 전반에서는 위축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시드투자 이후 시리즈 A·B 구간에서 자금 유입이 급감하며, 검증을 마친 스타트업조차 확장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한동안 유지되던 인력을 줄이거나 사업 속도를 늦추는 선택을 하는 곳이 늘고 있다.검증된 기업만 살아남는 자금조달시장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시드부터 초·중기투자까지 전반적으로 투자가 얼어붙은 상황”이라며 “특히 시리즈 B 이후 라운드에서의 자금 조달은 거의 멈춰 있다”고 토로했다. 또 “외부 자금이 막히다 보니 적은 매출 흐름으로 버티는 기업이 많고, 때문에 내부 리소스를 최소한으로 줄여가며 시간을 끄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실제로 창업기업의 생존율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말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기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의 창업 후 5년차 생존율은 34.7%에 불과했다. 신생기업의 3곳 중 2곳은 5년을 넘기지 못하고 시장에서 퇴장한 셈이다. 이후 생존율은 더욱 떨어진다. 6년차 생존율은 31.0%, 7년차는 27.8%로 나타났다.한편 벤처캐피탈(VC)들도 보수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고금리와 글로벌 불확실성 탓에 미집행 투자금(드라이파우더)이 쌓여 있음에도 실제 투자 집행은 정체된 상태다. 일부 운용사는 기존 포트폴리오의 수익성 점검에 집중하며 신규 투자에는 사실상 ‘관망 모드’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VC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는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보다 얼마나 빨리 회수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졌다”며 “기술력이나 확장성보다 유동성과 수익 안정성이 우선시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모험자본 본연의 성격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올 정도”라고 덧붙였다.회수도 조달도 다 막혔다…벤처펀드 결성 급감자금을 회수할 출구가 막힌 점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높아진 상장 심사 분위기 속에 지난해 IPO 철회 기업 수는 30곳 이상에 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로 예비 유니콘 상당수는 상장 계획을 보류한 채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 여기에 매크로 환경의 악화로 공모 흥행을 자신할 수 없는 시장이 되면서, 회수 전략 자체가 장기 지연되고 있다.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벤처펀드 결성 자체가 크게 줄고 있다는 점이다. 자금 순환의 첫 단추부터 막히면서,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이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신규 벤처펀드 결성액은 10조5550억원으로, 2020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21년 17조8481억원을 정점으로 2022년 17조6401억원, 2023년 13조328억원으로 감소한 데 이어, 올해는 전년보다 다시 19% 줄었다.세부적으로 보면 민간 자본의 이탈이 뚜렷하다. 2024년 민간 출자액은 8조1324억원으로, 2년 전(2022년, 14조4450억원)보다 6조원 이상 줄었다. 개인 출자자의 참여 비중도 2021년 16%에서 올해 10% 수준으로 하락했다. 대기업 중심 출자를 제외하면 기관투자자(LP) 자금 유입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분석이 많다.정책 자금 비중은 상대적으로 늘었다. 정부는 모태펀드 예산 1조원을 조기 집행하고, 창업초기·지방 등 정책중점 분야 중심으로 출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그 결과 2024년 신규 결성된 벤처펀드 중 공공부문 출자 비중은 23%로, 전년(16.7%) 대비 6.3%포인트(p) 늘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전체결성 규모가 줄어든 상황에서 정책 자금만으로 시장을 떠받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시장에서는 일시적인 자금 공급보다 스타트업의 성장과 회수가 연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 자체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창업 이후 일정 단계 이상 진입한 기업에 대한 ▲연속적 자금 지원 ▲모태펀드의 회수 기간 다양화 ▲상장 심사의 유연화 등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제언이다.업계에서는 지금 필요한 건 더 많은 창업이 아니라, 창업 이후 버틸 수 있는 환경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성장 가능성을 입증해도 후속 자금이 끊기고, 회수 수단도 제한적인 구조에서는 기업 스스로의 생존만이 유일한 전략이 되고 있는 까닭이다. 자금 유입과 회수의 경로가 함께 막힌 지금, 스타트업 생태계가 다시 순환 구조를 회복하기 위해선 구조적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2025.04.22 06:00

4분 소요
권승택 하나증권 ECM 본부장 “IPO, 사업성보다 중요한 것은 ‘내부통제’”

