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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5호 2026-07-20

엔비디아 로봇 제국 LG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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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연장도 답 아니다…더네이쳐홀딩스의 아이러니 [잘 나가던 라이선스 브랜드의 덫]②

산업 일반

계약이 끝나도 고민, 이어가도 고민이다. F&F그룹을 벤치마킹해 국내 라이선스 패션의 성공 신화를 쓴 더네이쳐홀딩스가 가장 아이러니한 시험대에 올랐다. 대표 라이선스 브랜드인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글로벌 지식재산권(IP) 보유사 디즈니와의 계약 만료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디즈니와 내부 논의 끝에 IP 계약을 이어가는 방향으로 합의했지만, 계약을 연장하더라도 식어가는 브랜드의 생명력을 되살려야 하는 이중 리스크를 안게 됐다. ‘소유하지 못한 브랜드’로 성장한 기업이 마주한 라이선스 비즈니스의 또 다른 아이러니다. 이러나저러나 ‘걱정’더네이쳐홀딩스는 F&F가 만든 라이선스 비즈니스 모델을 가장 성공적으로 벤치마킹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F&F는 미국 다큐멘터리 채널 ‘디스커버리’를 운영하는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IP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IP를 활용해 국내 대표 패션 브랜드를 키워 라이선스 사업의 성공 공식을 만들었다. 더네이쳐홀딩스 역시 미국의 과학·탐험 전문 매거진이자 다큐멘터리 채널로 잘 알려진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브랜드 IP를 아웃도어·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재해석하며 성장, 라이선스 패션의 대표 성공 사례로 자리 잡았다.내셔널지오그래픽은 다큐멘터리 채널이라는 기존 이미지를 벗어나 롱패딩과 플리스 열풍을 타고 의류를 넘어 신발·가방·캐리어·키즈로 사업을 확장했다. 더네이쳐홀딩스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선전에 힘입어 2020년 코스닥 상장(IPO)까지 성공했다. F&F처럼 라이선스 브랜드도 국내 패션기업의 핵심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한 순간이었다.하지만 시장 분위기는 점차 달라지기 시작했다. 차별화 요소로 부각됐던 라이선스 브랜드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면서 패션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기 시작했다. ▲대학 로고 ▲스포츠 리그 ▲각종 방송 채널 ▲우주항공기관까지 수십 개의 글로벌 IP가 의류 시장으로 쏟아지며 라이선스 브랜드의 희소성이 희미해졌다. 소비자의 관심도 분산되면서 라이선스 이름만으로는 더 이상 지갑을 열기 어려워졌다.실제로 더네이쳐홀딩스의 지난 2024년 매출은 5169억원, 영업이익은 30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7%, 55%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세를 이어갔다. 경기 침체와 함께 의류 시장이 위축된 데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부진도 뼈아팠다.업계에 따르면 더네이쳐홀딩스와 내셔널지오그래픽 IP 보유사인 디즈니 계열과의 라이선스 계약은 올해 말 만료를 앞두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디즈니와 내셔널지오그래픽 IP 계약 연장에 합의한 상태로,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 9~10월께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계약 연장 가능성이 높지만 라이선스 사업의 구조적 불안은 사라지지 않는다. 브랜드 가치와 매출을 아무리 키워도 상표권은 IP 보유사가 갖고 있어 사업자는 브랜드의 최종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다. 계약 조건과 로열티, 사업 방향 역시 IP 보유사의 판단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업계 관계자는 “월트디즈니가 2024년부터 국내에서 디즈니 캐릭터와 스토리 등 IP를 활용한 소비재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데 특히 패션 부문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셔널지오그래픽과 계약을 이어가더라도 언제 디즈니가 방향을 바꿀지 알 수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정답은 대박 날 IP 찾기뿐?IP 계약을 연장했다 해서 고민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성장이 둔화하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을 다시 궤도에 올려놓아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선스 사업은 결국 브랜드의 라이프 사이클을 함께 떠안는 구조”라며 “트렌드가 빠른 패션 시장에서 인기가 정점을 지난 브랜드는 계약을 연장하더라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드는 일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포스트’ 내셔널지오그래픽을 찾기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더네이쳐홀딩스는 2020년 미국 프로풋볼리그(NFL) 라이선스를 확보하며 차세대 성장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국내 시장 안착 이후 중국 등 해외 시장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하지만 NFL은 라이선스 브랜드 경쟁 심화 속에서 기대만큼 존재감을 키우지 못했고, 결국 지난해 국내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적지 않은 계약금과 마케팅 비용, 유통망 구축 등에 투자했지만 계약 종료와 함께 사업도 막을 내리게 됐다. 특히 최근에는 NFL의 미국 공식 라이선스 파트너인 뉴에라가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 경쟁 환경도 더욱 복잡해졌다. 하나의 글로벌 IP를 둘러싸고 사업자 간 경쟁이 벌어질 경우 마케팅 환경이 더 어려워진다. 현재 더네이쳐홀딩스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새로운 글로벌 IP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스트리트 아티스트 마크 곤잘레스의 이름을 딴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마크곤잘레스’, 영국 프리미엄 자전거 브랜드 브롬톤의 IP를 활용한 ‘브롬톤 런던’ 등을 잇달아 확보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섰다. 특히 마크곤잘레스를 2030년까지 매출 1000억원 규모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하지만 업계에서는 새로운 IP 확보가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라이선스 계약에 의존할수록 라이선스 사업의 역설이 되풀이되기 때문이다.업계 관계자는 “라이선스 사업은 성공하면 계약 리스크가 커지고, 실패하면 투자금을 잃는 구조”라며 “결국 내 브랜드를 키우는 사업이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IP를 발굴하고 관리하는 사업에 가깝다. 계약을 연장해도 고민이고, 계약이 끝나도 고민인 구조 자체가 가장 큰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2026.07.21 06:00

