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도깨비’ 흥행으로 한숨 돌린 카카오게임즈[서대문 오락실]
- 7개 분기 연속 적자 늪 속 단비 된 신작 ‘도깨비의 세계’
공동대표 체제 전환·미투온 인수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 ‘총력’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기나긴 실적 부진의 터널을 지나던 카카오게임즈가 신작 흥행에 힘입어 모처럼 한숨을 돌렸다. 최근 야심 차게 선보인 신작 ‘도깨비의 세계’가 출시 초반부터 이용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다.
그간 주력 게임들의 매출 하향 안정화와 신작 부재가 맞물리며 고전을 면치 못했던 카카오게임즈가 이번 흥행을 발판 삼아 본격적인 실적 반등과 체질 개선을 동시에 이뤄낼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선보인 도깨비의 세계는 한국 전통 설화와 친숙한 상상 속 존재인 ‘도깨비’를 전면에 내세운 2.5D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서구권 판타지나 북유럽 신화 일색이던 기존 MMORPG 시장의 문법에서 벗어나, 한국적인 색채와 해학적인 요소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며 출시 전부터 유저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전통 설화와 2.5D 도트 그래픽의 조화…‘착한 BM’이 통했다
도깨비의 세계가 출시 직후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흥행 궤도에 오른 일등 공신은 특색 있는 비주얼과 이용자 친화적인 운영 전략이다. 이 게임은 최신 3D 실사 그래픽 경쟁에 매몰되는 대신, 정교하게 다듬어진 2.5D 도트 그래픽을 채택해 레트로 감성과 현대적인 타격감을 동시에 구현했다.
한국 전통 건축물과 설화 속 요괴들을 세밀한 픽셀 아트로 녹여낸 독창적인 아트워크는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신선한 매력을 선사하며 폭넓은 이용자층을 흡수하는 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시장의 호응을 얻은 대목은 과금 피로도를 대폭 낮춘 유저 친화적인 비즈니스 모델(BM)이다. 그동안 국내 MMORPG 시장은 극소수 고과금 이용자(헤비 과금러)의 경쟁을 유도하는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수익 구조로 인해 게이머들의 거센 피로감에 직면해 있었다.
반면 도깨비의 세계는 무리한 과금 유도 대신 플레이를 통한 성장의 재미에 초점을 맞춘 합리적인 BM을 설계했다. 게임 본연의 콘텐츠 완성도와 진입장벽을 낮춘 과금 체계가 어우러지며 초반 이용자 이탈을 막고 높은 잔존율(리텐션)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7개 분기 연속 적자 고리 끊을까…4분기 실적 반등 ‘청신호’
이번 신작의 흥행 성과가 유독 주목받는 배경에는 카카오게임즈가 마주한 뼈아픈 실적 부진이 자리 잡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기존 흥행작들의 매출 자연 감소와 신작 출시 지연 등의 여파로 올해 2분기까지 무려 7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극심한 보릿고개를 겪어왔다. 고정비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확실한 캐시카우 역할을 해줄 흥행작이 절실했던 시점에 도깨비의 세계가 구원투수로 등판한 셈이다.
다만 도깨비의 세계가 최근 정식 출시된 만큼, 3분기 실적보다는 오는 4분기부터 실제 매출 기여와 손익 개선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초반 흥행 열기가 연말 성수기 시즌까지 안정적으로 이어질 경우, 2년 가까이 이어진 기나긴 적자 고리를 끊어내고 흑자 전환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단일 신작의 흥행에 안주하지 않고 전사적인 사업 구조 재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6월 김태환·이시우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경영 전열을 재정비했다. 두 공동대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핵심 게임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신작 라인업을 대폭 강화하며 체질 개선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어 지난 9월에는 글로벌 캐주얼 게임 기업 ‘미투온’ 인수를 전격 발표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는 그동안 대작 MMORPG에 과도하게 편중돼 있던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 비교적 개발 주기가 짧고 글로벌 대중성이 높은 캐주얼 장르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코어 장르와 캐주얼 장르의 균형을 맞춰 실적 변동성을 줄이고 안정적인 신규 수익원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물론 완벽한 부활을 선언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도깨비의 세계의 초반 흥행세를 장기 집권으로 이어가기 위한 꾸준한 콘텐츠 업데이트와 안정적인 라이브 서비스 운영이 뒷받침돼야 한다. 동시에 새롭게 편입된 자회사와의 시너지 창출 및 차기 신작들의 적기 출시를 통해 기초 체력을 확실히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라 있다.
기나긴 실적 혹한기 속에서 도깨비의 세계라는 단비를 만난 카카오게임즈. 신작의 성공적인 안착과 과감한 사업 구조 재편이라는 투트랙 전략이 맞물리며 카카오게임즈가 올해 연말 실적 턴어라운드와 재도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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