증권 일반

기업금융(IB) 시장에서 증권사의 경쟁이 치열하다. 저마다의 강점과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 중인 증권사들은 최근 들어 기업공개(IPO) 관련 조직을 확대하며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IPO 본부장 대전(大戰)’에서는 격전지로 떠오른 IB 시장의 최전선을 진두지휘하는 증권사 IPO 본부장들을 만나 전장(戰場)의 한복판을 들여다본다. “IPO를 진행하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내부통제’입니다.”권승택 하나증권 주식발행시장(ECM) 본부장은 최근 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전 준비 단계서부터 내부통제 정비를 하고, 좀 더 좋은 기업들을 시장에 진입시켜 자본시장을 선진화하는 게 저희 미션 중 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사업성이 아무리 좋아도 내부통제 이슈가 많으면 사실, 상장을 해도 문제다”라며 “대표이사의 마인드가 엉망이거나, 자본시장의 흐름에 부합하지 않거나, 상장 이후에 소액 주주들에 대해서 무관심하면 결국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에서 투자를 외면을 받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심사 단계에서부터 내부통제 이슈가 많으면 심사가 통과되기 어렵다”며 “주관사에서 ▲내부통제 정비 ▲대표이사의 마인드 세팅 ▲회사의 지배 구조 등에 대한 조언을 제공할 수 있고, 올바른 방향으로 서로 소통해 나가면 심사 통과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전에 내부통제 정비를 잘해서 한국거래소 심사 승인율을 높게 유지하고 있는 것은 IPO 진행 과정에서 하나증권이 가진 강점으로 꼽힌다. 권 본부장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한국거래소 심사 승인율이 한 70~80% 정도였다”며 “10개의 기업이 거래소에 심사를 청구하면 2~3곳은 심사에 탈락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 조금 더 심사 기조가 강화되면서 심사 승인율이 거의 70% 밑으로 떨어진 경우도 있다”며 “반면 하나증권은 평균적으로 심사 승인율이 85~90% 정도”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즉, 10개의 기업이 심사 신고를 하면 1곳 정도만 탈락하는 셈이다. 권 본부장은 지난 1995년 하나증권의 전신인 보람증권에 입사한 후 10여년간 관리 파트에서 역량을 쌓았다. 이후 올해로 20년째 하나증권 ECM 분야에 몸담아 온 베테랑이다. 권 본부장이 처음 IPO 업무를 맡을 당시만 해도 하나증권은 1년에 한 건 정도의 딜을 완수하는 데 그쳤다. 이후 하나증권이 조금씩 IPO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건 2016년부터다. 앞서 2012년도에 일본 기업 국내 상장에 이어 2013년도에 ‘애니팡’으로 유명한 모바일 게임 업체 선데이토즈(현 위메이드플레이)를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한 게 업계에서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당시 하나그린스팩이 선데이토즈와 합병한 뒤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스팩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 권 본부장은 “그때부터 ‘하나증권이 스팩 합병을 잘한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스팩 합병 상장을 하려고 하는 회사들이 저희 쪽하고 많이 컨택을 했었다”며 “지금도 스팩 합병 상장으로는 하나증권이 업계 1위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권 본부장은 스팩 합병 상장 업계 1위 타이틀을 넘어 하나증권의 새로운 도전을 그리고 있다. 그는 “중장기적인 목표로 대기업 IPO 마케팅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이러한 일환으로 하나은행 영업점과 부서와의 컬래버(협업)에 좀 더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전준비‧전문성‧협업 강화…“올해 보수적 시장 접근” 이에 더해 외부 전문 인력도 계속 영입할 계획이다. 그는 “이직 등 다양한 이유로 하나증권을 비롯해 최근 몇 년간 증권업계 IPO 인력 이동이 있었다”며 “하지만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정도로 전문 인력을 지속적으로 영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 인력 영입 노력은 실제 기술 평가 등 IPO 진행 과정에서 고객사들에 호평을 받으며 빛을 발하고 있다. 일례로 2023년 면역항암제 개발기업인 지아이이노베이션 상장 당시 하나증권은 NH투자증권과 공동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권 본부장은 “당시 바이오 전공을 한 기술 평가 기관 출신 인력이 기술 평가를 세 번이나 연속으로 잘 받을 수 있게 할 정도로 대형사보다는 그 부분에 있어 회사의 신뢰를 많이 얻은 사례가 있다”며 “기술 평가 위원들의 관점 등에 대해서 잘 이해를 하고 있다 보니 기술 평가를 진행하는 기업들에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역량 등을 바탕으로 하나증권은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대어로 꼽힌 HD현대마린솔루션, 에이피알(APR) 등의 대형 IPO 공동 주관사로 참여해 성공적으로 딜을 완수했다. 하나증권은 APR의 경우 자기자본(PI) 투자에도 참여, 20억원을 투자해 150억원의 투자 수익을 올리는 성과도 얻었다. 다만 아쉬운 점도 남았다. 권 본부장은 “스팩 합병 상장은 매년 3건씩 잘하고 있는데 최근 몇 년간 주식시장이 계속 빠지면서 저희가 발기인으로 출자한 지분에 대한 평가손실이 계속 발생했다”며 “APR이나 HD현대마린솔루션으로 많은 수익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평가 손실 금액이 좀 더 커서 실적이 조금 아쉬웠다”고 짚었다. 이에 권 본부장은 최근 정치·경제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보수적으로 시장에 접근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스팩 합병 상장이 됐든, 공모 상장이 됐든 ‘기업가치를 굉장히 보수적으로 산정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게 올해 가장 고민해야 될 전략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발 관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시장이 하락할 거라는 우려 때문에 공모 상장을 하게 되면 기관 투자가들도 수요예측에서 굉장히 보수적으로 접근을 할 것”이라며 “또 스팩 합병 상장에서는 재작년처럼 상대 회사의 기업가치를 높게 산정해서 수익가치를 공격적으로 잡아주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은 좀 지양해야겠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권 본부장은 올해 하나증권이 진행하는 주요 IPO 딜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보였다. 하나증권은 진행 중인 7~9개 정도의 주요기업이 올해 하반기께 상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그중에서도 2곳의 상장을 의미 있는 딜로 꼽았다. 권 본부장은 “1개 회사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인데 올해 이익이 한 100억원 정도 날 것 같다”며 “올해 하반기 12월쯤 상장 예정으로 의미 있는 상장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네슬레 그룹이 최대주주로 있는 알츠하이머 등 뇌 질환 신약 개발회사 세레신에 일부 투자업무도 들어갔다”며 “하반기에 시장에서 관심을 가질만한 딜로 보고 있다”고 기대했다.

