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무너진 30만전자·200만닉스…브로드컴 쇼크 '검은 월요일' 다가왔나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장 초반 삼성전자는 30만원선 아래로 밀리며 전 거래일 대비 9% 안팎 급락했고, SK하이닉스도 8% 이상 하락하며 190만원대까지 내려앉았다.
국내 증시 급락의 배경에는 미국 증시를 강타한 이른바 ‘브로드컴 쇼크’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브로드컴 실적 발표 이후 인공지능(AI) 반도체 성장세에 대한 기대가 약화되면서 엔비디아, AMD, 마이크론, TSMC 등 주요 반도체 종목이 동반 급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0% 넘게 폭락하며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여기에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금리 인상 우려가 다시 부각된 데다 기술주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나스닥지수도 4% 넘게 하락했다.
충격은 국내 시장으로 고스란히 전이됐다. 코스피는 장 초반 8000선 아래로 밀리며 전 거래일 대비 8% 이상 급락했고, 한국거래소는 오전 9시 3분께 유가증권시장에 1단계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거래가 20분간 중단됐고,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도 30분간 매매를 멈췄다.
외환시장도 불안한 흐름을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550원을 돌파하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환율 급등은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를 키우며 증시 하락 압력을 더욱 높였다.
특히 최근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개인 투자자 자금이 집중됐던 만큼 투자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증권가가 양사 목표주가를 각각 50만원, 400만원 수준까지 제시하며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최근 신고가 이후 주가가 급격히 꺾이면서 고점 부근에 진입한 투자자들의 손실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달 초 기록한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했고, SK하이닉스 역시 단기간에 15% 안팎 조정을 받았다. 온라인 투자자 커뮤니티에는 고점 매수에 따른 손실을 호소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급락이 기업 실적 악화나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에 따른 것이 아니라 글로벌 위험자산 회피 심리에 따른 충격이라는 점에서 펀더멘털 훼손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종에 집중됐던 투자 자금이 일부 분산되면서 업종 간 순환매가 나타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미국 기술주 흐름과 환율 변동성이 당분간 국내 증시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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