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삼성전자 '갤럭시 기만광고 어떻게 했길래' 과징금 200억
- 공정위 27일 삼성전자에 게임 실행 시 성능 제한 숨겨
고게임 사양 실행 시 갤럭시 S21·S22의 최대 성능 제한
소비자들도 게임 버벅 현상에 손해배상 소송에 나서기도
[이코노미스트 김두용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 S21·S22의 최대 성능 제한 사실을 숨기고 광고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00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고사양 게임에 최적화됐다고 광고했지만 실제로는 스마트기기의 최대 성능이 제한되면서 버벅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소비자들도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하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삼성전자가 표시광고법상 '기만적인 표시 광고'를 했다고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약 200억원(잠정)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1년 1월 15일부터 이듬해 3월 21일까지 갤럭시 S21과 S22 시리즈, 태블릿컴퓨터 탭 S8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홈페이지, 홍보 영상, 신제품 발표회(언팩), 언론 보도자료 등의 광고를 통해 화려한 그래픽 효과, 빠른 화면 전환, 다수 이용자의 실시간 대결 등이 필요한 고사양 모바일 게임을 할 때 스마트기기의 부드러운 화면 전환, 빠른 터치 반응 속도 등을 강조해 광고했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역대 갤럭시 중 가장 빠른 5nm AP, 고사양 게임 할 때 하드캐리', '모바일 게임 경험의 끝판왕, 120Hz 디스플레이는 빠른 화면 전환과 터치에도 반응합니다', '이젠 속도감 있는 게임을 할 때도 (중략) 빠른 터치 반응과 부드러운 화면 전환을 충분히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나 광고와 달리 소비자가 '배틀 그라운드', '원신', '리니지W' 등 특정 고사양 게임 앱을 실행하는 즉시 기기의 온도 등 상태와 무관하게 삼성전자의 GOS(Game Optimizing Service) 개별 정책이 작동돼 스마트기기의 핵심 반도체 칩인 AP(CPU·GPU) 최대 동작 속도(클럭), 주사율(1초 동안 한 화면이 새로 그려지는 횟수) 등이 사전에 지정된 값으로 곧바로 제한된 것으로 공정위는 분석했다.
GOS는 게임 앱에 적용되는 발열 관리 시스템이다. GOS 개별 정책의 경우 기기의 온도 등 상태와 상관없이 특정 고사양 게임 앱을 실행하는 즉시 기기의 최대 성능을 사전에 정해진 대로 제한한다. GOS 개별 정책이 작동되면서 소비자가 게임 앱을 시작하자마자 주된 연산 기능을 담당하는 CPU와 그래픽 처리를 담당하는 GPU의 동작 속도 상한은 본래 최대 성능 대비 최저 약 30% 수준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높은 성능이 필요한 순간에 게임이 멈추거나 버벅대고 지연되는 현상(lag), 그래픽 품질이 저하되는 현상이 빚어졌다.
실제 소비자들은 이들 기기로 GOS 개별정책이 적용된 게임을 실행하면서 화면이 끊기고 해상도가 저하된다며 다수의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소비자 1800명은 S22 시리즈 성능 제한과 관련해 삼성전자에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삼성전자가 고사양 게임 앱이 실행되는 즉시 기기의 최대 성능이 일률적으로 제한된다는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은 채 스마트기기를 구매하도록 유인했다고 봤다.
다만 소비자들의 문제 제기가 잇따르면서 삼성전자는 2022년 3월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게임 앱을 시작하자마자 최고 성능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기능 등을 삭제했다.
이순미 공정위 상임위원은 "(과징금을 결정할 때 삼성전자의) 자진 시정 노력을 많이 감안했다"며 "위반 기간 S21·S22·탭S8 판매 매출이 약 4조원인데, 중대성이 약해서 과징금 부과 기준율은 0.5% 정도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에 불복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국내외 소송이 모두 종결되고 소송 참여자들이 제기한 공정위 신고도 취하된 상황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를 통해 회사 입장을 적극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GOS와 같은 최적화 기능은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며, 해외 경쟁 당국에서도 이를 제재하거나 과장 광고로 판단한 사례가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GOS는 사용자의 게임 이용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최적화 기능이다. 발열 관리와 성능의 지속성은 모든 스마트기기 제조사가 안고 있는 공통의 과제이고, GOS는 이에 대한 삼성전자의 고민이 담긴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22 시리즈 성능 제한과 관련한 손해배상 소송은 약 총 1억원의 협의금을 소비자에게 지급하는 강제조정으로 마무리됐다.
2025년 6월 1심에서 서울중앙지법은 삼성전자가 기만적인 표시·광고를 했다고는 인정하면서도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론 손해가 발생했다는 점 등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올해 3월 2심에선 서울고법은 강제조정(재판상 화해) 결정을 내리면서 4년간의 소송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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