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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AI로 '근육 늘리고 지방 줄이는' 비만신약 설계…퍼스트 인 클래스 개발 속도
- 자체 AI 플랫폼 'HARP-pSAR' 공개…단백질 서열 최적화로 후보물질 설계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플랫폼을 활용해 단백질 서열의 미세한 변화를 분석하고 최적의 신약 후보물질을 설계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AI가 발굴한 혁신 신약 후보를 실제 임상 단계까지 연결한 사례를 공개하면서 AI 기반 신약개발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는 평가다.
한미약품은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제 분자생물학 지능형 시스템 학술대회(ISMB)에서 자체 AI 플랫폼 'HARP-pSAR(Hanmi AI-driven Research Platform-protein Sequence-Activity Relationship)'를 활용한 근육 강화 기반 비만 치료제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고 24일 밝혔다.
ISMB는 생물정보학과 계산생물학 분야의 세계 최대 규모 학술대회로, AI를 활용한 신약개발과 생명과학 연구의 최신 기술을 공유하는 행사다. 올해는 AI를 단순한 예측 도구가 아니라 연구를 함께 수행하는 '연구 협력자'로 활용하는 사례들이 주요 화두로 제시됐다.
AI가 후보물질 설계까지…임상 진입 성공 사례 제시
한미약품이 발표한 연구의 핵심은 AI가 단백질 서열을 분석해 약리 활성을 예측하고 최적의 후보물질 설계 방향까지 제안한 뒤, 이를 실제 실험 검증과 임상 개발로 연결했다는 점이다.
회사는 이 플랫폼을 활용해 세계 최초로 체중 감량과 근육 증가를 동시에 목표로 하는 비만 치료제 'HM17321(LA-UCN2)'을 도출했다. 해당 후보물질은 현재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HM17321은 기존 GLP-1 계열과 달리 CRF2(Corticotropin-Releasing Factor 2)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표적하는 UCN2(Urocortin-2) 유사체다. 지방 감소와 근육 증가를 동시에 유도하는 새로운 기전의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비만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또 한미약품은 지난 6월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세계 최초의 펩타이드 기반 마이오스타틴(Myostatin) 억제 기전 근육 증진 치료제 'HM500197(LA-MSTN)'도 공개한 바 있다.
"실험 데이터 부족 한계 극복"…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고도화
HARP-pSAR의 특징은 신약개발 초기 단계에서 가장 큰 난제로 꼽히는 실험 데이터 부족(Low-N)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이다.
기존 AI 모델이 대규모 데이터와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요구하는 것과 달리, 양자화 기술을 적용해 적은 데이터만으로도 높은 예측 정확도를 확보하고 일반 연구용 워크스테이션에서도 빠르게 구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미약품은 수십 건의 내부 실험 데이터만으로 표적과 비표적 수용체의 활성을 높은 정확도로 예측하는 모델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단백질 서열을 반복적으로 설계·합성·평가해야 했던 기존 연구 과정을 대폭 단축하고, AI가 선별한 유망 후보물질 중심의 초고속 스크리닝 체계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학습하지 않은 새로운 단백질 서열의 활성까지 예측하고 최적의 아미노산 변이 위치를 제안해 후보물질 설계 과정의 시행착오와 연구 비용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고 회사는 강조했다.
한미약품은 앞으로 HARP-pSAR을 특정 프로젝트에 국한된 예측 모델이 아니라 다양한 표적에 적용 가능한 AI 기반 신약 설계 플랫폼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최인영 한미약품 미래성장부문장(부사장)은 "이번 연구는 AI가 단순한 데이터 분석을 넘어 연구진과 함께 신약 후보물질 설계 방향을 제시하고 개발 과정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실질적인 연구 파트너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세계적인 AI·계산생물학 연구자들이 모인 ISMB에서 AI 기반 설계 결과가 실제 임상 개발 단계의 신약 후보물질로 이어진 성과를 소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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