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밀려드는 K뷰티 주문…코스맥스는 中·동남아 증설, 한국콜마는 세종
- [K뷰티 ODM 2강, 엇갈린 성장 공식]②
증설 효과는 가동률에 달려…고정비 부담도 변수
물류·관세·조달망 따라 달라지는 공장 셈법
다만 새 공장을 두는 곳은 다르다. 한국콜마는 중국 베이징 공장을 철수하고 세종 생산거점을 강화하는 한편 북미 생산망을 넓힌다. 코스맥스는 중국과 태국, 인도네시아 등 주요 시장에서 현지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국내외 공장을 함께 늘리고 있어 단순한 ‘국내 대 해외’ 구도는 아니다. 차이는 늘어나는 주문을 어느 지역에서 소화하느냐에 있다. 공장 위치에 따라 납기와 물류비, 관세, 원료·용기 조달뿐 아니라 가동률과 수익성도 달라질 수 있다.
코스맥스, 고객 가까이서 만든다
코스맥스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중국·인도네시아·태국·이탈리아 등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약 35억개인 글로벌 연간 생산능력(CAPA)을 단계적으로 40억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증설은 중국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중국에서는 상하이 신좡공업구에 연면적 7만3000㎡ 규모의 신사옥과 스마트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완공 이후 중국 내 연간 생산능력은 약 16억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태국 방플리에서는 연면적 3만5940㎡ 규모의 신공장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연간 생산능력은 약 2억3000만개로 기존 태국 생산능력의 약 3배다. 인도네시아에서도 2027년 2분기 가동을 목표로 신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해외 생산시설 확대는 현지 고객사 확보와 맞물려 있다. 코스맥스의 국내외 누적 고객사는 약 5000곳으로 이 가운데 해외 고객사가 절반을 넘는다. 중국과 동남아 생산시설을 늘리면 K뷰티 브랜드의 해외 판매 물량뿐 아니라 현지 브랜드의 주문에도 대응할 수 있다.
국내 생산능력도 함께 키운다. 코스맥스는 평택 고렴산업단지 내 공장 증축에 605억원을 투자한다. 지난해 말 자기자본의 9.9%에 해당하는 규모다. 투자 기간은 올해 6월부터 10월까지다.
현지 생산의 장점은 납기와 제품 개발 과정에서 나타난다. 한국에서 완제품을 만들어 보내는 것보다 운송 기간을 줄일 수 있다. 현지 브랜드의 상품기획자와 코스맥스 연구개발(R&D) 조직이 제품 개발 과정에서 빠르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한국콜마, ‘메이드 인 코리아’에 베팅
한국콜마는 국내 생산거점을 강화한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4월 한국콜마를 올해 첫 국내복귀 기업으로 선정했다. 중국 베이징 생산시설을 철수하고 세종에서 생산시설 투자를 추진하면서다.
세종을 키우는 배경에는 해외에서도 한국산 화장품을 찾는 주문이 늘고 있다는 판단이 있다. 해외 고객사와 수출 물량을 늘리는 국내 고객사의 주문이 동시에 증가하면서 국내 생산 수요도 커지고 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 K-뷰티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초화장품 생산기지인 세종을 중심으로 생산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생산은 원료부터 용기·부자재까지 관련 업체가 밀집한 화장품 산업 생태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제품 개발과 생산에 필요한 원료와 용기를 빠르게 조달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현지 인건비와 부자재 조달 비용이 들고 국가에 따라 국내와 같은 생산 생태계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경우도 있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화장품 생산 클러스터가 잘 형성돼 있어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현지 브랜드 가운데서도 ‘메이드 인 코리아’를 선호하는 곳이 있어 미국 브랜드가 한국에서 제품을 생산한 뒤 다시 미국으로 가져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국콜마는 미국에서도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펜실베이니아주에 준공한 2공장은 연면적 1만7805㎡ 규모로 연간 약 1억2000만개를 생산할 수 있다. 기존 1공장과 합치면 미국에서 연간 약 3억개, 캐나다 법인까지 포함하면 북미 생산능력은 약 4억7000만개다.
생산 품목도 넓혔다. 기존 미국 1공장이 색조 중심이었다면 2공장에서는 기초 스킨케어와 선케어도 생산한다. 미국에서 색조·기초·선케어 전 품목을 만들 수 있는 체제를 갖춘 것이다. 2공장에는 세종공장의 생산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전체 공정의 80%를 자동화했다.
중국에서는 베이징 공장을 철수했지만 우시 공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간다. 선케어와 스킨케어 등으로 생산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사업의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해 ‘글로벌성장혁신부문’도 신설했다.
세종공장의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4월 한국콜마가 국내 복귀 이후 세종에 187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한국콜마 관계자는 “투자 기간과 금액 등 세부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장 증설은 더 많은 주문을 받을 기반이 되지만 비용 부담도 함께 키운다. 주문이 충분히 따라오지 않으면 감가상각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가 수익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새로 늘린 생산라인을 얼마나 빨리 채우고 가동률을 높이느냐가 중요한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ODM 업체가 생산거점을 결정할 때는 인건비뿐 아니라 고객사가 어디에 있는지, 원료와 용기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지, 관세와 물류비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며 “K-뷰티 시장이 미국과 동남아 등으로 넓어질수록 지역별 주문 규모에 맞춰 국내 생산과 현지 생산을 배분하는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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