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언제 잘릴지 몰라요"…기간제→정규직 전환 15%도 안돼
25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월 1일부터 7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6.3%가 기간제 노동자로 일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기간제 근무 경험자 463명 가운데 같은 직장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적이 있다는 응답은 14.7%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30.5%는 같은 직장에서 다른 형태의 비정규직으로 전환됐으며, 28.5%는 다른 직장의 기간제 노동자로 이직했다고 답했다. 두 응답을 합하면 59%가 기간제 근무 이후에도 비정규직 신분을 유지한 셈이다. 다른 직장의 정규직으로 이직한 비율은 26.3%였다.
성별로는 여성의 기간제 근무 경험 비율이 50.2%로 남성(43.2%)보다 높았다. 연령별로는 30대가 50.8%였으며, 현재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응답자의 59.0%가 기간제 근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근속기간별로는 1개월 이상 1년 미만인 직장인의 57.9%가 기간제 근무 경험이 있다고 답한 반면, 5년 이상 근속자는 35.9%로 나타났다. 최근 노동시장에 진입하거나 이직한 직장인일수록 기간제 근무를 거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기간제 노동자들이 가장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상황은 고용불안이었다. 응답자의 72.4%가 '정규직 전환 불확실성에 따른 고용불안'을 꼽았다.
이어 '계약 해지 및 불이익 때문에 부당한 일을 당해도 문제를 제기하지 못함'(65.4%), '정규직 대비 낮은 임금·상여금 등 금전적 차별'(65.2%), '단순·보조 업무 배치에 따른 경력 발전의 한계'(60.3%) 순이었다.
계약 해지를 빌미로 한 부당한 지시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는 응답도 35.4%에 달했다. 전체 조사 참여자의 81.7%는 상시·지속 업무에 정규직 노동자를 고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일 여당이 발의한 '초광역특구법'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해당 법안에는 특구 기업이 기간제 노동자와 서면 합의할 경우 현행 2년인 사용기간을 최대 4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가 포함됐다.
노동계는 정규직 전환 의무 없이 사용기간만 늘릴 경우 비정규직 고용이 고착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진아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산업 육성을 명분으로 노동법의 기본 원칙에 예외를 허용하기 시작하면 결국 기업의 필요에 따라 노동자의 권리가 후퇴하는 선례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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