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한화 '김승연호', ‘한국판 스페이스X’ 향해 발사
- 태양광 달에 보내 ‘우주 데이터센터 시대’ 대비
발사체·위성 제작·운용 우주사업 통합 솔루션 구축
[이코노미스트 김두용 기자]
우주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짓고, 태양광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미국 스페이스X의 상장으로 우주산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판 스페이스X’를 꿈꾸는 기업에도 시선이 쏠린다. 발사체부터 위성 서비스까지 우주사업의 수직 계열화로 가치사슬을 확대하고 있는 한화그룹이 ‘국가대표’로 꼽힌다.
‘우주태양광 시대’ AI 데이터센터에 활용
스페이스X는 우주 데이터센터를 핵심 성장축으로 제시하고 있다. 단순한 위성 통신이 아닌 우주판 AI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해 지상 데이터센터의 병목 현상을 해결하겠다는 전략이다.
향후 우주 데이터센터를 돌아가게 하는 핵심 전력원이 태양광이 될 전망이다. 우주에서는 태양광을 24시간 활용할 수 있고, 지상보다 높은 효율의 태양 복사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력적이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과 관련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상업용·주거용 태양광 모듈 1위 업체이기도 하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은 이번에 차세대 전지를 우주로 보내 우주 태양광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화큐셀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가 지원하고, 미국 우주·방산기업 이지스 에어로스페이스가 총괄하는 우주 기술 실증 프로그램 SSTEF-1 프로젝트에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셀’을 공급한다. 우주 환경에서의 태양광 셀 성능에 관한 실증 업무를 수행할 제품으로 한화큐셀의 탠덤 셀을 선정한 것이다.
특히 페로브스카이트는 독특한 결정구조를 갖고 있어 차세대 태양광 전지로 각광받고 있다. 기존 실리콘 단접합 셀은 한 종류의 반도체만 써서 태양광 스펙트럼을 나눠 흡수하는데 한계가 있었지만,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셀은 이를 보완했다는 설명이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페로브스카이트의 화학적 구조가 이론적으로 태양광을 더 잘 흡수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기존 실리콘 셀 대비 효율을 10% 이상 개선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제공되는 탠덤 셀은 한화큐셀 독일 탈하임 연구개발(R&D) 센터가 독자 기술로 제작했다. 달 탐사선 표면에 한화큐셀의 탠덤 셀 샘플이 설치될 예정이다. 한화큐셀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우주 환경에서의 실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뢰성 높은 우주 태양광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방향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미래 태양광 기술로 주목받아 온 탠덤 기술은 이번 프로젝트 참여를 계기로 우주용 태양광 분야에서도 가능성을 인정받게 됐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외에도 우주사업과 관련된 사항들을 검토하며 한화그룹이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우주 생태계 구축에 힘을 보탠다. 한화큐셀은 탠덤 제품을 2029년 상용화 목표로 개발 중이다.
박승덕 한화큐셀 대표는 “이 프로젝트는 지속가능한 에너지의 가능성을 우주까지 확장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태양광 제조업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우주 태양광 시대를 여는 글로벌 재생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주사업 수직계열화로 시너지 확대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도하는 발사체뿐 아니라 쎄트렉아이 인수 등을 통해 위성 제조와 위성 서비스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항공우주(KAI)의 지분 확보와 협력 체계 확대로 우주·항공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6월 16일 공시를 통해 KAI 지분 6.50%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화그룹은 총 9.04%에 달하는 KAI 지분으로 수출입은행(26.41%)에 이어 KAI의 2대 주주가 됐다. 연말까지 5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KAI 지분을 12% 이상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한화의 KAI 지분 확대는 우주사업 경쟁력 강화와 맞물려 있다. 한화는 KAI 지분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꾼 바 있다.
한화는 최근 우주산업이 대형화·통합화 되는 흐름에서 KAI와 함께 ‘한국판 스페이스X’를 겨냥하고 있다. 한화는 30년 이상 항공엔진·항공전자·위성·우주발사체 등의 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성과를 올리고 있다. KAI는 국내 유일의 완제기 개발·제작 업체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시너지가 기대된다.
국내의 우주산업은 최근 민간 주도로 전환되는 추세라 향후 한화의 역할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우주산업은 자본과 규모의 경쟁 체제로 진입한 반면, 국내는 정부 의존도가 여전해 시장 진입 구조 측면에서 한계가 뚜렷했다.
이에 한화는 KAI와의 역량 통합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발사체부터 위성·지상체계·우주서비스까지 연결하는 국내 최대 우주산업 밸류체인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부터 우주 사업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김 회장은 올해 첫 현장 경영으로 국내 최대 민간 위성 생산 허브인 한화시스템의 제주우주센터를 찾았다. 한화그룹의 우주사업을 총괄하는 김동관 부회장도 함께 자리하며 우주를 향한 한화의 포부를 아낌없이 드러냈다.
김 회장은 한화의 도전정신을 강조하며 우주사업을 적극 밀어주고 있다. 그는 “우리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꿈은 누리호 4차 발사 성공으로 현실이 됐다. 달 궤도선에 이어 달 착륙선 추진 시스템까지 만들게 돼 한화는 국내 민간 우주산업의 명실상부한 선도 주자가 됐다”며 “우주는 도전을 멈추지 않는 자에게만 길을 내어준다”고 강조했다.
김동관 부회장은 지난 2021년 우주사업 전반을 지휘하는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시키는 등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해 민간 최초의 위성 전문기업 쎄트렉아이를 인수하는 등 사업을 확대하며 ‘뉴스페이스 시대’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쎄트렉아이의 최대주주로 33.6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쎄트렉아이의 위성시스템 수주총액은 올해 1분기까지 1조638억원이고, 수주잔고 569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우주발사체 및 위성에 대한 기술적 전문지식과 네트워크를 가진 엔지니어들이 학회와 전시회 등을 통해 ‘우주 시대’를 대비하는 고객과 잠재 수요자를 발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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