2025.04.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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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 ‘흰 쥐’ 사라질까…美 FDA, 동물실험 대체 권고

바이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최근 신약 개발에 필요한 동물실험을 줄이겠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동물실험을 다른 기술로 대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로는 유사장기(오가노이드)와 인공지능(AI) 기술 등이 꼽힌다. 미국 FDA는 이런 기술로 인해 신약 개발 기업이 연구개발(R&D)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신약 개발 기업이 동물실험에 투입하는 비용을 줄이면 치료제의 가격도 낮아질 수 있다. 美 FDA “동물실험 단계적 폐기”미국 FDA는 10일(현지시각) 몇몇 생물의약품을 평가할 때 동물실험을 다른 방법으로 단계적으로 대체하겠다고 발표했다. 동물실험을 대신할 방법으로는 컴퓨터 모델링과 AI 기술, 실험실에서 배양한 오가노이드, 사람의 장기와 유사한 장기 칩을 제기했다.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환자들이 투약한 약물이라면 별도의 동물실험을 요구하지 않고, 앞선 임상시험 결과를 참고할 것이라고도 했다. 미국 FDA가 이런 지침을 발표한 이유는 그동안 동물실험에 쓰이는 실험동물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동물실험은 교육과 시험, 연구 등 특정 목적을 위해 실험동물을 활용하는 시험이나 절차를 말한다. 흰 쥐를 비롯한 설치류와 영장류·조류·어류 등이 실험동물로 쓰인다. 문제는 실험동물로 쓰이는 설치류·영장류·조류·어류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우리나라에서만 2022년 기준 499만마리의 실험동물이 쓰였다. 실험동물이 실험 과정에서 받는 고통 중 가장 높은 등급인 E등급 실험에 쓰인 실험동물의 비중도 매년 증가해 같은 해 50%에 육박했다.약물을 개발할 때 동물실험이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도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사람과 동물은 종이 다르기 때문에 동물실험에서 나타난 약물의 여러 효능이나 부작용이 사람에게서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 기업이 개발한 탈리도마이드가 대표적이다. 탈리도마이드는 1960년대에 팔린 입덧방지제다. 동물실험에서 별다른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탈리도마이드의 판매 이후 이 의약품을 복용한 임산부 상당수가 기형아를 출산했다.미국에서 동물실험을 다른 방법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3년 전 미국 FDA 현대화법(Modernization Act)이 통과되며 기업은 약물의 안전성과 유호성을 심사할 때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방법을 활용해 자료를 제출할 수 있게 됐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지난해 동물실험을 대체하고 R&D 방법을 혁신하기 위해 신규 프로그램 Complement-ARIE(Animal Research In Experimentation)를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은 동물실험 외 방법으로 약물과 질병의 작동 방식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된다.마틴 A. 마카리 미국 FDA 국장은 “기업들은 특정 약물이 이미 사람을 대상으로 많이 쓰였더라도 추가적인 동물실험을 수행해 왔다”라며 “이번 지침이 약물 개발과 평가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했다. 이어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컴퓨터 모델링, 사람의 장기를 유사하게 구현한 모델을 활용한 실험,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특정 약물이 쓰인 여러 자료를 활용해 환자에게 빠르게 안정적으로 안전한 치료제를 제공할 수 있다”라며 “이를 통해 의약품 개발에 필요한 R&D 비용은 물론, 치료제 가격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국내 기업들도 동물실험 대체에 관심…현실화는 아직미국 FDA가 약물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다른 방법으로 대체하려는 모습을 보이자 우리 기업들도 이런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 규제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발맞춰 제도를 정비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신약 개발 기업 중에서는 기술 이전 및 미국 진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 FDA 규제 변화에 촉각을 기울이는 기업도 많다. 실제 북미와 유럽 등 신약 개발이 활발한 지역에서는 이미 동물시험을 다른 방법으로 대체하기 위해 제도를 손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15년 전 일찍이 실험동물보호지침을 제정·시행했다.다만 우리나라에서 동물실험을 다른 방법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기업들이 동물실험을 대체할 다른 방법을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 규정이 현실화 하려면 이런 대체시험이 활성화될 수 있는 제도가 받쳐줘야 한다. 국회에도 대체시험과 관련한 법안이 여럿 발의된 상태다. ‘동물대체시험법의 개발·보급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안’과 ‘동물대체시험법의 개발·보급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이 있다. 식약처도 지난해 세포기반시험, 미세생리시스템, 바이오프린팅 등으로 독성자료를 제출하도록 허용했다.해당 법안들이 제정되면 대체시험을 도입하려는 기업은 물론 대체시험을 제공하는 우리나라 기업의 사업 환경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가노이드를 비롯해 동물실험을 대체할 R&D 기술을 연구하는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오가노이드는 폐·간·뇌 등 사람의 장기와 유사한 형태의 3차원(3D) 조직을 줄기세포로 만든 것으로 동물실험을 대체할 대체시험으로 꼽힌다. 정부는 2년 전 오가노이드를 국가첨단전략기술로도 지정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세라트젠, 티앤알바이오팹, 그래디언트 등이 오가노이드와 관련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25.04.2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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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노이드부터 AI 기술까지…동물실험 대체 기업 어디