4분 소요
F&F가 잘 키운 ‘MLB’, 뉴에라가 흔든다 [잘 나가던 라이선스 브랜드의 덫]①

산업 일반

패션업계의 성장 축으로 자리 잡은 라이선스 비즈니스가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같은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하는 사업자들이 기존 사업 영역을 넘는 데 이어 라이프스타일 시장까지 외연을 넓히고 있어서다. 국내 라이선스 패션 브랜드의 대표 성공 사례인 F&F의 ‘MLB’가 메이저리그 공식 파트너 ‘뉴에라’(New Era)의 사업 확장으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라이선스 비즈니스의 경쟁이 계약을 넘어 같은 IP를 활용하는 사업자 간 브랜드 경쟁까지 관리해야 하는 ‘IP 경쟁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해석이다.한국 시장 힘주는 뉴에라서울 명동의 뉴에라 플래그십스토어. 매장을 둘러보던 한 소비자가 직원에게 물었다. “뉴에라와 MLB는 뭐가 다른 거예요? 명동 큰길에 있는 MLB도 똑같은 메이저리그 브랜드 아닌가요?”자신을 매니저로 소개한 직원은 “뉴에라는 100년 동안 메이저리그의 공식 파트너인 브랜드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실제로 경기에서 착용하는 공식 모자와 웨어를 만드는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1~2년 사이 MLB와 뉴에라 차이점을 묻는 소비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두 브랜드의 차이를 묻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뉴에라의 존재감이 커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뉴에라는 지난 2008년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마케팅 자회사 KBOP와 공식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며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투자에 적극적이다. 2019년 서울 명동에 미국·영국·독일·일본 등 일부 국가에만 진출한 글로벌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었고, 현재는 전국 60여개 매장을 운영하며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뉴에라는 한동안 헤드웨어를 중심으로 국내 사업을 전개하면서 패션에 방점을 찍은 MLB와 구분이 됐다. 그러나 뉴에라는 최근 들어 ▲의류 ▲키즈 ▲골프웨어 ▲액세서리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국내 매출 볼륨을 800억원 이상 키웠다. 마땡킴·디스이즈네버댓 등 국내 패션 브랜드는 물론 블랙핑크·르세라핌 등 K-팝 아티스트와 협업을 통해 스포츠 브랜드보다 라이프스타일 이미지를 강화 중이다.사업의 무게중심이 바뀌면서 소비자 인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뉴에라가 라이프스타일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면서 같은 메이저리그 IP를 활용하는 두 브랜드를 직접 비교하고 무엇이 다른지, 디자인과 만듦새까지 꼼꼼하게 따져보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업계 관계자는 “뉴에라가 F&F의 MLB처럼 패션 전반을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변신 중”이라며 “100년 동안 메이저리그에 제품을 공급한 파트너라는 스토리와 장인 정신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고 전했다. MLB 브랜드는 F&F가 키웠는데국내에서 메이저리그 IP의 가치를 가장 크게 키운 기업은 F&F다. 김창수 대표가 이끄는 F&F는 1997년 MLB 라이선스를 확보한 뒤 메이저리그 IP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재해석해 국내 라이선스 비즈니스의 성공 공식을 새로 썼다.F&F는 뉴욕 양키스(NY), LA 다저스(LA) 등 구단 로고를 스포츠 팬만의 상징이 아닌 패션 아이콘으로 탈바꿈시켰다. 볼캡을 중심으로 스니커즈·가방·다운재킷 등으로 상품군을 확장하며 스포츠와 패션의 경계를 허물었다. 당시만 해도 나이키나 뉴에라 등이 스포츠 영역에 집중했다면, F&F는 메이저리그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재해석하는 전략을 택했다. 고객들은 딱히 응원하는 팀이 없어도 MLB 모자를 샀다. MLB는 야구가 비주류 스포츠에 속하는 중국에서도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메이저리그를 모르는 소비자들까지 디자인과 브랜드 이미지를 보고 구매했고, 여성 고객 비중이 70%에 이를 정도로 소비층도 넓어졌다. MLB는 중국에 10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며 F&F의 연매출을 2조원 가까이 끌어올리는 핵심 브랜드로 성장했다. 해외 스포츠 IP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재해석해 글로벌 시장까지 성공시킨 대표 사례로 평가받는 이유다.하지만 브랜드를 아무리 잘 키웠더라도, 결국 IP는 ‘빌려 쓰는 남의 자산’이다. 같은 IP를 활용하는 다른 사업자가 시장에 뛰어들거나 사업 영역을 넓히는 순간 경쟁 구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른바 ‘라이선스의 역설’이다.업계 관계자는 “K-컬처의 영향으로 한국이 글로벌 브랜드들의 전략적 요충지로 떠오르면서 같은 IP를 가진 글로벌 기업들이 직진출하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선명성 경쟁 더욱 치열F&F는 MLB를 둘러싼 달라진 경쟁 환경에 맞춰 전략 수정에 한창이다. 먼저 저효율 매장을 정리하고 핵심 상권 중심으로 리뉴얼을 진행하며 매장당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였다. 전체 매장 수는 소폭 줄었지만, 매장당 매출 효율은 오히려 개선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동시에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하며 MLB 의존도를 낮추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병행하고 있다.업계는 앞으로의 경쟁이 ‘누가 IP를 확보했느냐’보다 ‘누가 같은 IP를 더 잘 해석하느냐’로 옮겨갈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계약을 통한 유명 IP의 확보가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같은 IP 안에서도 브랜드의 ▲정체성 ▲스토리 ▲고객 경험을 얼마나 차별화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이다.IB업계 관계자는 “뉴에라까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보폭을 넓히면서 F&F의 MLB가 뉴에라와의 ‘선명성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며 “MLB만의 브랜드 정체성과 독보적인 위상을 더욱 선명하게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선스 사업의 리스크를 계약만 보던 시대를 넘어 같은 IP를 보유한 경쟁사 전략까지 고려해야 하는 시대”라고 덧붙였다.

2026.07.21 06:00

4분 소요
기대감에 올랐던 LG전자 주가…“AI 성과가 좌우”

증권 일반

LG그룹이 엔비디아와 손잡고 휴머노이드 로봇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AIDC), 미래 모빌리티 등 ‘피지컬 AI’ 분야 전방위 협력에 나서면서 AI 시대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은 양사의 협력이 단순한 기술 제휴를 넘어 LG의 중장기 성장축을 바꿀 수 있을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다만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런 엔비디아 협력 ‘기대감’을 넘어 실제 실적으로 옮겨가고 있다. 협력 발표만으로 높아진 기업가치를 계속 유지하기는 어렵고, 향후 수주 확대와 매출 성장, 수익성 개선이 확인돼야 주가도 다시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2분기 최대 영업이익에도 주가는 급락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전자와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계열사는 엔비디아와의 AI 협력 확대 기대감에 주목받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냉각 솔루션과 로봇, 자율주행, AI 데이터센터 등 피지컬 AI 핵심 분야에서 엔비디아와의 AI 동맹이 부각되며 대표 수혜주로 꼽혔다.다만 주가는 기대만큼 따라오지 못하고 최근 한 달 동안 크게 하락한 모습이다. LG전자 주가는 지난 6월 2일 장중 39만2500원까지 치솟으며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차익실현과 국내 증시 변동성이 겹치면서 최근에는 19만원대로 내려앉았다. AI 투자 심리에 힘입어 빠르게 높아졌던 주가가 단기간에 크게 하락한 모습이다.증권업계에서는 이와 관련해 AI 사업으로 연결되는 기업 실적이 가장 중요한 변수라며 최근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가가 중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LG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잠정실적에서 매출 23조8297억원, 영업이익 1조578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2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웃도는 성과로 AI 인프라 확대와 생활가전 경쟁력이 동시에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시장에서는 이번 실적을 일회성으로 보지 않는다. 하반기에도 예상보다 견조한 실적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근거는 유럽 폭염에 따른 에어컨 판매 호조다. 여기에 상반기 확보한 대규모 칠러(냉각시스템) 수주가 본격적으로 매출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의 수혜가 실적으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된다.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열을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냉각 기술이 필수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함께 안정적인 냉각 시스템 수요 또한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LG전자는 가정용 에어컨을 넘어 기업간거래(B2B)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기존에 2027년 하반기로 예상했던 HVAC 사업 매출 1조원 돌파 시점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경우 주가 상승 속도 역시 한층 빨라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AI 신사업 구체화로 주가 상승 동력”시장 관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엔비디아가 추진하는 피지컬 AI 생태계는 AI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까지 확장되고 있다. LG 역시 로봇과 모빌리티, 전장사업을 미래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있는 만큼 양사의 협력 범위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특히 로봇 사업은 아직 실적 기여도가 크지 않지만 향후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분야로 평가받는다. 실제 사업 성과가 확인될 경우 시장은 단순 가전업체가 아닌 AI 플랫폼 기업으로 LG전자의 기업가치를 다시 평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교보증권은 최근 LG전자 목표주가를 35만원으로 제시하며 엔비디아와의 피지컬 AI, AI 인프라, 미래 모빌리티 전반에 걸친 협력이 중장기 기업가치 상승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수 변동성에도 국내 IT 대형주 가운데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 로봇 사업 확대가 확인되면 2027년 실적 성장과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키움증권도 LG전자 목표주가를 23만원으로 제시하면서 실적으로 주가 하방을 방어하고 있고 특히 “로보틱스, AI 데이터센터향 칠러 등 고성장 신사업을 육성하고 있는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증권가에서는 현재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김민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AI 데이터센터향 쿨링 시스템과 로보틱스 등 신사업이 구체화되면서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LG전자는 홈·제조 영역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데이터 팩토리를 구축하는 등 로봇 학습 데이터 확보에 주력하고 있어 향후 빅테크 기업과 협력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6.07.20 10:00

