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6,228.52 찍은 뒤 5,280까지 추락…하루 변동폭 1000포인트 근접 -반도체 우려·AI 투자 회의론·레버리지 매도 겹쳐…추가 하락 가능성도 경계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챗GPT]
코스피가 29일 장중 11% 넘게 추락하며 5,300선까지 밀렸다. 상승 출발해 한때 6,200선을 넘어섰던 지수가 몇 시간 만에 900포인트 이상 뒤집히자 시장에서는 섣불리 저가 매수에 나서기 어려운 ‘떨어지는 칼날’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이날 오후 1시27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71.02포인트(11.14%) 내린 5,352.64를 기록했다. 장중 저점은 5,311.77로, 5,300선마저 위협받았다.
시장은 출발부터 약세였던 것도 아니다. 코스피는 6,089.11로 거래를 시작한 뒤 장중 6,228.52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매물이 빠르게 쏟아지며 고점과 저점의 차이가 916.7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거래량은 약 3억255만주, 거래대금은 30조7,332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조7,652억원, 3,861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2조1,474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이 대규모 매수에 나섰지만 지수의 낙폭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급격한 변동성에 따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는 나란히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시장에서는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기준가격보다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이어지면서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이 일시 정지됐다.
시장 불안의 중심에는 반도체주가 있다. SK하이닉스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지만 오전 한때 주가가 9% 넘게 밀렸다. 실적보다 향후 업황과 투자 회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시장을 지배한 셈이다.
중국 메모리반도체 업체 창신메모리(CXMT)의 생산 확대와 상장 추진을 계기로 공급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졌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에 투입한 막대한 자금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도 반도체주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단일 종목의 수익률을 배수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도 하락폭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주가가 급락할수록 레버리지 상품의 손실과 청산 압력이 확대되고, 관련 매도가 다시 현물 주가를 끌어내리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는 이번 급락을 레버리지 상품만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레버리지 ETF로 변동성이 더욱 두드러져 보일 수 있지만 그것만이 원인은 아니다”라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운 구조적 요인을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책 당국이 시장 상황 점검에 나서기로 했지만 투자심리를 즉각 되돌릴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중국 반도체업체의 추격과 AI 투자 수익성 논란은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려운 문제인 데다 급락 과정에서 발생한 신용·레버리지 물량이 추가로 출회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코스피 5,300선 역시 확실한 지지선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지수가 장중 고점에서 900포인트 이상 미끄러진 상황에서는 기존 가격대와 밸류에이션을 활용한 바닥 예측도 힘을 잃을 수 있다.
반면 낙폭이 단기간 지나치게 확대된 만큼 매도세가 진정될 경우 급격한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기관의 대규모 순매수가 실제 지수 방어로 연결되는지, 반도체 대형주의 하락세가 멈추는지, 개인과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줄어드는지가 향후 흐름을 가를 전망이다.
지금 시장이 묻는 것은 코스피 5,300이 싼 가격인지가 아니다. 쏟아지는 매물이 언제 멈출지, 그리고 떨어지는 칼날을 받아낼 만큼 강한 매수 주체가 등장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바닥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5,300선 아래의 추가 하락 가능성과 급격한 반등 가능성이 동시에 열려 있는 고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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