바이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약물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수행됐던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동물실험은 설치류와 영장류·조류·어류 등 실험동물에 약물을 투여해 약물의 독성을 비롯한 여러 특성을 미리 살펴보는 것을 말한다. 신약을 비롯한 의약품은 설치류나 영장류로 동물실험을 진행해 약물의 독성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사람과 유전자가 비슷한 동물에게 미리 약물을 투여해 시험해 효능이나 부작용을 짐작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 단계를 거쳐야 사람에게 해당 약물을 투여할 수 있다. 세계 각국에서 동물실험 대체 방안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관련 기술을 개발해 온 기업들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오가노이드·AI 기술로 동물실험 대체미국 FDA는 동물실험의 단계적인 폐지를 발표하며 동물실험을 대체할 방법을 함께 제시했다. 동물실험을 대신할 방법으로는 컴퓨터 모델링과 AI 기술, 실험실에서 배양한 유사장기(오가노이드), 사람의 장기와 흡사한 장기 칩이 있다. 이 중 오가노이드는 폐·간·뇌 등 사람의 장기와 유사한 형태의 3차원(3D) 조직을 줄기세포로 만든 것이다. 정부는 오가노이드 기술을 국가첨단전략기술로도 꼽은 바 있다.우리나라에서는 오가노이드사이언스·티앤알바이오팹·그래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 등이 오가노이드와 관련한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신약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자체 개발한 오가노이드 기술로 약물의 특성을 평가하는 신소재평가솔루션 오디세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디세이는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상업화한 기술로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이 기술을 수출해 2027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구상이다.세계적으로 동물실험을 다른 방법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면 오디세이를 동물실험의 대체 방법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도 늘 것으로 기대된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이런 흐름에 발맞춰 장과 피부 등 특정 장기와 관련한 오디세이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폐암·대장암·췌장암 등을 치료할 수 있는 항암제와 특정 질병 모델에 오가노이드 기술을 적용해 약물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티앤알바이오팹은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피부, 간 등과 유사한 형상을 제작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3D 프린팅 기술 기업으로 출발했지만,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오가노이드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은 3D 프린팅 기술에 생명공학 기술을 접목한 것이다. 티앤알바이오팹은 앞서 이 기술로 ‘인공 기도’를 제작해 환자에게 이식한 경험이 있다. 바이오잉크를 별도로 개발해 3D 형상으로 구현된 세포가 손상되지 않도록 조처한 점이 특징이다.그래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는 암 환자에게서 얻은 800여 종의 오가노이드에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결합해 오가노이드 뱅킹 시스템을 구축했다. 암 환자의 유전 특성과 치료 이력 등에 따라 다양한 오가노이드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그래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는 대학병원과의 협력을 더 강화해 현재 구축한 오가노이드 뱅킹 시스템의 규모를 키워간다는 계획이다.그래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는 이 뱅킹 시스템에 AI 기술을 적용해 신약 개발 도구로도 사용한다는 구상이다.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선 어떤 물질이 신약으로 개발될 수 있을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항암제의 경우 약물이 암세포를 찾아가도록 길을 안내하는 표적(타겟)을 선정하기가 중요하다. 그래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는 오가노이드 뱅킹 시스템을 신약 개발 도구로 쓰기 위해 AI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오가노이드 뱅킹 시스템에 적용해 신약 타겟을 발굴하고 있다.이들 기업과 사업 협력을 추진해 동물실험 대체 흐름에 대응하려는 우리나라 바이오 기업도 많다. AI 신약 개발 기업 신테카바이오는 최근 그래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와 손잡고 동물실험을 대체할 연구개발(R&D) 체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신테카바이오는 제브라피쉬로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재핏과도 사업 협력을 체결했다. 제브라피쉬는 수정 후 5일째까지 동물로 여겨지지 않아 동물실험 규제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대체시험 당장 전환 아직…동물실험 병행동물실험은 신약뿐만 아니라 의약품, 농약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할 때 함께 진행된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동물실험이 지나치게 많이 수행된다는 지적은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그동안 동물실험이 약물의 독성을 미리 살펴보는 기회를 제공해 왔지만, 새로운 기술이 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란 목소리도 높아졌다. 오가노이드와 AI 기술도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새로운 기술들이다.하지만 기업들이 당장 이런 기술을 활용해 신약을 비롯한 여러 제품을 개발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이 당연하게 여겨졌을 뿐 아니라, 이를 다른 방법으로 대체했을 때 효과를 장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FDA가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앞으로의 방향성이 구체적으로 나온 것일 뿐 당장은 동물실험과 대체 방안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 한 임상 컨설팅 기업 대표는 “대체시험이 동물실험을 대체하려면 독성 및 효능과 관련된 측면에서 더 많은 자료와 사례가 필요하다”라며 “대체시험이 동물실험을 대신하기에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5.04.2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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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본부장’ 이은정, 시니어의 다음 삶을 설계합니다”[이코노 인터뷰]

