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월 두 번 배당으로 제2의 월급…ETF도 현금흐름 설계해야” [이코노 인터뷰]
-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
월중·월말 ETF 조합해 ‘격주배당’ 구현…현금흐름 관리에 초점
“높은 분배율보다 총수익률 중요”…성장자산 기반 커버드콜 확대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한 달에 분배금을 두 번 받는다고 투자 수익률이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격주배당의 진짜 가치는 투자자가 시장 변동성을 견디면서 투자를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습니다.”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은 최근 월배당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주목받는 ‘격주배당’ 전략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분배금을 얼마나 자주 지급하느냐보다 투자자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고 장기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코노미스트]는 서울 종로구 미래에셋자산운용 본사에서 이 본부장을 만나 격주배당 ETF의 실질적인 투자 효과와 커버드콜 상품의 운용 전략, 향후 ETF 시장의 경쟁 방향 등을 들어봤다. 이 본부장은 월배당 ETF 시장이 단순한 분배율 경쟁에서 벗어나 투자자의 생애주기에 맞춘 현금흐름 설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ETF 시장에서는 매월 중순과 말일에 분배금을 나눠 받는 격주배당 투자법이 새로운 흐름으로 떠오르고 있다. 월말에 한 차례 분배금을 지급하는 기존 월배당 ETF와 달리 분배기준일이 서로 다른 상품을 조합해 한 달에 두 차례 현금흐름을 만드는 방식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미국S&P500타겟데일리커버드콜'의 분배기준일을 매월 15일로 변경했다. 월말을 분배기준일로 하는 'TIGER 미국나스닥100타겟데일리커버드콜'과 함께 투자하면 월중과 월말에 분배금을 나눠 받을 수 있다.
이 본부장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투자자 수요의 세분화를 꼽았다.
그는 “과거에는 월배당이 나오느냐가 관심사였다면 이제는 언제, 얼마나 안정적으로 들어오느냐로 질문이 바뀌었다”며 “월말에만 분배금이 집중되면 생활비나 고정 지출 주기와 맞지 않을 수 있지만 지급 시점을 나누면 자신의 자금 흐름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설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분배 횟수가 늘어난다고 투자 성과까지 개선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본부장은 “격주배당은 수익률을 높여주는 장치가 아니다. 같은 재원을 두 번에 나눠 지급하는 것”이라며 “재투자에 따른 복리 효과도 이론적으로 소폭 개선되는 수준으로, 수익률 자체의 차이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그는 투자자의 심리와 행동에 주목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에는 평가손익의 등락보다 투자를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2주마다 실제로 손에 쥐는 현금이 있다면 시장이 흔들리는 시간을 견디기가 수월해진다”며 “분배 주기가 짧아지면 재투자를 습관화하기 쉽고 하락장에서 분할 매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월배당 ETF 투자층도 변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과거에는 은퇴자의 생활비 마련을 위한 상품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30~40대 직장인의 유입이 늘면서 자산 형성 수단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연금계좌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통해 월배당 ETF를 장기 적립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며 “당장 분배금을 소비하기보다 재투자를 통해 노후에 활용할 현금흐름 자산을 미리 쌓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월배당 ETF 시장의 외형이 커지면서 운용사 간 분배율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일부 상품은 연 18~20% 수준의 높은 분배율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 본부장은 분배율만으로 상품의 경쟁력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가 강조한 핵심 지표는 분배금을 포함한 총수익률(Total Return)과 기초자산의 장기 성장성이다.
이 본부장은 “분배율이 높아도 ETF 기준가가 그만큼 하락했다면 투자자가 실질적으로 얻은 것은 없다”며 “기초자산이 연 6~7% 성장하는데 연 18~20%를 분배한다면 원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결국 분배금 자체도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분배금이 ETF 순자산에서 차감돼 지급된다는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분배금을 꾸준히 받더라도 기준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면 투자자의 전체 자산은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성장성이 높은 자산에 커버드콜 전략을 결합하는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100, 반도체 등 성장자산을 기초로 옵션 프리미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 본부장은 “커버드콜의 장기 성과는 결국 기초자산이 결정한다”며 “고배당 자산에 커버드콜을 결합하면 당장의 분배율은 높일 수 있지만 성장성이 낮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기준가가 하락하고 분배금 액수도 줄어드는 ‘분배 소멸’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자산을 기초로 옵션 매도 비중을 약 10% 수준으로 낮춘 타겟데일리 전략을 활용하는 이유도 상승 참여 기회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현금흐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커버드콜 ETF가 모든 투자자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옵션 매도에 따른 프리미엄을 확보하는 대신 기초자산이 급등할 경우 상승 수익의 일부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TIGER 반도체TOP10커버드콜액티브'를 예로 들며 “반도체 산업의 장기 성장성은 믿지만 높은 변동성을 견디기 어렵거나, 기존 반도체 투자에서 현금흐름을 확보하려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반도체 상승 사이클의 수익을 온전히 누리고 싶은 투자자라면 일반 반도체 ETF가 더 적합할 수 있다”며 “어느 상품이 더 우수하다기보다 포트폴리오에서 담당하는 역할이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ETF 하나로 승부 보는 시대 끝”…포트폴리오 경쟁 본격화
이 본부장은 향후 ETF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운용사들이 낮은 보수와 높은 수익률, 특정 인기 업종에 대한 투자 비중 등을 앞세워 경쟁했다면 앞으로는 여러 ETF를 조합해 투자자에게 어떤 효용을 제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이를 ‘ETF의 포트폴리오화’라고 표현했다. 이 본부장은 “미국 대표지수 ETF의 총보수가 0.006% 수준까지 내려오면서 보수 인하 경쟁의 여력도 크지 않다”며 “특정 업종의 주가 상승에 따라 상품의 인기가 급격히 높아졌다가 하락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성숙한 경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하나의 상품에 투자하는 것보다 두 개 이상의 상품을 조합해 투자자에게 어떤 실질적인 이득을 제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이러한 방향에 맞춰 상품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대표지수 기반 타겟데일리커버드콜 ETF의 분배 시점을 다변화한 데 이어 반도체 등 구조적 성장 산업을 활용한 커버드콜 상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격주배당이 단순한 상품 마케팅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단일 ETF의 분배 주기가 월 1회로 제한돼 있어 격주배당은 개별 상품이 아니라 서로 다른 분배기준일을 가진 ETF를 조합하는 투자 전략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그는 “분배금을 꼬박꼬박 지급하더라도 ETF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면 실질적인 투자 성과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며 “투자자는 분배 횟수보다 기초자산의 성장성과 분배금을 포함한 총수익률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궁극적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향하는 것은 ETF를 통한 생애주기별 자산관리다. 자산을 축적하는 시기에는 성장성을 확보하고 은퇴 이후에는 정기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방식으로 투자 목적에 따라 상품을 조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본부장은 “격주배당 구조를 만든 것은 첫 단계에 불과하다”며 “앞으로는 투자자가 자신의 상황에 맞게 여러 ETF를 조합해 자산 형성부터 은퇴 후 현금흐름까지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인 목표는 TIGER ETF만으로 자산 형성부터 은퇴 이후의 현금흐름까지 설계할 수 있는 ‘연금 투자의 표준’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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