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수수료 2%·지자체 동맹…땡겨요가 찾은 ‘착한 배달앱 생존 공식’
- [착한 배달앱은 살아남을까]①
가입자 910만명·가맹점 34만8000개 돌파
‘이차보전대출’ 등 소상공인 금융 접점 확대
[이코노미스트 강예슬 기자]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었다. 신한은행의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땡겨요’가 가입자 910만명, 가맹점 34만8000개를 확보하며 배달 시장에 빠르게 뿌리내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주문 금액은 3706억원으로 1년 전보다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중개수수료 2%와 광고비 무료 정책으로 소상공인의 부담을 낮추고, 지방자치단체의 지역화폐·할인쿠폰을 결합해 소비자를 끌어들인 결과다.
여기에 은행의 결제·금융 인프라를 활용한 당일 정산과 소상공인 대출, 휴게소 QR 주문까지 더하며 대형 배달앱과 다른 성장 공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곧 망한다” 편견 깨고 꾸준히 몸집 키워
서울시와 신한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땡겨요의 전국 누적 가입자 수는 약 910만명으로 집계됐다. 가맹점 수는 34만8000개를 기록했다. 1년 전 528만명과 24만1000개에서 각각 72.3%, 44.4% 증가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1∼6월) 누적 주문 금액은 3706억원으로 나타났다. 1255억원가량이던 작년 상반기보다 2451억원(195.3%) 늘었다.
땡겨요는 소상공인과 라이더, 고객 모두에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만든 신한은행 최초의 비금융 플랫폼이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신한은행장 시절 기획부터 출시까지 직접 챙긴 사업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 1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땡겨요는 출범 초기까지만 해도 금융권 안팎에서 수많은 우려의 시선을 받았다.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요기요 등이 장악한 배달앱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땡겨요가 살아남기 어려울 거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시장 안팎의 우려와 달리 땡겨요는 꾸준히 성장하며 올해 출범 5년 차를 맞았다. 지난해 5월에는 금융위원회에서 부수 업무 승인을 받으며 땡겨요를 정식 사업으로 키울 수 있는 길도 열렸다.
낮은 중개수수료와 광고비 무료 정책을 앞세운 땡겨요는 수익 창출보다 상생과 착한 소비를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땡겨요는 출범 이후 줄곧 수수료를 2%로 유지 중이다. 최대 9.7%인 민간 배달앱보다 7.7%포인트(p) 낮은 수준이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땡겨요의 누적 기준 가입자 수는 803만명, 가맹점 수는 30만개를 기록했다. 출시 첫해인 지난 2022년 말 166만명, 6만6000개에서 각각 387%, 355%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연간 주문 금액은 약 551억원에서 6699억원으로 12배가량 뛰었다.
신한은행은 “땡겨요는 낮은 수수료에 기반한 상생 모델로 소상공인의 부담은 완화하고, 가맹점·고객·거래의 동반성장을 실현했다”며 “재주문율이 72%에 달하는 등 질적 전환에도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지자체 협약·휴게소 진출 등 틈새시장 공략
업계에서는 땡겨요 성장의 가장 큰 배경으로 지자체와의 협력을 꼽는다. 땡겨요는 서울시 등 주요 지자체와 손잡고 지역화폐·온누리상품권 결제 서비스와 할인쿠폰 등을 제공하며 소비자 혜택을 확대했다.
지난 2021년 베타 서비스 당시 서울 광진구·관악구·마포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 등 6곳에 불과했던 협약 지역은 지난 7월 2일 기준 서울시 등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를 합쳐 60여개로 증가했다.
지난해 3월에는 서울시의 ‘서울배달+’(서울배달플러스) 단독 운영사로 선정돼 서울페이 등 지역화폐 연동 서비스를 확대 중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배달+땡겨요 매출은 81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326억원) 대비 2.5배 늘었다. 6월 말 기준 누적 가맹점은 6만2000곳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2% 증가했다. 같은 기간 회원 수는 53.5% 뛰며 284만명을 기록했다. 서울 시민 3명 가운데 1명이 가입한 셈이다.
지난 2024년부터 전국 휴게소 시장 공략에 나선 점도 주효했다. 땡겨요는 지난 2024년 4월 앱 없이도 QR코드만 스캔하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웹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고, 같은 해 5월 경상북도 경주 외동휴게소에 처음으로 서비스를 도입했다.
7월에는 O4O(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전담 조직인 ‘O4OCell’을 신설하며 휴게소·푸드코트·구내식당 등 대형 식음 매장을 중심으로 영역을 넓혀 왔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땡겨요의 QR코드 주문 서비스를 도입한 휴게소는 서비스 도입 1년 7개월 만에 100곳까지 늘었다.
기존 배달 플랫폼과 차별화되는 땡겨요만의 강점은 은행의 ‘금융 결제 인프라’다. 땡겨요는 은행권에선 유일하게 전자지급결제대행(PG) 라이선스를 직접 취득하고, 가맹점주가 올린 매출액을 당일 오후면 입금해 주는 ‘당일 정산’ 시스템을 실현했다.
기존 대형 플랫폼이 중앙 서버에 독점하던 고객 데이터도 가맹점에 전면 무료로 개방했다. 가맹점주가 직접 단골을 분류하고 쿠폰을 발송할 수 있는 자체 고객 관리 시스템도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땡겨요를 통해 소상공인 금융과의 접점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신한은행은 땡겨요 입점 소상공인의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과 지자체 지원을 연계한 저금리 운영자금 대출 상품 ‘땡겨요 이차보전대출’을 출시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땡겨요 이차보전 대출 누적 취급액은 666억9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땡겨요가 착한 수수료를 내세워 시장에 자리 잡는 데는 성공했지만,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앱 사용 편의성과 배달 품질 등을 개선하고, 지자체 의존 없이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플랫폼 본연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면서 “금융과 배달 서비스를 결합한 신한은행만의 독창적 생태계가 얼마나 소비자의 일상에 스며들지가 향후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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