3분 소요
LG의 숨겨진 무기…젠슨 황이 먼저 알아봤다

IT 일반

인공지능(AI) 산업의 무게중심이 AI 모델에서 제조 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생성형 AI 시대가 '누가 더 똑똑한 AI를 만드느냐'의 경쟁이었다면, 피지컬 AI 시대에는 AI를 얼마나 현실 산업에 구현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이 된다. 제조 데이터와 하드웨어, 생산 경험이 새로운 핵심 자산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최근 엔비디아(NVIDIA)가 LG그룹과 협력을 확대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엔비디아가 주목한 것은 '제조 데이터'지난 6월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회동 이후 양사의 협력은 LG전자를 넘어 LG이노텍, LG CNS, LG AI연구원 등 주요 계열사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실무진이 미국 엔비디아 본사를 찾아 제조 AI와 데이터센터, 미래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엔비디아가 주목하는 것은 단순한 제조 규모가 아니다. 피지컬 AI 시대의 핵심 자산으로 떠오른 제조 데이터를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지가 협력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생성형 AI가 인터넷 데이터를 학습해 언어를 이해했다면 피지컬 AI는 실제 생산 현장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설비와 로봇을 제어한다. 작업 순서와 설비 상태, 불량 발생 원인, 작업자 동선 등 실제 공장에서 축적된 데이터가 많을수록 AI는 더 정확하게 판단하고 움직일 수 있다.이런 점에서 LG전자가 최근 공개한 770TB 규모의 제조 데이터는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LG전자는 지난 10년간 전 세계 14개국 31개 생산기지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AI 기반 제조 혁신에 활용하고 있다. 피지컬 AI 시대에는 AI 모델 자체보다 실제 제조 현장에서 축적된 데이터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AI가 공정을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하려면 현실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학습해야 하기 때문이다.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생성형 AI 시대에는 AI 모델 자체가 경쟁력이었다면 피지컬 AI 시대에는 실제 제조 현장에서 축적한 데이터와 이를 제품으로 구현할 수 있는 제조 역량이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제조 데이터를 확보한 기업들이 앞으로 더욱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원 LG가 만드는 피지컬 AI 밸류체인제조 데이터만으로 피지컬 AI를 완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AI의 판단을 실제 움직임으로 연결하는 하드웨어와 전력, 소프트웨어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로봇의 액추에이터가 움직이고 각종 센서가 주변 환경을 인식하며 데이터센터가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비로소 AI가 산업 현장에서 구현될 수 있다.LG의 강점은 개별 기술보다 이를 하나의 산업 밸류체인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데 있다.LG전자는 로봇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와 냉난방공조(HVAC), 액체냉각 기술을 앞세워 로봇과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하드웨어를 담당한다. GPU 집적도가 높아질수록 발열과 전력 소비가 커지는 만큼 냉각 기술은 피지컬 AI 시대의 필수 인프라로 꼽힌다.LG이노텍은 차량용 카메라와 광학모듈, 3차원(ToF) 센서를 통해 로봇과 자율주행 시스템의 '눈' 역할을 수행한다. LG디스플레이는 산업용·서비스 로봇에 적용할 수 있는 P-OLED를 공급하고, LG에너지솔루션은 고에너지밀도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통해 로봇과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AI는 LG AI연구원이 개발하고, 실제 제조 현장 적용은 LG CNS가 맡는다. LG유플러스는 GPU 기반 AI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지원한다. 제조와 AI, 네트워크, 에너지까지 계열사 역량을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 LG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평가받는 이유다.LG도 이러한 계열사 간 시너지를 피지컬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으로 보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LG전자와 LG이노텍, LG AI연구원, LG CNS, LG유플러스, LG에너지솔루션이 각각 하드웨어와 AI,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에너지 분야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계열사들이 하나의 팀처럼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 LG만의 강점"이라고 말했다.피지컬 AI 시대에는 AI 모델 하나만으로 시장을 선점하기 어렵다. 제조 데이터와 로봇 하드웨어, AI 플랫폼, 공장 운영 시스템,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를 하나로 연결해 실제 산업 현장에 구현할 수 있는 기업이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엔비디아가 AI 플랫폼을 제공하고 LG가 제조와 하드웨어 역량을 더하는 협력 모델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업계 관계자는 "피지컬 AI는 반도체 기업이나 AI 플랫폼 기업만으로 완성할 수 있는 산업이 아니다"라며 "제조 데이터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통합해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기업이 시장 주도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26.07.20 09:00

3분 소요
GPU 더 팔기 위한 엔비디아의 큰 그림…‘피지컬 AI’

