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엔비디아 호실적 훈풍에 ‘피크아웃’ 우려↓…기준금리 3% 시대 진입에 코스피 주춤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상승에 장 초반 코스피 활짝
한은, 두 달 연속 기준금리 인상…투자 심리 위축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대표 기업 엔비디아가 최고 실적으로 AI 거품론과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를 씻어냈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소식에 코스피 상승률이 발목을 잡혔다.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2분기(5∼7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6% 급증한 962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기관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집계한 전망치(921억7000만달러)를 40억달러 이상 웃도는 성과로 기록됐다. 13분기 연속 매출 신기록이다. 엔비디아의 조정 주당순이익(EPS) 역시 2.22달러를 기록해 월가 예상치(2.1달러)를 상회했다.
전날 미국 나스닥에서 1.59% 하락했던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 뒤 장마감 이후 거래에서 4% 이상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엔비디아 호실적은 장초반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끼쳤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87.91포인트(2.76%) 뛰어오른 6996.12로 장을 시작했다. 피크아웃 우려 해소 기대감으로 장초반 삼성전자가 3% 수준까지 오르고 SK하이닉스는 6% 넘게 상승했다. 엔비디아가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낸 데 이어 다음 분기 전망치까지 높게 제시하자 AI 인프라 투자 열기가 식지 않았다는 평가로 이어졌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밀어올리는 배경이 됐다. 엔비디아의 GPU가 잘 팔린다는 것은 곧 여기에 들어가는 두 기업의 HBM 공급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뜻이다. 엔비디아 중심의 데이터센터 확장이 이어지면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커진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코스피는 이날 상승세를 확대하지 못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 열기가 가라앉았다. 이날 코스피는 104.16p(1.53%) 오른 6912.37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72%, SK하이닉스는 2.49% 오르는데 그쳤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달 3년 6개월 만에 금리 인상을 전격적으로 단행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달아 인상한 것은 2022년 4월∼2023년 1월 이후 3년 7개월 만이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표현이 있다”며 “저희는 호미로 이번에 정책을 펴기로 했다”고 말했다. 선제적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을 제어하겠다는 의미다.
증시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좋은 뉴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일이 많다. 기업에는 비용 증가로, 가계에는 소비 여력 축소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 상승률이 장초반에 비해 둔화한 배경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 호실적으로 반도체 업종에 대한 불확실성이 진정된 것은 삼전닉스 비중이 큰 국내 주식시장에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기업 부담과 투자 위축에 대한 우려는 아직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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