은행

“‘하트’ 본부 이은정입니다!” 하나금융 시니어 특화 브랜드 ‘하나더넥스트’(Hana The Next)를 이끄는 이은정 본부장이 본인을 소개하는 말이다. 이 본부장은 브랜드의 앞 글자 ‘하’와 끝 글자 ‘트’를 따서 이와 같은 인사 문구를 만들었다. 환한 미소로 자신을 소개한 이 본부장은 “가족을 위한 종합 자산관리 솔루션은 사랑이라는 뜻을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시니어의 ‘다음’을 함께 설계하는 조직인사말에서도 드러나듯 이 본부장은 ‘은퇴’, ‘시니어’라는 조금은 무거운 단어를 ‘사랑’, ‘솔루션’ 등의 따뜻한 에너지로 바꿔내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지난 10월 ‘하나더넥스트’ 출범 이전부터 브랜드 확립을 위해 함께해 왔다. 최근 금융시장에서 시니어 손님은 핵심연령대로 떠올랐고, 자연스럽게 ‘손님이 원하는 니즈가 무엇일까?’를 논의하다 하나더넥스트를 출범했다. 하나더넥스트라는 브랜드명에도 이 같은 고민이 모두 들어있다. 이 본부장은 “시니어의 ‘넥스트 라이프’를 위한 솔루션, 그리고 ‘넥스트 제너레이션’인 다음 세대까지 자산을 물려줄 수 있는 안전한 솔루션을 제안하기 위해 하나더넥스트가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시니어’란 말 자체가 선호되지는 않는데, 브랜드명에 ‘넥스트’를 넣어 다음이 기대되도록 긍정적인 느낌을 냈다”고 설명했다.하나더넥스트는 ▲하나더넥스트 전략부 ▲PB 사업부 ▲리빙트러스트 컨설팅부 등 3개 부서, 총 75명의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시니어 고객의 은퇴 설계부터 상속·증여에 이르기까지 생애 전환기의 모든 문제를 함께 풀어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본부장은 “저는 하나은행의 평생 PB이자, 현재 하나더넥스트 본부장으로 ‘하트 본부’의 활성화를 위해 지원 중”이라며 “제 업무는 때로는 PB의 모습으로 손님과 만나기도, 하나 더 넥스트의 원활한 사업 진행을 돕는 도우미 역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하나더넥스트 출범 이후 이 본부장이 힘을 쏟은 부분은 직원들에게 ‘무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 이 본부장은 ‘3단 리플렛’을 직접 펼쳐보이며 설명을 이어갔다. 해당 리플렛에는 은퇴 셀프체크리스트, 은퇴 MBTI(성격유형검사) 등 손님이 직접 진단해볼 수 있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 본부장은 “하나더넥스트 출범 후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9%에 해당하는 직원이 ‘하나더넥스트가 무엇인지 모른다’고 답해 아쉬웠다”면서 “이에 직원에게도 손님에게도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3단 리플렛을 만들어 홍보했다”고 회상했다. 하나더넥스트의 은퇴 솔루션은 연금 자산·지출 패턴·기대 수명 등을 토대로 고객별 맞춤 설계를 제공한다. 기존의 자산관리는 퇴직연금 중심이었다. 하지만 하나 더 넥스트는 ▲유언대용신탁 시장을 주도하는 ‘리빙트러스트’ ▲초고액자산관리를 담당하는 ‘패밀리오피스’ ▲디지털 초개인화 솔루션인 ‘아이웰스’를 활용한 ‘토탈 자산관리 솔루션’ 등 맞춤솔루션을 제공한다.이 본부장은 솔루션을 고도화하기 위해 초고령화 사회를 먼저 경험한 일본의 사례도 참고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아무래도 고령화 사회를 먼저 겪고 대응해온 일본의 사례를 많이 참고하고 있다”며 “일본은 유언대용신탁 및 위험보장 관련돼 참고할 사항이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스미 트러스트(Sumi-Trust)와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유 없는 상담…30년 PB 명가 비결은 ‘선한 마음’하나더넥스트는 서울 곳곳에 위치한 라운지를 통해 손님과 직접 만난다. 서울 을지로를 비롯해 선릉, 서초 등 3개의 공간을 운영 중이다. 올해 상반기 내에 영등포 라운지도 새롭게 문을 연다. 각 라운지에는 일 평균 7~8명 정도의 손님이 방문한다. 금융사가 차린 이 상담 공간에서는 이례적이게도 상품 권유는 이뤄지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무료 은퇴 솔루션 상담과 함께, 금융·건강·취미·일자리 관련 세미나가 열린다. 강연 주제도 ‘와인 보는 법’, ‘챗GPT 활용법’처럼 실용성과 재미를 동시에 갖췄다. 이 본부장은 “라운지에서 상품권유는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손님들이 은행에 가면 펀드나 상품을 권유받을 것 같다는 압박을 느끼시게 될까 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은퇴 솔루션만 상담하는 라운지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하나은행은 1995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PB 비즈니스를 시작해 올해로 ‘PB 30주년’을 맞았다. 이에 하나은행이 30년간 PB 사업을 이어온 비결에 대해 묻자 이 본부장의 입에선 ‘선한 마음’이라는 의외의 단어가 튀어 나왔다. 그는 “선한 마음이 있어야 브랜드 자부심도 가질 수 있는 것”이라며 “지금 당장 뭘 하려는 마음보다 손님한테 필요한 것을 찾고 소통하고 공감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일 중요한 것은 자산관리 명가가 되기 위해선 손님이 찾아야 한다”며 “손님이 선택하고 인정하지 않으면 명가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2008년 PB 일을 시작한 이 본부장은 그간 ‘손님이 먼저 떠올리는 PB’, ‘영감을 주는 PB’가 되길 원했다고 회상했다. 이 본부장은 “상품을 권하기보다 시장 상황을 설명하고, 고객의 결정을 존중하는 태도를 유지해왔다”며 “그래서인지 실패한 투자 이후에도 저를 찾는 고객들이 계셨다”고 말했다. 또한 “손님으로 만난 한 기업체의 회장님은 늘 질문만 하고, 상품 권유는 안 하는 저를 ‘독특한 PB’라고 했다”며 “하지만 결국 저에게 중요한 건 손님이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일이었다”고 말했다.마지막으로 이 본부장은 ‘하나더넥스트’에 ‘퍼스트’, ‘베스트’, ‘넥스트’라는 수식어가 붙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이 본부장은 “최초이고 최고이고, 그 다음까지 함께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라면서 “참 많은 다양한 서비스, 좋은 서비스가 많아서 고민이 많다면 ‘하나더넥스트’ 하나만 기억해달라”고 했다.

2025.04.2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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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2번을 기회 2번으로 바꿨다”...7개국 34도시로 뻗는 K-호텔 테크 기술 [이코노 인터뷰]