IT 일반

인공지능(AI) 패권을 쥔 엔비디아가 피지컬 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한국을 핵심 ‘제조 기지’로 점찍은 배경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설계 및 생산 역량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과 전방위적 연합을 구축한 엔비디아의 노림수는 명확하다. 구글이 강력한 하드웨어 파트너인 삼성전자와 손잡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글로벌 모바일 생태계에 안착시켰던 성공 방정식을 로봇 산업에서 재현하겠다는 전략이다.엔비디아는 글로벌 피지컬 AI 규격을 주도하기 위해 한국의 제조 강자들과 전방위적인 협력 체계 가동에 나섰다. 먼저 가전과 로봇 분야에서 하드웨어 기술력과 대규모 제조 인프라를 보유한 LG전자를 파트너로 낙점했다. 엔비디아는 LG전자의 가사 도움용 로봇인 ‘LG 클로이드’를 비롯한 로보틱스 개발 가이드라인에 자사의 물리 시뮬레이션 엔진 ‘아이작 심’과 ‘아이작 랩’ 오픈 프레임워크를 통합했다. 이에 더해 LG전자의 모듈형 로보틱스 플랫폼에 인간 수준의 범용적 추론과 정밀 제어가 가능하도록 돕는 ‘아이작 GR00T’ 모델을 탑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AI 플랫폼과 컴퓨팅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LG전자는 로봇·가전·공장 자동화 등 제품과 제조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양사의 협력은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중요한 파트너 역할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국내 협동로봇 시장의 선두 주자인 두산로보틱스와의 협업도 본궤도에 올랐다. 두산로보틱스는 엔비디아의 ‘아이작’ 프레임워크·‘코스모스’ 오픈 월드 모델과 함께 차세대 로보틱스 전용 가속 컴퓨팅 칩인 ‘젯슨 토르’까지 수용했다. 이를 바탕으로 자체적인 ‘에이전틱 로봇 OS’를 완성해 복잡한 산업 공정인 물품 하역·표면 연마 등에 즉시 투입이 가능한 고지능 협동로봇의 대규모 현장 배치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다. 여기에 두산그룹과의 동맹은 로봇 육체를 넘어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전반으로 뻗어가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및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을 활용한 고효율 전력 공급 설계를 모색하는 한편, 두산 전자BG의 고성능 동박적층판(CCL) 소재를 엔비디아의 모듈형 레퍼런스 아키텍처 서버시스템에 공급해 인프라 주도권까지 함께 쥐겠다는 계산이다. 물리적 정확도 극대화한 ‘코스모스 3’ 등장한국의 강력한 하드웨어를 수용하기 위해 엔비디아가 전면에 내세운 최첨단 로봇 두뇌가 바로 오픈 피지컬 AI 파운데이션 모델인 ‘엔비디아 코스모스 3’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멀티모달 추론 언어, 비전과 월드 모델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피지컬 AI의 빅뱅이 다가왔다”며 “오픈 프론티어 옴니모델 제품군인 ‘코스모스 3’는 개발자들에게 물리적 세계를 인식하고, 추론하며, 계획하고, 행동하는 로봇과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할 수 있는 강력한 토대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코스모스 3는 ▲비전 추론 ▲가상 공간 시뮬레이션 ▲실제 움직임을 예측하는 액션 생성 단계를 단일한 ‘트랜스포머 혼합’ 아키텍처로 구현한 시스템이다. 물리 법칙에 부합하는 시공간적 관계와 객체 간 상호작용을 스스로 이해해 시뮬레이션에서 도출된 최적의 움직임을 로봇 하드웨어에 직접 이식하는 구조다.특히 로보틱스 개발의 오랜 난제였던 ‘제한된 현실 데이터 수집 장벽’을 가상 데이터 증강 기술로 허물어 눈길을 끈다. 코스모스 3 기반 시뮬레이션을 거치면 로봇의 인지 및 이동 훈련 프로세스를 수개월에서 수일 단위로 단축할 수 있다. 자율형 스마트 팩토리와 공장 자동화의 완성 시기를 크게 앞당길 수 있다.이 같은 피지컬 AI 솔루션들은 로봇의 뇌·신경망·신체 역할을 각각 분담하며 유기적으로 맞물려 구동된다. 거대 멀티모달 모델인 코스모스가 물리 법칙을 학습해 가상 세계를 이해하고 예측하는 ‘중앙 뇌’라면, 아이작은 가상 훈련 환경을 구축하고 로봇 학습을 고도화하는 ‘신경망 프레임워크’다. 여기에 로봇 하드웨어에 내장되는 차세대 반도체인 젯슨 토르가 실시간 연산과 추론을 담당하는 ‘물리적 신체 칩’의 역할을 수행한다.해당 솔루션들은 이미 글로벌 제조 대기업들의 생산 라인에 도입돼 구체적인 상용화 성과를 내고 있다. 델타 일렉트로닉스는 엔비디아의 에이전트 스킬로 합성 결함 데이터를 생성해 금속 버스바의 납땜 불량 검출률을 17% 향상시켰다. 인벤텍 역시 결함 이미지 생성 기술을 적용해 시각 검사 파이프라인을 구축한 결과, 노트북 섀시 제조 공정의 결함 데이터 수집 부담을 30% 감축했다. 폭스콘 역시 제조 초기 단계에서 오류를 탐지하는 기술로 초도 수율을 약 3% 끌어올렸다.궁극적 지향점은 GPU 수요의 ‘되먹임 루프’엔비디아가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방, 한국을 제조 기지로 끌어들여 대대적인 ‘에이전틱 연합’을 꾸린 이면에는 고도의 비즈니스 시나리오가 숨어 있다. 하드웨어 수요를 선순환시키는 ‘되먹임 루프’의 안착이다.LG전자와 두산 등 하드웨어 제조사들을 전초기지로 삼아 엔비디아 솔루션을 탑재한 로봇과 지능형 공장이 널리 보급될수록 물리 세계에서 생성되는 현실 데이터와 센싱 이미지의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한다. 거대한 데이터를 정제하고 현실에 가까운 가상 세계에서 끊임없이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반복하기 위해서는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를 탑재한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가동해야 한다. 로봇이 더 많이 현장에 투입될수록 엔비디아 시스템으로 고도화된 가상 훈련을 돌려야 하는 종속 구도가 완성되는 셈이다.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와 연합전선을 구축한 LG전자를 두고 “열관리 역량이 엔비디아 AI 팩토리 레퍼런스 디자인에 직접 편입되고 단순 플랫폼 채택을 넘어 피지컬 AI 레퍼런스 로봇을 공동 개발하는 파트너 지위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2026.07.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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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는 왜 3000원짜리 ‘왁뿌볼’에 열광하나

