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삼전·하닉 주식, 지금 사라"…'반도체 피크아웃' 실체는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인 9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8.97%, 15.91% 폭등하며 전날의 패닉 셀링을 단숨에 만회했다. 앞서 지난 8일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10.18% 폭락한 29만5천500원에 마감하며 6거래일 만에 '30만전자'를 반납했고, SK하이닉스 역시 7.68% 내린 191만1천 원으로 밀리며 200만 원 선을 내준 바 있다. 주도주의 무더기 하락에 코스피는 하루 만에 8.29% 폭락하며 8,000선이 무너지고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번 조정의 도화선은 글로벌 빅테크들의 실적 및 공급망 노이즈였다.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발표한 차기 인공지능(AI) 반도체 매출 전망치가 시장 기대치를 밑돈 데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인한 금리 인상 우려가 겹치며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10.26% 폭락한 영향이 컸다. 여기에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에 적용될 소캠(SoCAM) 공급 물량이 급감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며 AI 수요 둔화 우려에 불을 지폈다.
국내 전문가들은 글로벌 투자업계 일각에서 제기된 '반도체 고점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BNP파리바 등 외신은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와 중국 메모리 업체의 생산 확대로 내년부터 공급 과잉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으나, 국내 증권가는 이번 사이클의 핵심인 AI 인프라 수요가 과거 범용 메모리 사이클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견고하다고 진단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이클의 빅테크 고객들은 AI 경쟁에서 뒤처지면 향후 10년의 성장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절박함이 있어 수요가 매우 단단하다"고 짚었다. 공급 측면에서도 삼성전자 P5 공장과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의 본격적인 가동이 내년 이후에나 가능한 만큼, 당장 올해 공급 과잉이 발생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추격에 대해서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하이엔드 시장에서의 기술 격차가 여전해 국내 기업의 지위를 위협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발언도 투심 회복에 힘을 보탰다. 황 CEO는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현재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 AI 팩토리를 원하는 엄청난 수요를 목격하고 있으며 사업은 대단히 호황"이라며 "우리는 이제 막 AI 인프라 구축의 시작 단계에 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SK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61만 원, 400만 원으로 유지하며 매수 의견을 고수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AI 시대 메모리의 구조적 병목과 국내 업체들의 실적 강세는 단기에 변하는 가치가 아니다"라며 급락 시점을 적극적인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다만 단기적인 매크로(거시경제) 변동성 요인은 여전히 남아있다. 당장 한국시간 10일 저녁 발표될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가 예상치를 상회할 경우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매파적 기조를 자극해 조정 국면이 연장될 수 있다. 또한 11일 오라클 실적 발표와 12일로 예정된 스페이스X의 메가 기업공개(IPO)에 따른 글로벌 자금 이동 과정에서 국내 주도주에 대한 일부 수급 교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6~7월 간 단기 변동성 관리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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