산업 일반

“코로나 당시 안 힘들었냐고요? 정말 많이 힘들었습니다. 일본 매출이 가장 컸던 저희는 도쿄올림픽이 열릴 2020년이 빅점프의 해라고 생각했는데, 올림픽이 미뤄지고 관광 산업은 문을 닫으며 절망적이었죠. 하지만 버텼습니다. 버티니, 오히려 4~5성급 호텔들로부터 연락이 오면서 저희의 기술이 더 날개를 달았죠.(웃음)”위기를 기회로 만든 CEO가 있다. 바로 이웅희 H2O 호스피탈리티(H2O Hospitality, 이하 H2O) 대표다. 숙박 관련 IT기술 서비스를 운영하는 이 대표는 코로나 시기에 오히려 변곡점을 맞은 대형 숙박업들에게 기술의 중요성을 심었다고 전했다. 는 이웅희 H2O 대표를 만나 위기를 어떻게 기회로 만들고, 콧대 높은 글로벌 관광 산업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들었다. 그는 위기를 두 번 보았다. 가장 먼저 본 위기는 코넬대 호텔경영학 재학 시절, 실기 현장에서 본 아날로그식 호텔 현장 모습이었다. 그는 “예약부터 체크인, 체크아웃, 하우스 키핑까지 전부 수기로 진행되는 현장을 보며 놀랐어요”라며 “너무나 극단적으로 기술과 동떨어진 모습을 보며 호텔 산업의 위기를 느꼈고, 곧 이는 내가 나설 사업의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했어요”라고 말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글로벌 금융기관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던 그가 돌연 사표를 내고 관광 IT기술업에 뛰어 들을 수 있었던 원동력도 당시 느꼈던 ‘위기감’이 ‘강력한 기회’로 계속해서 남았기 때문이었다. 디지털 전환 필요성 느낀 대형 호텔들 그렇게 2015년 H2O를 창업한 그는 2019년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두 번째 위기를 보았다. 첫 번째 위기와 달리, 실제 그에게 닥친 위기였다. 최대 고객인 숙박업들이 문을 닫았다. 하지만 이 대표는 버티면 새로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3~4개월 동안은 살아남기에만 집중했고, 9개월이 지나자 대형 호텔들에게서 먼저 연락이 왔다. 코로나19로 위기에 봉착한 4~5성급 호텔들이 변화를 꾀하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 이 대표가 IT솔루션을 들고 찾아가도 설명도 듣지 않았던 대형 호텔들이 변한 것이다. “어떻게 하면 운영 효율을 올릴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고객을 직접 유치할 수있을까요 등을 물으며 대형 호텔들이 먼저 찾아왔어요. 디지털화하기 않아도 수익이 나던 대형 호텔들은 계속해서 아날로그식을 유지했는데, 코로나를 겪고 디지털화를 처음 고민한거죠. 그 고민의 해답은 H2O 솔루션이 제공했죠.(웃음)” 이 대표는 문의 오는 호텔들에게 DX 솔루션, ‘H2O 플로우(FLOW)’ 솔루션을 제안하며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스마트 체크인, 스마트 인게이지, 스마트 컨시어지, 스마트 CRS 서비스까지 총 네 가지의 모듈러 서비스를 모바일로 제공한다. 이 대표는 이 서비스를 이렇게 설명했다. “H2O는 일산화이수소, 즉 물을 뜻하잖아요. H2O 플로우 솔루션은 이용자가 체크인부터 체크아웃까지 물이 흐르듯 불편함 없이 서비스를 즐길 수 있어요.”체크인을 하려 긴 줄을 설 필요도, 하우스키핑을 신청하기 위해 외국어 사전을 찾아가며 전화기를 들 필요도 없게 된 것이다. 특히 호텔 측에서는 숙박객 관련 정보를 디지털화해 보유하게 된다는 장점을 얻는다. 고객 정보를 알면, 앞으로 해당 고객에게 더 필요한 서비스를 세밀하게 제공할 수 있고 관련 마케팅도 타 외부 업체를 통하지 않고 호텔 주체적으로 펼칠 수 도 있다. 이 같은 서비스의 편리함과 효율성이 알려지면서 고객사는 급격히 확대됐다. 국내 유명 5성급 호텔뿐 아니라 라테라스, 레고랜드와 같은 레저시설, 공항에도 H2O서비스가 도입됐다. 그 결과 현재 H2O는 7개 국가 34개 도시에서 솔루션을 운영하고 있다. 1년 6개월 간 중동 오가며 도전장 최근에는 기존 주요 사업국이던 일본, 동남아시아를 넘어 중동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중동 지역 국가들이 석유 산업을 대체할 새로운 먹거리 개발을 위해 ‘비전 2030’이라는 목표를 내세우는데, 이중 가장 적극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게 관광 산업이다. 이 대표는 이 같은 시점을 놓치지 않고 오일 머니가 모이는 중동 관광 산업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중동 사업과들과 계약을 맺기까지는 호흡이 굉장히 길어요. 저 역시 중동을 오간 지 1년 6개월이 흘렀어요. 이제야 성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어요.(웃음)”H2O는 지난해 UAE 아부다비투자진흥청(ADIO)과 ‘투자 지원 사업’ 계약을 맺으며 중동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아랍에미리트(UAE)의 호텔 컨시어지 테크 기업 ‘더 디지털 호텔리어’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중동 호텔에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이 대표는 보안성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호텔 이용객 데이터 프라이버시는 제일 중요해요. H2O는 정보 보안성에 대해 아주 철저하게 준비했어요. 가장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럽연합 보호 규정인 GDPR에도 맞췄고 미국 규정인 IOS에도 맞췄지요. 유럽 관광객이 많은 중동 호텔들이 믿고 저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이유죠.”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의 비전을 말했다. “여행 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는 세 개예요. 시설 오너, 시설 오퍼레이터(직원), 시설을 이용하는 관광객이죠. 저는 이 세 플레이어들이 과거, 지금 현재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기술로 더 즐거운, 더 효율적인 여행과 사업을 만드는 거죠. (웃음)”◆이 대표는 5월 2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구 전경련회관)에서 열리는 '2025 이코노미스트 인사이트 포럼'(EIF 2025)에서 K스타트업의 글로벌 전략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날 행사 세션4 ‘K스타트업 무대의 전환, 한국에서 세계로'에 패널로 참여한다.

