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당장 싸서 골랐는데'…주담대 10명 중 7명 변동금리, 이자 부담 '긴장'
- 7월 신규 주담대 변동형 68.1%…12년여 만에 최고
코픽스 상승에 6개월·1년 재산정 차주부터 부담 확대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 주담대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68.1%로 집계됐다. 2014년 2월 이후 12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고정금리 비중은 31.9%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변동금리 비중은 6.0%에 불과했다.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60%포인트 넘게 상승한 셈이다. 전체 주담대 잔액을 기준으로 해도 변동금리 비중은 지난 7월 37.6%에 달한다.
당장 싼 변동금리 택했지만…코픽스도 상승
금리 인상기임에도 차주가 변동형으로 몰린 가장 큰 이유는 고정형보다 낮은 금리다. 지난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변동형 주담대 평균금리는 연 4.35%로 고정형 4.76%보다 0.41%포인트(p) 낮았다.
고정형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가 향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선반영하면서 먼저 상승한 반면 변동형 주담대의 주요 기준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상대적으로 늦게 움직인 영향이다.
하지만 변동금리의 이점도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 5월 2.90%에서 6월 3.05%, 7월 3.18%로 상승했다. 7월 한 달에만 0.13%p 올랐다.
한국은행도 지난 7월에 이어 8월 기준금리를 0.25%p씩 연속 인상해 현재 연 3.00%까지 높였다.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은행의 예·적금과 은행채 등 조달비용이 높아지면 코픽스 역시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
변동형 주담대는 통상 일정 주기마다 금리가 다시 산정된다. 따라서 최근 기준금리 인상이 모든 차주의 이자에 동시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6개월 또는 1년 등의 금리 변동 주기가 돌아오는 차주부터 높아진 시장금리의 영향을 받게 된다.
대출 규모가 클수록 금리 상승이 누적될 때 차주의 부담도 커진다. 단순 이자액을 기준으로 대출금리가 0.25%p 오르면 5억원을 빌린 차주의 이자 부담은 연간 125만원, 월평균 약 10만4000원 증가한다. 상승폭이 0.5%p로 확대되면 연 250만원, 1.0%p 오르면 연 500만원으로 불어난다. 10억원을 빌린 차주의 경우 금리가 1.0%p 상승하면 추가 이자 부담만 연간 1000만원에 달한다. 실제 원리금 상환액 변화는 대출 만기와 상환 방식, 남은 원금, 우대금리 등에 따라 달라진다.
문제는 신규 대출에서도 변동형 쏠림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리 인상기에 신규 변동금리 대출이 계속 쌓일 경우 가계부채 전체가 금리 변화에 민감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전체 신규 가계대출에서 변동금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79.0%까지 높아졌다.
당장은 고정형보다 낮은 금리가 차주의 선택을 끌어냈지만 코픽스 상승이 이어지면 고정형과의 금리 격차가 좁혀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도 장기 고정금리 확대…관건은 ‘금리 경쟁력’
정부도 변동금리 쏠림에 대응해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 확대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과 협의를 거쳐 10년 이상 금리를 고정하는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 출시를 유도할 방침이다.
현재 민간 은행 주담대는 5년 혼합형이나 5년 주기형이 대부분이다. 일부 은행이 10년 고정·주기형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초기 금리가 확산의 걸림돌로 꼽힌다.
장기 고정금리 상품은 금리 상승 위험을 낮추는 동시에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측면에서도 변동형보다 유리할 수 있다. 다만 차주 입장에서는 미래의 금리 상승 위험보다 당장 부담해야 하는 금리 수준이 상품 선택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고정형의 금리 경쟁력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코픽스까지 상승하면 금리 재산정 시기가 돌아오는 차주부터 이자 부담이 순차적으로 커질 수 있다”며 “향후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여부와 함께 코픽스와 은행권 조달금리 움직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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