산업 일반

“왁뿌볼을 깨는 행위에 쾌감이 있다.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다. 회사에 왁뿌볼을 두고 보이면 누른다. 부서지는 소리에서도 ASMR처럼 마음이 차분해진다.” 경기도 하남시에 사는 김민경씨(34)는 요즘 ‘왁뿌볼’에 푹 빠져있다.촉감 완구인 ‘왁뿌볼’에 열광하는 2030 세대. 왁뿌볼이란 왁스로 코팅한 겉면을 손으로 눌렀을 때 바삭하게 깨지는 듯한 촉감과 소리를 즐기는 완구다. 아이들이 아닌 이 어른들은 왜 ‘만지는 장난감’에 왜 지갑을 열까. 말랑이를 주무르거나 왁뿌볼을 부수는 행위는 오직 ‘손끝의 촉각’에만 주의를 집중시켜 불안을 유발하는 잡념 회로를 잠시 끄는 인지적 주의 분산 효과를 준다는 게 의학적 소견이다. 단돈 3000원으로 얻는 가장 가성비 높은 정신과적 ‘처방전’인 셈이다. 더불어 취업·경제적 압박 등 내 뜻대로 통제할 수 없는 무력감을 100% 내 통제권 안에서 파괴·변형할 수 있는 완구를 통해 해소하는 심리도 작용한다. 최혜지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게 2030 세대의 반복적인 촉각 행동과 소비 심리에 대해 물었다.‘손끝의 마음챙김’과 통제감의 회복왁뿌볼을 무의식적으로 주무르는 행동은 역시 스트레스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최 교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의 긴장 스위치(교감신경계)가 켜지면서 심장이 빨리 뛰고 근육이 굳으며, 머릿속으로는 걱정을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반복하는 ‘반추적 사고’가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때 반복적으로 무언가를 만지면 위협적인 생각에 쏠려 있던 주의가 즉각 손끝의 감각으로 분산되며 걱정의 고리를 일시적으로 끊어내게 된다”고 덧붙였다.이 과정은 오감, 특히 촉각에 주의를 고정하는 행위 자체가 오롯이 지금 이 순간에만 집중하게 만드는 원리다. 정신의학에서 불안을 가라앉힐 때 쓰는 ‘그라운딩’(신체 감각에 집중해 주의를 돌리는 기법)과 유사하다. 나를 불안하게 하는 판단을 멈추고 감각을 받아들이는 ‘마음챙김’과 기능적으로 닮아 있다는 분석이다.나아가 촉감 완구를 파괴하고 변형하는 행위는 심리적 통제력과 깊은 연관이 있다. 최 교수는 “스트레스가 심한 이유는 대개 내 마음대로 상황을 바꿀 수 없다는 ‘통제 불가능성’ 때문인데, 장난감을 만지는 동작은 내가 힘을 주는 대로 항상 일정한 결과와 촉감이 예측 가능하다”며 “내가 행동한 대로 결과가 확실하게 나오는 자극을 통해 현실 스트레스로 바닥난 내 삶의 주도권과 통제감을 미약하게나마 회복하려는 것”이라고 짚었다. 완구를 입맛대로 DIY 열풍 역시 ‘내 손으로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는 개인적 효능감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려는 시도와 궤를 같이한다.그렇다면 이러한 반복적인 촉각 행동을 정상적인 행동으로 봐야 할지 아니면 마음이 아프다는 신호일까. 최 교수는 이를 칼로 자르듯 나눌 수 없는 문제라고 했다. 그는 “다리를 떨거나 펜을 돌리는 행동은 긴장된 상황에서 스스로 뇌의 과열을 식히기 위해 본능적으로 나오는 정상적인 자기조절행동”이라면서도, “다만 그 행동이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너무 자주, 너무 강하게 나타나거나 스스로 멈추기 어려울 정도로 강박적이라면 불안장애나 강박증·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등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평가가 필요하다”고 단서를 달았다. 단순히 장난감을 좋아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병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3000원짜리 처방전’ 인기의 이유왁뿌볼을 부수는 등의 행동이 2030 사이에 쉽게 번진 데는 접근성이 높은 탓이 크다. 비용은 물론 따로 사용법을 배울 필요 없이 즉시 할 수 있다. 촉감놀이 완구는 최근 편의점·생활용품점 등까지 확대되며 구매가 쉬워졌다. 다이소의 경우 이미 말랑이·크런치 슬랑이 등을 직접 만드는 재료 구매처로 각광받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지그재그에서는 지난 6월 14~7월 12일 기준 촉감놀이 상품인 슬랑이·왁뿌볼 거래액이 직전 월 대비 무려 774%, 500%씩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최 교수는 “이미 스트레스로 지쳐 생각할 힘조차 없는 번아웃 상태의 청년들에게 접근성이 매우 높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효과는 일시적인 진정에 그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에너지가 고갈된 2030 세대에게는 에너지가 덜 드는 3000원짜리 장난감이 즉각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는 셈이다.과거 어린이들의 전유물이었던 완구가 성인의 주류 문화가 된 배경에는 청년들이 처한 팍팍한 사회적 환경이 있다. 2030 세대는 ▲고용불안 ▲취업난 ▲자산 양극화 등 노력해도 상황을 바꾸기 힘든 만성적 무력감에 노출돼 있다. 성인으로서 짊어져야 하는 사회적 책임과 역할 부담에서 잠시 벗어나 아무 걱정 없던 어린 시절의 감각적 안정감으로 돌아가 숨을 고르는 ‘적응적 퇴행’ 현상의 일환이라는 게 최 교수의 진단이다.동시에 지극히 가성비를 따진 현실적인 결과이기도 하다. 그는 “정신과 상담이나 여행처럼 큰돈과 시간이 드는 자기돌봄은 문턱이 높은 반면, 촉감 장난감은 소액으로 즉시 마음의 위안을 준다는 점에서 제한된 상황 속 청년들이 선택한 최적의 생존 전략”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이 ‘촉감 처방전’이 가진 중독성과 위험성에 대해 뼈아픈 경고도 덧붙였다. 갑작스러운 불안을 가라앉히는 응급 완충제로는 훌륭하지만, 업무 스트레스나 진로 불안 같은 현실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최 교수는 “현실의 문제를 마주하고 풀어야 할 때도 계속 장난감만 만지며 도피한다면 문제를 피하는 ‘회피성 대처’로 굳어질 위험이 있다”며 “불안한 감정만 일시적으로 마취시킬 뿐 원인은 사라지지 않고 쌓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마음의 번아웃이 더 심해지거나 현실의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6.07.20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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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새 문방구 60% 증발…2030이 ‘창신동 완구거리’로 간 씁쓸한 이유