2025.04.21 09:00

4분 소요
시니어 고객에 ‘러브콜’…은행권, 고령층 맞춤 전략 가동

은행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가운데 은행권은 ‘시니어 시장’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각 은행들은 관련 부서를 재정비 하거나, 특화 상품‧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일각에선 시니어 맞춤형 상품 출시뿐 아니라, 자금 조달 수단 다변화 등 은행의 중장기 로드맵 전략 또한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시니어 전담 TF 꾸리고…상품출시‧정보제공 ‘활발’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시니어사업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해 운영 중이다. 해당 TF는 은행을 주도로 그룹차원에서 계열사까지 참여한다. 대형 밴에 마련한 이동점포인 ‘KB 시니어라운지’도 고령층을 위한 서비스다. 국민은행은 2022년 7월부터 ‘KB시니어라운지’를 통해 고령층이 자주 찾는 복지관을 방문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장년 고객들이 주로 관심을 갖는 연금‧부동산 등의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자리도 주기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매월 셋째 주 수요일마다 ‘KB골든라이프 노후준비 웨비나’를 개최한다. 또한 중장년 은퇴‧자산관리플랫폼 ‘KB골든라이프X’를 전면개편해 금융정보 뿐만 아니라 건강관리‧생활정보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신한은행의 60대 이상 시니어 고객 규모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해당 고객 수는 2022년 약 659만명에서 2023년 약 703만명, 2024년 약 752만명으로 증가 추세다. 이에 발맞춰 신한은행은 내부 ‘시니어 TF’를 신설해 시니어 고객을 위한 상품과 서비스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은퇴 전후 세대에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는 ‘연금라운지’는 서울 노원·강남, 경기 일산·수원, 울산 등에서 운영중이다. 지난해 11월에는 50세 이상 고객의 건강과 일상을 점유하는 비금융 서비스 ‘신한 50+ 걸어요’도 출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말 기준 40만명 가입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비금융 서비스다. 이외에도 노령층을 위한 디지털 금융 교육센터 ‘신한 학이재’ 등을 통해 시니어 고객을 대상으로 한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하나은행은 지난 1월 자산관리그룹 내 ‘하나더넥스트본부’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시니어 손님을 위한 오프라인 상담 채널인 ‘하나더넥스트 라운지’는 현재 서울 을지로와 선릉, 서초에서 운영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 서울 영등포에 추가로 라운지를 오픈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시니어 전담 조직을 강화하기 위해 마케팅 부서에 ‘생애 주기 마케팅팀’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2022년부터 고령층 특화 점포 ‘시니어플러스’를 개설해 운영 중이다. 모든 영업점에 고령자전담창구도 운영해 노년층 특성에 부합하는 상담과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초고령사회 도래…수익성 감소에 은행 대응 중요”은행권에서 시니어 고객군은 이미 금융권에서 가장 핵심적인 연령대로 떠올랐다. 기존에는 ‘시니어’라는 용어가 70세 전후의 베이비붐 세대를 지칭하는 개념으로 쓰였다면, 최근에는 여유 있는 자산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소비활동을 하는 5060세대의 ‘뉴시니어’ 개념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시니어 고객의 경우 상대적으로 자산이 많고 금융거래가 큰 고객층으로, 오랜 기간 동안 축적한 저축‧부동산 자산‧연금 등으로 인해 고객 가치가 높다. 이들은 고부가가치 금융 서비스의 수요가 많아 PB 등에서 주요 고객군으로 분류된다. 은행 입장에선 시니어 고객을 통해 상속 자산 관리, 패밀리오피스 자산관리 등의 가족 단위 고객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도 이점이다. 은행 관계자는 “초고령사회에 본격적으로 접어들었으나 은퇴 시기는 큰 변화가 없는 현 시대에 자녀 세대에게 부담을 주기는 싫고, 디지털 기기의 사용이 비교적 자유로우며 여가와 건강에 관심이 많은 뉴시니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곧 미래 손님의 확보와 성장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고령화 사회로 변화된 인구 구조가 금융산업에도 파급 효과가 적지 않은 만큼 은행 차원의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제기된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구변화의 영향을 은행이 단기에 체감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사회와 경영진의 지속적인 관심 없이는 체계적인 대응이 어려울 것”이라며 “대출축소에 대비한 신규 수익원 발굴, 연금통장 유치 등을 통한 핵심예금 기반 강화, 자금 조달 수단 다변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또한 서 연구위원은 “부동산 소득화 수요에 대비한 역모기지론 등 관련 상품 경쟁력 제고해 나가고, 부동산 익스포저를 줄이기 위해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며 “시니어 고객의 비중이 늘어날 것이므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영업지원 기능을 강화하고 금융용어 정비 등 고령자 친화적인 영업환경도 조성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2025.04.21 08:01

