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내 돈 녹을라”…‘롤러코스피’ 대신 연 4%대 저축은행 예·적금으로 관심↑
- 저축은행 평균 예금 금리 연 3.9%대 진입
연 4% 이상 고금리 상품도 160개 넘어
증시 변동성 확대·기준금리 인상 기로 속 피난처로 주목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주식시장의 급격한 변동성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맞물리면서 주식 투자자들이 은행 예적금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반도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영향으로 코스피 지수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이른바 ‘롤러코스피’ 장세가 지속되자 차익을 실현하거나 손실을 피하려는 자금이 은행권 수신상품으로 대거 유입되는 모습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월말 기준 949조3998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새 4조6837억원 증가한 규모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은 지난 5월에도 7조5327억원 늘어난 바 있다. 3월과 4월 두 달간 10조원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갔던 흐름과 비교하면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이 같은 자금 이동 흐름 속에서 저축은행도 예금 금리를 공격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고객 유치와 기존 수신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한 조처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 상품 공시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90%선을 넘어섰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연 4% 이상 금리 제공 상품은 현재 160개를 넘어섰다.
9일 기준 저축은행 권역에서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HB저축은행의 ‘e-회전정기예금’과 ‘스마트회전정기예금’으로, 각각 연 4.51%의 기본 금리를 적용한다. CK‧OK‧JT‧대한‧머스트삼일‧바로‧상상인저축은행 역시 기본금리 기준 연 4.5% 수준의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시중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금리가 1년 만기 기준 최고 연 2.9~3.3%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금리 차이가 최대 1.2%포인트에 달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예적금 상품이라도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칫 저축은행이 건전성 악화로 흔들릴 경우 원금 손실 우려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투자자가 다소 불편하더라도 예금자보호한도 안에서 여러 저축은행에 분산해 자금을 예치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예금자보호란 금융기관이 파산 등으로 예금을 지급하기 어려워질 경우 원금과 이자를 보호하는 제도를 말한다. 지난해 9월 예금자보호한도가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예적금 등 원금보장형 상품은 가입 시점과 관계없이 모두 적용받게 됐다. 퇴직연금이나 연금저축·사고보험금도 1억원까지 보호된다. 여러 저축은행에 1억원씩 나눠 자금을 분산할 경우 최악의 상황에서도 원금을 보전할 수 있다.
당초 예금자보호한도가 1억원으로 상향될 당시, 은행권에서는 자금이 제2금융권으로 대거 이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증시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여유 자금은 한동안 주식 시장으로 쏠렸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1금융권과 2금융권의 금리 차이가 크지 않아 저축은행이 외면받았던 게 사실”이라며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진 데다 저축은행 예금 금리가 연 4%대 후반까지 치솟으면서 투자자들이 다시 저축은행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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