산업 일반

‘키캡’부터 ‘왁뿌볼’까지 손으로 느끼는 촉감 완구의 독특한 유행이 수많은 젊은 소비자들을 서울 종로구 창신동 문구·완구거리로 이끌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완구거리가 이색적인 취미 탐방지로 화제가 되면서 오프라인 시장을 직접 방문하는 20대 소비자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다만 그 이면에는 사라진 동네 문방구가 있다. 8년 새 동네 문방구의 60%가 증발하면서, 오프라인 구매처를 잃은 소비자들이 거대 문구 도매 상권인 창신동까지 ‘원정 쇼핑’을 오게 된 착시 현상이라는 것이다.동네 문방구의 ‘멸종’이 부른 역설2030 세대의 발길이 이어진 창신동 완구거리 덕분에 문구업계가 때아닌 호황을 맞은 듯 보인다. 실제로 소상공인 365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올해 4월 기준 창신동 완구거리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창신1동 ‘승진완구’를 중심으로 반경 70m 내 ‘장난감 소매업’의 월평균 매출이 전월대비 18% 증가한 1592만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완구거리 내 업소당 평균 매출은 1월 653만원에서 2월 1109만원, 3월 1349만원으로 계속 증가했다. 특히 이 상권 내 신규 고객 비율이 92.1%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기존 완구거리의 주 고객층이었던 아동·학부모가 아니라, 왁뿌볼 유행을 보고 처음 찾아온 2030 성인층이 상권 매출을 견인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와 과거 팬데믹 시기 비대면 수업 시행으로 큰 타격을 입었던 완구거리가 때아닌 유입 효과를 누리며 활기를 띠고 있다.신규 고객 확산은 ‘왁뿌볼 신드롬’의 영향이다. 이 유행의 시발점은 틱톡과 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 플랫폼이다. 말랑한 클레이 겉면을 왁스 코팅으로 굳힌 뒤 손으로 쥐어짜며 왁스를 깨뜨릴 때 나는 ‘콰삭’, ‘파삭’하는 바삭하고 경쾌한 ASMR 사운드가 숏폼 환경과 완벽히 맞아떨어지며 2030 세대 사이에서 강력한 ‘밈’으로 번졌다. 기존의 슬라임이나 말랑이가 단순히 시각·촉각적 안정감에 머물렀다면, 왁뿌볼은 극대화된 청각적 쾌감과 파괴 욕구를 동시에 충족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사실 지난해 말랑이 유행 때만 하더라도 대다수 물량은 무인 문구점이나 온라인 유통 채널로 흡수되었을 뿐, 창신동 도매 골목까지 소비자가 직접 찾아오는 경우는 드물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어른들이 일부러 종로구 창신동 완구거리로 ‘원정 쇼핑’을 감행하는 추세다.이 같은 현상의 역설적인 배경에는 오프라인 문구 생태계의 붕괴가 자리 잡고 있다. 소비자들이 유행하는 촉감 완구를 직접 눈으로 보고 사려고 해도, 집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던 ‘동네 문방구’가 이제는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18년까지만 해도 전국에 약 1만여 곳에 달하며 골목길을 지키던 문구 소매점의 수는 2022년 8000여 곳으로 줄더니, 2025년 4000곳 이하로 급감했다. 불과 8년이 흐르는 동안 동네 문방구의 60% 이상이 흔적도 없이 증발해 버린 셈이다. 온라인 시장 공세에 대형사도 적자오프라인 매장이 소리 없이 사라지는 동안 그 수요는 ‘2조원대 온라인 시장’의 거대한 블랙홀 속으로 빠르게 흡수되며 오프라인 상권을 무섭게 잠식했다. 국가데이터처의 온라인쇼핑동향조사 지표를 분석하면 오프라인 시장을 집어삼킨 온라인 채널의 침투 속도가 얼마나 파괴적이었는지 고스란히 드러난다.국내 온라인 문구 거래 규모는 2021년 1조5742억원, 2022년 1조7815억원을 기록하더니 2023년에는 1조9397억원으로 성장했다. 이어 2024년에는 2조536억원을 기록하며 마침내 2조원의 벽을 넘어섰고, 지난해인 2025년에는 2조1536억원까지 치솟으며 오프라인 문구 시장의 뿌리까지 완전히 잠식했다. 길거리 문구점들이 하나둘 문을 닫는 동안 온라인 유통 채널이 그 자리를 채웠다. 실제로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 조사에서 지난 6월 ‘말랑이’ 제품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28%(12배 이상) 급증했다. ‘왁뿌볼’과 ‘슬라임’ 거래액도 전월 대비 각각 87%, 67% 증가하며 취미 카테고리 상위 10개 중 9개(90%)를 촉감 완구류가 독식한 상태다.반면 오프라인을 대표하는 문구점들의 실적은 하향곡선을 그릴 뿐이다. 아트박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2696억5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9%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29억5000만원으로 20% 감소했다. 모닝글로리 역시 2025 회계연도 매출이 381억원으로 감소하고 7억7000만원(전년 대비 57% 감소)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동네 문방구의 전멸을 넘어 오프라인을 대표하는 대형 브랜드들까지 실적 악화의 늪에 빠진 것은 전통적인 문구 생태계 자체가 통째로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반짝 유행하는 완구의 짧은 수명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 상권만의 독창적인 문화적 체험 공간이나 키덜트를 겨냥한 메카로의 과감한 체질 개선 등 근본적인 자생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문구업체 관계자는 “정부의 준비물 지원제도 등으로 인해 학교 현장에서 공책이나 알림장을 사지 않은 지 오래된 데다 학생 수 자체도 줄었다. 오프라인 생태계가 고사한 상황에서 이러한 말랑이 유행이 단편적으로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자체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6.07.20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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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아마존, 중국·일본 아닌 ‘한국’의 지방으로 온다

산업 일반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스테이션’으로 한국의 비수도권 로컬(지역)을 주목하고 있다. SK·LG·네이버를 비롯해 아시아의 주요 기업들도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하며 거점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형 부지 및 정책적 지원을 원하는 기업과 지방자치단체들의 적극적인 유치 활동이 맞물리면서 AI 데이터센터의 미래 지형도가 그려지고 있다. SK, 지방 중심 15GW 구축 ‘아시아 허브’ 겨냥 SK그룹은 엔비디아·아마존웹서비스와 손잡고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통한 글로벌 인프라 경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3대 메가 프로젝트에 포함된 AI 데이터센터의 전국적 확산 의지를 드러내며 “10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공표했다. 우선 울산에 짓고 있는 1호 AI 데이터센터를 시작으로 영남권 전체에 2GW(기가와트) 이상 규모의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1차적으로 2029년까지 5GW 규모를 추진하고, 수요와 투자 여건에 따라 2035년까지 1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로 확대한다는 밑그림이다. 글로벌 빅테크와 함께 지방 곳곳에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세운다는 구상이다. 수도권이 아닌 지방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수도권에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대형 부지가 없을뿐더러 에너지 정책을 담당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허가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SK 관계자는 “수도권은 아무래도 대형 AI 데이터센터가 들어가기에는 전력 부족 등의 문제가 크다. 하지만 지방의 경우 전력·용수 등 기반 인프라 확보가 수월하고 지자체도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SK는 지난해 8월 ‘울산 AI 데이터센터’ 기공식을 시작으로 첫 삽을 떴다. 아마존웹서비스와 함께 2027년 하반기 가동을 위해 우선적으로 100MW(메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설립한다는 목표다. 서남권의 1GW는 오픈AI와의 합작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10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서남권의 AI 데이터센터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어 강원권에 2GW 규모의 데이터센터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미국에 집중됐던 데이터센터 투자를 세계 각지로 확대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SK가 한국 내 협력 파트너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중국과 일본을 제치고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AI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중국은 안보가 취약한 탓에 꺼리고, 일본은 제반 시설 등의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한국을 선호하고 있다”며 “여기에 한국 기업들의 반도체 기술력이 빼어난 데다 지자체들도 세금 감면 등 적극적인 지원책을 내세우며 유치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AI 데이터센터 최적의 후보지로 낙점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SK그룹 중 SK텔레콤이 지역 균형 발전 과제와 연계해 AI 데이터센터의 설계·구축·운영을 총괄하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AI 인프라 허브’로의 도약을 겨냥하고 있다. 내년부터 엔비디아와 공동으로 차세대 AI 데이터센터로 불리는 ‘AI 팩토리’ 운영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해저 터널 지나는 부산, 25조 투자금 유치 부산광역시는 ‘AI·디지털 관문’으로 꼽히며 최적의 데이터센터 입지로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의 육양국(국제 해저케이블과 육상 통신망을 연결하는 핵심 시설)이 부산 송정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일본·중국 등 이웃나라뿐 아니라 동남아와 미국까지 이어지는 해저 케이블이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웹서비스 주도로 부산-일본 후쿠오카를 잇는 총 260km의 해저 광케이블 통신망을 구축하는 ‘JAKO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다. 2027년 완공 계획이고, 광케이블을 활용해 양국 간 데이터 전송 효율과 글로벌 통신망 안정성이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LG CNS도 이런 이유 등으로 부산에 데이터센터 거점을 두고 있다. ‘부산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LG CNS의 데이터센터 기술력이 집약된 곳으로 국내 최초로 면진(지진 방지) 구조까지 갖췄다. 특히 LG전자·LG에너지솔루션 등 ‘원 LG’의 데이터센터 기술력을 집약한 모듈형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을 갖고 있다. 1.2MW 규모의 모듈형 AI 데이터센터 약 50개가 집적된 캠퍼스를 조성해 급증하는 AI 인프라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시는 LG CNS와 마이크로소프트를 포함, 19개 이상의 민간 데이터센터를 유치한 상황이다. 건립 계획이 밝혀진 19곳의 투자금만 25조원을 상회하고 있다. 이 중 100MW 이상의 초대형 데이터센터만도 6곳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원아시아네트워크(홍콩) 등의 해외 기업도 운영 및 건립 중에 있다. 특히 강서구의 에코델타시티 그린데이터센터에 입주할 5개사의 전기 수전이 모두 확보됐고, 전력 계통 영향 평가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김중호 부산시 인공지능소프트웨어과 양자기술팀장은 “부산은 전 세계 데이터의 90% 이상이 전송되는 해저 케이블의 이용이 수월하고, 토지와 전력 수급이 용이하다는 강점이 있다”며 “특히 분산에너지 특구로 지정된 6개 산단에서는 더욱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강서구는 지난해 11월 전국 최초로 분산에너지 특구로 지정되면서 지역 내 전력 생산·소비·직접거래가 가능해졌다. 기존 중앙 집중형 전력망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 안에서 만든 전력을 거래할 수 있는 틀이 마련돼, AI 데이터센터처럼 전력 수요가 큰 기업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시 관계자는 “에너지 비용 경쟁력과 전력 공급의 안정성 등을 강조하며 해외 기업들과 계속 접촉하고 있고, 성과 단계까지 접어든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2026.07.2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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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다음은 피지컬 AI…엔비디아가 LG를 선택한 이유