3분 소요
'프랜차이즈 불모지'였는데...日 2030이 할리스·맘스터치에 열광하는 이유

유통

일본은 그동안 한국 외식 프랜차이즈에게 ‘불모지’로 여겨졌다. 지리적으로는 가까웠지만, 음식 문화에서는 양국 간 격차가 컸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은 미식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동시에, 입맛은 보수적인 편이라 외국계 업체들이 뚫기 쉽지 않은 시장이었다.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일본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K-컬처가 급속히 퍼지면서, 두터웠던 장벽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K-드라마와 K-POP에 열광하던 이들은 이제 한국 패션, 화장품은 물론 외식 브랜드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이러한 흐름을 정확히 포착한 브랜드가 바로 커피 프랜차이즈 ‘할리스’와 햄버거 브랜드 ‘맘스터치’다. 두 브랜드 모두 일본 핵심 상권에 매장을 열자마자 인기를 끌며, 말 그대로 ‘대박’을 터뜨렸다. 일본의 젊은 세대가 이토록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한국식 커피 전문점, 통(通)했다일본은 세계 4위, 아시아 1위의 커피소비 국가다. 일본의 경우 장인 문화 및 차 문화가 발달해 커피도 주로 추출식 아니면 드립커피를 선호한다. 커피 전문점 수도 한국보다 적고 내부 좌석 수도 많은 편은 아니다. 공간을 대여할 수 있고 빠르게 커피를 즐길 수 있는 패스트푸드 느낌의 국내 커피 전문점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셈이다. 이에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일본시장에 진출해 성공을 거두기는 매우 어려운 편이었다. 하지만 할리스가 그 벽을 깨고 있다. 할리스는 지난해 5월 오사카 난바 마루이 백화점 1층에 '난바 마루이점'을 오픈했다. 이 백화점은 오사카의 '만남의 장소'로 불리는 만큼 많은 젊은 층이 붐비는 곳이다. 결과적으로 할리스의 이 선택은 현재까지 성공적이다. 오픈 100일간 누적 방문객 수는 6만명을 넘어섰고 현재까지도 일본의 젊은 층들이 꾸준히 찾는 만남의 장소가 됐다. 이후 지난 3월에도 오사카 2호점 '혼마치점'을 오픈했고 일주일 만에 방문객 수 3000명을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할리스가 일본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요인은 '철저한 현지화'보다는 '한국식 커피 전문점 문화'를 매장에 적용했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의 2030세대 사이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한국식 카페와 디저트가 큰 인기를 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디저트 메뉴가 강점인 한국식 커피 전문점 문화가 일본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은 셈이다. 특히 할리스는 ▲약과크림라떼 ▲행운이 쑥쑥라떼 등 한국 식재료를 활용한 오사카 한정메뉴도 함께 선보이며 현지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와 차별점을 두는 데 성공했다.또한 일본 카페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무선 충전기 좌석 ▲콘센트 ▲와이파이 등을 비치해 K-카페의 편의성도 살렸다. 앞으로 할리스는 일본 직영점 추가 출점에 나선다. 장기적으로 일본을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고 프리미엄 K-카페의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할리스 관계자는 "커피와 베이커리 문화가 발달한 일본은 글로벌 시장에서 할리스의 경쟁력을 검증할 수 있는 전략적인 시장이라 판단했다"며 "또 일본 젊은 층 사이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도가 매우 높다는 점을 고려해 일본 진출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오픈빨 아니다...벌써 1년째 선풍적 인기지난 2023년 10월, 맘스터치는 도쿄 시부야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었고 대성공을 거뒀다. 사전 예약은 매진됐고 예약을 하지 못한 고객들은 밖에서 2시간이나 줄을 섰다. 3주간 운영한 맘스터치 팝업 스토어에는 무려 3만3000명의 고객이 몰렸다. 일본 젊은 층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확인한 맘스터치는 이후 일본시장에 직영점을 내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몽골이나 태국, 라오스 등은 현지 공략에 있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진출했지만 일본은 직접 진출로 방향을 튼 것이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당시 3주간 운영한 팝업 스토어는 한국식 토종 버거가 일본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 계기"라며 "일본은 아시아에서도 미식으로 매우 유명한 시장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이곳에서 성공을 하고 인정을 받아야 글로벌 시장에서 더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고 진출 이유를 밝혔다. 맘스터치는 지난해 4월 기존 맥도날드가 39년 동안 영업하던 자리인 도쿄 시부야에 새 매장을 오픈했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3월 말까지 누적 고객은 약 70만명이며 누적 매출은 50억원이다. 기존 맥도날드 매장 대비 매출이 2~2.5배 늘었다. 오픈 초기 일명 '오픈빨'로 많은 고객이 들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난 1년간 꾸준히 고객이 찾으며 이제는 시부야 상권에서 인기 매장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버거와 치킨 중심의 상품 판매를 진행하다 지난 2월부터는 피자도 함께 팔고 있다. 맘스터치는 올해 하라주쿠 직영 2호점 오픈이 예정돼 있으며 하반기에도 신주쿠나 이케부쿠로 등 젊은 층이 많은 핵심 상권에 추가 직영점을 낼 계획이다. 또 현지 가맹 계약도 추진 중이다.맘스터치가 일본 젊은이들을 사로잡은 배경에는 한국식 버거를 맛본다는 '새로움'과 '맛'도 있지만 가성비를 중시하는 '코스파'(Cost+Performance) 트렌드도 한 몫했다. 시부야 상권 인근은 주로 학생과 직장인 고객이 주를 이룬다. 시부야의 경우 점심 한 끼의 평균 가격이 1만2000~1만8000원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하지만 맘스터치는 평균 점심값의 절반에서 3분의 2 정도의 가격을 책정해 경쟁력을 높였다. 일본 물가를 감안하면 매우 저렴한 수준으로 든든한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셈이다. 맘스터치가 일본 젊은 층을 사로잡자 일본시장을 공략하려는 국내 기업들과의 협업도 이어지고 있다. 맘스터치는 불닭볶음면을 히트시킨 삼양식품과 손을 잡고 불닭소스를 활용해 만든 싸이버거를 내놔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지난해 8월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신제품을 일본시장에 출시하며 시부야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이 팝업 스토어 자리는 맘스터치 매장 바로 길 건너였다. 이에 맘스터치는 삼성전자와 함께 컬래버를 진행했고 맘스터치 매장을 찾는 2030세대들에게 갤럭시 신제품을 자연스럽게 알리는 데 성공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시부야점 주 고객이 2030세대이다보니 자연스럽게 매장 자체가 마케팅 플랫폼으로 인정을 받게 됐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기업이나 국내 기업들과 다양한 협업을 진행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K-문화가 일본 젊은 층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들에게 시장 진출의 기회가 열리고 있다"며 "지속성이 담보되려면 시시각각 변하는 젊은 층의 기호를 사로잡을 수 있는 차별화된 전략을 꾸준히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04.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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