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최고 13%인데 몇 만원?”…고금리 적금 착시 피하는 3가지
- [예적금 전성시대]②
은행 우대금리 착시 효과 경계해야
단기·회전식 예금, 파킹통장 활용…자금 성격별 이원화 필수
갈아타기 전 중도해지 손실 계산해야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시중은행들의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신 시장에서는 금리 상승기를 활용해 이자 수익을 조금이라도 더 올리려는 ‘예테크(예금+재테크)족’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0.1%의 수익이라도 더 내기 위해서다. 7월 1일부터 15일까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을 보면 965조2949억원이었다. 지난달 말보다 15조8950억원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름간의 잔액 증가 폭은 지난해 5월(18조3953억원) 이후 최대치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7월 28일 기준 5대 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3.15%로 한 달 전(2.76%)보다 0.39%포인트(p) 상승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대출 관리 못지않게 예적금 운용 전략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은행들이 우대금리 조건을 복잡하게 내걸어 착시 효과를 노리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만큼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실질 이자율을 높이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짧은 만기, 회전식 예금 선택’…금리 추가 인상 혜택 잡아라
금리 상승기 예테크의 첫 번째 전략은 대규모 자금을 오랫동안 한 계좌에 묶어두지 않는 것이다. 금리가 낮은 시기에는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확보하기 위해 2~3년 만기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했지만 금리가 오르는 국면에서는 상황이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만기가 긴 상품에 자금을 한꺼번에 예치하면 향후 시장금리가 추가로 올랐을 때 추가 혜택을 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만기를 3개월 또는 6개월 단위의 단기로 설정하거나 금리 변동이 자동으로 반영되는 회전식 정기예금을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회전식 정기예금이란 약정 기간 중 일정한 회전주기(1개월·3개월·6개월 등)마다 당시 시장금리를 반영해 금리가 새로 설정되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1년 만기 회전식 예금에 가입하고 회전주기를 3개월로 설정하면 3개월마다 그 시점의 인상된 금리가 적용된다.
여유자금을 분할해 가입하는 ‘예금 시차 투입’ 방식도 유용하다. 목돈을 하나의 예금 통장에 통째로 넣기보다는 자금을 3~4개로 나눠 한 달 혹은 두 달 간격으로 시차를 두고 가입하는 전략이다.
이렇게 하면 만기가 순차적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급하게 자금이 필요할 때 전체 예금을 깨지 않고 일부만 찾을 수 있어 이자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또 새로 출시되는 고금리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유연성도 확보할 수 있다.
파킹통장과 특판 적금의 역할 분담
자금을 성격과 목적에 따라 분산해 예치하는 자금 이원화 전략도 있다. 언제든 자산시장으로 뛰어들 수 있는 대기자금과 일정한 목돈을 만드는 목적성 자금을 철저히 분리해 계좌에 나눠 담는 방식이다.
만약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 기회를 노린다면 단기 자금을 카카오뱅크·토스뱅크·케이뱅크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이나 저축은행의 ‘파킹통장’에 두는 것이 유리하다.
파킹통장은 차를 잠시 주차(Parking)하듯 돈을 잠깐만 맡겨두는 수시입출금식 통장을 말한다. 일반 시중은행의 보통예금 금리가 연 0.1% 수준에 불과한 반면 파킹통장은 상품에 따라 하루만 맡겨도 연 2%대의 이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입출금이 자유롭기 때문에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거나 급매물이 나왔을 때 즉각 자금을 동원해 투자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일정 기간 꾸준히 모아야 하는 목돈은 시중은행이 기습적으로 내놓는 고금리 특판 적금에 나눠 담으면 좋다. 최근 시중은행들은 기본금리를 연 2~3%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특정 우대 조건을 충족할 경우 최고 연 8~13%에 달하는 파격적인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상품을 대거 내놓고 있다.
다만 이런 상품에 접근할 때에는 은행의 마케팅 상술을 신중하게 가려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대부분의 고금리 특판 적금은 월 납입 한도가 20만~50만원 수준으로 제한돼 있거나 만기가 6개월로 짧은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세전 이자 수익을 실제로 계산해 보면 몇만원 수준에 불과할 수 있다.
또 우대금리를 받기 위한 조건이 ▲자동이체 설정 ▲제휴 신용카드 일정 금액 이상 사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출석 체크 ▲친구 추천 등으로 복잡한 경우가 많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런 특판 상품에 가입하는 소비자 가운데 고금리를 기대하고 가입했다가 실망하는 사람도 많다”며 “본인이 주로 이용하는 주거래 은행의 특판 상품이나 추가 조건이 단순한 상품을 골라서 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적금 갈아타기 전 정밀 계산은 필수
예테크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흔하게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기존 예금의 중도해지’다. 가입했던 예금보다 금리가 1~2%포인트(p) 더 높은 상품이 출시되면 마음이 조급해져 기존 예금을 깨고 새 상품으로 갈아타는 경우가 있다는 뜻이다. 만기를 채우지 못하고 해지할 경우 손에 쥐게 될 실제 이자와 새로 가입하는 고금리 상품 이자 차이가 얼마나 큰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정기예금을 만기 전에 해지하면 약정된 금리가 아닌 연 0.1~0.5% 수준의 낮은 ‘중도해지 이율’을 적용받는다. 그동안 쌓아두었던 이자 수익을 대부분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예컨대 가입한 지 10개월이 지난 연 3.5% 예금을 깨고 연 4.5% 신규 예금으로 갈아탄다면 2개월 동안 1%포인트의 금리를 더 받기 위해 지난 10개월간의 이자를 통째로 날리게 된다.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예금일수록 중도해지에 따른 손실은 커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만기까지 남은 기간이 1~2개월 이내로 짧다면 기존 예금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만기까지 남은 기간이 반년 이상 길다면 중도해지 후 갈아타는 것이 나을 수 있다”며 “안전자산이라도 자신의 자금 사정과 만기 구조를 정확히 파악한 뒤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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