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인도 개척 30년 현대차, 세 번째 깃발 꽂았다
- 옛 GM 공장 인수해 푸네 신공장 준공
1996년 진출 이후 현지 기반 확대
현대차 따라 인도 간 협력사 120여곳
정의선 회장 "인도, 글로벌 성장 핵심 축"
현대차는 인도 중서부 마하라슈트라주 탈레가온에서 푸네 신공장 준공식을 열었다고 14일 밝혔다. 푸네공장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동을 중단한 GM의 옛 생산시설이다. 현대차는 2023년 해당 공장을 인수한 뒤 스마트 제조시설로 재정비했다. 1996년 5월 인도법인을 설립한 지 30년 만에 현지 생산 기반을 한층 확대하게 됐다.
푸네공장은 첸나이 1·2공장에 이은 현대차의 세 번째 인도 생산거점이다. 연간 생산능력은 현재 17만대다. 부지 면적은 약 1.2㎢(36만평)로 축구장 166개에 해당한다. 완성차 조립시설과 연간 15만대 규모의 엔진공장, 주행시험장, 임직원 교육시설 등을 갖췄다. 공장에 투입된 투자금은 약 1조원이다.
현대차는 2028년 25만대로 생산 규모를 늘린 뒤 2030년에는 32만대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향후 하이브리드차(HEV) 생산도 추가해 여러 차종을 함께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 첫 생산 차종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올 뉴 베뉴'다. 2세대로 거듭난 베뉴는 인도 내수시장뿐 아니라 멕시코와 칠레 등 30여개국으로 수출된다.
생산시설에는 첨단 제조기술도 적용했다. 인공지능(AI) 기반 균열 감지 시스템으로 차체 패널의 미세한 균열이나 틈을 자동으로 찾아내 품질을 검사한다. 작업자의 신체 부담이 큰 차체 공정에서는 산업용 로봇 200여대가 용접 작업을 수행한다. 신규 직원에게는 증강현실(AR)을 활용한 교육을 실시해 현장 투입에 앞서 작업 숙련도를 높인다.
푸네공장 가동으로 현대차의 인도 연간 생산능력은 99만4000대에 달하게 됐다. 첸나이 1·2공장의 생산능력 82만4000대에 푸네공장 17만대가 더해진 규모다. 기아 아난타푸르공장의 43만1000대까지 합치면 현대차그룹의 인도 생산능력은 연간 142만5000대로 늘어난다. 푸네공장 1단계 증설이 마무리되는 2028년 이후에는 전체 생산능력이 150만대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의 현지 생산 확대는 국내 자동차 부품기업의 인도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완성차 생산거점이 늘어나면서 함께 진출하는 협력업체도 증가하는 모습이다. 현대차 첸나이공장만 운영되던 2011년에는 동반 진출 협력사가 68개였다. 기아 아난타푸르공장 건설이 추진된 2019년 84개로 늘었고 이번 푸네공장 준공으로 120여개까지 증가했다.
현지에 진출한 부품기업들의 매출도 확대됐다. 차체부품을 생산하는 성우하이텍은 현대차·기아와 함께 첸나이, 아난타푸르, 푸네 등 3곳에 생산시설을 두고 있다. 이 회사의 인도 매출은 2019년 3458억원에서 지난해 5346억원으로 54.6% 증가했다. 푸네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매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도어트림 등을 공급하는 서연이화의 인도 매출은 같은 기간 3003억원에서 5925억원으로 97% 늘었다. 조향·제동 부품업체 HL만도 역시 2019년 5294억원이던 인도 매출이 지난해 1조81억원으로 90% 이상 증가했다.
완성차업체의 인도 생산 확대는 부품 수출과도 연결된다. 지난해 한국의 대(對)인도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8억4109만달러로, 인도와의 무역에서 주요 수출 품목 5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대규모 투자계획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국내 자동차 부품기업들이 인도 사업에서 얻는 경제적 효과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는 지난 30년간 현대차의 주요 해외 생산·판매시장으로 성장했다. 1996년 진출 당시만 해도 현대차에 미개척 시장이었지만 현재는 연간 60만대 안팎을 판매하는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첸나이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 가운데 약 18만대는 중동과 중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최근 승용차 누적수출 400만대도 달성했다. 인도 자동차 산업에서 단일 기업이 승용차 누적수출 400만대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종별로는 그랜드 i10이 175만7000여대로 가장 많았고 엑센트 67만9000여대, 쌍트로 63만7000여대 순이었다.
현대차는 1990년대 인도에 진출한 외국 자동차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100% 단독 투자 방식의 현지 공장을 완공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로 국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던 1998년 10월에는 인도 시장에 전략차종 쌍트로를 출시했다.
당시 비포장도로가 많았던 현지 사정을 고려해 최저지상고를 높이고 연료다중분사(MPI) 엔진을 적용했다. 쌍트로는 1998년 말 '인도 올해의 차'에 선정됐으며 출시 3년 만에 현지 소형차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이후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으로 수출 지역을 넓혔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2010년 승용차 누적수출 100만대를 시작으로 2016년 200만대, 2020년 300만대를 넘어 올해 400만대까지 기록을 늘렸다. 2024년 10월에는 인도 증권시장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진행하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30년 전 처음 인도에 진출했을 때부터 현대차는 현지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 현지 첫 차종인 쌍트로를 출시한 이후 인도는 현대차의 글로벌 성장 과정에서 핵심 축이 됐다"며 "푸네공장 준공식은 현대차가 인도 현지에서 새로운 장(章)을 여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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