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잠 못 드는 밤, 멜라토닌 찾지만”…불면증 개선 효과는 [권지예의 약(藥)한 취재]
- 올리브영 멜라토닌 관련 상품 매출 810% 급증
전문가들 “생체리듬 조절에 도움…만성 불면증엔 한계”
건강을 위해 챙겨 먹는 영양제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행하는 웰니스 핫템, 과연 우리는 제대로 알고 소비하고 있을까요. ‘권지예의 약(藥)한 취재’는 난해한 전문 용어 대신 쉬운 언어로 약통 속 진짜 정보를 짚어냅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권지예 기자]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는 사람이 늘면서 ‘식물성 멜라토닌’과 ‘수면 유도 영양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해외 직구와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관련 제품 시장도 커지는 추세다.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올해 1~9월 멜라토닌 관련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10% 증가했다. 처방 없이 복용할 수 있는 데다 ‘자연 유래 성분이라 안전하다’는 마케팅도 소비를 자극한다. 그렇다면 수면 영양제는 실제 불면증 개선에 효과가 있을까.
박정훈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센터장은 “멜라토닌은 수면을 직접 유도하기보다 생체시계와 수면·각성 주기를 조절해 시차 적응 등 생체리듬 관련 문제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스트레스나 불안 등으로 발생하는 만성 불면증에는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수면 영양제의 의학적 한계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윤정 대림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은 “시중의 식물성 멜라토닌 제품 상당수는 의약품이 아닌 일반식품으로 유통돼 불면증 치료 효과가 검증된 의약품과 구분해야 한다”며 “식물에서 추출했다고 더 안전하거나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고 짚었다.
이어 “만성 불면증은 스트레스, 우울·불안장애, 잘못된 수면 습관 등 원인이 다양해 멜라토닌 영양제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일부 생체리듬 장애에는 도움이 되지만 일반 불면증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권고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장기간 오남용도 경계해야 한다. 멜라토닌이 간 손상을 직접 유발한다는 근거는 제한적이지만 두통, 어지러움, 주간 졸음, 메스꺼움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장기간 고용량 복용에 대한 안전성 자료도 부족하다.
혼합된 생약 성분도 살펴야 한다. 박 센터장은 “아슈와간다나 카바 등 일부 생약 성분은 드물게 간 손상과 관련될 수 있어 여러 성분을 혼합한 제품의 장기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영양제에 의존하기보다 ‘수면 위생’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일정한 기상 시간 유지 ▲저녁 시간대 밝은 빛과 스마트폰 사용 자제 ▲카페인 섭취 조절 등 생활 습관 개선이 우선이다. 잠이 오지 않는데 침대에 오래 누워 있는 습관도 피해야 한다.
오 과장은 “환자 상태에 맞춰 멜라토닌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제품 성분과 함량을 확인하고, 여러 수면 보조제를 중복 복용하거나 임의로 용량을 늘리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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