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지칠 대로 지쳤다” 삼전·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서 개인 자금 ‘썰물’
- 2주 만에 30% 안팎 손실에 투자심리 급랭
당국 규제 강화에 거래대금 감소 전망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국내 증시가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이어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반도체주 급락으로 상품 수익률이 단기간에 30% 안팎의 손실을 기록하자 ‘음의 복리’ 효과가 현실화했고, 개인들은 손실을 견디지 못한 채 대거 자금을 회수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투자 문턱을 높이기로 하면서 이 같은 자금 이탈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손실 커질수록 매도세 확대
2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ETF 시장에서는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서는 일제히 순매도로 돌아섰다.
반도체주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ETF 상품 가운데 가장 큰 손실을 기록했다. 상당수 상품의 수익률은 불과 2주 만에 마이너스 28~30%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는 레버리지 상품 특유의 ‘음의 복리’ 효과가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초자산이 하루씩 큰 폭으로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누적 수익률이 실제 주가 하락률보다 더 크게 악화하면서 투자 손실이 확대된 것이다. 최근 반도체 업종을 둘러싼 글로벌 차익실현과 변동성 확대가 맞물리면서 해당 상품 투자자들의 피로감도 극심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번 주 개인투자자의 국내 ETF 순매수 규모는 약 4500억원을 기록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서는 모두 순매도가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개인투자자는 1Q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 ETF를 9844억원어치, 1Q 삼성전자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 ETF를 4453억원어치 각각 순매도했다.
이 밖에도 ACE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ETF에서 5499억원,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ETF에서 1조8977억원, KIWOOM 삼성전자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 ETF에서 4168억원, KIWOOM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 ETF에서 8577억원의 개인 순매도가 집계됐다.
반면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있는 고배당 ETF에는 자금이 유입되는 모습이다.
최근 증시 급등락을 경험한 개인투자자들이 공격적인 레버리지 투자보다 안정성과 배당수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최근 수익률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한자산운용에 따르면 전일 기준 최근 1개월간 SOL 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 ETF의 수익률은 8.87%로, 같은 기간 코스피(-13.49%)를 크게 앞질렀다. 해당 ETF는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규제 강화에 개인 외면도 지속 전망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서 개인 투자자의 자금이 회수되는 흐름은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로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 관계기관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ETN의 기본예탁금 강화 조치를 당초 8월 시행 계획보다 앞당겨 오는 3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려는 일반투자자는 기존 기본예탁금 1000만원 대신 현금 3000만원을 갖춰야 한다. 지금까지 인정되던 주식·ETF·채권 등 대용증권은 예탁금으로 인정되지 않으며, 기존 투자자도 추가 매수 시에는 동일한 기준을 적용받는다.
정부는 매도대금을 결제 이전에 예탁금으로 인정하던 방식도 개선해 실제 현금이 입금된 이후에만 예탁금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국내외 규제 비대칭을 해소하고 투자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 5월 27일 도입됐다. 출시 이후 시가총액과 거래대금이 빠르게 증가했지만, 최근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종의 주가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투자자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금융당국은 투자 과열을 완화하고 시장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이번 보완 조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자 진입장벽이 높아지는 만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거래대금은 상당 부분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단기 차익을 노린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높은 상품 특성을 감안하면 거래 회전율이 낮아지고, 자금은 배당형·지수형 ETF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품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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