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비트코인 숨고르기에도 상승 기대…‘2배 ETF’ 담는 서학개미
- 비트코인 8만달러 회복 후 횡보…레버리지 ETF 자금 유입
현물 ETF 국내 거래 제한에 우회 수요…변동성 확대는 부담
27일 가상자산 시장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최근 8만달러 안팎에서 방향성을 탐색하고 있다. 지난 25일 장중 8만1237달러까지 오르며 지난 5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단기간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이후 상승 탄력은 다소 둔화됐다.
가격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과 달리 국내 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 수요는 이어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5일 기준 최근 일주일간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2배 레버리지 ETF가 잇달아 이름을 올렸다.
이더리움 관련 상품인 볼래틸리티셰어스의 ‘2X 이더 ETF(ETHU)’는 이 기간 2056만8607달러 순매수되며 상위 20위권에 진입했다. 비트코인 관련 상품인 ‘2X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BITX)’와 ‘프로셰어스 울트라 비트코인 ETF(BITU)’도 각각 1101만1684달러, 651만5961달러 순매수를 기록했다.
최근 가상자산 가격이 단기간 크게 반등하면서 추가 상승을 노린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상품으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ETHU는 최근 한 주간 60% 넘게 상승했고 BITX와 BITU도 같은 기간 40% 후반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가상자산 현물 가격의 상승 탄력이 둔화한 상황에서도 단기 모멘텀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상승폭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에 베팅하는 셈이다.
가상자산 반등의 배경에는 미국 채권시장과 달러 흐름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 재매입 규모를 확대하면서 장기금리 상승 압력이 완화되고 달러가 약세를 보이자 비트코인과 금 등 대체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살아났다. 미국의 가상자산 규제 환경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도 투자심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로도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파사이드인베스터스에 따르면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는 지난 25일 3억1430만달러가 순유입된 데 이어 26일에도 2억3220만달러가 들어왔다. 비트코인이 8만달러를 전후로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ETF 시장에서는 매수세가 이어진 것이다.
국내 투자자의 가상자산 ETF 투자 선택지가 제한돼 있다는 점도 해외 레버리지 상품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에는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ETF가 상장돼 있지 않은 데다 미국에 상장된 가상자산 현물 ETF 역시 국내 증권사를 통한 거래가 제한돼 있다.
반면 선물과 스왑 등 파생상품을 활용한 일부 해외 레버리지 ETF는 거래가 가능하다. BITU의 경우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선물과 스왑 등을 활용해 기초지수의 하루 수익률 2배를 추구한다. 이에 현물 ETF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국내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가격에 연동되는 해외 레버리지 상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처럼 비트코인이 급등 이후 횡보하는 국면에서는 레버리지 상품의 구조적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레버리지 ETF는 일정 기간 전체 수익률이 아닌 기초자산의 ‘일간 수익률’을 배수로 추종한다. 이에 가격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고 등락을 반복하면 실제 수익률이 단순히 기초자산 수익률의 2배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변동성이 높아질수록 장기 보유 수익률과 목표 배율 간 괴리가 커질 수 있다. 기초자산 가격이 등락 끝에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오더라도 레버리지 ETF 수익률은 이에 미치지 못할 수 있어 단기 급등 이후 추격 매수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가상자산 레버리지 ETF 매수세를 위험선호 심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이 단기간 큰 폭으로 오른 이후에도 8만달러 부근에서 가격을 유지하면서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 수요가 레버리지 상품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가상자산 자체의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 레버리지까지 더해지면 횡보나 가격 조정 시 손실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어 상품 구조를 충분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급을 보면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상품에서 이탈한다기보다 반도체에서 가상자산처럼 단기 상승 탄력이 강한 자산으로 옮겨가는 성격이 강하다”며 “가상자산은 기초자산 자체의 변동성이 큰 데다 2배 레버리지까지 더해지는 만큼 상승장이 꺾이거나 횡보 기간이 길어질 경우 손실이 예상보다 빠르게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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