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IMF보다 더 빠졌다”…‘롤러코스피’에 56조 손실, 개미들 패닉
- 7월 코스피 35.74% 급락…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 최다 기록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ETF 손실 규모를 약 387억달러로 추산했다. 레버리지 ETF 시가총액이 약 335억달러 감소한 이후에도 62억달러의 신규 자금이 유입된 점을 반영한 결과다.
기초자산별로는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시가총액이 고점 대비 약 170억달러 감소해 가장 큰 폭으로 줄었고, 코스피200 레버리지 ETF는 105억달러,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는 50억달러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씨티증권은 개인투자자들이 아직 본격적인 투매에는 나서지 않았으며, 레버리지 ETF 관련 상품의 시가총액은 연말 이전 80억달러 이하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외국계 IB들은 이번 급락을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닌 국내 증시 구조적 변동성 확대로 해석하고 있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계적 매매가 코스피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코스피 6800선을 핵심 기술적 지지선으로 제시하면서 이를 이탈할 경우 6500선, 이후에는 6100~6000선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을 제기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향후 3~6개월 코스피 예상 범위를 6000~9000선으로 제시했지만, 실제 시장은 6000선마저 하회하며 새로운 지지선을 찾는 국면에 들어섰다.
시장 변동성은 이미 각종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들어 사이드카는 코스피 시장에서 42회, 코스닥 시장에서 26회 발동됐으며, 이 가운데 7월에만 코스피 13회, 코스닥 10회 발동됐다. 시장 전체의 매매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 역시 빈번하게 작동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제도 도입 이후 총 14차례 가운데 6차례가 올해, 3차례가 7월 발생했고, 코스닥 시장도 제도 도입 이후 총 13차례 가운데 올해 세 번째, 7월 첫 번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많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한 해로 기록됐다.
시장에서는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상하이 증시 상장 흥행과 중국 국영기업의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개발 등 반도체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에 더해 국내 증시의 취약한 수급 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계적 매매가 지수 변동성을 키우며 시장 전체를 흔드는 이른바 '왝더독(Wag the Dog)' 현상도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보다 투자심리와 수급이 가격을 좌우하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지수 전체를 흔드는 왝더독 현상과 함께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한국 증시가 '롤러코스피', '투전판'이라는 인식을 받는 점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코스피 200일 이동평균선인 5696선을 다음 핵심 지지선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시적으로 200일선을 이탈할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는 공포에 따른 투매보다 이후 반등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달 코스피 월간 낙폭은 35.74%로 집계됐다. 이는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월간 하락률(-27.24%)을 웃도는 수준으로, 사실상 역대 최대 월간 낙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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