산업 일반

화면 속에서 글을 쓰고 이미지를 만들던 인공지능(AI)이 이제 현실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가 '소프트웨어 AI' 시대를 열었다면, 산업의 무게중심은 이제 ▲로봇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물류자동화 ▲냉난방공조(HVAC) 등 현실 세계를 제어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이 변화의 중심에는 엔비디아(NVIDIA)가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으로 출발한 엔비디아는 AI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며 현실 산업을 연결하는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리고 그 여정의 핵심 파트너로 한국의 LG그룹이 떠오르고 있다.삼겹살 회동 이후 급물살 탄 협력지난 6월 5일 서울 마포구의 한 한 고깃집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이른바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을 가졌다. 편안한 식사 자리였지만 피지컬 AI 시대를 앞둔 글로벌 협력의 출발점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삼소 회동 이후 양사의 협력은 빠르게 구체화됐다. 젠슨 황 CEO는 직접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찾아 구 회장과 회동했고, 구 회장은 로비까지 나가 황 CEO를 맞이했다.당시 구 회장은 "오늘 엔비디아와 함께 미래의 방향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AI 시대를 더욱 앞당기기 위해 앞으로 더 많은 협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주 세부적인 이야기까지 이어가고 싶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며 "캘리포니아에서 다시 만나 협력을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약속은 곧바로 실행으로 이어졌다. LG그룹 경영진은 2주 뒤인 지난 6월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의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해 엔비디아 경영진과 ▲피지컬 AI ▲AI 인프라 ▲미래 모빌리티 ▲차세대 로봇 플랫폼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렇다면 엔비디아는 왜 수많은 글로벌 제조기업 가운데 LG를 선택했을까. 답은 피지컬 AI의 본질에 있다.피지컬 AI가 생성형 AI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물리 법칙'을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가상 공간에서는 중력과 마찰, 날씨 변화까지도 정해진 변수 안에서 작동한다.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공장 바닥에 떨어진 작은 볼트 하나 ▲갑자기 끼어드는 보행자 ▲기온 변화에 따른 금속의 미세한 수축까지 AI는 수많은 변수를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판단해야 한다. 결국 AI가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제어하려면 스스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끊임없이 학습하는 '월드 모델(World Model)' 구축이 필수적이다.이처럼 피지컬 AI는 현실의 불확실성을 극복해야 하는 만큼 산업적 파급력도 생성형 AI보다 훨씬 크다. 스마트팩토리에서는 생산 공정을 스스로 최적화하고, 물류 현장에서는 자율주행 로봇이 배송을 수행하며, 빌딩에서는 AI 기반 공조 시스템이 에너지 소비를 실시간으로 제어한다. AI는 더 이상 사람을 돕는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공장과 물류, 도시를 움직이는 산업 인프라가 되고 있다.탈중국 목표로 LG에 손 내밀어결국 미래 산업 경쟁력은 더 똑똑한 AI 챗봇을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공장과 도시, 가정을 얼마나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AI를 확보했느냐에 달려 있다는 의미다.엔비디아가 피지컬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요소 가운데 하나는 지정학적 리스크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공급망 안정성과 보안이 AI 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다.피지컬 AI 하드웨어는 국가 핵심 인프라와 제조 현장에 직접 투입된다. 만약 로봇이나 공조 시스템, 자율주행 장비 등에 보안 취약점이나 백도어가 존재한다면 기업은 물론 국가 인프라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실제로 미국과 주요 서방국들은 중국산 하드웨어와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뛰어난 제조 경쟁력을 갖췄지만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중국 기업과의 협력이 미국 정부 규제와 서방 시장의 보안 우려를 동시에 불러올 수 있는 부담 요인이다.결국 엔비디아가 필요했던 것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경쟁력과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 그리고 정치·안보 측면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였다. 이런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기업으로 LG가 부상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한국은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자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핵심 축이며, LG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 등 주요 산업 정책에 대응하며 글로벌 제조 경쟁력을 입증해 왔다. 韓 '피지컬 AI 강국' 도약할 기회 LG의 강점은 단순한 제조 규모가 아니다. 생활가전과 전장, 산업용 설비를 통해 축적한 방대한 공간 데이터와 글로벌 양산 능력, 이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는 제조 역량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단순한 제조기업이 아니라 AI를 현실 산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지능형 제조 플랫폼'인 셈이다.엔비디아와 LG의 협력은 한국 AI 산업에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 AI 경쟁력은 초거대언어모델(LLM) 등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평가받아 왔다. 하지만 피지컬 AI 시대에는 제조 경쟁력과 하드웨어, 공간 데이터가 새로운 경쟁력이 된다. AI를 잘 만드는 국가에서 AI를 현실 산업에 가장 잘 적용하는 국가로 경쟁의 축이 이동하는 것이다.실제로 피지컬 AI는 AI 모델 하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현실 공간에서 축적한 데이터와 이를 실제 제품과 공장에 구현할 수 있는 제조 기술, 안정적인 공급망이 함께 갖춰져야 비로소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엔비디아가 제조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김영진 핀릿 연구원은 "LG전자는 가전과 전장, 부품 경쟁력을 모두 갖춘 보기 드문 로봇 하드웨어 플랫폼 기업"이라며 "피지컬 AI의 핵심은 실제 공간 데이터와 시뮬레이션 학습인데 LG는 가전과 스마트홈, 전장, 제조 현장에서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같은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이 본격화할수록 LG의 하드웨어 파트너로서의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7.