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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0원·신동빈 112억·박정원 456억…재벌 총수 ‘연봉 계산법’은?
- 두산 박정원 상반기 456억 중 376억이 RSU…주가 상승에 보수 ‘껑충’
롯데 신동빈 6개 계열사서 112억…LG 구광모 ㈜LG에서만 48억 받아
반도체 투톱 상반기 영업익 245조에도…SK 최태원 17억· 삼성 이재용 0원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올해 상반기에 받은 보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한 푼도 받지 않은 반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455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12억원,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48억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7억원대다.
기업 실적만으로 총수의 보수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총수 또한 급여와 성과급이 보수체계의 기본이지만, 몇 개 계열사에서 보수를 받는지, 스톡옵션이나 제한조건부주식(RSU) 등 주식보상제도를 운영하는지에 따라 실제 보수총액은 크게 달라진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주요 그룹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총수 간 보수 격차를 벌린 주요 변수는 계열사 겸직과 주식보상 방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 활황으로 주식보상을 어떤 방식으로 받느냐에 따라 보수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박정원 회장처럼 주가 급등 영향으로 과거 부여받은 주식보상의 가치가 수백억원까지 불어난 경우가 있는 반면, 구광모 회장처럼 급여와 상여가 절반씩을 차지하는 전통적인 보수구조도 있다.
아예 보수를 받지 않는 이재용 회장까지 총수들의 ‘연봉 계산법’은 제각각이다.
박정원 456억의 비밀…‘월급’ 아닌 RSU가 83%
올해 상반기 주요 그룹 총수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다.
박 회장이 상반기 받은 보수는 총 455억8000만원에 달한다.
박 회장의 보수 가운데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 것은 주식으로 지급되는 장기성과보상인 '제한조건부주식'(RSU·Restricted Stock Unit)이다.
박 회장의 상반기 보수는 급여 약 18억2000만원, 단기성과급 약 61억7000만원, RSU 약 375억9000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RSU가 전체 보수의 약 '82.5%'를 차지했다.
RSU는 회사가 임직원에게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약정된 자사주를 지급하는 장기보상 제도다.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스톡옵션과 달리, 부여 요건을 이행하면 주식 자체를 지급받는다.
박 회장은 2023년 ㈜두산 주식 3만2266주를 RSU로 부여받았다. 당시 기준 주가는 주당 8만8016원으로, 약 28억4000만원 가치였다.
이후 올해 2월 실제 지급 때까지 두산 주가는 116만5000원으로 약 13.2배(1224%) 급등하면서 3만2266주의 가치도 약 375억9000만원으로 불어났다.
문제는 지급 조건이다. 두산은 경영실적 등을 토대로 RSU 부여 규모를 결정하지만, 박 회장에게 2023년 부여된 RSU를 받기 위한 핵심 요건은 재직기간이었다.
부여 기준일로부터 2년 이상 재직하면 재직기간에 따라 일부를 받을 수 있고, 3년을 채우면 부여된 물량의 100%를 지급받는 구조다.
영업이익이나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주주수익률(TSR) 등 별도의 경영성과 달성 여부가 지급 조건으로 붙은 성과연동형 주식보상과 달리 3년간 물러나지 않고 자리를 지키기만 하면 약속한 주식을 지급한다는 얘기다.
언제든 경질되거나 경쟁사로 이직할 수 있는 전문경영인에게는 유효한 조건이겠지만 지배주주인 총수에게 장기근속 자체를 조건으로 거액의 주식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신동빈 112억…6개 회사에서 십시일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상반기 112억2700만원을 받았다. 신 회장 보수의 특징은 여러 계열사에서 동시에 보수를 받는 구조다.
신 회장은 롯데쇼핑 33억3000만원, 롯데지주 32억5700만원, 호텔롯데 16억2600만원, 롯데웰푸드 11억5100만원, 롯데케미칼 10억8700만원, 롯데물산 7억7600만원 등 6개 회사에서 보수를 받았다.
롯데쇼핑의 실적 개선은 신 회장의 보수 증가에 직접 영향을 미쳤다.
롯데쇼핑의 상반기 매출은 7조66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428억원으로 81.5% 늘었다. 순이익은 1585억원으로 1932.9% 증가했다.
신 회장이 롯데쇼핑에서 받은 상반기 보수는 33억30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0.5% 늘었다. 급여는 14억9400만원에서 20억7000만원으로 38.6% 증가했지만, 상여는 1억6700만원에서 12억6000만원으로 7배 넘게 뛰었다.
롯데쇼핑은 매출과 영업이익 등 경영성과와 리더십·회사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여를 산정한다고 밝혔다. 특히 급여에도 전년도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업적급이 포함돼 있어 실적 개선이 급여와 상여 양쪽에 반영되는 구조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올해 상반기 ㈜LG에서 총 48억3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구 회장의 보수는 급여 24억1700만원과 상여 24억1300만원으로 사실상 절반씩 구성됐다.
구 회장의 급여는 이사회에서 결정한 임원보수규정에 따라 직급 등을 고려해 결정된다. 상여는 회사의 경영성과와 함께 장기적인 성장 기반 마련,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등 경영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산정하는 구조다.
구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에도 급여 23억3800만원과 상여 23억7600만원 등 총 47억1400만원을 받았다. 올해 상반기 보수는 전년 동기보다 약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주가 상승에 따라 주식보상 가치가 크게 달라지는 박 회장이나 여러 계열사의 보수를 합산하는 신 회장과 비교하면 구 회장의 보수체계는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정해진 급여에 경영성과를 반영한 상여를 더하는 전통적인 오너 경영인 보수체계에 가깝다.
이재용 0원·최태원 17억…회사가 많이 벌어도 총수 연봉은 별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주회사 SK㈜에서 올해 상반기 17억5000만원을 받았다.
SK그룹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으로 기록적인 실적을 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총수 보수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오히려 SK하이닉스에서는 전문경영인인 곽노정 대표의 보수가 압도적이었다.
곽 대표는 상반기 급여 12억5000만원, 상여 204억6500만원,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 43억7900만원 등을 합쳐 260억9500만원을 받았다.
최 회장이 SK㈜에서 받은 17억5000만원의 약 15배에 달한다.
사상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의 올해 상반기 보수는 0원이다.
이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2017년부터 삼성 계열사에서 급여를 받지 않고 있다. 이후에도 무보수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이 회장이 삼성 계열사 지분에서 발생하는 배당과 주가 상승에 따른 지분가치 증가는 임원 보수와 별개다. 이 회장은 올해 상반기 삼성 계열사 등에서 약 728억원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보유 주식의 평가가치 상승폭은 이보다 훨씬 크다.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생명 등 7개 상장 종목의 평가액은 올해 1월 초 25조8766억원에서 6월 말 약 59조1878억원으로 증가했다.
불과 반년 만에 약 33조3000억원 늘어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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