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올해만 사이드카 41번 ‘롤러코스피’…증시 전문가들 “추격 매도 경계해야”
- 코스피 고점 대비 30% 급락...대내외 악재 선반영
공포지수 ‘역대 최고’…금융위기 수준 상회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코스피가 급락하며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이번 주 들어 매 거래일 매수·매도 사이드카가 번갈아 발동할 만큼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확대된 모습이다.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와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 미국 금리 상승 우려에 수급 불안까지 맞물리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최근 조정으로 대내외 악재가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된 만큼 현 지수대에서 추격 매도에 나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날 오전 11시23분 유가증권시장에서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인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발동된 스물한 번째 매도 사이드카다. 매수 사이드카까지 포함하면 마흔한 번째다.
이번 주 들어서는 매 거래일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이례적인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모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한 데 이어 21일과 22일에는 코스피에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23일에는 코스닥에서 매수 사이드카가 나온 데 이어 이날 코스피에서 다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최근 증시 급락은 복합적인 악재가 동시에 불거진 결과로 풀이된다. 반도체 피크아웃 논란이 재점화한 가운데 미·이란 갈등과 국제유가 상승, 미국 금리 상승 우려 등이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여기에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까지 겹치면서 코스피는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했고 시장 변동성도 금융위기 당시를 웃도는 수준까지 확대됐다.
VKOSPI 지수 역시 96.9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고점(89.3)을 넘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장기 평균(21.6)의 4배를 웃돌면서 국내 증시의 공포 심리와 변동성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확대됐다.
증권가에서는 단기간에 가격 조정이 가파르게 진행된 만큼 대내외 악재가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피크아웃 논란과 미·이란 갈등 재점화, 국내 수급 교란, 미국 금리 상승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가격 조정이 급격하게 진행됐다”며 “현 지수 구간에서는 추가적인 스파이크성 하락이 나타나더라도 2~3일 내 재반등이 가능한 영역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향후 시장의 방향성을 가를 변수로는 빅테크 실적과 AI 투자 지속 여부가 꼽힌다. 최근 조정의 한 축이었던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가 실제 실적 악화로 이어지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과 연기금의 리밸런싱은 지수 수준이 낮아질수록 점차 소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며 “외국인의 반도체 지분율도 역사적 저점 수준까지 하락해 추가적인 매도 압력은 점차 완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개인 투자자의 수급 여력 역시 아직 훼손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올해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를 개인이 상당 부분 받아낸 만큼 향후 개인 자금의 지속 여부가 증시 하방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투자자예탁금 감소를 개인의 추가 매수 여력이 소진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투자자예탁금은 주가지수와 동행하는 성격이 있고 자금 유출입을 반영한 실질예탁금 기준으로는 아직 순유입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급락 사례를 감안하면 현 지수대에서의 추격 매도에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가 강세장의 여정 속에 있다는 기존 판단을 유지한다”며 “과거 사례를 보면 버블 붕괴의 초입이거나 시스템 위기의 시작점이 아닌 경우 급락장에서의 매도는 이후 반등을 놓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다만 신용융자와 미수거래 등 레버리지 자금은 향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변수로 지목된다. 이 연구원은 “레버리지 자금은 이자 부담이 직접 발생하는 만큼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지면 증가세가 둔화하거나 되돌림이 나타날 수 있다”며 “시장 조정이 겹칠 경우 반대매매를 통한 청산으로 이어져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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