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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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떼고 K뷰티 CEO 새 명함 내민 하지원 “건강한 아름다움은 균형에서 온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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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력 30년. 나이 앞자리의 숫자가 몇 번이나 바뀌었지만 여전히 믿고 보는 배우로 대중의 확고한 지지를 받는 하지원이 뷰티 브랜드 ‘파우치24’의 최고경영자(CEO)로 낯선 도전에 나섰다. 배우로, 화가로 활동해 온 그가 이번엔 직접 원료 선정부터 경영과 마케팅까지 진두지휘하며 K-뷰티 시장에 새로운 도전장을 던진 까닭은 무엇일까. 가 하지원을 만나 브랜드 탄생 배경부터 글로벌 전략, 그리고 하지원이 생각하는 ‘건강한 아름다움’을 들어봤다.실제 피부 트러블에서 시작“배우는 캐릭터를 통해 감정이나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람입니다. 브랜드를 이끌며 많은 걸 느끼는데, CEO도 결국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사람이더군요.”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이미 확고히 자리매김한 하지원이 왜 ‘파우치24 CEO’라는 새 명함을 팠을까. 그는 “배우와 CEO라는 직업이 다른 듯하지만 결국에는 사람들에게 좋은 경험과 가치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고 얘기했다.하지원은 한 우물만 파듯 배우 활동에 집중하며 지내오다, 8년 전부터 화가로 또 다른 도전에 발걸음을 뗐다. 국내 전시회는 물론 싱가포르 아트 위크·일본 도쿄 개인전 등까지 중견 작가로 역량을 꾸준히 넓혀가고 있다. 그는 “배우가 주어진 캐릭터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한다면 작가는 나라는 존재를 탐구하는 과정이다. 세상에 놓인 진짜 나를 알아가는 과정의 연장선에서 브랜드 론칭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파우치24는 하지원의 반복된 피부 트러블에서 출발한 브랜드다. 비주얼 콘텐츠 속 하지원의 피부는 결점을 찾을 수 없이 완벽히 정제된 모습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 “카메라 앞에서 느껴지는 피부와 자연스러운 시간에서의 피부는 다르다”는 그는 촬영 때 피부 상태가 매일 다름을 경험했다. 하지원이 느낀 점은 여성들의 피부 고민과도 일맥상통했다. 그는 “현대 여성들도 부족한 수면·업무 스트레스·날씨 변화 같은 요인에 따라 피부가 예민해진다”며 “한 번의 극적인 변화보다 매일 편안한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배우로 오래,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비결”이라며 브랜드 철학을 설파했다.이런 고민을 토대로 2025년 1월 ‘파우치24’를 출범했다. 브랜드명 ‘파우치’는 말 그대로 작은 소지품을 담는 가방으로, 단순히 물건을 담는 뜻을 초월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담는 공간, ‘24’는 하루 24시간을 의미한다. 그는 “잠도 못 자고 촬영하다 피부에 트러블이 났을 때 파우치에서 제품을 꺼내 쓰던 경험을 그대로 담아 진정성을 살렸다”고 부연했다.파우치24의 1호 제품 ‘퀸즈밤’은 과거 사극 ‘기황후’ 때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당시 밤샘 촬영이 많아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한 적이 있었는데 얼굴에 단순 뾰루지가 아닌 통증을 수반한 트러블로 매우 고생한 적이 있다. “8일 정도를 제대로 못 자고 일정을 소화했을 때의 경험을 제품에 녹였다”는 하지원은 “덥고 춥고 상처 나고 모기에 물렸을 때 등 피부 컨디션이 무너진다 싶으면 그때그때 바르는 파우치 속 비상약이자 ‘보약’ 같은 존재”라고 소개했다.파우치24가 내세우는 ‘마이크로 EM10’은 10~100nm의 초미세 입자를 활용해 유효 성분의 침투를 극대화한 기술이다. 또 ‘P-레벨’은 브랜드만의 성분 설계 철학을 수치를 기반으로 구조화한 시스템이다. 모든 제품은 P-레벨 기준에 따라 피부에 안전하게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설계를 최적화하고 있다.하지원은 “좋은 성분을 많이 넣는다고 무조건 좋은 제품이 되지 않고, 특정 성분이 좋다고 해도 모든 사람에게 같은 결과를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필요한 것은 빼고, 필요한 성분만 최적 함량으로 설계한 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방향”이라고 했다. 이름보다 신뢰로 승부…라이프스타일까지 확장스타들의 사업 진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팝스타 리한나는 펜티 뷰티(Fenty Beauty)의 경영자로 더 유명하다. 이 브랜드의 기업 가치는 최대 20억 달러(약 3조62억원·2025년 10월 기준)에 달한다. 헤일리 비버의 ‘로드’(Rhode)나 스칼렛 요한슨의 ‘더 아웃셋’(The Outset), 제시카 알바의 ‘어니스트 컴퍼니’(The Honest Company)도 배우보다 더 유명한 브랜드로 성장했다.이 브랜드들은 배우 이름을 드러내기보다 제품 자체에 포커싱해 글로벌로 크게 성장했다. 누구나 아는 하지원의 이름은 브랜드 홍보에 강점이자 약점이다. 그는 “초반에는 브랜드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되지만 오래갈 전략은 아니다”며 “K-뷰티에는 이미 좋은 제품들이 많다. 피부에 대해 진정성 있게 고민하는 회사, 건강한 피부를 돕는 기술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싶다”고 강조했다.하지원은 친언니이자 아로마테라피스트 겸 코스메틱 전문가로 20년 이상 경력의 전유경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의기투합했다. 전 CTO는 하지원이 촬영장에서 피부가 ‘뒤집어지면’ 그에 맞는 화장품을 처방해 도움을 줬다. 브랜드 론칭의 태동부터 자매는 양보 없는 논의를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향의 블렌딩이나 성분, 텍스처까지 절대 타협하지 않는 게 파우치24의 기준이 됐고 완벽한 제품이 나왔다”며 “브랜드 론칭은 1년 반 정도 흘렀지만, 이런 이야기를 나눈 지는 20년이 넘었다”며 배시시 웃었다.파우치24는 올해 하반기 글로벌 진출의 신발 끈을 바짝 조이고 있다. 사내 글로벌 전략팀과 투자사와 함께 해외 수출을 타진 중이다. K-뷰티의 글로벌 인기가 높은 만큼 제품의 품질은 물론 배우로서의 경험을 담은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 풀어 소개할 계획이다. 현지 환경에 맞게 차별화한 제품 홍보 및 마케팅에 대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원의 ‘모공 제로’ 비결은 다름 아닌 ‘세안’이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씻어내는 제품이 오히려 피부를 건조하게 하는 주범”이다. 자극이 쌓이면 잔주름이 생겨 세게 씻는 관리는 피하는 편이다. ‘C.C.C 핑크’ 클렌징 케어 바는 부드럽게 피부를 닦으면서 보습이 가능한 비누로 하지원이 디자인부터 직접 손을 댔다. 3개의 동그란 구체는 괄사로 활용해 마사지 효과를 볼 수 있게 했다. 하지원이 정의하는 건강한 아름다움이란 뭘까. 하지원은 질문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균형”을 언급하며 “피부도, 마음도, 운동, 음식도 밸런스를 이뤄야 한다”며 “피부도 균형이 맞으면 메이크업이 더 잘 먹는 듯 하다. 아름다움은 결국 균형이 맞았을 때 온다”는 결론을 내렸다.

2026.07.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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