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직장 내 괴롭힘 신고인에도 ‘판단 근거’ 통지…기업 대응 어떻게 달라지나
대한상의는 20일 기업 인사·노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실무상 쟁점-고용노동부 개정 매뉴얼과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웨비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7월 약 3년 만에 관련 매뉴얼을 개정하고 표준취업규칙을 공개한 데 따른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조사 결과 통지 범위다. 개정 표준취업규칙은 사건이 끝나면 당사자뿐 아니라 신고인에게도 조사 결과와 내용, 판단 근거를 통지하도록 권고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에는 조사 결과를 별도로 통보해야 한다는 의무가 규정돼 있지 않지만 기업이 참고할 수 있는 기준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문제는 어디까지 알려야 하느냐다. 이날 연사로 나선 이세리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신고인의 알 권리와 피신고인의 개인정보 보호가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 결과와 판단 사유, 회사의 조치는 알리되 구체적인 진술 내용이나 진술자의 신원까지 공개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직장 내 괴롭힘 조사 절차도 한층 구체화됐다. 2023년 표준안이 신고와 조사의 기본 원칙을 중심으로 제시했다면 개정안은 사건 접수와 조사부터 피해자 보호, 괴롭힘 확인 이후 조치, 고객 폭언 대응까지 취업규칙에 담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른바 ‘셀프조사’ 방지 장치가 강화됐다. 사용자가 괴롭힘 행위자로 신고된 경우 해당 사용자를 조사·보고·결재 과정에서 배제하도록 했다. 감사 등이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회사 비용으로 외부 전문가를 위원으로 선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조사위원에 대한 기피·회피 절차도 새롭게 명시됐다. 기업 입장에서는 기피 신청을 누가 접수하고 판단할지, 조사위원을 교체해야 할 경우 어떤 절차를 밟을지 등을 사전에 내부 규정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피해자 보호 역시 기존 ‘피해자 요청 시 조치’에서 필요할 경우 보호조치를 하고 불리한 처우를 금지하는 방향으로 구체화됐다.
고용노동부의 표준취업규칙은 법적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다만 향후 기업이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취업규칙과 조사 절차를 정비할 때 주요 기준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 변호사는 “개정 매뉴얼은 2023년 매뉴얼보다 법원 판례 등을 반영해 괴롭힘 인정·불인정 사례를 대폭 보강했다”며 “기업은 이를 토대로 괴롭힘 예방·대응 체계와 취업규칙 등 내부 규정을 전반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일호 대한상의 고용노동팀장은 “기업은 개정 매뉴얼을 참고해 조직 여건에 맞는 절차를 마련하고 사내 규정과 실제 운영이 일치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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