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이슈
사상최대 수출, 사상최고 주가에도…대통령 지지율은 왜?
- [EDITOR's LETTER]
수출은 사상 최대인데 고용·물가는 동반 경고음
반도체 호황의 과실, 고용·소득·내수로 확산돼야
이 대통령은 야당은 정부와 여당을 감시하고 견제하며 공격하는 역할이 중요하지만, 여당은 주어진 권력으로 책임지는 능력과 실적, 포용과 통합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집권여당은 신념의 언어보다 ‘책임의 언어’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 구호는 물가를 낮추지 못하고, 진영 논리는 일자리를 만들지 못한다.
권력이 커진 만큼 핑계는 줄어든다. 여권은 지방선거에서 서울, 대구, 경남, 경북을 제외한 12개 광역지자체장을 모두 차지했다. 중앙정부와 국회, 지방정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가장 큰 숙제는 경제다. 반도체 호황과 증시 활황은 지금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두 축이다. 반도체 수출은 호조를 넘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하며 한국 경제와 증시를 동시에 견인하고 있다.
산업통상부의 ‘2026년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5월 수출은 877억5000만 달러로 월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371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69.4% 급증했다. 전체 수출의 40% 이상을 반도체가 책임진 셈이다.
그러나 ‘사상 최대’, ‘역대 최고’라는 수식어가 민생을 책임지지는 않는다. 반도체 호황의 과실이 고용과 소득, 내수로 넓게 확산하지 않으면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는 달라지지 않는다.
고용과 물가는 이미 경고음을 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2026년 5월 고용동향’ 기준, 5월 15~64세 고용률은 70.2%로 전년 동월보다 0.3%포인트 하락했고, 취업자 수는 2912만명으로 1년 전보다 4만명 줄었다.
청년층의 사정은 더 나쁘다. 청년 고용률은 43.8%로 2.4%포인트 떨어졌고, 청년 실업률은 7.2%로 0.6%포인트 상승했다.
물가 부담도 다시 커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1% 올랐고, 생활물가지수는 3.3% 상승했다.
수출과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동안 일자리와 생활비는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선거 이후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 하락의 배경에도 이런 체감경제와의 괴리가 자리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국민은 경제지표만으로 삶이 나아졌다고 느끼지 않는다. 장바구니 물가, 대출이자, 청년 일자리, 자영업 매출 등 체감 경기가 민심을 결정한다.
국민배당금이나 사회연대임금 같은 1차원적 분배 담론으로는 부족하다. 돈을 나눠주는 정책은 즉각적인 체감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지속가능하지 않다.
반대로 인재를 키우고, 협력업체의 생산성을 높이고, 지역에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산업 생태계의 병목을 풀어내는 정책은 시간이 걸리지만 경제의 체질을 바꾼다.
집권세력의 책임은 여기서 갈린다. 반도체와 증시가 벌어준 시간을 정치적 성과 홍보에 쓸 것인가, 아니면 민생 구조를 바꾸는 데 쓸 것인가.
초과이윤을 둘러싼 분배 논쟁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산업 경쟁력과 국민 생활을 동시에 끌어올릴 제도 설계로 나아갈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그것이 정치이고 통치이며, 여당과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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